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인바운드 3000만 유치 공약 이후 입국 규제가 완화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물밀듯 밀려 들어오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한국 단체관광 빗장이 풀리면서 기존 유치되던 대형 단체관광객의 회복도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호텔업계는 해외여행 재개 속에서도 견고한 실적을 자랑하며 팬데믹의 보상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한편으론 팬데믹 기간 동안 급격히 줄어든 객실 공급으로 인바운드 여행사의 호텔 수배가 어려워지고 있다.
게다가 호텔의 인력난으로 서비스 퀄리티는 낮아지는 반면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으로 천청부지로 오르는 객실 가격에 관광객들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생활숙박시설과 공유숙박시설을 활용한 관광숙박시설의 확충을 기대하고 있지만 관광호텔에 대한 관광객들의 니즈는 쉽게 전환되지 않을 전망이다. 3000만 외래관광객의 숙박업 수용 전략은 어떻게 모색되고 있을까?
엔데믹 이후 급증하는 외국인 관광객
간만의 호황에 반색하는 호텔들
정부의 입국 규제 완화 정책에 따라 방한외래객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3년여 만에 각 국가에서 여행의 빗장을 풀기 시작, 한국도 2027년까지 3000만 명의 인바운드 관광객 유치를 내걸고 적극적인 유치 공세를 펼치고 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방한외래객 수는 443만 명으로 2019년 상반기의 52.5%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관광객 수만 회복된 것이 아니라 실적 또한 견고해졌다. 상반기 휴가 시즌과 긴 연휴로 인한 내국인의 빈자리를 외국인 관광객들이 채우면서 주말과 주중 모두 국내 주요 호텔들의 만실 행렬이 잇따랐던 것. 야놀자리서치가 ‘2023년 3분기 국내 숙박업 동향 보고서’를 통해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호텔의 ADR과 RevPAR가 지난 2분기와 비교해서 각각 10%, 13.4% 상승했으며, 3분기를 기준으로 한 4분기 숙박업 경기 전망지수도 연말 특수를 맞아 3분기의 호조를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야놀자리서치 관계자는 “여행업계에서 중국 관광객 특수 효과가 3분기보다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더 클 것으로 기대하는 것을 고려하면 4분기 숙박업 경기는 3분기보다도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러한 호텔업계의 호황은 FIT 유입뿐만 아니라 팬데믹 동안 멈춰있었던 각종 행사 재개로 인한 MICE 수요 회복이 주요했다. 이에 긴 추석 연휴 기간, 내국인 관광객까지 수용하지 못하는 호텔들이 늘어나면서 휴가가 있어도 ‘쉴 날’은 물론 ‘쉴 곳’이 없다는 자조적인 말이 나오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했다. 하나투어ITC 호텔팀 소명호 팀장(이하 소 팀장)은 “코로나19 종식 초반에는 FIT의 경우 구미주부터 맞춤형 투어 프로그램의 니즈가 빠르게 증가했고, MICE는 크고 작은 국내 학술대회가 속속 재개되면서 회복이 이뤄졌다. 지금이야 중국 단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엔데믹 직후부터도 호텔은 일찍이 리오프닝의 조짐이 있었다.”고 귀띔하며 “게다가 코로나19로 영업을 종료한 호텔들이 많아지면서 절대적인 공급량도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사대문 안의 호텔들은 객실 단가도 상당히 올랐을 뿐만 아니라 그만큼의 수요가 뒷받침되면서 웬만한 버짓으로는 여행사에서도 객실을 수배하기 어려운 정도”라고 전했다.
물밀듯 들어오는 관광객에
대응 여력은 부족한 인프라
내국인 호캉스는 물론 인바운드의 활성화로 업계의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8월,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6년 만에 허용되면서 유커들의 귀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그동안 위축돼 있던 관광 인프라, 특히 관광호텔의 태부족 사태에 대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인천의 경우 중국의 단체여행 허용 이후 올해에만 각각 3000명, 2000명 규모의 인센티브 투어가 내정돼 있는 데다 내년에는 또 다른 1만여 명의 기업 단체관광을 유치했으나, 이들이 선호하는 트윈룸의 객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후문이다. 팬데믹 기간 동안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대부분의 호텔들이 국내 고객 유치를 위해 더블베드룸으로 객실 형태를 전환한 것.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더블베드룸 운영도 원활하지 못했던 탓에 다시 트윈룸으로 전환하기도 힘들 것이라는 중론이다.
