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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6 (금)

투어리즘&마이스

[Special Interview_ 300호 특집] 여행의 즐거움, 누구와 가서 무엇을 할 것인가 - KBS 예능국 유호진 PD


<호텔&레스토랑> 300호를 맞아 특집에 맞는 의미있는 인터뷰이가 없을까? 우리산업에 속칭 ‘내꺼인듯 내꺼아닌 내꺼같은’ 그런 인터뷰이가 없을까 고민하다 KBS 1박 2일의 유호진 PD를 섭외했다. 지난해 있었던 한국관광학회 관광대상 시상식에서 관광언론인상도 받았겠다, 인터뷰를 요청하니 흔쾌히 응해 줬다. 그는 <호텔&레스토랑>의 열혈 독자는 아니지만 호감 독자였고 관광산업에도 애정이 컸기 때문이다.
그와 인터뷰를 하다 보니, 빠르게 변화하는 호스피탤리티산업에서 25년된 잡지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우리가 고민하던것과 부침이 심한 예능의 정글에서 10여 년 동안 살아남은 예능 프로그램 PD의 고민이 맞닿아 있어 인터뷰 내내 괜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또 오랫동안 우리나라의 보석같은 장소들을 찾아다니고 대중에게 선보이며 피드백을 받는 유호진 PD에게 전문가적인 여행자의 입장에서 관광산업 발전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어 이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취재 서현진 기자 | 사진 조무경 팀장


장소 협찬 _ 글래드 호텔 ; 전 세계 266개 호텔 중 서울시에 유일한 '디자인 호텔' 멤버로 비즈니스 고객은 물론 해외 바이어, 국내외 관광객까지 수용할 수 있는 319개의 객실, 6개의 Station으로 구성된 Kitchen 레스토랑, 모든 투숙객을 위한 Creative lounge와 GYM, 그리고 글래드호텔 최고층에 위치해 VIP를 위해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Executive lounge까지 실용적인 시설을 겸비하고 있다.


Q. 먼저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줘서 감사하다. 원래 <호텔&레스토랑>의 호감 독자라던데?
군 시절에 국방 아나운서로 대북 방송을 했는데 그때 방송국에서 국내에서 발간되는 많은 정기간행물을 받아봤다. 원래 고등학교 때 지리학자로 지역에 대한 관심이 많고 여행, 땅, 숙박, 음식 등 호스피탤리티에 관심이 많았기에 <호텔&레스토랑>을 즐거운 마음으로 보곤 했다.


Q. 부침이 심한 분야에서 꽤 오래된 예능 프로그램이다. 특히 신입 PD로 투입하자마자 방송에서 몰래카메라로 당한 것이 아직도 인상에 남는다. 시즌 1부터 1박 2일과 함께 했는데 힘들지 않은가?
2008년 KBS 34기 공채로 입사해 PD 생활 근 10년 중 7~8년을 1박 2일과 함께 했다. 앞서 말했지만 관심 분야가 지리와 여행, 요리, 숙박이다. 1박 2일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 이러한 것을 풀어낼 수 있어 나와 잘 맞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원래 드라이브하는 걸 좋아해 답사 가는게 너무 신났고 오히려 게임을 짜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오래된 프로그램인 만큼 처음에는 장소 선택만으로 새로운 것을 보여줄 수 있었으나 이제는 백령도, 가거도와 같이 숨은 공간이 없다. 그래서 포커스를 좁혀 주제를 고르고 그에 알맞은 유적지, 숙박, 명인 등 이야기거리를 찾고 있다.



Q. 그동안 많은 곳을 다녀왔는데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2008년 겨울, 눈이 많이 온 날 갔던 해남 유선관은 100여 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곳으로 숙소 자체의 아우라가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2009년 올레길이 생긴 이듬해 갔던 제주도, 그곳의 귤 착즙 공장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가 신기했고 길 건너 바다가 보인 풍경이 아름다웠으며 바다에서 낚시했던 추억이 가득하다. 2009년 다도해의 최남단 거문도 등대는 가는 길이 너무 이뻤다. 물론 이런 오지는 차가 다니지 못해 무거운 장비를 옮겨야 하는 촬영팀들은 힘들었던 기억이 많이 날 것이다.


