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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7 (토)

한국음식평론가협회

[Dining Story] 고추장

 

식품공전에서 고추장은 두류 또는 곡류 등을 제국한 후 덧밥, 고춧가루(6% 이상), 식염 등을 혼합해 발효 숙성시켜 제품화한 것을 말한다. 찹쌀, 쌀 또는 보리 등을 첨가, 제조하는 고추장은 첨가량이 각각 15% 이상이어야 한다. 특히 고추장은 고춧가루의 매운맛, 메줏가루의 구수한 맛을 낸다. 엿기름은 당화를 촉진하고 찹쌀·멥쌀·보리쌀은 단맛을 내는데, 이들의 재료들이 서로 어우러져 발효되는 과정에서 조화를 이뤄 고추장 특유의 맛을 낸다.

 

고추장의 기원


고추장은 조선시대 중기경 고추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이후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만주지방을 원산지로 보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통설인 콩은 예부터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널리 이용, 개발돼 발효식품인 장을 탄생시켰으며, 이러한 훌륭한 콩 가공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고추가 도입되자 우리의 창의성이 가장 잘 드러난 독자적인 고추장을 탄생시켰다. 따라서 고추장의 제조기원은 고추의 전래와 연관돼 있다. 


고추는 조선시대 선조 때 임진왜란 이후에 들어와 만초, 남만초, 번초, 왜초, 왜개자, 랄가, 당초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면서 조미료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고추 위주의 새로운 식품개발을 선도함으로써 우리 고유의 독자적인 음식문화를 형성하는 촉진제가 됐다. 


고추의 전래시기 및 경로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지봉유설(1614)>이다. 여기서 ‘만초는 일본을 거쳐온 것으로 왜개자라고도 한다’고 실려 있다. 이후 <성호사설>, <오주연문장전산고> 등에서도 번초가 일본에서 도입됐고, 그 시기가 선조 임진왜란 이후라고 해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이러한 고추의 전래는 일찍부터 제조됐던 장가공기술과 자연스럽게 결합돼 이 땅에 고추장 문화를 이루게 됐다.

 

역사 속 고추장의 제조


고추장 제조는 최초의 문헌상 기록으로 <증보산림경제(1767)>에 ‘만초장’으로 수록됐다. 여기에는 오늘날의 고추장과 다름없이 콩의 구수한 맛, 찹쌀의 단맛, 고추의 매운맛, 청장에서 오는 짠맛의 조화미를 갖춘 고추장이 선보이고 있으며, 또 맛을 더하기 위해 참깨를 첨가하고 있다. 또 별법에는 건어(乾魚), 다시마를 넣어 더욱 구수한 맛을 내는 방법까지 기술하고 있다. 이 책에는 고추장 외에도 급히 고추장 만드는 법과 두부 고추장 제조법이 덧붙여 있어 한층 발달된 고추장 제조기술의 모습을 엿볼 수 있으며, 이러한 것이 바로 고추장의 시조라고 할 수 있다. 이후 고추장 제조는 빠르게 확산돼 일반화됐음을 여러 문헌을 통해 짐작하고 있다. <농가월령가> 3월령에 고추장 담기가 실려 있고, <규합총서>에는 고추장 메주를 따로 만드는 법과 두부 고추장 등이 특산물로 등장하고 있어 고추장 제조의 보편화를 짐작 가능하다. 이들 고추장 보다 훨씬 앞선 시기의 <도문대작>의 초시는 산초, 호초 등으로 맵게 만든 된장류로서 고추장의 뿌리요 전신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추장의 특성


