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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5 (목)

투어리즘&마이스

[Focus On] 테마파크, 지역 인프라와 상생하며 나아가야

- 레고랜드 사태로 수면 위로 오른 국내 테마파크의 한계점과 미래

 

오픈 전부터 여러 문제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강원도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 레고랜드. 레고랜드와 같은 테마파크는 그 지역을 관광지화해 지역 브랜딩을 가능케 하고, 고용창출 및 지역의 어트랙션과 협업을 통한 경제 창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마케팅 일등공신이다. 그러나 레고랜드의 경우 1년도 채 되지 않아 여러 가지 소음이 벌어지면서, 국내 최초 글로벌 테마파크라는 이름이 무색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테마파크를 제대로 유치하지 못한다면, 투자한 만큼 손실도 막아낼 수 없는 법. 레고랜드 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국내에서 테마파크는 제대로 자리잡기 어려운 모양새였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테마파크 유치를 위한 조건과 방향성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번 지면에서는 레고랜드의 기나긴 여정과 국내 테마파크의 성공적인 유치를 위해 전제돼야 할 부분을 알아보고자 한다.

 

 

꿈과 사랑의 테마파크
하지만 국내에서는….


테마파크는 어린이에게도, 어른들에게도 감동을 주는 환상의 공간이다. 명확한 정의가 돼 있지는 않지만, 테마파크는 일반 놀이공원과 다르게 스토리와 테마가 구획돼 있는 복합 관광 시설을 뜻한다. 잘 구성된 테마파크는 그 나라의 훌륭한 랜드마크로 자리하며 무수한 관광 효과를 창출해내기도 한다. 중국의 일간지인 인민일보에 따르면, 디즈니랜드 상하이의 경우 2016년 오픈한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관광객 1000만 명을 달성, 약 1만 명의 고용창출을 해냈다. 미국의 펜실베니아주 헤리스버그에는 허쉬사와 협업해 초콜릿 공장과 허쉬파크를 설립, 곳곳에 초콜렛 공원을 형성하면서 주민들 뿐만 아니라 펜실베니아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한 번씩 들러보는 곳이 됐다. 국내의 대표적인 테마파크로 에버랜드와 롯데월드가 있으며, 기념일이나 휴일에 친구끼리, 가족끼리, 연인들끼리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많이 활용된다. 


레고호텔이나 디즈니리조트처럼 호텔이 함께 구비돼 있는 경우도 많으며 숙박 시설 없이 엔터테인먼트 시설만 갖춘 허쉬파크와 같은 공간들도 위시하는 테마파크. 그러나 국내에서는 테마와 콘셉트를 갖춘 유니버설 스튜디오, 디즈니랜즈 등 글로벌한 테마파크를 찾아보기 어렵다. 대규모 부지에 위치할 수밖에 없기에 수도권에서 준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희대학교 호텔경영학과 서원석 교수(이하 서 교수)는 “테마파크는 워낙 많은 부지와 로열티를 포함한 투자금을 요구하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도움을 주지 않고서 일반 기업이나 개인이 오픈하기 어렵다.”면서 “해외 유수의 테마파크들은 부동산 가격이 널뛰던 이전에 건립됐다. 현재에도 세금 감면 정책 및 등을 펼치고 있는데다 운영사가 글로벌 대기업이기에 유지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테마파크는 지자체의 관광 공약으로도 자주 등장하지만, 최근 오픈한 레고랜드 외에는 요원한 상태다. 그리고 레고랜드도 글로벌 리조트를 론칭했다는 기쁨도 잠시, 곧 많은 담론이 오가며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됐다. 레고랜드는 부실한 어트랙션, 비싼 호텔의 가격과 강원도에서 문화재청과 매듭지은 유물 박물관 설립 불이행, 어음 회생신청 및 채무 불이행 등으로 여전히 태풍의 눈 한 가운데 있다. 한 익명의 지역 관계자는 “지역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치적 공약, 잇속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건설 계획을 수립한 후 안 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태도다. 도지사나 시장의 임기가 끝나면 후임자가 제대로 맡아서 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지역에 관광지 랜드마크를 만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지만, 레고랜드 사태는 이러한 테마파크 유치에 더욱 파장을 일으킨 상황이다. 많은 언론사에서 레고랜드의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워낙 정보가 많고 방대해 사건을 살펴보기 다소 어려운 상황. 꿈만 같던 레고랜드 유치는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켰길래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는 것일까? 

