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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5 (수)

[김준철의 Wine Story] 코르크 마개의 비밀

와인은 발효과정을 거쳐서 태어나고 숙성과정을 통하여 성장하면서, 가장 성숙된 단계에 이르렀을 때 병 속으로 들어가 코르크 마개로 밀봉된 채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병에 들어간 와인은 유리, 코르크 그리고 한정된 양의 기체와 접촉하게 되는데, 이들 모두 와인에게 화학적인 변화를 주어서는 안 된다. 어떤 경우든 와인은 일단 병 속에 들어가면 그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좋다. 코르크가 숨을 쉬면서 병 속에서 숙성이 이루어진다는 소문은 잘못된 것이다. 코르크를 통해 공기가 들락거리면 와인은 쉽게 산화되어 맛이 변하기 때문이다.


코르크 마개 사용
코르크는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부터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되었으나, 병마개로 사용된 것은 17세기 제병공업이 발달하면서 보편적으로 이루어졌다. 포르투갈에서는 포트와인에 병마개로는 처음 사용하였다고 하며, 프랑스에서는 동페리뇽(Dom Perignon)이 최초로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르크를 사용하기 전에는 유리병 입구를 밀봉시킬 때, 나무를 깎아서 기름먹인 헝겊으로 싸서 병을 틀어막았는데 탄력성이 없어서 제대로 밀봉시키지 못한 것이 많았을 것이다. 이에 비하여 코르크는 물과 공기를 통과시키지 않고 탄력성이 좋아서, 힘들이지 않고 병구에 집어넣을 수 있는 우수한 성질 때문에 와인은 물론 약품이나 식품 등의 포장 등 여러 곳에 쓰이고 있다. 요즈음은 대체품이 개발되어 차츰 코르크를 밀어내고 있지만, 와인에 사용하는 코르크는 그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다. 이는 실용성보다는 분위기와 멋을 중요시하는 와인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코르크나무
코르크나무는 지중해 연안을 중심으로 포르투갈과 스페인에 많이 분포되어있는데, 우리나라의 굴피나무와 같이 껍질을 벗기면 다시 그 층이 형성되는 참나무 계통의 나무이다. 대부분의 목본식물은 코르크층을 갖고 있지만 그 두께가 빈약하여 별도로 이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지중해의 코르크 참나무는 풍부한 코르크층을 계속 만들므로 상업용 코르크를 얻기 위해 주기적으로 껍질을 벗겨낸다. 주로, 수령 40년 이상 된 나무에서 보통 10년 간격으로 껍질을 벗겨 수확하는데, 처음 수확한 코르크는 울퉁불퉁하고 질이 좋지 않아서 병마개로 사용하지 않고, 두 번째 수확한 것부터 코르크마개로 사용된다.코르크 마개 제조 보통 6월에서 9월 사이에 코르크나무의 껍질을 벗겨서 수확하는데, 벗겨낸 껍질을 몇 년 동안 방치해 두면 수액이 빠지면서 조직이 수축하고 풋내도 없어지면서 전체적으로 성분이 균일하게 된다. 이것을 두께나 질에 따라 분류한 다음, 삶으면 해로운 미생물도 죽고 탄력성도 더 좋아진다. 다시 시원한 곳에서 건조시킨 후 일정한 크기로 잘라 펀칭하여 코르크 마개를 만든다. 그리고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고 깨끗이 씻어서 먼지를 제거한 다음 소독하여 건조시킨다. 또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표백하거나 파라핀을 입혀 고급품을 만들기도 한다. 코르크에는 속이 비어있는 벌집과 같은 육각형의 방이 1㎤ 공간에 수천만 개가 들어있다. 이렇게 코르크 전체 부피의 85%가 독립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특유의 물리적 성질을 갖게 된다. 즉, 아주 연하고 가벼우면서 탄력성이 좋아 압력을 가해도 금방 원상복구가 된다. 그러나 코르크는 표면에 있는 작은 구멍에 곰팡이와 같은 해로운 미생물이 침투하거나 먼지 등이 들어가서 와인에 말썽을 일으키는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상업적인 코르크의 품질은 이 구멍의 크기와 많고 적음에 따라 좌우된다.


