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철도 르네상스 시대 개막우리나라 지도를 살펴보면 유일하게 철도와 고속도로가 없는 곳이 있다. 바로 삼척-포항을 이어 주는 동해안이다. 수십 년째 7번 국도 하나로 꿋꿋하게 버텨온 곳이다. 지금까지 서자(庶子) 취급을 받던 동해안에도 드디어 열차가 개통을 앞두고 있다. 올해 연말 철도의 외딴섬이었던 강원 동해안과 경북을 연결하는 철도 노선이 개통한다.
지난 10월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2월 31일 경북 울진역에서 동해중부선 철도 개통식을 열고, 강원 삼척시와 경북 포항시를 잇는 동해중부선이 첫 기적을 울린다. 철도가 신설되는 삼척-포항 구간에는 모두 18개 역이 들어선다. 이 가운데 삼척권에는 시내에 삼척역(三陟驛), 울진 방면으로 삼척시 근덕면에 근덕역(近德驛), 원덕읍에 임원역(臨院驛), 옥원역(沃原驛) 등 모두 4개 역이 삼척권에 생긴다. 삼척-포항 간 동해중부선이 개통하면 기존 강릉-삼척, 포항-부산 철도 노선과 연결되면서 강릉에서 부산까지 동해안을 따라 열차 여행이 가능해진다. 더불어 동해안 관광산업도 획기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09년 착공부터 3조 4289억 원을 투입한 삼척-포항 간 동해중부선은 총길이 166.3㎞로 2018년 포항-영덕 구간이 개통했으며 잔여 구간인 삼척역-경북 울진역까지 122㎞는 올 연말 개통될 예정이다. 동해중부선 개통으로 강원 동해안 관광과 물류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초기에는 ITX-마음 급행열차가 먼저 투입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강릉-부산 구간에 먼저 ITX-마음을 투입해 탑승률과 열차 수요 등을 분석한 뒤 2026년부터 최대 시속 260㎞에 달하는 KTX-이음 고속열차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ITX-마음을 타면 강릉에서 부산까지 3시간 50분이나 걸린다. KTX-이음은 이동시간이 2시간 35분으로 단축된다. KTX-이음 기준 삼척에서 포항까지는 54분이 걸린다.
동해안권은 올림픽 철도망인 강릉선 KTX(원주-강릉 철도)가 지난 2017년 개통했다. 여기에 강릉과 고성 제진을 잇는 동해북부선 철도가 오는 2030년 완전 개통되면 동해선은 한반도를 넘어 유라시아 대륙까지 뻗어나가게 된다. 동해북부선을 통한 동해안 종단 철도 복원으로 도내 영동지역은 여객·물류·수송 인프라를 선점할 수 있다.
이 같은 철도망을 기반으로 동해안은 북극해 항로와 함께 시베리아횡단철도(TSR, Trans-Siberian Railway)를 연계한 환동해권 경제중심지대로 자리매김할 것이 기대된다. 한반도와 러시아, 유럽과의 연결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 오는 2027년 개통을 목표로 한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까지 연결되면 동해안 철도 르네상스 시대 개막 역시 본격화된다.
동해중부선 개통으로 부산과 경북, 경남 동해안이 직선으로 연결되며 영동지역을 찾는 관광객의 증가는 물론 관광산업적 측면의 시너지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