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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9 (수)

전복선

[전복선의 Hospitality Management in Japan] 흑자 도산의 위기를 극복한 니와노호텔(庭のホテル)

 

일본을 대표하는 우키요에 작가 우타가와 히로시게(歌川広重)는 1852년에 그린 ‘명소에도 백경(名所江戸百景)’에 스이도바시(水道橋)의 풍경을 담았다. 오래 전부터 상업이 발달했던 스이도바시의 상인들을 위한 료칸에서 변화를 거듭한 ‘니와노호텔(庭のホテル)’. 시간이 흘러 니와노호텔은 현재 미슐랭가이드 도쿄 편에 쾌적한 호텔로 10년 연속 소개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유럽과 미국 등 외국인 관광객으로부터 인기를 얻어 온 니와노호텔은 몇 년 전 후계자를 찾지 못해 흑자 도산의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무라 부동산에 호텔을 양도하면서 흑자도산의 위기를 넘겼고 지금도 여전히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사랑 받는 호텔로 인기를 얻고 있다. 

 

 

작은 료칸에서 비즈니스 호텔까지 


니와노호텔의 역사는 1935년에 문을 연 작은 료칸 ‘모리타칸(森田館)’으로부터 시작됐다. 니와노호텔의 마지막 안주인이었던 키노시타아야(木下彩)의 할머니는 나가노현 출신으로, 친정에서 료칸을 운영하고 있었다. 할머니는 1935년 도쿄로 시집을 오자마자 남편과 함께 오래된 료칸을 구입해 운영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름을 모리타칸으로 지었다. 하지만 당시의 모리타칸은 말이 료칸이지 실제로는 역 앞에 있는 여인숙과 같은 곳이었다. 그렇게 작은 료칸으로 시작한 모리타칸은 키노시타의 아버지가 이어받은 후 전환기를 맞이한다. 1970년대 고도경제성장기에 접어들자 키노시타의 아버지는 여인숙을 비즈니스호텔로 바꿔 신축했다. 

 

 

일본 경제에 돈이 넘쳐나던 그 시절 호텔이라고 하면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강하던 때였지만, 키노시타의 아버지는 숙박 요금이 저렴하고, 객실은 작으며 프라이버시가 보호되는 비즈니스호텔이 샐러리맨으로부터 인기를 얻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시작한 비즈니스호텔사업을 통해 키노시타의 아버지는 비즈니스호텔의 선구자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1974년 키노시타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전업주부였던 키노시타의 어머니가 운영을 맡게 됐다.

 

 

그런 가운데 다시 한 번 위기가 찾아왔다. 1994년까지 20년 동안 호텔을 운영하던 키노시타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것이다. 그러자 키노시타 삼남매는 누군가가 경영을 이어받아야 했다. 그런데 키노시타의 두 오빠는 이미 다른 일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호텔을 이어받기를 거부했고, 결국 전업주부였던 키노시타가 호텔을 이어받을 수 밖에 었었다. 

 


호텔을 이어받은 후 키노시타는 앞뒤 분간도 하지 못하던 상황에서 직원들에게 하나하나 배우면서 호텔을 운영해 나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키노시타가 호텔을 이어받은 시기가 좋지 않았다. 일본경제가 버블 붕괴 후 잃어버린 30년에 접어들기 시작한 때였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 속에서 샐러리맨들의 비즈니스호텔 이용이 줄어드는 가운데, 비즈니스호텔들은 살아남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가격을 할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키노시타는 가격을 할인하면 더 이상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할 수 없다는 생각에, 오히려 오래된 건물을 새로운 콘셉트의 호텔로 바꾸기로 결심했다. 

 

 

정원에 호텔을 담다


키노시타는 새롭게 짓는 호텔의 콘셉트로 ‘니와(庭, 정원)’에 초점을 맞췄다. 정원은 할머니 때부터 자신의 세대에 이르기까지 북적이는 스이도바시에서 조용히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안식처와 같은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정원을 콘셉트로한 호텔의 재건축은 2009년 5월에 끝났다. 그리고 2009년 5월 재오픈하면서, 키노시타는 호텔의 이름을 ‘니와노호텔(庭のホテル, 정원의 호텔)’로 지었다. 

