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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6 (금)

호텔&리조트

[Zoom In] 코로나19로 출혈 멈추지 않는 호텔 인력난 - 구조적 원인과 사회·문화적인 이유 겹쳐 산업 측면의 고민 요구되다

 

호텔업계의 서비스에 구멍이 나기 시작했다. 엔데믹 전환과 내국인 호캉스 열풍으로 고객이 물밀 듯이 들어오는데 이들을 대응할 직원이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호텔들의 고용 조정 여파와 함께 외부환경 변화에 취약해 미래의 비전이 불확실한 관광업계의 민낯이 여실히 공개됐다. 그리곤 자연스럽게 호텔을 떠난 직원과 직장으로 호텔을 찾지 않는 구직자들이 늘어났다. 이로 인해 기존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았던 호텔을 비롯해 많은 관심 속에서 새롭게 오픈한 호텔까지 높아진 고객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채 서비스 질 하락이라는 오점을 남기고 있다. 


갈수록 대체재가 많아지는 호텔의 서비스 퀄리티 저하는 현재 고객은 물론, 잠재 고객들에게도 즉각적으로 외면받기 일쑤인 터. 앞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도화된 인력 서비스의 제공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게다가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국제선이 재개되며 인바운드 시장도 활성화될 예정이라 시급한 인프라 재건이 요구되지만 여전히 일할 사람은 없고, 앞으로도 일할 사람이 줄어들 전망이다.

 

 

 

소리 없는 채용 전쟁 치르고 있는 호텔들


코로나19의 뜻밖의 호재로 활성화된 내수와 더불어 하반기에는 인바운드 재개의 기조가 보이면서 호텔업계가 재기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살아나고 있는 시장의 이면으로 호텔들은 총성 없는 채용 전쟁에 한창이다. 코로나19로 늘어난 수요를 대처할 만큼의 인력은 고사하고, 유출된 기존 인력 공백을 메우는 것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하반기, 코로나19 이후 간만에 제대로 찾아온 여름 특수로 인력의 빈자리가 많은 밑 빠진 독이었지만 물을 붓지 않을 수가 없었고, 고객들이 한차례 휩쓸고 간 자리에는 뚫려있던 서비스 구멍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한국호텔업협회가 조사한 ‘월별 호텔업 종사자 평균 현황’에 따르면 2019년에 비해 2021년 서울, 경기, 인천, 부산, 제주의 5대 권역 종사자 수는 24.1% 줄었고, ‘호텔 부서별 인력 부족 현황’으로는 식음료 서비스의 부족 인원비율이 25.8%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조리(20.1%), 객실(16%), 영업/마케팅(14.5%), 사무관리(5.5%) 순으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약 16% 정도의 인원 공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도권이 아닌 지역으로 갈수록 더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근무지로서 지리적 허들이 있는 제주도의 경우 대규모 공채를 진행해도 지원자 모집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한 제주 호텔 관계자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지원자들을 모두 채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1차에서 못해도 3배수의 지원자의 서류가 들어와야 호텔도 원하는 인재를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이번 공채에는 채용 희망 인원보다 적은 인원의 지원이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접수된 서류조차 호텔과 직무에 대한 어떠한 이해도 없이 ‘한 번 넣어보자’는 식의 지원이 대부분이라 기업 입장에서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고 귀띔하며 “신규 채용도 힘들지만 하나둘씩 떠난 동료들로 팀에 공석이 생긴지 6개월이 다 돼 가도록 충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제주도는 올해 오픈한 호텔들이 많아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호스피탈리티 테크 기업 온다(ONDA)가 지난 5월 발표한 ‘2022년 1분기 숙박업 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숙박업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87%, 2020년 1분기에 비해서는 무려 150% 가까이 증가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의 대체지로 떠오른 제주는 전년 대비 224%가량 성장했을 정도로 수요가 집중됐으나 인력 수급의 제한으로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던 모양새다. 한국호텔업협회 정오섭 사무국장(이하 정 사무국장)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부터 객실을 비롯한 연회, MICE 행사 등 호텔의 영업들이 어느 정도 정상화되고 있는데 비해 오퍼레이션 인력이 적다 보니 고객 컴플레인이 유발되는 호텔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는 비단 한 호텔의 문제가 아니다. 특급, 중소형호텔 할 것 없이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 국내 호텔업계의 전반적인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현재 내수가 90% 가까이 되는 시장에서도 인력 부족으로 인한 서비스 불만족이 일어나는데, 하반기부터 유입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현재와 같은 서비스 수준을 보여준다면 대외적으로도 한국 관광 브랜드 이미지를 깎아 먹는 수순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현재의 인력난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MZ세대들의 변화된 직업관과 출산율 저하로 인한 핵심 노동인구의 감소 등 구조적인 위기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사회문화적 변화 속에
이제는 산업적인 접근이 필요한 호텔의 인력난


