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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1 (목)

레스토랑&컬리너리

[Dining Issue] 한국 미식의 떠오르는 키플레이어, 부산 - <미쉐린 가이드 부산> 발간으로 글로벌 미식 도시로의 데뷔전 치르다

 

특유의 지리적 여건,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미식 도시로 사랑받던 부산이 세계무대 데뷔를 앞두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가 2017년 한국 처음으로 발간한 미쉐린 가이드 서울 이후로 8년 만에 부산 가이드 제작을 예고한 것이다. 부산은 바다에 인접해 해산물 요리와 한국 전쟁 당시 피란민이 모여 살면서 전국 팔도음식이 섞인 독특한 식문화를 가진 터라 지역민들의 음식 자부심이 대단한데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를 막론한 관광객들의 부산 관광의 제1의 목적이 ‘음식(맛집 탐방)’으로 꼽힐 정도로 미식에 대한 이슈가 많은 도시였다. 


이에 부산시에서도 부산을 글로벌 미식 도시로 도약시키려는 각종 홍보·마케팅 활동을 전개, 부산 미식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던 차에 미쉐린 가이드의 발간으로 세계무대로의 진출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명실상부 글로벌 미식 가이드라 2030부산세계박람회의 유치에도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부산의 식문화는 어떻게 발전해 왔을까? 서울 이후 미쉐린 가이드 부산과의 시너지는 어떻게 점쳐지고 있는지 살펴봤다.

 

 

한국의 두 번째 미식 도시, 부산


미쉐린 가이드가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을 서울에 이어 두 번째 미쉐린 가이드 발간 도시로 선정했다. 지난 6월 1일, 부산 파크하얏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미쉐린 가이드는 이날 2024년 2월 서울 편과 함께 부산 편의 공개 소식을 알렸다. 서울 가이드 발간 이후 지난 8년 간 새로운 지역 가이드에 대한 어떠한 낌새도 없었던 터라 당시 간담회에 참여했던 인사들은 물론 소식을 접한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당일 간담회에는 부산광역시 박형준 시장, 부산관광공사 이정실 사장 및 크리스 글레드힐(Chris Gledhill) 미쉐린 가이드 아시아태평양 및 중동 지역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미쉐린 가이드 인터내셔널 디렉터 그웬달 뿔레넥(Gwendal Poullennec)은 “미쉐린 가이드는 지난 2016년, 미쉐린 가이드 서울 첫 발간 이후 전 세계에 서울의 미식을 소개한 이래 부산의 미식 문화와 환경을 지속 관찰, 가능성을 평가해왔다. 그 결과 고유한 한국의 식문화를 잘 대변하면서도 특색있는 지역 식재료를 바탕으로 다양한 미식 문화가 발견되는 부산을 한국의 두 번째 미쉐린 가이드 발간 도시로 선정했다.”며 소식을 전하고 “부산을 미쉐린 가이드의 일원으로 소개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 부산은 풍부한 해양 환경과 항구를 통한 원활한 식재료 공급 등 다양한 매력을 지닌 특색 있는 미식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다. 앞으로 서울과 함께 전 세계에 한국의 다채로운 미식 문화를 조명할 수 있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함께 자리에 참석한 미쉐린 익스피리언스 커뮤니케이션 엘리자베스 부쉐-앙슬랑(Elisabeth Bourcher-Anselin) 디렉터(이하 엘리자베스 디렉터)는 부산 가이드 발간의 이유를 세 가지로 덧붙였는데 그는 “부산 가이드의 발간은 비단 부산이 한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기 때문은 아니다. 일찍이 미쉐린 평가원들은 부산의 식문화를 눈여겨보면서 그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왔다.”고 귀띔하며 “지금도 익명의 평가자들이 활동 중이다. 그들의 평가에 따르면 부산은 뛰어난 수준의 레스토랑을 가지고 있고, 부산 음식 자체의 놀라운 맛을 자랑하며, 이러한 미식 경험에 기꺼이 동참하는 소비자들까지 세 가지 요소가 어우러진 곳이다. 따라서 내년 가이드 발간을 통해 부산 미식산업의 선순환 구조 구축은 물론, 서울 가이드와 함께 한국의 미식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부산광역시 박형준 시장(이하 박 시장)은 “부산은 도심과 가까운 바다, 사계절 다양한 축제, 역사와 이야기가 있는 문화 자산 등 풍성한 관광 콘텐츠를 갖춘 대한민국 국가관광전략의 핵심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공인된 레스토랑 지침서인 미쉐린 가이드 부산 발간은 음식, 문화, 관광을 연계해 부산이 세계적인 도시로 도약해 나가는 데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이에 부산관광공사 이정실 사장은 “엄격한 글로벌 미식 평가제도인 미쉐린 가이드의 부산 발간은 시의 미식산업에 자연스러운 시장 경제를 유도하고, 고용 창출과 품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관광공사는 2028년까지 글로벌 미식관광도시 부산 홍보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글로벌 미식 도시 부산을 더욱 널리 알리고 미식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향후 미쉐린 가이드는 부산의 다양한 미식을 조명, 미쉐린 평가원들은 전 세계 공통되고 표준화된 5가지 평가 기준 △요리의 수준, △요리의 완벽성, △조화로운 풍미, △요리를 통해 표현한 셰프의 창의적인 개성, △언제 방문해도 변함없는 일관성을 바탕으로 최고의 레스토랑을 소개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미쉐린 가이드는 프랑스와 한국을 포함해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독일, 미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36개 국가의 51개 이상 지역에서 가이드를 발간하고 있으며, 서울에는 올해 3스타를 연장했던 가온이 영업을 정지해 현재 3스타(1개), 2스타(8개), 1스타(25개), 빕 구르망(57개), 그린 스타(3개)의 총 94개 미쉐린 레스토랑이 운영 중이다. 

