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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6 (금)

2014 호텔 쿠킹클래스 보고서

호텔, 요리하는 즐거움에 주목하다

밖에서 사먹는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쿠킹클래스의 인기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과거 요리학원이 요리를 배우는 교육적 성격이 강했다면 2010년대 쿠킹클래스는 다양한 여가활동의 일원으로서,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을 만나는 커뮤니티 장소로, 유명 셰프와 인기강사를 만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까지 갖춘 멀티 프로그램으로 진화했다. 이런 변화는 성과중심이었던 근대의 그늘에서 벗어나, 결과에 도달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소중하게 여기는 현대사회의 흐름과도 잘 맞아떨어진다.최근 국내 고객에게 접근성을 높이고 문화적인 공간으로 나아가기 위해 다채로운 체험형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호텔들은 쿠킹클래스에 주목하고 있다. ‘호텔의 고급요리를 직접 배울 수 있다.’는 카피에서 시작된 기존의 호텔 쿠킹클래스는 변화된 서비스 트렌드에 맞추어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발전하고 있다. 이번 ‘2014 호텔 쿠킹클래스  보고서’에서는 2013년부터 진행된 호텔 쿠킹클래스를 카테고리별로 나누어 운영상황을 돌이켜보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제시하도록 하겠다.

 

취재 김유리 기자

 

대부분의 호텔 쿠킹클래스는 어린이날, 발렌타인데이, 크리스마스, 여름방학 등을 맞이해 특별한 추억을 남기기 원하는 가족, 연인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고자 진행되었다. 또한 레스토랑의 시즌 프로모션과 결합해 홍보적인 성격을 띄기도 한다. 수강생 모집은 홈페이지나 전화문의를 통해 받고 있으며 투숙객과 일반인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오픈된 클래스와 호텔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하거나 매거진이나 기업과 제휴를 맺어서 진행하는 프라이빗한 클래스로 나뉜다. 멤버십 클래스의 경우 그간 호텔을 이용해준 고객에게 감사의 뜻을 담아 진행되고 회원 간 소셜모임 형성 등 만남의 교두보의 역할을 하는 편이다. 수강층은 호텔이용고객부터 호텔이용경험이 없는 고객까지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한 호텔 관계자는 “사실상 호텔에서 쿠킹클래스를 진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운영하고 있는 업장의 제약과 시설적인 어려움 같은 물리적인 제한부터 셰프들의 스케줄 조정이나 인력적인 문제까지 조정해야할 부분들이 많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이런 제약으로 인해 대다수의 쿠킹클래스는 주말보다는 평일, 레스토랑의 브레이크 타임인 2시에서 5시 사이에 진행된다. 참가비는 재료비를 포함해서 베이킹 클래스는 5만원 이하, 메인요리가 포함된 클래스는 10만원 이하로 요리시연 및 실습,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는 구성치고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이다. 주로 셰프가 몇 가지의 요리를 먼저 시연하고 그 중 한 두 가지 정도 함께 실습해보는 형태로 진행된다. 

 

어린이와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쿠킹클래스요리와 놀이가 결합된 체험형 프로그램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쿠킹클래스 중 어린이와 가족, 연인 등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성 쿠킹클래스의 횟수가 가장 많았다. 직접 요리를 하기보다는 이미 완성된 재료를 가지고 데코레이션을 하거나 응용해서 케이크를 만드는 등 요리와 놀이가 결합된 체험 프로그램이 다수였다. 특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쿠킹클래스는 안전을 위해 조리도구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어린이들의 집중력을 고려해 시간을 안배하는 등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 진저브래드 하우스 만들기 클래스(2013년 12월 진행)

JW 메리어트 호텔은 2013년 연말을 맞아 아이와 부모님이 한 팀이 되어 셰프의 지시에 따라 초콜릿, 쿠키, 마시멜로 등의 재료를 이용하여 동화 속 과자 집을 상상하며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관계자는 12월에 가족단위의 고객층이 많아 모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생각하던 중 쿠킹클래스가 적합하다고 생각해서 진행하게 되었으며 어린이 고객을 배려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재료와 안전한 조리 도구, 키에 맞춘 테이블과 의자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또한 여러 셰프들이 함께 참여해 옆에서 지도해주어 반응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서울팔래스호텔 | Kids World Buffet, Kids Cooking Class(2014년 5월 진행)