유례없이 심각한 인력난이 초래된 데는 코로나19의 영향이 분명하지만, 호텔의 인재 채용이 끊임없이 어려워지는 것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많은 고민이 이뤄지고 있었다. 노동 강도는 높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생산성으로 임금이 적고, 전반적으로 열악한 복지가 직장으로서 호텔의 매력도를 떨어트린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인력난은 코로나19로 구직자에게 있어 호텔을 포함한 관광산업 전체의 매력도가 떨어진 것은 물론, 커리어 성장 가능성보다 연봉과 워라밸을 중시하면서 궂은일을 기피하는 MZ세대들의 직업관과 성향, 낮은 출산율로 인한 핵심노동인구의 감소, 지속되는 인력난으로 강도 높은 업무를 떠안고 있는 재직자들의 이탈 등의 사회문화적 변화와 맞물려 복잡다단해지고 있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의 인력난은 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산업적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메이필드호텔 서울 김영문 대표(이하 김 대표)는 “관광산업은 전체 매출에서 인건비 비중이 크기 때문에 높은 임금을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이를테면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1~2%인 IT 기업의 경우 인건비를 2배 올려도 전체 매출에서 2~4%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건비가 전체의 30~40%를 차지하는 호텔의 경우는 다르다. 직원들의 연봉이 배가 된다면 호텔 매출의 60~80%가 급여로 지출되는 셈”이라고 설명하며 “다시 말해 호텔 직원들의 임금을 전반적으로 높인다고 하더라도 산업 구조상 애초에 IT산업과 같이 고임금은 받을 수 없는 업종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하반기 개관 예정인 국내 유일의 듀얼 브랜드 호텔, 르메르디앙 & 목시 서울 명동의 김석주 인사 이사(이하 김 이사)는 “호텔의 구인난의 원인으로 산업 간 호텔업의 상대적 낮은 경쟁력이 주로 거론 되는데 이는 호텔리어들의 임금 수준이 타 산업 근로자에 비해 낮다는 것이다. 따라서 각 호텔에서는 현재 노동 시장의 상황과 재무적 상황을 고려해 직원들의 급여 인상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급여의 수준은 기업의 지불 능력이 고려돼야 하므로 현 호텔업계의 인력부족 현상은 급여인상을 포함한 복리후생 프로그램, 조직문화, 경력개발 프로그램 등의 향상을 통한 구인노력을 강화해야 하겠지만 이러한 활동들이 호텔업의 산업 간 경쟁력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호텔업은 태생적으로 산업 구조상의 어려움이 존재, 그동안 크게 어려움 없던 영업에 가려 보이지 않았을 뿐, 이는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아닌 전 세계적으로 호텔업계가 떠안고 있는 몫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넋을 놓고 있을 순 없는 노릇이다. 당면한 인력난의 과제는 어떻게 해결 방안이 모색되고 있을까?

 

인력구조 변화 요구되는 호텔업계
유휴인력의 활용으로 돌파구 찾아


이제는 기업의 임금과 처우 개선만으로는 고용을 늘리기에 한계에 도달했다. 이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호텔 인력구조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요구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로비에서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는 AI 로봇이나, ICT 기술 도입도 비효율적이었던 호텔의 기존 인력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접근의 일환이다. 그러나 결국 고객 접점에서는 인적 서비스가 이뤄져야 할 터. 메이필드호텔 서울은 시니어 인력 채용으로 새로운 고용 창출 모델 구축에 나섰다.


