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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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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e Market Insight] 와인품평회를 활용한 와인 마케팅 전략


지구상에는 하늘의 별만큼 다양한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 많은 와인 중에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와인을 찾아 즐긴다. 호텔 레스토랑에서도 마찬가지다. 여러 종류의 와인 가운데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와인이나 소믈리에가 자체적으로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통해 선별한 와인을 구비한다. 자신의 호텔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골라 구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호텔 레스토랑에 근무하는 소믈리에들이 품질 좋은 와인을 저렴하게 들여올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블라인드 테이스팅Blind Tasting을 통해 와인을 구입하게 되면 와인품평회에서 입상하기 전이기 때문에 구매 원가가 절감된다. 해당 와인이 다수에게 인정받아 품평회에서 입상했다면, 그 후에는 판매할 때 입상 내용으로 프로모션을 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소믈리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질 좋은 신생 와인의 경우 호텔 레스토랑에 많은 이익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있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은 와인의 레이블을 떠나 품질을 입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품질을 인정받은 와인은 와인 전문가들 및 호텔 레스토랑을 찾는 고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줘 해당 와인을 구비한 호텔 레스토랑의 매출 증대는 물론 와인 가격의 상승효과도 가져온다. 품격과 권위를 이미 갖춘 와인이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호평을 받는다면 입지를 더욱 단단히 굳히는 효과를 얻는다. 신생 와인은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기존의 와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와인 품평회는 와인 전문가들이 와인의 품질(와인의 색, 향, 맛, 질감, 여운, 복합성 등)을 평가하는 자리다. 품질 높은 와인을 선별해 수치화하거나 금·은·동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와인 양조가, 와인 전문기자, 소믈리에, 수입업체 대표 등 와인 전문가로 인정받는 사람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브랜드나 산지에 따른 편견이 끼어들지 못하도록, 공정성을 위해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통해 와인을 평가하게 된다. 특히 세계 3대 와인 품평회는 국제와인기구(OIV)와 세계양조가협회(UIOE)의 엄격한 품평 규정을 따른다. 심사위원들이 하루에 품평 가능한 와인 수가 제한돼 있고 테이스팅 공간 조명, 실내 및 와인 온도 등이 지정된 수치에 따라 설정돼 있어야 한다. 또,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대화 금지, 향수 사용금지 등 금지된 행동까지 정해져 있다.
호텔 레스토랑에 근무하는 소믈리에라면 세계 3대 품평회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알 필요가 있다.
첫 번째, IWC(International Wine Challenge)는 영국의 윌리엄 리드 비즈니스 미디어William Reed Business Media가 소유한 권위 있는 와인 품평대회로 33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가장 꼼꼼하고 엄격한 품평회라는 수식도 따라다닌다. 출품을 원하는 와이너리는 품평회 규정에 맞게 출품지원서를 작성해 와인 4병(심사용 3병, 여유분 1병)을 보내면 된다. 품평회 과정에서 좋은 품질의 와인에 메달을 부여하고, 그 중 지역별 최고 와인을 선정한다. 지역별 와인 중에서도 최고의 와인을 뽑아 수상한다.
두 번째, DWWA(Decanter World Wine Awards)는 디켄터Decanter 와인 잡지사가 운영하는 품평회로 2004년 설립돼 매년 만 5000여 병의 와인이 출품된다. DWWA에서 심사를 거친 와인은 평가된 점수에 따라 메달을 받고, 그에 맞는 스티커를 부여받는다. 그중 83점, 85점을 획득한 와인은 심플Simple 와인, 그 이상부터는 금·은·동메달이 주어진다. 금메달을 받은 와인들은 플래티넘 메달 선정을 위한 심사를 받은 뒤 최종적으로 플래티넘 메달을 받은 와인끼리 최고의 상으로 불리는 Best in Show를 받기 위한 경쟁을 한다.