서울팔래스호텔 카페&레스토랑 스톤플레이트에서 ‘Kids World Buffet’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5월 5일 어린이날, 생과일 생크림 케이크를 만들어보는 쿠킹클래스를 진행했다. 프로모션 뷔페 이용 고객 중 어린이 동반 고객의 사전예약을 통해 진행되었는데,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클래스에 참여하기 위해 뷔페를 예약한 고객이었을 정도로 쿠킹클래스의 인기가 좋았다고 한다. 대가족 참여 고객까지 수강층이 다양했고, 김정훈 수석파티셰가 진행 중에 베이킹에 관련한 레시피와 팁을 제공하는 등 정보적인 면도 놓치지 않아 만족도가 높았다고 한다. 한편 이번 쿠킹클래스가 첫 운영이었던 서울팔래스호텔 측은 “새삼 쿠킹클래스에 대한 수요와 호응도가 크다는 것을 확인한 기회였다.”고 전하며, “어렵게 느껴지는 호텔의 문턱을 낮춰서 누구나 쉽고 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참여형 서비스 제공의 일환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 | 나만의 케이크 만들기(매월 둘째, 넷째 주 일요일)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현재 진행 중인 ‘나만의 케이크 만들기’는 알록달록한 24가지의 젤리와 쿠키, 초콜릿과 견과류 등의 재료로 케이크를 장식해 완성하는 쿠킹클래스다. 어린이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다채로운 색깔의 데코레이션의 아이템을 선정하고, 미리 사진을 준비해오면 초콜릿에 프린트하여 선물로 제공하기도 한다. 매달 둘째, 넷째 주 일요일 편성으로 보다 많은 고객들이 쿠킹클래스에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4세 이상부터 신청 가능하며 생일이나 기념일을 맞이한 아이들, 연인, 가족까지 모두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쿠킹클래스가 진행되는 델리는 호텔에서 고객이 가장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장소로 호텔 측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추후 고객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외국인 셰프가 진행하는 쿠킹클래스

현지 요리와 함께 세계의 다이닝 문화 전파

한편 외국인 셰프가 직접 나서 현지 음식을 시연하고 실습해보는 쿠킹클래스도 있었다. 주로 레스토랑의 외국 메뉴 프로모션 행사로 외국인 셰프가 방한했을때 이벤트를 홍보하는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기존 쿠킹클래스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외국인 셰프의 쿠킹클래스인 만큼 그 희소성과 전문성에 세계 다이닝 문화에 관심을 가진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얏트 리젠시 인천 | “태국 음식 프로모션”- 태국 요리 교실(2014년 3월 진행)

하얏트 리젠시 인천 태국 요리 교실은 ‘레스토랑 8 누들’의 태국 음식 프로모션을 위해 방한한 셰프 싸네 씨프라이유(Sanea Sripeaw)가 진행하며 태국의 맛을 한국에 알렸다. 싸네는 세계의 곳곳의 하얏트 호텔에 초청받아 태국음식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방문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태국을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때 진행된 요리는 쏨땀(Som Tom Thai)이라는 파파야 샐러드, 새우볶음쌀국수인 팟 타이 꿍(Phad Thai Goong), 레드커리 볶음 새우인 추치꿍(Chu Chee Goong)이었다. 한국 사람에게도 익숙한 새우와 잘 알려진 메뉴인 팟 타이를 선정해 대중성을 높였다. 프로모션 기간 중 총 4회 진행된 쿠킹클래스를 통해 태국 음식 프로모션 메뉴의 이해를 돕고 양 프로그램 간 상부상조하는 특성을 보였다.

 

더 플라자 | ‘에릭케제르 쿠킹클래스’(한 달에 1회씩 진행 중, 매월 셋째 주 화요일)

더 플라자 LL층에 위치한 프랑스 프리미엄 베이커리 ‘에릭케제르(Eric Kayser)’는 에릭케제르 코리아 총괄 셰프이자 베이커리 20년 경력의 ‘로망 드방(Romain Devin)’이 진행하는 쿠킹클래스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클래스는 매월 각기 다른 주제로 진행되며 주로 에릭케제르의 인기 제품 위주로 선정된다고 한다. 주제에 따라 진행 방법이 조금씩 달라지지만 대부분 통역사가 셰프와 수강생간의 의사소통을 돕고 시연 후 실습 또는 시연과 함께 실습 후, 시식 순으로 진행된다.  낯설 수 있는 프랑스 제품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클래스를 구성하고 있고 이와 연계하여 제품의 우수성 또한 홍보하고 있다. 그 효과로 클래스에 참여한 고객들 중 에릭케제르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단순히 요리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초기 고객은 멤버십 회원이 많았으나 점포의 홍보물 게시와 고객들의 블로그 후기등으로 입소문을 타, 현재는 주로 일반인 고객이 주가 되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 쿠킹클래스

