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념호를 의식한 것은 아니지만 어쩌다보니 올해 초에 기획한 3개의 연재기사가 4월호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K-관광, K-푸드, 외식업 인력난의 세 가지 주제를 3편에 걸쳐서 다뤘고, 약 4개월 정도 각 이슈를 들여다봤다. 한 회의 기사로 많은 내용을 담기 어려운 주제들은 종종 연재로 호흡을 골라왔지만 세 가지가 한 번에 끝나서인지 무언가 끝난 듯 끝나지 않은 기분이다. 파보니 BTS의 RM의 발언으로 프리미엄 라벨이 된 ‘K-’와, 원인을 찾는 게 무슨 소용일까 싶었던 인력난의 기조가 사뭇 달랐기 때문일까.
K-관광 연재는 사실 문화체육관광부의 「제6차 관광진흥계획」을 비판할 목적으로 시작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무너진 여행업계 생태계 복원이 시급한데 2027년까지 외래관광객 3000만 명이라니. 아무리 K-컬처와 K-콘텐츠가 기세가 등등하다지만 혹자의 말마따나 콘텐츠의 성공을 마치 관광의 성공인양 으스대는 것 같아서 정작 여행업계의 생각은 어떤지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2019년, 1750만 명의 역대 최대를 기록했을 때에도 저부가가치의 관광객으로 머릿수 채우기 급급했던 정부였다.
반면 외식업 인력난은 연재할 계획이 없었던 주제였다. 이미 호텔업 인력난을 한차례 다룬 터라 호텔업과 비교했을 때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생각은 첫 번째 인터뷰이와 3시간가량의 울적한 인터뷰를 하고 난 후에 보기 좋게 물거품이 됐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거슬러 올라가봤지만 화살을 겨냥할 방향이 없었다. 요리사들은 그저 요리가 좋아 열심히 해왔을 뿐이었는데 자꾸만 버틸 수 없게 여러 문제들이 켜켜이 중첩됐다.
그런데 K-컬처와 K-콘텐츠의 열풍은 생각했던 것보다 어마어마했다. 정작 한국에 있는 우리만 모를 뿐, 해외에서 한국인인 순간 받았던 환대를 기억하는 이들은 ‘K-’의 위대함에 벅찬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프랑스에서 3회를 맞이한 ‘K-스트리트 페스티벌’에 올해 7만 명이 몰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간 방한하는 프랑스 관광객이 10만 명인데, 7만 명이 파리 광장에 K-Pop 커버 댄스를 추기 위해 모이는 것이다. 그리고 삼성과 LG, SK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이들의 축제를 후원한다. 그 열기를 직접 보고 느끼진 못했지만 4개월간 간접경험해본 ‘K-’는 자부심으로 울컥하기에 충분했다.
외식업 인력난도 들춰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어마어마했다. 물론 다른 의미로 말이다. 전공자로서 외식업에 애정이 많은 터라 유독 마음이 더 쓰일지도 모르겠다. 4개월 동안 쫓아본 발자취는 문드러져있었고, 그럼에도 희망찬 이야기를 하고 싶어 4편을 기획해볼까 싶었지만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이 와중에 ‘글로벌 외식산업 선도 국가’로 도약하겠다며 외식 푸드테크 유니콘 기업 육성에 1조를 투자하는 정부라니. 키오스크나 앱, AI 로봇과 같은 IT 기술로 일견 어느 한 덩어리는 해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인 암 덩어리는 그대로인 상태라던 인터뷰이의 답변이 맴돈다.
나의 시리즈는 일단락 됐지만 ‘K-’와 외식업 인력난은 이제 시작인 듯 하다. 코로나19처럼 앞으로의 일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지만 무언가 스멀스멀 소생하는 봄, 뻔한 듯 뻔하지 않은 결말로 다시 연재를 시작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