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호텔, 외식업과 함께해 오다 보니 변화의 흐름에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습니다. 예전에는 중요했던 것들이 지금은 무시되기도 하고 너무나 새로웠지만 지금은 당연한 것들이 많으니 이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가벼운 예로 W 호텔 브랜드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 호텔 외관부터 내부, 또 준비과정과 개관식까지 매우 센세이셔널해 업계에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우선 W 호텔 전반에 드리워진 비비드한 컬러둥근 모서리의 침대, 레드 리넨으로 구성된 W 호텔의 객실, 로비에 우뚝 선 나무 등은 당시 업계에 매우 파격적인 것들이었습니다. 그래서 W 호텔은 과연 ‘옳은’ 호텔인가에 대해 호텔리어들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W 호텔 개관식도 남달랐습니다. 기업 총수와 VVIP들이 참석해 테이프 커팅식을 하자마자 오픈을 준비했던 직원들이 영어로 환호성을 지르며 자기들끼리 하이파이브를 하고 흥분하는 모습에 참여한 기자들이 다들 놀란 토끼눈을 했습니다. 기업 총수가 있는 자리에서 직원들의 시끄러운 모습은 당시 우리나라에서 거의 볼 수 없는 장면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다이닝 트렌드 기사에 게재된 외식업의 고민이 이전까지는 어떻게 하면 회전율을 높일지였다면 이제는 어떻게 하면 우리 가게에 더 오래 머물게 할 것인지라는 부분이 또 많은 변화를 느끼게 합니다.
직업병인지 지금도 식당에 들어가면 테이블 수와 고객 수 회전율을 따지고 있는 제게 이제는 그만. 편하게 식사하면서 식사 시간을 충분히 즐기라고, 그래야 외식업의 매출이 올라간다고 이야기하네요.
숫자에 급급한 것이 아닌 콘셉트를 보고, 개관식 때 환호성이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닌 지금,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는 일들이 많아질수록 업계는 더 현명한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