재료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시즌 프로모션 메뉴 홍보‘제철에 나는 재료로 만든 음식이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는 명제 아래 제철재료를 사용한 시즌 메뉴 프로모션과 연관해서 진행한 쿠킹클래스도 눈에 돋보인다. 1차 목적은 역시 레스토랑의 프로모션의 홍보이다. 재료가 주목 받는 시즌 메뉴 프로모션인 만큼, 재료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는 목적성이 강하다. 프로모션 메뉴를 시연하고 실습할 뿐 아니라 다양한 팁을 함께 제공하며 프로모션 홍보 및 친근감 형성으로 호텔과 레스토랑의 접근성을 키우는 성격도 띈다. 특이한 점은 이제껏 쿠킹클래스가 고객이 주로 체험하기 어려웠거나 배우고 싶었던 베이킹, 양식, 일식 위주의 콘텐츠로 진행되었다면 제철재료가 주제인 쿠킹클래스인만큼 한식 쿠킹클래스도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파크 하얏트 부산 | ‘자연송이 프로모션’-자연송이 쿠킹클래스(2013년 9월 진행)

가을철 영양버섯인 자연송이를 주재료로 진행한 프로모션과 연계해서 열린 쿠킹클래스이다. 주방장이 자연송이 특선 요리를 직접 선보이는 쿠킹클래스를 프로모션 기간 중 1회 열었으며 1인당 9만원의 참가비로 12명의 수강생으로 진행되었다. 프로모션 식재료 및 요리법에 대한 이해를 높임으로써 음식을 보다 잘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주로 30~40대 여성이 참가했고, 셰프가 직접 조리 및 해당 메뉴에 대한 팁을 설명하며 완성된 음식을 함께 테이스팅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관계자는 “참가자들이 제철식재료의 활용방법과 조리법을 최소화하면서도 맛있게 요리할 수 있는 방법을 눈으로 보고, 직접 맛보는 시간도 가져 유익하면서도 즐거워했다.”고 전했다. 고가의 자연송이를 재료로 쓰고 프로모션 메뉴가 코스 기준으로 10만원을 훌쩍 뛰어넘지만, 셰프의 강의와 완성된 요리 테이스팅까지 포함된 가격이 9만원으로 책정되어 가격경쟁력이 있는 편이다. 관계자는 “쿠킹클래스를 열어 지역주민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주민의 접근성을 높이고 당시 새롭게 오픈한 호텔로서 지역 사회 고객들과 보다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전했다. 

 

반얀트리클럽 앤 스파 서울 | 문복선 어머니의 통영 굴 쿠킹클래스(2013년 11월 진행)

반얀트리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는 멤버십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쿠킹클래스를 열고 있다. 반얀트리 클럽 회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회원간 소셜 모임 형성 및 회원혜택 제공 목적으로 진행되며 해외 반얀트리 셰프를 초청해서 클래스를 열기도 했다. 그 중 작년 겨울에 진행했던 문복선 어머니의 쿠킹클래스가 돋보인다. 겨울철 영양의 보고라고 불리는 통영 굴을 주제로 굴전, 영양굴밥, 굴무침, 굴찜등 한식 쿠킹클래스를 운영했다. 한식을 위주로 진행된 쿠킹클래스라 모든 재료를 쉽게 집에서 구할 수 있어, 집에서 직접 따라하기 수월했다고 수강생들이 전했다고 한다. 호텔 관계자 측은 “굴은 통영에서 직접 공수하였으며 회원들에게도 직거래 방법 및 구입요령을 안내했다.”고 덧붙였다.