 

 

 

험난한 유치 과정이었던 레고랜드


지난 5월 5일, 강원도 춘천에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가 오픈했다. 유럽 최대 테마파크 회사인 멀린 엔터테인먼트가 개발을 진행한 레고랜드는 강원도의 청정 자연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천혜의 테마파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디즈니랜드,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글로벌한 테마파크가 없는 국내로서는 최초의 글로벌 리조트로 자리잡을 것이라 기대를 모으며 화려하게 등장한 셈이다. 그러나 레고랜드는 유치 시작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레고랜드의 초기 계획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전에도 1984년에 레고가 국내에 진출, 국내의 레고 판매율이 전 세계적으로도 높은 추세를 보여 리조트를 지으려는 움직임이 있어왔지만 부지 문제로 무력화됐다. 글로벌한 테마파크를 짓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대규모 부지가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상황 속에 당시 레고그룹은 2억 달러를 투자해 이천시 부지에 60만㎡ 규모의 레고랜드를 건설하기도 기획했으나,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된 인구와 산업을 규제하는 ‘수도권정비계획법’에 가로막혀 유치가 좌절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 2011년 9월 강원도가 칼을 빼 들었다. 글로벌한 관광 효과 및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예상, 중도에 유치를 추진한 것. 당시 강원도에서는 보도 자료로 200만 명의 내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새로운 일자리 9800여 개와 생산유발효과 5조 원일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2014년, 조성 부지에서 청동기 시대 유적 8000여 점이 출토되면서 문화재를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원도에서는 유적 공원과 박물관을 만들어 보존하겠다며 문화재청의 승인을 받았지만 2022년이 끝나가는 지금도 약속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 현재 출토된 유물들은 생태공원 비닐하우스에서 방치되고 있으며, 잡초마저 무성하게 자라 강원도가 지키기로 한 협약이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지난 10월 중앙일보 기사 중 춘천역사문화연구회 오동철 사무국장은 “이대로 놔두면 세계적 가치를 지닌 대규모 선사유적이 그냥 묻혀버리게 될 것”이라며 “더 오랜 시간 방치하면 원래 모습으로 복원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의 특색, 테마파크만의 특색을 살린 먹거리가 없으며, 레고랜드 외에 주변에서 즐길만한 거리도 없다는 지점도 주요한 논쟁 중 하나다. 서 교수는 “전 세계적인 테마파크와 축제를 도심에 론칭하는 이유는, 테마파크 주변에 사람이 있고 즐길 거리가 있어야 관광객들이 찾기 때문”이라며 “아직 국내 관광지 인지도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다. 물론 지역을 테마파크로 관광지화 할 수 있다는 지역의 이점도 존재하지만, 우선 성공적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테마파크를 즐기고 움직일 수 있는 주변 어트랙션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국내의 발전이 수도권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앞으로도 성공적인 글로벌 테마파크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인적자원과 어트랙션, 관광객이 충분한 수도권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전략적이라는 것이다.

 