메이필드호텔 서울이 시니어 인력 채용에 나선 배경은 MOT 부문의 직원을 젊은 인력뿐만 아니라 기존의 사회 경험을 토대로 업무 적응력이 높은 시니어 인력을 활용하는 데 있다. 이른바 ‘채용 나누기’를 통해 유능한 인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부족한 인원을 충원하고자 했던 것. 여기에 그동안 취업 취약 계층으로 구직의 어려움이 있었던 이들의 취업난도 해소하는 의미도 더했다. 모집 분야는 레스토랑 부문으로 시니어 인력뿐만 아니라 경력 단절 여성 등 더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주고자 학력 및 전공에 차별을 두지 않았고, 호텔 또는 서비스업 경력 5년 이상이면 지원 가능하도록 지원 대상 범위를 넓혔다.


메이필드호텔 서울 김영문 대표(이하 김 대표)는 “우리나라는 초고령화 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지만 서비스 업종, 특히 고객 접점 부문의 경우 주로 젊은층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반면 미국 취업 컨설팅 회사 지피아(Zippia)에 따르면 미국 레스토랑 매니저의 경우 55세부터 59세의 연령대가 10%를 차지한다. 이처럼 한국에서 익숙지 않은 모습이지만 장년층의 근무 기회가 많은 서구의 고용 패러다임을 적용하면 전에 없던 인력구조를 만들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시니어 채용의 배경을 설명하며 “호텔은 유능한 인재를 확보, 인력의 공백을 메우고, 50대 이상의 구직자에게는 취업의 기회를 확대하는 좋은 시너지를 바라보고 있다. 이번 채용을 시작으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모집 분야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새로운 고용 모델의 시너지를 배가 시키고자 기존의 온보딩 프로그램을 토대로 재직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 전하기도 했다. 메이필드호텔 서울의 온보딩 프로그램은 업무 적응력을 높이고 변화하는 기업 환경 속 빠르게 정착할 수 있는 교육 기반으로, 안정적인 환경에서 개인의 역량을 펼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세부적으로는 ‘조직 적응’과 ‘직무 중심’을 키워드로 조직 내 역할 이해, 조직사회화 중심 교육과 직무 수행을 위한 업무, 서비스 역량 강화 프로그램으로 이어져 시니어 호텔리어의 기량 발휘를 빠르게 이끌어 낼 계획이라고.

 

 

커리어 성장에 초점을 둔 채용과 함께
고용유지 전략을 적극 활용하기도


한편 비워진 구멍을 채우는 것은 물론, 더 이상 구멍이 늘어나지 않게끔 기존 인력을 유지, 성장시키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중간급 관리자들의 이탈이 많아지며 소위 호텔을 지탱해줄 허리가 부실한 상황. 게다가 이러한 여건에서도 오픈하는 호텔들이 많아지며 귀한 팀장급 직원들의 이직도 비일비재한 형국이다. 이에 유능한 직원들을 중간관리자 이상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호텔들의 어깨가 무거운 가운데 조선호텔앤리조트가 8월 9일 고용노동부 주관 ‘2022년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에 3년 연속 수상해 이목을 끌었다.


호텔업계에서 유일하게 ‘일자리 으뜸기업’에 3년 연속 선정된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와중에도 2020년부터 총 5개의 사업장을 연이어 오픈, 일자리 창출과 고용 안정화를 도모한 바를 인정받았다. 2021년에는 전체 신규 채용 인력 중 청년 근로자 비율 약 77%를 달성했으며, 정규직 전환 전제의 기간제 인턴 채용 프로세스를 통해 전체 신입 채용의 약 83.6%가 이뤄질 정도로 활발한 채용관리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는 점, 여성 인재 고용에도 앞장서 전사 간부급 인원 중 여성의 비율이 21%를 차지하는 등 여성 리더 양성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다.