 

리츠칼튼 서울, 호텔 쿠킹클래스의 새로운 흐름을 제시

쿠킹클래스가 고객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자 한 달에 한 번 혹은 두 번 정기적으로운영하기 시작하는 호텔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 중 리츠칼튼 서울은 쿠킹클래스를 활발하게 진행하며 새로운 흐름을 제시한다. 일식당 ‘하나조노’의 표길택 셰프가 지휘하는 쿠킹클래스는 제철재료를 쓴 일식가정요리를 선보였으며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한 달에 1회 꼴로 진행하다가 6월부터는 일주일에 1회씩, 쿠킹클래스를 진행했다. 중식당 ‘취홍’의 조경식 셰프의 중식 요리 쿠킹클래스는 2014년 4월달 동안 일주일에 1회 꼴로 쿠킹클래스를 열어 호텔 쿠킹클래스의 니즈가 있는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벤트나 프로모션 연계행사가 아닌 셰프가 큰 주제를 가지고 매번 다른 메뉴로 구성하여 클래스를 진행해, 클래스를 꾸준히 수강하는 고객도 있는 편이라고 한다. 단발성에 그치거나 한 달에 1회나 2회 정도 진행했던 기존의 호텔 쿠킹클래스에 비해 확대편성해 운영 함으로써 수강생들로부터 하여금 호텔 브랜드 충성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INTERVIEW>

즐거워하는 고객을 보며 우리가 더 많이 얻어간다

일식당 ‘하나조노’의 표길택 셰프,  중식당 ‘취홍’의 조경식 셰프

메뉴를 선정할 때 고려하는 점은 무엇인가?

‘취홍’ 조경식 셰프(이하 조경식) : 제철에 나는 식재료를 우선적으로 정한 후 그 재료의 맛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조리법을 선정한다. 이때 특급 호텔의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는 고급스러운 풍미를 살리면서도 집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편이다.

진행에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조경식 : 각각 식재료의 효능은 무엇인지, 다른 재료와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등, 요리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함께 제공하고자 노력한다. 예를 들어, 해삼요리를 시연할 때 동의보감에 기록된 해삼과 늙은 호박의 궁합이 잘 맞는다는 내용을 설명하고, 해삼과 호박을 활용하여 만들 수 있는 요리에 대해 알려준다. 또한 능이버섯처럼  생소한 식재료를 다룰 경우, 재료의 조리법과 효능에 대해 추가적으로 전하기도 한다. ‘하나조노’ 표길택 셰프(이하 표길택): 요리 초보자도 따라 하기 쉽도록 계량법을 단순화하고, 조리법을 최대한 풀어서 설명한다. 가정에서 어떤 조리도구를 활용하면 손쉽게 만들 수 있는지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고객들의 반응을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을 것 같은데, 반응은 어떠한가?

표길택 : 시연 과정 하나하나 카메라에 담거나, 중간에 알려드린 팁을 열심히 필기하고 평소 궁금했던 점에 대해 질문하는 적극적인 태도에 놀랄 때가 많다. 클래스가 끝난 후, 쉽게 잘 설명 해줘서 감사하다며 다음 클래스도 또 듣고 싶다는 따뜻한 말들을 해줄 때 뿌듯하다.

리츠칼튼서울 쿠킹클래스가 가지는 강점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조경식 : ‘취홍’의 쿠킹클래스의 강점은 1:1 서비스에 있다. 총괄 셰프의 시연 후 셰프들이 개별적으로 고객의 실습을 돕는다. 시연 설명을 다 기억하지 못하거나, 중식 조리도구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려가 높은 만족도의 요소라고 생각한다.

기억에 남는 수강생이 있나?

조경식 : 쿠킹클래스에서 배운 레시피를 매번 복습하고, 궁금한 사항은 다음 쿠킹클래스를 수강하며 질문하는 등 큰 열의를 보여준 고객이 기억에 남는다. 집에서 그대로 따라 해보니 레스토랑에서 실습한 것과 같이 훌륭한 맛이었고, 가족 모두 좋아했다고 할 때 뿌듯했다.

 

<INTERVIEW> 

쿠킹클래스를 리츠칼튼 서울의 아이콘으로

리츠칼튼 서울, 한미선 PR슈퍼바이저

쿠킹클래스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게 된 계기는?

2012년~2013년간 20여건의 쿠킹클래스를 기획, 진행하며 고객들의 반응을 가까이서 지켜보았다. 수강생들은 더 이상 맛있는 요리를 먹는 것에서 만족하지 않고, 셰프에게 직접 요리를 배우고 비슷한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과 인맥을 쌓기도 하는 등 ‘경험’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런 니즈의 변화가 쿠킹클래스의 성격이 잘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했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확대 편성해 다양한 콘텐츠로 운영하게 되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쿠킹클래스를 리츠칼튼의 아이콘으로 키워볼 계획이다.