 


새롭게 태어난 나와노호텔의 입구에 들어서면 초록 잎들이 손님을 맞이한다. 그리고 내부에 들어서면 일본의 전통적인 중정 정원이 왼쪽 편의 창밖으로 보인다. 스이도바시 역 주변의 시끄러운 소음과 단절된 평온한 시간이 시작되는 것이다. 니와노호텔의 정원은 중정 하나 만이 아니라 숙박객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정원이 세 곳이 더 있다. 저마다의 특징을 가진 정원을 바라보면서 고객들은 끊임없이 사진에 담는다. 

 

 

그렇게 정원들을 둘러보고 객실에 들어서면, 다다미 바닥에 노송나무 향이 방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그리고 3층 공간에는 다다미 방으로 인테리어된 도서관, 아름다운 수경 공간이 바라보이는 라운지가 있다. 그리고 라운지에는 일본차를 끓이는 기술을 장인에게 배운 직원들이 차 솥에서 끓인 물로 일본차와 커피를 내어 준다. 

 


니와노호텔에는 공간의 매력을 더욱 더 극대화 시켜주는 또 다른 요소가 있다. 그것은 신선한 식재료로 제공되는 식사다. 니와노호텔은 건강을 중시하는 철학에 따라 자체 제조한 누룩이나 된장 등의 발효 식품부터 계약 농가에서 가져온 신선한 재료로 일본 요리와 서양식의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숙박객들은 정원을 바라보며 신선한 식재료를 맛보며 몸과 눈 그리고 마음의 평온을 얻는다. 니와노호텔은 새롭게 문을 열면서 친환경에도 공을 들이는데 그중에서도 페이퍼리스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스러운 정원의 정취를 느끼게 만든 니와노호텔은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재건축을 하는데 많은 비용을 사용했기 때문에, 키노시타는 제대로 된 홍보를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니와노호텔을 찾기 시작했다. 그것도 가까운 아시아의 관광객이 아닌 유럽과 미국에서 온 외국인 숙박객이 대부분이었다. 키노시타와 직원들은 외국인 숙박객들에게 어떻게 재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호텔을 알고 왔는지 의아스러웠다. 알고 보니 그들은 대부분 여행 관련 SNS에서 니와노호텔에 관한 정보를 얻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굳이 고급 호텔을 가지 않더라도 일본스러운 정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껴 찾았던 것이다. 

 

 

박수칠 때 넘겨라


니와노호텔이 외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어 순조로운 경영이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2018년부터 키노시타는 고민에 빠졌다. 왜냐하면, 자신의 나이를 생각했을 때 호텔을 계속 운영하기가 어려워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키노시타가 경영권을 가족들 중에 누군가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두 가지 과제가 있었다. 

 


하나는 형제를 비롯해 가족들 어느 누구도 호텔 운영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설사 가족 중에 누군가가 경영을 이어받는다 하더라도 상속세가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 두 가지 딜레마 속에서 키노시타는 가족들과 결단을 내려야 했다. 가족들 중에서 이어받을 사람이 없는 상황이므로,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흑자도산을 선택하거나, 제3자에게 사업을 양도하는 수 밖에 없었다. 키노시타와 두 오빠는 고민 끝에 종업원의 고용을 승계하는 기업에 회사를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키노시타는 니와노호텔을 양도하기로 결정을 내리자, 거래은행으로부터 증권회사를 소개받아 본격적으로 매각 대상을 검토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노무라 부동산에 니와노호텔을 양도하는 것으로 결론 지었다. 

 


그렇다면 왜 키노시타는 노무라 부동산에 소중한 호텔을 매각하기로 한 것일까? 그 이유는 노무라 부동산이 ‘NOHGA HOTEL(노가호텔)’이라는 새로운 사업을 전개하면서 자신들과 비슷한 콘셉트의 호텔들을 지속적으로 오픈하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직원들의 안정적인 고용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판단했다. 키노시타는 오랜 교섭을 거쳐 최종적으로 니와노호텔의 양도 작업을 마쳤고, 현재 직원들은 노무라의 일원으로 니와노호텔 혹은 노가호텔에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일본에서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중소 규모의 호텔 및 료칸의 흑자 도산이 증가하고 있다. 후계자의 부재와 상속세의 부담으로 인해 흑자도산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상황에서 니와노호텔의 경우는 노무라 부동산이라는 대기업이 사업을 승계해서 운영해 나가도록 함으로써, 그들이 지켜온 정원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행운이라고 볼 수 있다. 

사진 출처_ https://umit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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