 

 

(주)조선호텔앤리조트 인사팀 김성하 팀장은 “인적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호텔 서비스업의 특성상 직원들에게 성장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인재양성 관련 신입 채용부터 단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층별 교육 프로그램과 서비스 직무 전문가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회사의 사업 성장과 비전 확대는 새로운 고용의 기회를 제공한다. 앞으로도 직무 중심의 인사교육 제도의 체계화를 통해 직원들의 직원들의 비전을 확대, 지속 가능한 인적 서비스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호텔산업의 양질의 고용을 위해서는 호텔 취업을 희망하는 지원자들에게 현장 실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최근 포스트 코로나와 비대면산업의 급속한 성장으로 기존 호텔 서비스업의 채용 경쟁력이 타 산업군에 비해 상당 부문 감소했다. 그러나 조선호텔앤리조트는 22년 산학실습 하계 기간 동안 약 200여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호텔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 취업 전 현장 실습과 교육과정 수료를 통해 호텔산업에 대한 이해와 직무 적합도를 높였다.”고 설명하며 앞으로도 채용 마케팅 활성화를 통해 구직자들에게 조선호텔앤리조트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킬 것이라며 포부를 전했다.

 

 

한편 액티브한 기업문화와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리텐션 프로그램이 다방면으로 활발한 메리어트 인터내셔널도 채용은 물론 유능한 인재 확보를 위한 ‘고용주 브랜딩(Employer Branding)’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 이사는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인력난 극복을 위해 세우고 있는 대내외적 전략으로 세 가지가 있다. 먼저 내부의 인력 유출을 막는 것과, 외부에 있는 구직자들의 관심도를 높여 지원률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것, 마지막으로 퇴사한 직원들을 다시 돌아오도록 하는 것이 있다.”고 귀띔하며 “고용주 브랜딩의 핵심은 메리어트 브랜드에 소속돼 있으면 끊임없는 성장이 보장돼 있다는 것을 단순히 말뿐이 아닌 실질적인 사례와 명확한 커리어 패스 제공을 통해 이미지화 시키는 것이다. 단순히 우리 호텔이 바라보는 미래가 아닌 구직자들이 원하는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 고용유지의 전략이 곧 채용 시 비전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했다.

 

 

 

11월 오픈을 앞두고 현재(9월 중순) 채용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르 메르디앙&목시 서울 명동의 채용 현황은 어떤지 이야기 부탁한다.

11월 25일 호텔의 공식 오픈을 앞두고 10월에 예정된 직원들의 입사일자까지 약 한 달을 앞둔 상황에서 채용의 80%가 마무리된 상태다. 호텔에서는 브랜드 포지셔닝, 소셜미디어 활동, 수평적 조직문화 프로그램 도입, 빠른 채용광고 활동 등으로 목표한 인력을 채용할 것으로 예상이 되지만 훌륭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인력풀 형성에 어려움이 있으며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확연하게 입사지원자가 감소했음을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다.

 

르 메르디앙&목시 서울 명동 이전에 제주도에서 호텔 인사 부문을 담당해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까지 호텔 인력난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은 어땠다고 생각하나?
호텔리어의 낮은 연봉, 열악한 복리후생은 차치하고 앞으로 가장 큰 문제는 노동력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람인 담당자와 이야기해보면 매년 상당한 숫자의 구직자가 줄어들고 있고, 그나마 남아 있는 노동 인력 중에서도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이들까지 생겼다. 그러나 이는 비단 호텔과 관광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산업적인 이슈다 보니 산업 간 경쟁력이 약한 호텔은 더욱 급격히 인력 수급의 어려움이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호텔 관련 전공 학생들의 정원 미달 사태가 심심치 않게 확인되는 것도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다.