 

 

지리적 여건과 역사, 문화가 어우러진
다채로운 식문화 자랑해


돼지국밥과 밀면으로 대표되는 부산 음식과 그들의 문화는 수백 년을 이어온 전통을 지니고 있다. 개항과 광복, 특히 6·25 전쟁 이후 팔도 사람들이 뒤섞여 살면서 자연스럽게 정착한 팔도 음식들이 부산 방식으로 변형돼 왔다. 또한 부산은 1920년 이후부터 급성장하면서 인접 지역을 지속적으로 편입시켜 행정 구역을 확대했던 터라 광역 도시로서 부산의 식문화에는 동래 및 양산, 기장과 김해 지역의 식문화가 포함돼 있다.

 
부산시가 역사와 문화유산을 비롯해 부산과 얽힌 여러 가지 정보들을 집대성해놓은 <부산역사문화대전>을 살펴보면 부산의 식문화는 동해와 남해에 좋은 어장을 가지고 있어 해산물이 풍부하고, 낙동강의 풍부한 수량이 비옥한 농토를 만들어 농산물도 넉넉하게 생산, 농수산물이 골고루 조화를 이루고 있다. 물고기를 ‘고기’라 할 만큼, 생선을 제일로 쳐서 해산물을 이용한 음식이 매우 많은데, 일상은 물론 관혼상제나 행사 시 해산물(홍합, 소라, 전복, 문어, 상어, 군소 등)을 이용한 해물초, 산적류의 이용이 많다.


기후가 따뜻하므로 음식의 간은 대체로 짜고 매운 편이다. 싱싱한 바닷고기로 회를 하거나 소금 간을 한 뒤 말려서 구워 먹는 것을 즐기고, 생선으로 찜이나 조림을 만들거나 국을 끓이기도 한다. 날씨가 따뜻해 고춧가루를 많이 사용한 매운 음식이 많아 아귀찜, 가오리찜, 장아찌류 등의 음식이 발달했다. 방아잎과 산초를 넣어 독특한 향을 즐기기도 한다. 곡물 음식 중에서는 국수를 즐기나, 밀가루에 날콩가루를 섞어서 반죽해 홍두깨나 밀대로 밀어 칼로 썬 칼국수도 즐겨 먹는다. 장국 국물에는 멸치나 조개를 많이 쓰고, 찜에는 들깨 및 쌀가루를 많이 넣어 구수한 맛을 즐긴다.