세 번째 품평회인 Berlin Wine Trophy는 2004년부터 시작됐으며 OIV의 규정에 따른 감독을 받고 있다. 출품된 와인들은 OIV의 감독 아래 9개 카테고리로 분류한다. 엄격한 기준에 의해 국가별로 심사위원을 선별하고, 포도 품종과 빈티지 정보만 제공된 상태에서 블라인드로 평가를 진행해 와인의 품질을 가린다. 100점 만점에 82점은 실버, 85점은 골드, 92점은 프리미엄 골드 메달에 해당하며, 메달 수는 각 카테고리의 30%를 넘을 수 없다. 최상의 시음 컨디션을 위해 하루 50종 이상의 와인을 평가할 수 없고 심사위원은 심사기간 동안 자신의 의견이 간섭 받지 않도록 독립적인 권한을 가진다.
세계 5대 와인 품평회로 범위를 넓히면 AWC Vienna와 IWSC가 추가된다. EU로부터 승인받은 AWC Vienna(Austrian Wine Challenge Vienna)는 12년째 개최되고 있는 와인 품평회다. AWC는 수상 대상에게 상금을 주는 유일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AWC의 심사위원이 되기 위해서는 AWC에서 실시하는 시험에 통과해야 하는 등 엄격한 와인품평회로 정평이 나있다. IWSC(International Wine&Spirit Competition)는 화학자 Anton Massel에 의해 1969년 ‘Club Oenologique’으로 설립됐다. 1978년에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면서 현대적 심사규정과 심사 프로세스를 확립했다. Massel은 와인을 감각기관 뿐만 아니라 화학적·생물학적 기준으로도 심사해야 한다고 생각해 30여 개 국가에서 선별한 400명 이상의 심사위원이 출품 와인을 7개월 동안 심사하게 했다. 1단계에서는 블라인드 테이스팅, 2단계에서는 화학적·생물학적 테이스팅을 실시해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게 됐다.
유수의 품평회 뿐 아니라 로버트 파커 포인트Robert Parker Point 역시 세계 와인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로버트 파커 포인트는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와인에 매긴 점수로, 처음에는 유럽지역에서 많은 반발이 있었다. 그러나 점차 소비자 사이에서 호응을 얻기 시작하며 호텔 레스토랑 소믈리에 사이에서도 인정을 받게 됐다. 100점 만점으로 내리는 평가체계를 통해 소비자가 와인의 질을 쉽게 판단할 수 있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로버트 파커는 점수대 별로 다음과 같이 와인을 평가한다. 50~60점은 구입하지 말아야 할 와인, 61~64점은 눈에 띄는 결점이 있는 와인, 65~74점은 보통의 와인, 75~79점은 평균 이상의 와인, 80~89점은 아주 좋은 품질의 와인, 90~95점은 탁월한 품질을 가진 와인, 96~100점은 이례적으로 훌륭한 최상급 와인이다. 로버트 파커 포인트는 와인 가격의 기준을 만들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90점 이상을 받은 와인은 가격이 상승하며 95점 이상을 받은 와인은 프리미엄 가격으로 팔렸다. 99점, 100점을 받은 와인의 경우는 100만 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호텔 레스토랑의 소믈리에들은 늘 와인 품평회와 로버트 파크 포인트 관련 정보에 신경 써야 한다. 품평회 수상 와인 리스트나 로버트 파커 포인트 점수를 습득하면 레스토랑 와인 셀러에 해당 와인 재고가 있는지부터 파악하고, 있다면 프로모션을 준비해야 한다. 호텔 레스토랑 소믈리에는 고객에게 품질 좋은 와인을 제공하며 스토리텔링을 통해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서비스 정신도 필요하다. 고객을 위해 새로운 와인의 정보 제공을 위해서는 와인 품평회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하거나 와인 박람회 등에서 품질이 좋고 가성비가 높은 와인을 미리 선점해 품평회와 로버트 파커 포인트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고재윤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외식경영학과 교수
고재윤 교수는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 와인소믈리에학과장,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으로 한국와인의 세계화에 온갖 열정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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