오염된 코르크 냄새(TCA)
일반적으로 ‘코르키드(Corked)’라는 말로 표현되는데, TCA(2,4,6-trichloroanisole)라는 성분에서 유래된 퀴퀴한 목재 썩은 냄새를 풍기는 경우를 말한다. 습한환경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냄새에 대해서 그렇게 예민하지 않지만, 서양 사람들에게는 참기 어려운 향으로 분류된다. 이 물질은 곰팡이와 염소화합물 그리고 페놀 화합물의 반응으로 생성되는데, 코르크나무에서 껍질을 벗겨 가공하기 전에 이미 곰팡이 등의 오염으로 생성되거나, 코르크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코르크를 소독하고 탈색하기 위해 염소(Chlorine)를 처리할 때, 그리고 나무를 처리하는데 사용되는 살균제(Pentachlorophenol)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요즈음은 유럽연합의 지원과 연구 덕분에, 많은 돈을 투자하여 새로운 시설에 마이크로웨이브, 오존, 진공, 오토크레이브 등을 도입하였기 때문에 TCA를 비롯한 기타 물질이 와인에 오염될 가능성은 많이 감소되었다.


스크루 캡
코르크는 천연 소재로서 가장 우수한 물리적, 화학적 성질을 가지고 있으나, 천연 재질로서 품질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요즈음은 스크루 캡 등 새로운 인공 소재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스크루 캡은 1900년대 초, 사무엘 본드(Samuel C. Bond)가 개발한 것으로 타전과 동시에 주름이 형성되도록 한 것이다. 정식 명칭은 ‘롤 온 필퍼 프루프 캡(roll-on pilfer-proof cap, ROPP cap)’으로 도용방지, 변조방지의 뜻을 가지고 있다. 품질 좋은 코르크 생산의 어려움으로 코르크 대체품이 요구되어, 와인에는 1970년대부터 값싼 제품에 적용하였으나 밀봉 효과가 약하여 실패하고, 2001년부터 문제점을 개선한 신제품이 나와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유행하고 있다. 특히, 코르크의 TCA 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의 호그 셀러(Hogue Cellars)에서 2004년 발표한 결과를 보면, 1999년 메를로, 2000년 샤르도네를 천연 코르크, 압착 코르크, 스크루 캡으로 밀봉하여 6개월 간격으로 30개월 동안 관찰하여, 코르크 냄새, 색깔, 아황산 농도, 신선도 등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스크루 캡, 천연 코르크, 합성 코르크 순으로 우열이 나타났다. 이에 대해서는 와인 전문가 및 학자들은 특별한 견해를 내놓지않고, 향후 장기적으로 그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와인 보관의 과학
와인 병을 세워서 오래 보관하면 코르크가 건조해지면서 바깥쪽 공기와 접촉할 수 있는 면적이 커져서 와인의 질에 변화를 주게 된다. 그러나 와인 병을 눕히거나 거꾸로 두면 코르크는 와인과 접촉하여 팽창하고, 병과 코르크 사이에 있는 미세한 부분만 공기와 접촉하게 되므로 공기가 들락거릴 틈을 주지 않는다. 스크루 캡으로 밀봉한 와인도 눕혀두는 것이 공기접촉 가능 면적이 훨씬 줄어들어 보다 더 오래 간다. 또, 와인은 온도가 올라가면 부피가 증가하는 성질이 물보다 훨씬 강하다. 이는 와인에 있는 알코올의 열 팽창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와인을 보관할 때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예를 들면, 와인의 온도가 20℃에서 40℃로 상승할 경우 750㎖ 와인 병에서 부피는 7~8㎖ 증가한다. 이렇게 되면 병내 압력이 높아지면서 코르크든 스크루 캡이든 마개의 밀봉력이 약해져서 장기간 이런 온도에 둘 경우 결국에는 액이 흘러나올 수가 있다. 그래서 와인 병은 항상 눕혀서 시원하고 온도가 일정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코르크에는 속이 비어있는 벌집과 같은 육각형의 방이 1㎤ 공간에 수천만 개가 들어있다. 이렇게 코르크 전체 부피의 85%가 독립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특유의 물리적 성질을 갖게 된다. 즉, 아주 연하고 가벼우면서 탄력성이 좋아 압력을 가해도 금방 원상복구가 된다. 그러나 코르크는 표면에있는 작은 구멍에 곰팡이와 같은 해로운 미생물이 침투하거나 먼지 등이 들어가서 와인에 말썽을 일으키는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상업적인 코르크의 품질은 이 구멍의 크기와 많고 적음에 따라 좌우된다.”


<2014년 3월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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