기획할 때 고려하는 부분이 있다면?

손쉽게 할 수 있는 요리보다는 고객이 호텔의 전문적인 요리를 배우는 기회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도록 카테고리와 메뉴 선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어떤 종류의 요리를 배워보고 싶은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식재료는 무엇인지, 그것으로 만들 수 있는 맛있는 요리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고민한다. 진행하고 싶은 아이템과 진행할 수 있는 아이템의 접점을 찾는 것이 어렵다. 더불어 리츠칼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섬세하고 기본이 잘 갖추어진 클래스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고객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고객들의 대다수는 요리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질문도 많고, 참여도 적극적이다. 클래스 내용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중간 중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팁들을 배워가는 것에도 좋아한다. 이런 긍정적인 반응들은 더 알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싶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직접 진행하는 셰프들도 고객들의 피드백을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레스토랑 운영을 하면서 진행을 겸해서 어려움도 있을 텐데 오히려 좋은 식자재가 들어오거나 아이디어가 생기면 먼저 제안해주기도 한다. 쿠킹클래스 초반에는 일방적으로 수업을 공지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고객으로부터 피드백을 많이 받고 있고 일부 좋은 아이디어는 반영하기도 한다. 이러한 열정을 보고 리츠칼튼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전하는 고객도 있었다.

기존 요리학원 쿠킹클래스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전문성이다. 우선 쿠킹클래스를 진행하는 총괄 셰프들의 경력이 20년 이상이다. 호텔 레스토랑과 일반 레스토랑의 경계가 많이 허물어졌다고는 하지만 총괄 셰프의 경험과 노하우는 쉽게 흉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실제 수강생 중에는 자영업자도 있었다. 셰프에게 여러 조언도 얻고, 요리도 배워서 본인 가게의 분점을 냈다며 초대를 하기도 했다. 이처럼 평상시 만나기 힘들었던 셰프들과 직접 교류하고 평소 요리를 하며 궁금한 점을 해결하거나 유용한 팁들을 배울 수 있는 점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호텔 레스토랑에서 쓰는 고급식재료를 쓸 수 있고, 좋은 조리도구를 체험하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기획을 준비하면서 여러 쿠킹클래스를 들어보고 리츠칼튼의 쿠킹클래스를 들어보았는데 이런 사소한 차이에서 느껴지는 차이가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좋은 퀄리티에 비해 가격은 시중과 비슷하다는 면도 큰 경쟁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어떤 쿠킹클래스를 진행할 예정인가?

추후에는 우리나라 전통이 살아숨쉬는 명인들이 만드는 다양한 좋은 식재료를 베이스로 하여 한식, 중식, 일식과 접목해볼 계획이다. 또한 설탕 대신 단맛을 내는 자연식재료를 이용한 베이킹 클래스, 발효빵 만들기 클래스, 나무가 우거진 야외정원에서 배우는 피크닉 또는 캠핑 요리,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홈파티 디저트와 카나페 클래스 등 다양한 타깃에 맞춘 맞춤형 클래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에이미쿠킹, 유연한 운영체제와 엔터테인먼트 요소 강화해 경쟁력 높여

일반 쿠킹클래스는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을까. 푸드마케팅 회사로 시작해 자사브랜드 ‘에이미쿠킹’을 론칭, 2008년부터 쿠킹클래스를 운영해온 에이미쿠킹은 매달 별로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해 진행하고 있다. 캐주얼 아메리칸 다이닝, 베이킹, 프렌치, 한식, 일식, 퓨전까지 다양한 카테고리로 운영되는 소규모 쿠킹클래스이다. 기본적으로 각 분야별 1회, 상황에 따라 인기가 많은 클래스는 2회로 편성하기도 하며 주로 인기 있는 레스토랑의 셰프나 유명 푸드스타일리스트를 강사로 섭외한다. 매달 트렌드를 분석한 후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해 메뉴를 구성하고, 때로는 이슈가 되는 셰프를 먼저 섭외하는 경우도 있다.