Q. 촬영하면서 우리나라 관광지에 대해 느끼는 점도 많을텐데?
1박 2일 연출팀끼리 우리는 몹쓸 여행사고 출연진은 몹쓸 여행사에 당하는 고객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곤 한다. 연출진의 가이드에 따라 출연진이 여행하고 그들의 리액션에 따라 우리가 데리고 간 장소의 경쟁력도 알 수 있다. 특히 차태현 씨의 경우 여행을 별로 안좋아하는 편이었는데 2~3회에 한번 꼴은 여행지에 대한 반응이 대단하다. 즉 좋은 곳에 가면 누구나 좋은 곳을 알아본다는 거다.
많은 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우리나라 여행지의 특징이 있다. 그랜드 캐니언과 같은 곳에 비하면 스케일은 작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명소들은 미묘하고 여리다. 이해하려면 공부가 필요하고 들여다 보아야 예쁜 곳이 많다. 따라서 어떠한 맥락을 가지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지마다 가면 더 없이 좋은 계절, 시간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동해바다는 가을, 오후 4~5시가가 제일 이쁘다. 한 겨울, 바람이 많이 부는 날 가면 파도가 높고 바람이 많이 불어 무서운 장소가 된다. 따라서 언제 그 장소가 제일 예쁜지 잘 알 수 있다면 보물 같은 곳들을 제대로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관광지들이 작고 미묘한 멋이 있으니 개발 및 홍보도 고민을 많이 해야 할 듯하다.


Q. 그럼 여행지를 의미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것으로 보이는가?
1박 2일을 찍으면서 가장 뼈저리게 느끼는 것은 여행은 장소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가서 무엇을 하는가’다. 아무리 별로인 장소라도 좋은 친구들과 가서 누가 물에 빠지거나 한다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우리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이다. 즉 여행지는 보여주기만 하면 큰 의미가 없다. 그곳에서 무엇을 하게 하느냐, 그리고 무엇을 해야 기억에 남느냐가 중요하다. 장소를 화려하게 꾸미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어떻게 놀면 재미있는지 개발하고 알리는 것이,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고 오게 만들고 재방문하게 만드는, 그리고 주변에 많이 알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울진의 덕구 온천에 갔을 때 아침이면 자연 용출되는 온천수를 보는 트래킹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었는데 그 좋은 경험이 기억에 오래도록 남았다. 여행 후 주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많이 만들어 지역 단위에서 홍보하면 좋지 않을까?


Q. 1박 2일의 파급효과가 워낙 크다 보니 많은 곳에서 와주길 기다리고 있을텐데?
사실 1박 2일이 한번 다녀 가면 사람들이 많이 찾으니 상업적으로 변하면서 난개발이 된다는 씁쓸한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주변 친한 지인들은 좋은 장소에 다녀오면 내게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하지만 정작 어디인지 가르쳐주지 않을 때도 있다.
얼마 전 서울편을 찍으려고 자료를 조사했는데 고건물도 너무 없고 노포도 없고 방송할 콘텐츠를 찾기가 어려웠다. 제주도도 매년 갈 때마다 난개발이 돼 공포스러움을 느낄 정도이다.
내 마음속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곳은 사전 공력의 밀도가 높은 공간이다, 오랫동안 공들여서 만든 것이 고스란히 보이며, 차마 허물 수조차 없는 그런 공간일수록 사람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준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곳들이 많다. 그리고 이러한 좋은 곳을 오랫동안 보존하기 위해서 누군가의 관리와 책임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Q. 직접 만나보니 앞으로도 1박 2일을 통해 우리나라의 곳곳을 더욱 반짝반짝하게 소개해줄 것으로 보인다.
1박 2일팀이 팀워크가 좋다고 많이들 말씀하시는데 나의 리더십은 사실 구걸의 리더십이다. 주로 내가, 1박 2일이라는 프로그램의 본질을 잃지 않기 위해 숨어 있는 보석 같은 곳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사실 그런 곳은 오지라 스텝들이 별로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러면 나는 그들에게 구걸을 하고(웃음) 프로페셔널한 감독들이 스텝을 적시적소에 보내준다. 또 작가들은 갖은 재미있는 게임들을 만들어내고 출연자들과 즐거운 에피소드를 만들며 한주 분량이 나오는 것이다.
1박 2일을 촬영하면서 <호텔&레스토랑>도 참고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이기도 하고 업계에서 오래된 전문지인만큼 흥미있고 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 눈에 띄는 기사들이 있다.
앞으로도 1박 2일 팀은 좋은 곳을 많이 발굴하고, 또는 이미 발굴한 곳에서 좋은 콘텐츠들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줄 것이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직접 방송에 나온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16년 3월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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