호텔, 건설, 부동산 등에 제대로 영향을 준
레고랜드 채무 불이행 사태


뿐만 아니라 최근 채무불이행 사태로 번지면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이하 PF) 시장에 비바람을 물고 있다. PF는 대규모 건설, 부동산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대출 기법으로 담보 대신 사업의 프로젝트만 따진 뒤 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사업의 장래성을 보고 결정하는 투자며 많은 돈이 오가기 때문에 기업과 프로제트 자체의 신뢰성을 보고 신중하게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강원도 및 6개 기관이 출자, 레고랜드 건설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인 강원중도개발이 아원제일차라는 이름으로 법인을 설립하고 2050억 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을 발행했고 BNK투자증권이 주관를 맡아 인수한 뒤 증권사 10곳과 자산운용사 1곳이 사들였다. 강원도에 설립하는 만큼 보증지자체는 강원도였다. 하지만 중도개발공사에서 어음상환에 실패하고 보증을 섰던 강원도도 회생 절차를 밟으며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은 부도가 났다. 지자체가 포함된 개발에서, 지자체가 보증을 섰음에도 불구하고 투자한 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한 것이다. 안전하다고 느꼈던 공공기관에 대한 투자가 가로막히니 당연히 사기업에서 진행하는 투자는 더더욱 신뢰하기 어려울 터, PF 시장은 신뢰도 문제로 급속하게 얼어붙었다. 이에 부동산 PF 대출는 돈맥경화(경제불황, 노령화 등 여러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투자가 줄어들고 돈이 회전하는 속도가 떨어지는 현상) 됐으며 건설업계, 채권시장 또한 유래 없이 축소된 상황이다. 강원도 정광열 경제부지사는 지난 10월 27일 보증채무 상환계획을 발표하며 설득에 나섰다. 채무보증 지급금 예산안을 편성하고, 정부에서도 50조 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 가동을 발표하며 흐름을 잡아내려고 하지만 시장의 구김살은 쉬이 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대규모 건물과 부지를 활용해야하는 호텔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대부분의 호텔 부동산 업계가 조심스럽게 대응하는 가운데, 한 익명 관계자는 “현재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호텔 부동산 시장 투자가 어려움에 처해있는 상황이며, 매우 위험하다고 말할 수 있다.”며 “PF 시장은 이미 동결 됐고, 원활히 진행 중이던 몇 가지의 투자가 중지됐다. 호텔이 위험자산으로 명시됐기 때문에 대출과 매각 관련해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파이낸싱 기관에서 리파이낸싱(조달한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다시 자금을 조달하는 형태)에도 문제가 생겼다. 올해는 어떻게든 지나가겠지만, 내년부터 본격적인 파장이 불어 닥칠 것이라고 예상한다. 시장이 언제 회복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지자 레고랜드는 내년 1월부터 3월까지 휴장 결정을 내렸다. 레고랜드 측은 사태과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새로 오픈한 테마파크가 8개월 만에 휴업을 하는 것이 썩 흔한 일은 아닐 테다.

 

 

레고랜드를 발판으로
테마파크 기준 다시 잡아야


그렇다고 해서 테마파크 유치를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 앞서 언급한 대로 테마파크는 무수한 관광, 경제적 가치가 창출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하물며 국내에는 이전에 들어선 롯데월드와 에버랜드를 제외하고는 유명무실한 추세다. 레고랜드와 같은 사태가 발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서 교수는 “테마파크만 홀로 지어 둘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을 즐길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 관광객이 모처럼 먼 지역, 혹은 먼 나라에 놀러 왔는데 테마파크만 즐기러 오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며 “교통, 인프라, 먹거리 등 어트랙션이 전반적으로 갖춰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복합성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테마파크에 지역이 잡아 먹히는 것이 아니라 테마파크가 지역을 이루는 한 요소가 돼야 성공적으로 유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9년 세계테마파크협회가 발표한 세계 테마파크 입장객 순위 톱 25에 따르면 1위는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매직킹덤 월트 디즈니랜드였으며, 아시아권 1위는 도쿄에 위치한 디즈니랜드였다. 플로리다주와 도쿄 둘 다 테마파크가 아니더라도 즐길 거리가 많은 도시인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서 교수는 “플로리다주는 사시사철 맑은 날씨다. 1년 356일 수요를 창출해야 하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테마파크를 유치할 때 날씨도 고려하는 편이다. 동부처럼 차가운 기후에서는 좀처럼 운영하지 않을 만큼 지역적인 특색을 신경 쓴다.”라며 “레고랜드를 예시로 들어보면, 레고랜드의 대다수가 가족 관객이며 가장 핵심은 어린이 고객이다. 그런데 한국처럼 저출산이 가속화되는 국가에서 과연 성공적인 유치를 할 수 있었을까? 초기부터 의문이 든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는 북과 남의 온도가 타국 대비 심하지 않은 편이기에 국가적, 문화적 특색을 고려해야한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어트랙션을 들여와 복합단지화를 시켜야 한다. 호텔, 테파마크 외에도 먹거리, 쇼핑시설, 카지노 등이 갖춰진 시설을 구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서 교수의 이야기다. 실제로 싱가포르 유니버설 스튜디오 바로 아래에는 카지노가 위치해 있어 관광객들이 테마파크와 카지노를 둘 다 즐길 수 있게끔 한 것이 돋보인다. 실제로 대다수의 SNS에서 싱가포르 유니버설 스튜디오 방문 후 카지노에 들렀다는 이야기를 다수 발견할 수 있었다.