이러한 식문화를 토대로 부산의 향토 음식은 지역의 정서와 문화가 담겨 있으며 사람의 정과 이야기, 삶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부산이 20세기에 들어와 급성장한 신생 도시인터라 항구 도시의 특성상 외국인의 출입이 빈번했는데, 국제 무역 도시로서 인적 물적 교류가 많음에 따라 다양한 식품과 조리법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점이 나름의 음식 문화가 발달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대표적인 향토 음식은 동래파전, 생선회, 흑염소불고기와 산성 막걸리, 곰장어구이, 해물탕, 아귀찜, 재첩국, 낙지볶음, 밀면, 돼지국밥, 복어요리, 붕어찜이다. 이러한 역사,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부산역사문화대전>은 부산 미식을 ‘부산의 지정학적 여건이 외래 식문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여 새로운 식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 역사와 문화가 결집한 매력적인 향토 음식이 지속해서 창출될 수 있는 도시’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한편 호텔스닷컴의 Go Guides는 부산을 풍부한 해산물과 전국에서 유입된 음식 문화가 혼합돼 독특한 음식 문화를 이룬 지역이라고 설명하며, 정식 중심의 전통음식보다 다양한 단품 중심 퓨전음식이 발달해 여행객의 입맛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한 특별한 장소를 예약하지 않아도 맛있는 음식을 먹는 곳이 바로 오션뷰 레스토랑이 돼 줄 것이라며 부산만의 먹거리 무드를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부산의 맛을 세계로!
부산 미식의 홍보 본격화하는 부산시


음식은 각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역의 특색 있는 음식들은 지역의 향토 문화와 역사를 보여주며, 관광객들은 이를 통해 지역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의 사람들과의 교류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지역의 음식점이나 시장을 방문하면서 현지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지역의 문화와 역사가 소재가 된다는 것은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이에 부산의 미식, 부산의 맛을 알리기 위한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의 홍보·마케팅 활동도 적극적이다. 음식은 현지인에게 생활이자 문화일 뿐만 아니라 여행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핵심 콘텐츠기 때문에 특히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전략의 중심에 있기도 하다.

 

지난해 9월 14일, 부산시는 제3차 부산미래혁신회의 개최, 다채로운 부산의 맛을 세계인에 알리겠다는 비전 아래 ‘글로벌 미식관광도시 부산 조성 전략’을 발표했다. 부산시는 국제관광도시 조성의 성패가 글로벌 관광콘텐츠 확충에 있다고 판단, 코로나19 이후 핵심 여행 트렌드인 미식 관광을 활용해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거듭나고자 음식, 문화, 관광을 연계한 추진전략을 세웠다. 


추진전략에는 △글로벌 미식관광도시 조성을 위해 글로벌 미식평가체제에 부산 음식점 편입, △UN기구인 UNWTO의 기술지원 패키지를 통한 미식관광도시 마케팅 전략 수립, △현업 전문가로 구성된 미식관광도시 컨설팅단 구성, △세계적 규모의 미식페스티벌 개최 등의 내용으로 구성됐다.