호텔 쿠킹클래스와 다른 점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유연한 운영체제이다. 독자적인 주방공간을 확보해서 물리적 제약이 없고 강사 섭외부터 시간 구성까지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그래서 다양한 층의 수강생들을 확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호텔 쿠킹클래스가 주로 평일 2~5시에 진행됐다면, 에이미쿠킹클래스는 주말반, 평일 오후 반등 직장인들도 수강가능한 시간대에 수업이 편성되어있다. 역으로 타깃을 정한 후,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시간대에 수업을 편성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기도 한다. 또한 페이스북이나 블로그를 통한 커뮤니티가 활발해 운영진과 수강생들의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는 편이고 피드백과 변경사항의 반영이 빠른 편이다. 한편 호텔 쿠킹클래스의 매력적인 점이 전문성이라면 에이미쿠킹클래스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엔터테인먼트이다. 에이미쿠킹 관계자는 “6년간의 운영노하우로 어떤 점을 수강생들이 더 알고 싶어하는지,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강의를 구성할건지에 대해서 기획단계나 수업 전에 준비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해외 호텔 쿠킹클래스, 관광객을 대상으로 로컬푸드 진행

음식에 축적된 문화, 효과적으로 전해 필리핀 세부의 뫼벤픽 호텔&리조트(Mövenpick Hotels and Resorts) 쿠킹클래스는 가족이나 작은 소규모 단위로 사전에 신청하면 이용가능하다. 필리핀에서 즐겨먹는 애피타이져, 메인요리, 디저트 3가지를 셰프들의 도움을 받아 진행되어 완성된 요리를 나눠먹고 현지의 문화를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다. 셰프가 필리핀 현지 재료들을 대체할 수 있는 비슷한 식재료를 추천해주기도 한다. 또한 쿠킹클래스가 끝나면 셰프가 수료증에 싸인도 해주어 참가자들에게 기념품으로 나누어 주고 있다.

이탈리아 투스카니의 일 팔코니에르&스파(IL Falconiere&Spa)의 미슐랭 1스타 일 팔코니에르 레스토랑(IL Falconiere Restaurant)에서는 실비아 바라치(Silvia Baracchi)셰프에게 누구나 정통 투스카니 요리를 배울 수 있다. 마치 집에서 요리를 배우는 것처럼 느낄 수 있게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며 2명~12명까지 수강가능하다. 수강생들이 집에 돌아가서도 호텔에서 배웠던 요리를 직접 만들 수 있게 셰프가 친절히 설명해주며 투스카니의 맛있는 빵과 파스타부터 메인코스 요리까지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다.

각 나라의 기후와 토양에서 자라는 재료를 써서 만든 음식에는 현지 사람들이 오랜 시간 쌓아온 문화와 역사가 고스란히 축적되어 있다. 위의 두 사례 외에도 이미 해외의 많은 호텔들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우수한 쿠킹클래스를 운영하며 각 나라의 문화를 알리는 플랫폼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아쉽게도 한국의 호텔 쿠킹클래스는 외국 관광객에게 열려 있는 편은 아니다.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은 한식의 영양학적 우수성과 맛, 문화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체류 기간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호텔에서 이런 관광객의 니즈를 먼저 반영해보는 것은 어떨까. 전문인력과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의 쿠킹클래스는 그들에게 친절하면서도 한식에 깃든 한국 문화를 체험하기에 적합한 콘텐츠가 될 것이다. 호텔이 갖는 사회적 책임감을 되새기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쿠킹클래스를 기획한다면 한식의 세계화 일조에 더불어 호텔의 브랜드 밸류도 올라가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이제는 가치의 퀄리티에 주목해야할 때  2014년 각종 서비스 산업들은 고객의 경험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상품을 론칭할 때도 결과물만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이용하면서 얻는 즐거움, 쓰는 행복까지 고려하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이런 전략들은 양적 성장과 인식의 보편화로 소비자에게 익숙해진 상태이다. 그렇다면 다음은 분명 그 ‘익숙함에 어떻게 더 깊이를 더해나가느냐’는  퀄리티의 싸움이 될 것이다. 호텔 쿠킹클래스가 나아가야할 방향도 많이 다르지 않다. 2000년대 초반 쿠킹클래스가 운영되면서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하는 기간이었다면 이제는 내실을 기할 때이다. 타깃층을 세분화하고 호텔이란 공간이 가지는 특수성에 대해 인지하여 잘 활용한다면, 호텔 쿠킹클래스가 명실공히 호텔의 프로모션과 이벤트 홍보의 일환이 아닌 독자적 프로그램으로서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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