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계묘년(癸卯年)의 해가 밝았다. 육십간지의 40번째로 흑색을 뜻하는 계(癸), 토끼를 의미하는 묘(卯)를 의미하는 ‘검은 토끼의 해’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서점가에 트렌드 관련 서적들이 쏟아져 나왔다. 코로나 위기를 탈피해 밝고 희망찬 새해를 기대했지만. 많은 서적에서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올해도 그리 밝은 전망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았다. 2000년대 초 글로벌 경제위기를 다시 언급되고 있으며 제2의 외환위기를 겪을 수는 경제적으로 어두운 한해가 될 것이라고 한다. 3년간의 코로나 팬데믹이 기간 우리는 3년을 잃어버렸고 번아웃 현상을 겪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으로 인해서 대외적으로 물가가 불안정해 이로 인한 많은 변화들을 잘 인식하고 대체해야만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
올해도 어김없이 색채 연구소 ‘팬톤’이 2023년 올해의 컬러를 제안했다. 그 주인공의 컬러는 ‘비바 마젠타(Viva Magenta 18-1750) 컬러’다. 컬러 이름에서도 느껴지듯이 뭔가 활기찬 기운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비바 마젠타는 선인장에 기생하는 곤충(Cocus Cucti)에서 추출한 천연염료 코치닐의 붉은 색에서 영감을 얻은 색이다. 흔히 구하기 어려운 귀중한 염료 중 하나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하고 밝은 염료라고 한다.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비바 마젠타는 비비드 컬러가 아님에도 높은 명도와 채도 덕분에 역동적인 생동감이 느껴진다. 팬톤은 비바 마젠타가 따뜻함과 차가움의 공존을 이루고 있는 균형의 컬러로 자연과 기술, 현재와 미래의 시대를 연결, 다채로운 영감을 끌어내는 컬러라고 정의했다. 천연 자연, 가장 원초적인 근본에서 얻은 컬러지만 세련된 미래적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장기적인 경제 침체의 분위기 속에 용감하고 두려움이 없으며 즐겁고 낙관적인 에너지를 촉진하는 컬러로 우리 내면의 힘을 기르고 뿌리와 코어에 집중하는 의미를 내포한다.
팬톤에 이어 전 세계의 패션, 인테리어, 뷰티 등 전 산업분야의 토탈적 트렌드를 이끄는 WGSN에서도 올해의 컬러를 선보였다. 먼저 첫 번째, <그림 2>의 쿨마차(Cool Matcha) 컬러다. 이는 팬톤이 제안한 올해의 컬러 ‘비바 마젠타’와 같이 불안과 스트레스,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마음을 달래고 휴식과 사색을 선사하는 조용하고 차분한 평온이 상태를 이끌어 낸다. 쿨마차는 녹색의 빛으로 자연이 떠오르는 컬러지만, 톤다운된 파스텔의 컬러로 광택이 있는 것보다는 무광택의 절제된 미묘함의 미학을 표현하고 이는 미래의 기술과 연결된 바이오 및 에너지 등이 연상되며 치유의 효과가 있는 컬러다. 두 번째는 <그림 3> 살구 크러시(Apricot Crush) 컬러다. 살구크러시 컬러도 불확실한 미래에 희망과 포용성을 상징하고 몸과 마음에 밸런스를 중시하며 전체론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하는 긍정적인 컬러다. 컬러에서 느껴지는 오렌지 빛은 비타민과 같이 상큼함과 원기를 회복시키는 빛을 발휘한다. 살구크러시 컬러는 쿨마차 컬러와 달리 무광택보다는 은은한 윤기가 도는, 유악을 바른 듯한 광택의 컬러로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 번째 <그림 4> 서스테인 그레이(Sustained Grey)는 회색의 지속성이다. 회색은 강조색으로 사용되기 보다는 주조색, 또는 보조색으로 실용주의적인 면모를 지닌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색상이다. 계절과 스타일, 시대를 초월한 컬러의 매력을 지니며 어떤 컬러와도 잘 어울리는 균형과 둔화된 미덕을 가진 컬러다. 서스테인 그레이는 채도가 낮은 컬러로 중립적 느낌을 주고 장식적인 범위뿐만 아니라 실용성이 강조된 기능적인 범위까지도 포용한다. 매트한 무광의 그레이보다 서스테인 그레이는 금속감에서 느껴지는 광택감이 있는 그레이다.
마지막 네 번째 <그림 5>의 미드나잇 프럼(Midnight Plum)의 강력한 다크 퍼플 컬러다. 위드 코로나 시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세상의 문이 열리며 이제는 가상공간, 메타버스, 우주 공간 등 제3세계의 공간적 개념을 나타낸다. 물리적 공간에서 예상하지 못한 비비드한 컬러에서부터 강렬한 밝기와 차가운 금속감이 느껴지는 컬러까지 가상의 공간을 표현하고 비현실적인 면모를 드러내며 미래지향적인 미학을 가진다. 미드나잇 프럼은 검은색에 가까운 보라의 금속 또는 보석톤으로 광택이 나는 벨벳, 플러시 천의 느낌으로 성별을 포괄하는 중성적이고 신비한 매력을 뿜어낸다.
팬톤과 WGSN은 올해 현실과 가상세계를 넘나드는 컬러를 메인으로 선보였다. 또한 건강과 웰빙, 전반적으로 우리 스스로 내면의 힘을 기르고 뿌리와 코어에 집중하며, 장기적인 경제 침체로 인해 지친 마음에 활력을 불러 넣어 주는, 또한 자기 주도적인 인간의 삶에 대한 열정을 응원하는 컬러가 대세일 것을 예상하고 있다.
컬러는 인테리어 요소 중 제일 가성비 좋은 영역이다. 추운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해 2023년 트렌드 컬러로 내면이 힘과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공간으로 분위기를 바꿔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