 

글로벌의 경우는 어떤 상황인지 궁금하다.
전 세계적으로 노동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호텔산업의 특성은 국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국가도 마찬가지다. 다만 그나마 영어권에 있는 나라들의 상황이 나은 점은, 공통 언어가 영어인 국가들이 많고, 외국인 노동자 채용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인력 수급에 있어 모집단 자체가 우리나라보다 큰 상태라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룸메이드나 하우스키핑은 대부분 외주용역을 이용하고 있어 해당 분야에 대해서는 외국인 노동자의 간접고용이 이뤄지고 있었지만 현재는 코로나19의 여파로 그마저도 수급이 쉽지 않고, 정작 이들이 필요한 F&B, 프런트 등 대면 서비스 직종에는 직접 채용이 제한돼 있다. 자국민을 최우선으로 하는 고용보호주의가 적용되고 있는 결과인데, 현재는 보호해야 할 자국민 자체가 호텔에 몇 없는 상황이라 기존의 고용보호주의가 의미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요구되는 산업적 접근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물론 산업적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지만 산업적 구조상 임금으로 이를 커버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민간에서 해야 할 일은 민간이 하고 정부가 이를 뒷받침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 기업과 고용주는 인력 채용과 유지에 투자하고, 정부는 기업의 움직임에 걸림돌이 되는 제약이 없도록 규제 완화나 필요한 지원하는 것이다. 이에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경우 특히 직원들을 위한 리텐션을 위해 웰니스 프로그램 지원, 계층별 경력성장 프로그램 강화, MZ세대에 맞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활동들을 진행 중이다.

 

앞서 외국인 노동자 채용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와 같은 현재 인력난의 해결 방안을 이야기한다면?
자체적으로 수급이 안 된다면 결국 외부에서 유휴인력을 데리고 오는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외국인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구직에 어려움이 있는 지역 인재들을 주요 관광지 수도권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 체계도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서울의 구직자를 제주도 기업에서 채용하면 사택을 제공해주는 것이 당연하지만, 반대인 경우에는 사택이나 생활지원금이 지원되는 경우가 거의 드물다는 점은 생각해볼 문제다.


또한 현재의 상황에 맞춰 고용 기준을 어느 정도 낮추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어떠한 기준을 두지 않고 채용할 수는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달라진 노동 문화로 인해 오지 않을 구직자들을 기다리느라 기존 직원들의 업무 강도가 세진다면, 이 또한 재직자의 이탈을 야기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적어도 인력 관리에 있어서는 코로나19 이전 호시절의 상황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운 형국에 도달했다. 따라서 현재의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고, 직원들을 이끌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외국인 직원 원하는 호텔들


관광산업은 인적 서비스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관광인력의 경쟁력이 곧 관광산업의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그런데 현재 관광산업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동시에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시점에 놓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OECD 통계와 통계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0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핵심 노동인구(25~54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5.3%로 OECD 38개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았다. 그러나 2047년에는 31.3%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감소한 뒤, 2060년에는 26.9%까지 하락,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20%대로 떨어질 전망이라고 한다. 


김 대표는 “산업에 있어 고용둔화는 성장잠재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현재의 어려움은 물론 미래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서비스산업에 있어 인력은 경영의 성패를 좌지우지하는 터라 더욱 중요한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급될 수 있는 인력의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가용 인력들을 데려오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인다.”고 이야기하며, “지금까지 외국인 근로자의 채용이 제한적이었던 이유는 내국인 근로자의 고용보호주의에 의한 것이었는데, 오늘날의 호텔업계에는 고용이 침범되는 대상 자체가 줄어든 상황이다. 외국인 근로자 채용 시 서비스 퀄리티가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는 추후 서비스산업 교육 기능 강화로 얼마든지 재교육 가능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호텔업계의 외국인 근로자의 직접채용은 비자마다 다르지만 ‘방문취업(H-2)’ 비자는 관광호텔의 경우 1~3성급에서만 채용이 가능하고, 4~5성급의 특급호텔에서는 총지배인이나 총괄셰프 등 직종과 그 수가 호텔 당 최대 2명으로 제한돼 있다. 그동안 H-2 비자로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는 관광호텔에서 주로 외주 용역회사에 소속돼 룸메이드, 하우스키핑과 같은 비교적 단순 반복 업무를 도맡았었으나,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체류 중이던 외국인이 대부분 본국으로 돌아가 가용인력이 현격히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지난 9월, 코로나19 회복을 위해 E-9 비자의 입국 쿼터를 1만 명까지 확대해 노동부에서 고용허가신청을 접수받기 시작했지만 제조업, 농축산업, 어업, 건설업 외 탄력배정분 정도로 허용됐던 터라 서비스업은 제외됐다.


