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호 교수의 명가의 와인] Pascal Clément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가고, 훈훈한 새 봄의 기운이 감도는 3월이다. 프랑스 와인의 세계에서, 엄격한 동장군의 기질을 정통 보르도 와인에 비교한다면, 보다 유연한 부르고뉴 와인은 새 봄의 와인에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산뜻한 과일 풍미에 루비 칼라의 피노와 화려한 황금빛 자태에 우아한 복숭아 향을 뽐내는 샤르도네는 분명 새 봄의 전령이리라. 그중에서도 가장 클래식한 본 로마네 피노와 뫼르쏘 샤르도네가 등장한다면, 오미크론으로 얼룩진 이 봄에 한 줄기 희망의 ‘맛’을 선사해 주지 않을까? 정통 부르고뉴를 찾아서 Bourgogne Classic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선 ‘프랑스 부르고뉴 Bourgogne’ 하면 세계 최고의 와인에 대한 이미지로 경외감마저 들며 와인의 성지로 여긴다. 반대로 와인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은 아무런 관심없이 신나게 뚫린 6번 고속도로를 타고 사업 차 리용(Lyon)이나 마르세이유(Marseilles)를 가거나, 관광 차 니스(Nice)나 모나코(Monaco)로 향하는 중간의 한 지명일 뿐이다. 본(Beaune)이 다가오면 시속 130km로 달리던 차의 속도를 낮추고 그 옆 시골길로 나오면 주옥 같은 포도밭이 끝없이 펼쳐지며, 전설 속의
- 손진호 칼럼니스트
- 2022-03-26 0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