 

누군가의 성과가 아닌
테마파크 그 자체로 바라봐야 한다


테마파크가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며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 주기 때문에, 오히려 정치적 이슈로 소모된다는 점도 고려할 만한 지적이다. 테마파크는 그저 바이킹이나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는 놀이동산과는 차별화된다. 롯데월드를 살펴보면 ‘로니’와 ‘로티’를 마스코트로, 에버랜드는 ‘환상의 나라’라는 콘셉트로 레니와 라라, 잭 등 사자와 호랑이를 의인화한 마스코트를 선보이고 있으며 공식 홈페이지 속에는 캐릭터에 대한 설명과 콘셉트와 스토리를 확인해볼 수 있다. 더불어 어트랙션에 ‘레니찬스’, ‘레니의 대모험’ 등 캐릭터 이름을 삽입해 콘셉트를 유지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말할 필요가 없을 만큼 콘텐츠의 왕국이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영화의 세트장과 특수촬영장면을 관람할 수 있으며 가끔은 실제 영화 촬영을 하기도 해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적 요소 경험이 충족된다. 콘텐츠적인 요소를 가미해야만이 테마파크에 기꺼이 ‘과몰입’ 할 수 있는 것이다. 


서 교수는 “테마파크 유치 목적은 보통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지역의 경제적 파급 효과, 즉 지역의 경제 살리기라는 목적으로 유치하는 방향성이고, 두 번째는 국가의 관광 경제력을 높이려는 방향성”이라며 “대부분의 지역들이 테마파크를 유치하기 위해서 부동산 혜택과 투자, 편의를 봐주기도 한다. 그동안은 첫 번째의 방향성으로 대부분의 테마파크를 유치했고, 성공한 사례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이제는 그러한 생각에서 벗어나 지역의 관점이 아닌 나라의 관광 발전 개념에서 테마파크를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이제는 지자체의 선전이나 성과로 기록되기 위해 유치, 지역 경제 활성화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핵심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관광 콘텐츠를 격상시키는 테마파크로 거듭나야되는 것이다.

 

 

앞으로는 테마파크 장점 100% 살린
한국만의 요소 만들자


테마파크는 이름 그대로 ‘테마’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곳이다. 명확한 콘셉트와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적 요소, 즉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과몰입’을 할만한 콘텐츠가 테마파크의 승패를 가린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듯이 테마파크와 어울리는 지역과 국가의 특색이 고려해야 한다. 또한 테마파크에서 시작해 테마파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테마파크를, 테마파크에서 지역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결합에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다. 테마파크는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찾듯 자주 들르는 공간이 아니라 특별한 날이나 여행을 와서 즐기는 장소다. 이는 애초에 유치 대상이 지역민이 아니라 내외 관광객들을 폭넓게 위시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현재 국내에 유치할 수 있을 만한 테마파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서 교수는 이제는 글로벌 테마파크 유치가 별 의미가 없다고 설명한다.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에서 해외에 많은 로열티를 주고 론칭하는 것보다 이제는 국내 콘텐츠의 강점을 살린 한국만의 테마파크를 만드는 것이 효율적이며 새로운 관광의 매력을 알려줄 수 있다는 것이다. 


레고랜드는 한 브랜드의 테마를 살린 한국 최초의 글로벌 테마파크로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출발했다. 레고랜드 사태는 현재도 유물 박물관 건립, 채무 불이행 등 수많은 문제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잘 들여다 보면, 내부에서는 구석구석 신경 쓴 모습도 보였다. 레고호텔의 경우 패밀리 단위의 고객들이 올 것을 기대해 보통 3인 정원의 객실을 5인으로 늘렸고, 레고랜드의 즐거움을 살린 테마룸과 아이가 이용할 것을 예상해 미끄럼 방지 표기, 보물찾기 게임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기도 했다. 다년 간의 오픈에 관련한 설왕설래와여러 사전으로 치명타를 입은 레고랜드. 이번 타격을 발판으로 노력이 무색하지 않게끔 더욱 안전하게 운영해 나가며 향후 국내의 여러 요소를 고려한 K-테마파크 건립에도 힘이 실리기를 바라본다.