정 사무국장은 “협회에서 ‘부서별 인력 부족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수급이 가장 시급한 직무가 식음료 서비스, 조리, 객실파트로 거의 고객의 접점에 있는 이들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호텔에 채용 가능한 H-2 비자는 해외동포 비자로 대부분 연령대가 높은 이들이라 서비스 직무를 맡기에 어려움이 있고, 특급호텔의 경우 직접채용이 안되기 때문에 그마저도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이에 협회에서는 E7(특정활동) 비자와 E9(비전문 취업) 비자의 적용 및 확대를 요청하고 있다. E7 비자의 경우 채용할 수 있는 직종을 늘리고, E9 비자는 관광숙박업에도 적용해달라는 것, 여기에 채용 인원 제한을 풀어달라는 것이 주 골자”라고 귀띔했다.

 

 

 

성장 가능성 높은 잠재력 발현 위해
고용 위기 딛고 산업으로 성장해야


그동안 관광인력 배출과 양성에 대한 관심은 관광의 고용창출 효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그러나 이제는 호텔과 같이 개별 기업들이 해결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서는 정책 조성, 규제완화와 같은 국가적인 관심이 필요한 때다.


김 이사는 “외국인 근로자 채용 제한이 풀린다면 고용 안정 측면에서는 고용주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인식이나 근로자들의 의식주 생활 개선의 문제들은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줘야 한다. 숙박산업에 대한 이해와 함께 서비스 마인드 등 직무 교육은 물론,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교육도 진행돼야 할 것”이라며 “제도 완화를 통해 늘어나는 사회적 부담도 있겠지만 현재 호텔업계가 직면한 고용난의 여파가 추후 전체 관광업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다면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한 깊은 고민이 요구된다.”고 이야기했다.


단순히 비자 규제만 완화해주면 될 것 같은 일들도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복합적으로 파생되는 이슈들이 많다. 이처럼 관광 인프라를 조성하고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방면의 사회문제와도 얽혀있는데다 고용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고, 그만큼 관광이란 산업이 한 국가의 기간산업을 이끌 정도로 파급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숙박이 관광의 주요 인프라인 만큼 현재 호텔의 인력난을 향한 관심이 요구된다. 집단지성이 발휘되지 않으면 그렇지 않아도 소외돼 왔던 호텔업계의 애로사항을 제대로 어필하기 어려운 상황. 김 대표는 “그동안 호텔이 관광산업에 핵심적인 기능을 맡아옴에도 불구하고 그 역할에 대한 국가적인 관심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호텔을 포함한 관광인들이 국가에서 관광의 역할과 앞으로의 사회·경제적 잠재력에 대해 어필해야 한다. 개별 기업, 업체, 전문가들이 성장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산업이 당면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집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날의 호텔은 유례없는 경영상의 난항을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2년 넘었던 공백이 드디어 메워지는 듯 보였으나 코로나19의 출혈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게다가 단순히 어제 오늘의 인력난이 아닌 상황이라 앞으로 호텔의 인력 구조에 다각도의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산업적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는 업계의 노력이 요구되는 가운데, 난항이 예상되는 호텔업계의 미래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수 있을지 모두의 혜안이 필요한 때다.

 

 

기존에도 인력 운영에 있어 애로사항이 적지 않은 호텔이었다. 오늘날의 호텔 인력난이 발생하게 된 배경과 문제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호텔 업무는 노동 생산성이 낮아 임금도 낮은 구조로 이뤄져 있다. 게다가 체력적으로 고된 일도 있기 때문에 그동안 일정 부분들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이를 해결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그마저 수급이 어렵게 됐고, 국내에 이를 대체할만한 인력이 많지 않다 보니 용역 업체도, 호텔들도 많이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취업 도달인구가 점점 줄고 있다. 대학교를 졸업해 사회로 나올 이들이 매년 60만 명씩 쏟아져 나오던 것이 이제 40만 명으로 줄었고, 이제 20만 명을 바라보고 있다. 게다가 이미 관광산업의 매력도는 떨어질 대로 떨어져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현재의 인력난은 단순히 임금과 복지가 좋아진다고 해서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는 형국으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호텔에서는 인력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어떻게 모색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코로나19 이후 많은 호텔들이 로봇 AI나 자동화 시스템에 관심을 두는 이유가 이러한 고민들의 일환이다. 그동안 사람이 해왔던 서비스 영역을 로봇이 대체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외국인 근로자를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에 체류 중이거나, 체류할 의향이 있는 이들을 호텔 서비스 인력으로 양성시키는 것이다. 한편 호텔을 매력적인 산업으로 만들면 되지 않나하는 의문도 생기게 마련이지만 답은 부정적이다. 산업의 매력도를 높여 경쟁해야 할 상대가 반도체, 에너지, IT와 같은 산업인터라 단기간에는 경쟁이 힘들 수밖에 없다. 


