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옥의 Erotic Food] 스잔의 꿈 - 안탈리아의 되네르케밥 -
함께 여행을 가기로 한 친구는 여행전문가도 동참한다면 여행이 더 즐거울 것이라 했다. 인천공항 여행사 전용 미팅테이블에 도착했을 때 친구는 면세점 순례를 위해 미리 들어가 버리고 나는 여행전문가라는 여행 동참자와 탑승구 게이트 커피숍에서 인사를 나눴다. 그녀의 영어 이름은 ‘스잔’. 짙은 화장과 명품으로 휘감은 그녀의 화려함이 지나쳐 함께 있는 나 자신조차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불편했지만 경쾌하고 거침없는 그녀의 말투가 예쁘지도, 그렇다고 밉지도 않았다. 11시간의 비행시간을 견디고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흩어진 머리와 얼룩진 화장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명품 스카프와 머리에 선글라스를 올려 잔뜩 멋을 부렸다. 방학기간 중 해외여행을 이미 두 곳이나 다녀왔다며 이번 여행은 짝퉁 명품을 사기 위해서라고부끄럼없이 이야기한다. 각기 다른 여행 목적을 지닌 사람들은 대부분 부부와 연인으로 우리처럼 여자 4명이 함께 온 팀은 없었다. 4명이 한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둘씩 룸에서 잠을 자며 여행지를 돌아다니고 수없이 사진을 찍어대느라 다른 사람들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여행 2일차, 호텔 뷔페에서 음식을 담아 자리에 도착하니 누군가 우리 테이블에 합석해 있었다
- 김성옥 칼럼니스트
- 2020-03-22 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