 

 

레고랜드 사태가 거세다. 채무 불이행 등 다양한 문제가 있지만 레고랜드 자체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에도 문제가 있다고 하던데?
테마파크가 들어올 때 갖춰야 하는 건 자생력이다. 해외의 테마파크를 들여오더라도 지역과 녹아있지 않으면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수 없기 때문에 그 주변의 어트랙션이 어떻게 구성됐냐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그 지역에서만 갖출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를 기획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국내는 서울 외에는 제대로 알려진 곳이 없는 상황으로, 대다수가 수도권으로 여행을 오며, 종종 제주도 관광을 즐기는 편이다. 그렇다면 지역에 재미있는 이벤트들, 볼만한 곳이나 먹거리, 즐길거리 등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점도 아쉬움으로 작용한다. 물론 서울에서 가까운 춘천에 유치했다는 점에서 지자체의 고심이 느껴진다. 그러나 관광객들은 기껏 방문한 지역에서 모든 걸 해결하고 싶어하지, 다른 곳으로 이동해 외식이나 즐길 거리를 찾는 경우는 많지 않다. 사실 이번에 자생력을 갖추지 못했으니 추후에도 테마파크를 유치할 때 좋지 않은 사례로 회자될 확률이 있기도 하다.

 

지역 관계자들이 테마파크에 대한 개념을 잘못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롯데월드, 에버랜드 뿐만 아니라 해외의 테마파크들도 대부분 그 브랜드를 홍보하는 효과를 누린다. 그러나 현재 테마파크를 유치하려는 지자체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체적으로 지역을 되살리려는 인프라로만 활용한다. 관광에 대한 이해가 전반적으로 부족한 터다. 첫 시작이 좋아야 다음 타자도 유치가 간편해질 텐데, 기존의 방식으로만 접근하고 있으니 외부에서 투자를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어느 지역(도)에서도 테마파크를 비롯한 복합리조트를 유치하려고 하는데 난항을 겪는 중이다. 지역의 경제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달려 나가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면이 많다. 

 

그렇다면 국내에 유치하기 좋은 테마파크도 있을까?
사실 이제는 글로벌 테마파크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테마파크는 산업의 발전과 함께 성장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만든 이유는 미국의 헐리우드산업이 그 당시 성공했기 때문이고, 디즈니랜드도 마찬가지다. 이제 글로벌 테마파크는 주변 국가로 따지자면 홍콩, 싱가포르, 일본, 중국 어디에서나 즐길 수 있다.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가본 곳이다. 그런데 면적과 부동산 가격으로 치열한 국내에 어마어마한 로열티를 주면서까지 들여올 필요가 있을까? 오히려 한국의 콘텐츠 장점을 살린 K-테마파크를 기획해보면 어떨까 제안해 본다.

 

어떤 형태의 테마파크라고 보나?
코로나19 이후로 한국의 문화콘텐츠가 많이 발전했다. 이전부터 한국은 영화라면 빠질 수 없는 나라였고, 케이팝이나 드라마 또한 한류 열풍이 거세다. 다른 글로벌 테마파크를 생각해보면, 사실 놀이기구나 어트랙션 자체는 특별히 차별점을 둔 부분이 없다. 한국의 문화 콘텐츠는 하나의 자산이다. 정부와 엔터테인먼트사, 관광업계에서 힘을 합쳐 새로운 테마파크를 출시한다면 이것이야 말로 승산이 있다고 본다. 해외에서는 테마파크 유치 시 세금을 낮춰 징수하는 편인데, 국내에서도 유치 시 세금과 부지를 마련해주고 케이팝 상설 공연장, 아레나, 촬영장 등을 건립, 어트랙션을 활성화하면 좋을 것이다. 

 

향후 국내 테마파크의 비전은 어떨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알고 싶다.
우선은 글로벌 테마파크를 지속적으로 만약 유치하고 싶다면, 앞서 언급한 지역 특색과 교통, 인프라 등의 집적화를 모두 계산해서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접근해야만 성공적으로 오픈할 수 있다. 


한국은 치안이 좋은 나라다. 이는 엄청난 장점인데, 특히 서구권의 밤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한국은 안전하면서 밤 문화도 발달해 있다. 그리고 재미있고 즐거운 일, 행사라면 다같이 모이는 특성도 존재한다.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문화라는 건 큰 장점이다. 


현재는 아직 아쉬운 상황이지만, 한국은 테마파크를 오픈하면 그 누구보다도 훌륭하게 맞이할 수 있는 나라다. 특색을 살려 K-테마파크를 제대로 기획해 유치한다면, 유수의 글로벌 테마파크에도 뒤지지 않는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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