결론은 호텔의 인력 구조를 변화시키는 것. 즉, 노동 생산성이 낮고 반복되는 일들은 로봇이나 외국인 근로자가 대체하고, 기존 인력들은 좀 더 고도화된 관리업무나 마케팅, PR활동을 하거나, 경영 전략을 이끌며 전체적인 산업의 흐름을 주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메이필드호텔 서울은 시니어 인재 채용으로 구조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에 전제돼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사회 전반적인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다. 국내의 경우 서비스업종은 주로 젊은 세대들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외국의 경우 머리 희끗한 원로 지배인이 서빙하고 서비스를 받는 모습이 크게 어색하지 않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손윗사람에게 대접 받는 것에 정서적 거부감이 있다. 반대로 일하는 사람도 서빙의 개념을 레스토랑의 프로페셔널한 업무가 아닌 단순 시중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이러한 사회 전반적으로 만연해 있는 인식들의 개선이 필요해 보이며, 새롭게 재취업하는 시니어 인력들인 만큼 호텔 업무와 서비스 마인드에 대한 교육이 요구된다.

 

한편 아직까지 호텔과 시니어 인력들을 이어줄 플랫폼이 부족하다는 점도 애로사항이다. 대체로 시니어 인력들은 취업취약계층인 터라 구인 정보를 얻기가 어려운 이들이 많다. 때문에 호텔도 구인 정보를 그들에게 전달하게 할 방법을 추가적으로 모색 중인데 이러한 부분을 각 지자체에서 알선해주는 등 중간 매개체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호텔을 포함한 관광업계의 인력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정부 정책에서 소외돼 온 현재 관광산업의 위치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관광산업의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관광은 문화와 체육 다음의 순위에 있는 산업이다. 게다가 문화체육관광부의 공식적인 줄임말도 ‘문체부’지 않나. 그렇게 관광은 그동안 산업이라는 개념보단 문화와 체육에 연관된 개념으로 정책적으로나 산업적인 중요도가 떨어져온 것이 사실이다. 관광의 기간산업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거론되지만, 아직 국내 관광산업의 경우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관광선진국에 비하면 1/5 수준이다. 직관적으로 보면 한국에서 관광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낮다고 볼 수 있지만 반대로 아직 성장할 수 있는 포텐셜도 높고, 더욱 많은 관심이 필요한 산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관광산업의 성장을 국가의 기간산업화 노력에 기대기엔 한계가 있다고 본다. 관광의 잠재력은 관광인들이 모여서 관광인들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이때 정부의 역할은 관광인들이 산업의 기량을 뽐낼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거나 제도적인 지원을 해주는 정도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오늘날 관광산업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관광인,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이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협·단체의 역할에 무게중심이 실려야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앞으로 호텔을 포함한 관광업이 산업으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우리나라는 아직 국가 경제에 관광산업이 기여하는 바는 많지 않지만, 전 세계적으로 앞으로 많은 호재를 바탕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산업이 관광이다. 따라서 관광인들이 국가 경제와 사회 문화에 기여하는 바와 함께, 정부의 제도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는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회와 유관 기관들이 친목단체가 아닌 이익단체로 거듭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물론 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못 한데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만, 현재 관광업계가 직면한 문제들이 산업의 구조적인 이슈로 퍼지고 있는 만큼 이제라도 협·단체를 통한 관광인들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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