박 시장은 “지역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음식은 관광에 있어 주요한 방문 동기이자 대표적인 체험활동 중 하나다. 다채로운 식당과 카페 등이 도시에 얼마나 포진돼 있느냐가 오늘날 관광지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라며, “도쿄, 파리, 홍콩, 싱가포르 등 전 세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 도시들 모두 다채로운 먹거리로 가득 차 있다. 해외 유수의 도시들이 앞 다퉈 국제적인 푸드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미식도시 선언을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회의를 통해 민관이 힘을 모아 부산이 명실상부 글로벌 미식관광도시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논의된 사항에 대해서는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올해 3월에는 부산관광공사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와 함께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한 ‘부산행 미식대전–부산에서 삼시네끼’ 프로모션을 코레일과 진행했다. 프로모션은 부산을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KTX 요금을 최대 50% 할인해주고 미식 테마를 결합한 상품이다. 부산아쿠아리움, 용두산공원 부산타워 등을 결합한 자유여행 상품 5개, ‘삼시네끼 커피 시티투어’ 등의 패키지 상품으로 구성했다. 또한 해외 관광객을 위한 ‘BTS 성지투어’, ‘전통시장 워킹 푸드투어’ 등의 매력적인 패키지 상품도 판매했다. 여기에 부산을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글로벌 미식 도시 부산을 널리 알리기 위해 ‘블루리본 서베이’의 테마별 맛집 정보 및 ‘2023 부산의 맛’을 통해 부산의 다양한 음식점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부산관광공사 관광콘텐츠팀 안성민 매니저(이하 안 매니저)는 “부산의 음식에는 ‘부산다움’이 있다. 도시 이미지, 역사 등 다양한 부산의 이미지가 음식에 반영돼 있는 것이다. 과거 부산시를 대표하는 슬로건인 ‘Dynamic’은 회로 대표되는 날 것, 싱싱함의 이미지를 대변하고, 한국전쟁 당시의 애환도 담겨있다. 큰 범주로 부산의 미식은 대한민국 미식의 한 축에 속하지만 부산이 가지고 있는 음식 문화의 유산은 여전히 다른 도시와 구별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부산의 미식을 소개하며 “부산지역 어디서든 맛볼 수 있는 신선한 해산물, 지역민의 소울푸드인 돼지 국밥, 밀면 등은 다른 도시에서도 접할 수 있지만 오리지널에 대한 맛과 멋은 여전히 부산만이 가지고 있는 자산이다. 이처럼 부산의 음식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데는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의 핵심인 ‘미식’과 ‘관광’
미식관광의 시너지로 파급력 배가시킬 계획


부산관광공사가 내외국인 20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1 부산 방문 관광객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을 관광 목적지로 선택 시 고려했던 요소 중 가장 큰 것이 ‘음식(맛집 탐방, 70.6%)’이었다. 여기에 부산에서 한 활동 중 만족스러웠던 활동도 ‘자연풍경 감상(67.3%)’, ‘맛집 탐방(66.3%)’, ‘쇼핑(40.5%)’ 등의 순으로 나타나 부산의 먹거리에 대한 기대와 만족도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에도 이미 미식 관광 도시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번 미쉐린 가이드 부산 발간을 계기로 부산의 미식 관광 콘텐츠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안 매니저는 “부산 미식의 세계화를 위해 부산시와 함께 다양한 홍보 마케팅을 추진하고자 한다. 대표적인 전략 중 하나는 ‘명소’의 조성이다. 이미 음식 명소화가 돼 있는 ‘자갈치 시장’처럼 서면, 광안리, 해운대 등 부산의 주요 관광지 일대를 음식 명소화하고, 특성화하는 전략을 세워 마케팅할 방침이다. 유사 사례로 최근 부산에는 ‘골목길’을 로컬 콘텐츠로 브랜딩 중”이라고 귀띔하며 “2017년 뉴욕타임즈가 당시 꼭 가봐야 할 세계 명소 중 하나로 부산의 ‘전포 카페거리’를 선정해 세계 관광 시장에서 부산의 로컬 콘텐츠의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향후 미식 콘텐츠도 세계적인 인지도를 굳건히 할 수 있도록 다방면의 홍보·마케팅 활동을 실현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2019년 EY 리포트가 세계 각국의 여행객 25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행자의 61%가 미쉐린 가이드에 나온 레스토랑, 호텔이 여행의 목적지를 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답했다. 또한 57%의 여행객이 방문 지역에 미쉐린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 방문 계획이 있을 경우, 체류기간 연장을 고려할 것이라고 답해 미쉐린 가이드가 사람들의 소비 행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엘리자베스 디렉터는 “미쉐린 가이드의 비전은 소비자들의 이동 경험을 향상시키고 여행하는 삶을 장려, 전 세계적으로 잊지 못할 경험을 공유하는 데 있다. 오늘날 미쉐린 가이드는 미식을 추구하는 미식가들과 여행자들을 위한 지침서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미쉐린 가이드는 미쉐린 선정 레스토랑의 활동을 증진시켜왔다. 관광객 증가가 단순히 한 가지 요소의 발전 또는 확대로 결정되지는 않으나 해당 지역 및 국가 관광의 수요를 끌어들이는 촉매제 역할은 어느 정도 증명된 상황”이라고 귀띔하며 “미쉐린 가이드 발간을 기점으로 기존의 부산 현지 셰프들과 재능있는 셰프들의 유입이 시너지를 일으켜 부산의 미식을 더욱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순히 발간 첫 해 반짝 관심을 모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미식이 부산에 오래도록 자리잡을 수 있도록 자체적인 홍보도 적극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답해 부산 미식 콘텐츠 강화에 긍정적인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미식 포트폴리오와 카테고리로
다가올 가이드의 콘텐츠 기대돼