고추장은 장류 중 가장 역사가 짧지만 우리의 창의성이 잘 집약된 세계 유일의 발효식품으로서 우리의 입맛을 완전히 지배해 장기간의 여행 시에는 반드시 지참하는 필수적인 식품이 됐다. 고추장은 음식에 간을 맞추는 조미료면서 기호식품이고, 한편으로 음식에 자연적인 색감을 주기도 하고, 또 반찬으로 이용되는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본디 조미료란 어떤 음식의 맛을 더하는 부수적인 역할만 할 뿐이지 그 자체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고추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훌륭한 반찬이다. 갓 지은 밥에 고추장을 넣고 비비면 다른 반찬이 없어도 밥 한 그릇을 거뜬히 비울 수 있는 것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이런 고추장은 재료의 혼합비율과 숙성조건이 맛을 좌우한다. 고추장의 기본맛은 매운맛, 단맛, 짠맛, 새콤한 맛, 감칠맛으로 구성돼 있다. 고추에서 오는 매운맛은 식욕증진에 효과가 있으며, 탄수화물의 가수분해에 의해서 생기는 단맛, 콩단백에서 오는 아미노산의 감칠맛, 소금의 짠맛, 발효에 의해 생성되는 각종 유기산 및 알코올 성분으로 만들어진 에스테르의 톡 쏘는 맛과 향기가 잘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 식품이다.

 

고추장의 분류


고추장은 크게 전통 재래방법으로 제조되는 재래식 고추장과 코지를 만들어 제조되는 개량식 고추장으로 분류된다. 재래식 고추장에서 관여 미생물은 Mucor, Rhizopus, Aspergillus 등의 야생 곰팡이와 Bacillus subtilis 등의 세균이다. 코지 고추장은 황국균인 Aspergillus Oryzae를 순수 배양해 사용한다. 전분질 원료에 따라 고추장을 분류해 보면 다음과 같다.

 

•‌찹쌀 고추장: 찹쌀가루를 경단처럼 빚어서 끓는 물에 삶아 방망이로 두드리며 풀어서 고추장용 메줏가루와 고춧가루를 넣어 간장과 소금으로 간한다.
•‌보리 고추장: 엿기름은 쓰지 않으며, 보리쌀을 가루로 빻아 물을 조금 넣고 시루에 찐 후 물을 조금씩 부어 되직하게 한다. 시루에 담은 후 따뜻하게 해 보리가 하얗게 뜨면 고춧가루, 메줏가루, 소금을 넣고 섞는다.
•‌엿 고추장: 엿기름 1되에 물을 붓고 주물러서 체에 거른다. 쌀 1말을 불려서 찐 후 엿기름물에 풀어서 삭으면 불에 올려서 엿처럼 달인다. 식힌 후 고춧가루와 메줏가루를 넣어 버무리고 간을 맞춘다.
•‌밀가루 고추장: 가장 일반적인 고추장이며, 밀가루를 엿기름물에 풀어서 뒀다가 삭힌 후 메줏가루, 고춧가루,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춘다.
•‌고구마 고추장: 엿기름물에 삶은 고구마를 넣어 삭힌 후 베보자기에 넣고 짠 다음 조려서 식힌다. 식으면 고춧가루와 메줏가루를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

 

 

고추장의 영양성분


고추장에는 단백질, 지방, 비타민 B2, 비타민 C, 카로틴 등과 우리 몸에 유익한 영양성분이 다량 함유됐다. 고춧가루의 매운맛 성분은 캡사이신이라는 특수 성분으로 0.01~0.02% 정도가 함유돼 있는데 숙성되는 동안 그 함량에는 큰 변화는 없다. 고춧가루의 빨간색은 캡산틴으로 이는 카로티노이드에서 기인하며 비타민 A의 효능을 나타낸다. 카로틴 함량은 15~60㎍/g이고, 숙성 중 카로틴의 산화촉진은 없다. 비타민은 Thiamine 100㎍%, Riboflavin 110㎍%, Niacin 1.2㎎%, Folic Acid 58㎍%가 함유돼 있다.

 

*참고문헌 
- 김덕희 외 2인 / 발효저장음식 / 백산출판사
- 장지현 외 11인 / 한국음식대관 제 4권 / 한국문화재보호재단
- 정혜경 / 발효음식 인문학 / 헬스레터
- 최은희 외 2인 / 발효음식의 미학 / 백산출판사
- 한영숙 외 7인/ 발효음식 / 파워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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