한편 전통음식, 길거리 음식부터 퓨전, 파인다이닝까지 미식의 카테고리가 다양한 부산인 만큼 부산에는 이미 부산시가 자체 발간한 미식 가이드 ‘부산의 맛’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맛집 안내서 ‘블루리본 서베이’, 프랑스가 주관하는 세계적 미식가이드 ‘라 리스트(La Liste)’ 등 다양한 안내서들이 부산 레스토랑들의 퀄리티를 보증해주고 있다. 


먼저 부산의 맛은 부산을 대표하는 맛집과 카페거리 등을 소개하는 가이드로, 2002년 부산 아시아게임과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해마다 한·영판과 중·일판으로 제작, 올해로 21년째를 맞이했다. 2023년 가이드는 △해산물, △양식, △한식, △일식, △중식, △아세안 요리, △그릴, △카페&베이커리의 총 8개 카테고리에서 총 163곳의 맛집을 소개했다. 부산광역시 보건위생과 담당 주무관은 “매년 자문위원단과의 회의를 통해 가이드 기획을 달리하고 있는데 올해의 특징은 이전까지 구군별로 업소 현황을 리스트업한 것에서 메뉴별로 편집을 달리했다는 점과, 셰프들의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 먹자거리 지도, 향토음식에 대한 정보를 취재, 새롭게 삽입했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간단한 업소 소개에 무게를 실었다면 이제는 부산 미식 전반에 대한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둔 것”이라고 소개하며 “특히 셰프 인터뷰를 통해서는 맛집의 역사는 물론 부산 음식의 철학을 엿볼 수 있도록 제작했다. 맛집의 생생한 모습과 셰프들의 자긍심을 가이드북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루리본 서베이는 올해의 블루리본 부산 맛집 가이드의 테마를 ‘미식의 뉴 웨이브 in 부산’으로 정했다. 콘텐츠는 △관광과 미식을 함께 ‘부산 시티투어버스 맛집’, △국제관광도시 부산에서 맛보는 ‘세계음식’, △아름다운 부산바다 ‘오션뷰 맛집’, △미식의 정점 부산에서 즐기는 ‘파인다이닝’, △부산의 클래식 ‘부산의 노포’, △달콤함과 쓴맛의 유혹 ‘디저트 & 커피’로 부산 특유의 미식 카테고리를 트렌드에 맞게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총 100선의 맛집을 선보였으며 각 카테고리는 블루리본 서베이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홍보 중이다.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1000곳을 선정하는 미식 가이드북의 가이드 ‘라 리스트(La Liste)’에 부산 레스토랑의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1000개 레스토랑 중 한국 레스토랑은 총 36개가 가이드에 실렸는데, 그중 에드워드 권 셰프가 운영하는 ‘LAB24 바이 쿠무다’가 부산 최초로 리스트업된 것이다. 이는 같은 해 9월, 부산시가 ‘글로벌 미식관광도시 부산’ 조성 전략을 발표한 지 3개월 만의 성과였다. 이를 계기로 에드워드 권 셰프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불모지였던 부산에서 부산 미식 수준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부산시 미식 관광의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한편 미쉐린 가이드는 부산편 발간을 알리는 자리에서 특별한 식사를 준비, 부산의 맛을 미쉐린의 시각에서 엿보는 시간을 가졌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3에 등재된 스타 레스토랑 셰프(모수의 안성재 셰프, 정식당의 임정식 셰프, 주옥의 신창호 셰프) 3인이 해석한 부산의 다양한 맛을 4개 코스 식사로 선보인 것. 각 코스는 △부산 바다가 주는 선물, △부산 땅이 녹아든 바다의 감칠맛, △빨갛고 푸르른 부산의 색, △달콤한 부산 거리의 4가지 주제로 해석됐다. 미쉐린 스타 셰프들이 리서치를 위한 현지 사전 답사 과정을 거쳐 직접 엄선한 부산의 식재료와 부산의 맛을 선보여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미식가들의 즐거움 뿐 아니라
건강한 부산 미식산업 이끌어가야


글로벌 미식 도시로의 도약을 앞두고 있는 부산. 기존에도 다양한 가이드들이 부산의 맛을 인정해왔지만 서울 미식의 글로벌화에 촉매제가 됐던 미쉐린 가이드의 발간으로 부산 미식 문화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엘리자베스 디렉터는 “오늘날 미쉐린 가이드는 미식을 추구하는 미식가들과 여행자들을 위한 지침서에 머무르지 않고, 더 나아가 레스토랑산업이 성장하고 활기를 넘치도록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레스토랑 선정을 통해 뛰어난 레스토랑의 역량있는 팀들의 노하우, 그리고 그들의 헌신과 열정을 지지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이 같은 활동들이 식음료산업의 개선과 발전, 그리고 미식 문화의 성장을 더욱 촉진시킨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하며 “미쉐린 가이드 발간 도시로 부산이 선정된 가장 큰 기대 효과로 부산의 미식산업의 선순환 구조 구축과 서울을 넘어 보다 폭 넓은 한국의 미식 문화를 알리는 데 있다. 공식 발간 행사 외에도 국내외 미식가, 여행객들이 다양한 미식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레스토랑, 셰프, 그리고 파트너들과 다양한 행사를 기획, 콘텐츠를 제작함으로써 부산의 미식 씬을 알려나갈 계획”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안 매니저는 “최근 부산의 미식은 대표적인 부산 향토음식을 중심으로 전 세계 국가의 다채로운 퀴진까지 소비되면서 미식 포트폴리오가 더욱 넓게 자생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경쟁 구조가 형성,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고 귀띔하며 “단순히 음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카페, 디저트도 부산의 미식에서 큰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수입·유통되는 커피 생두의 약 95%가 부산으로 들어오는 터라 부산은 ‘커피산업도시’로서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브랜드 이미지를 개발하고 축제를 육성 지원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이 예정돼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기조 속, 미쉐린 가이드 발간은 전 세계에 부산의 미식 문화를 알리고, 이를 계기로 선정된 레스토랑의 매출 증가, 고용 창출 및 미식 품질 향상 등의 본격적인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곧 부산의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공사는 팸투어 진행, 부산의 관광콘텐츠 연계 프로그램 기획 등을 통해 미식으로 하여금 부산의 체류관광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가이드 발간까지는 아직 시일이 남은 터라 부산의 미식이 미쉐린 가이드를 통해 어떻게 정의될지 가늠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 미식과 이를 이끌고 있는 요리사들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쉐린의 영광을 얻기 위한 도전과 노력들이 더욱 역동적으로 부산 미식을 글로벌 시장으로 견인해 나갈 것이다. 여전히 미쉐린 평가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부산 미식 발전에 있어 새로운 변곡점이 될 앞으로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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