한 인바운드 여행사 대표는 “정부가 3000만 관광객 유치의 포부를 내세웠지만 어떻게 3000만을 달성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나 방향성에 의구심이 든다. 그 이유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숙박시설 부족 문제인데, 만약 서울을 한정으로 3000만을 유치한다고 해도 최소 필요한 객실이 6만 개 정도는 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서울에는 5만 9000개 객실밖에 운영되지 않는 데다 이마저도 절반은 내국인 호캉스로 채워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으며 “객실이 부족하면 결국 에어비앤비와 같은 대체 숙박업소를 이용하게 될텐데 아직 해결하지 못한 불법 업소나 안전성의 문제들에 대한 대책도 마련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이슈들의 해결방안을 고려하지 않으면서 숙박 시설 부족의 타개책을 공유숙박이나 생활형 숙박시설에서 찾으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여행사 대표는 “절대적인 객실 공급이 줄어든 것도 문제지만 랜드비 상승에 숙박 요금이 미치는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인바운드 단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숙박 수요가 폭발하며 객실 단가가 급격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물가가 전반적으로 크게 오른 탓도 있지만 여행객들이 불만은 가격이 오른 만큼의 서비스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하며 “아무리 가격이 수요와 공급의 논리를 따른다지만 호텔도 인력난이 극심해 이전만큼 신속하고 원활한 응대가 이뤄지지 않는 데다 코로나 기간 동안 축소된 서비스에 대한 지적이 많다. 이를테면 조식 서비스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인력의 한계로 아침 7~8시부터 운영하는 곳들이 많아졌고, 기본적인 컨시어지나 하우스키핑 서비스가 없는 경우, 특히 객실 청결 상태에 대한 불만이 가장 비일비재하다. 특히 3~4성급 비즈니스호텔이 문제”라고 토로했다.
계속되는 호황에
단체 수용의 필요성 잃어가는 호텔들
한편 팬데믹 동안 영향력이 커진 플랫폼의 입지로 전통적인 여행사들의 호텔 수배 어려움도 가중되는 모양새다. 게다가 서울을 포함한 주요 수도권의 경우 이미 연말까지 객실이 포화인데다 객실 단가도 높아진 터라 기존의 단체 인바운드 수요에 대한 호텔들의 니즈가 크지 않은 상황. 기존 호텔들의 객실 판매가 인바운드 단체 물량을 베이스로 하고 FIT와 MICE를 채우는 수순이었다면 여러 채널을 통해 유입되는 개별관광객들이 많아지며 중요도가 뒤바뀌는 형국이다.
소 팀장은 “흔히 팬데믹 이후 호텔 소비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수배의 관점에서 호텔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고객들이 원하는 호텔은 가격을 맞추기 어려운 것은 차치하더라도 물량이 없고, 기존의 금액대를 맞추려면 외곽으로 나가야 하는데 관광객들이 관광호텔을 선호하는 이유가 입지에 있는 터라 괴리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게다가 플랫폼이 대중화되며 여행사의 가격 경쟁력의 의미가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15~20%의 수수료를 세이브하기 위한 호텔들의 다이렉트 부킹도 활성화됐고 실제로 프로모션이나 멤버십 혜택을 누리기 위한 공홈족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팬데믹 동안 여행사에 공유하던 단체 인바운드 요금 체제가 없어지거나 세일즈 세그먼트에서 여행사 인바운드를 인차지하던 담당자도 부재해 수배 접근 자체가 어려운 현실”이라고 이야기했다.
그의 설명처럼 주요 수도권의 경우 아직 단체 수요에 대한 메리트를 크게 느끼지 못하게 된 가운데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경우 그룹 차원에서 앞으로 여행사 모객, 즉 기존의 단체 가격 정책을 최소한으로 운영하는 전략을 있다는 후문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MICE 단체의 경우에는 객실 요금을 받기도 하는데 이마저도 기존의 인바운드 테이블에 따른 고정요금이 아닌 RM의 전략적 접근을 통해 특정 기간에 따른 변동요금체계로 진행되다 보니 피드백도 느리고 이전처럼 가격적 메리트가 크지 않은 경우도 생겼다. 아무래도 본보이 자체로 전체 물량을 소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귀띔하며 “플랫폼 수수료에 대한 부담을 어떻게든 타개해보려는 호텔업계의 변화가 단체 객실 수배에 있어서는 애로사항으로 적용되고 있어 여행사 입장에서도 새로운 전략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이야기했다.
관광숙박업, 중소형호텔 재투자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활로 모색해야
이렇듯 기대되는 인바운드 회복세에 비해 숙박시설의 수용 태세가 우려되는 상황 속, 문제는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관광호텔의 공급량이 충족되는 데까지 시일이 걸린다는 것이다. 2019년 1750만 명을 수용해야 했던 2019년에도 객실이 부족했던 점을 떠올리면 3000만 유치의 기회가 자칫 숙박시설 확충의 어려움으로 무용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리호텔파트너스 권진수 부회장은 “중소형 규모의 호텔을 확보하는 데는 적어도 3~4년의 준비 기간이 든다. 그런데 현재 인바운드 회복의 기조가 2019년의 수준만큼 올라오고 있다. 즉 2019년만큼의 객실도 확충되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 3~4년간은 절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라고 진단하며 “지난 몇 년간 게스트하우스나 에어비앤비와 같은 숙박업소들이 늘어났다고는 하나 볼륨이 큰 단체관광객을 수용할만한 객실이 필요하다. 현재 서울 시내에 특급호텔이 들어설 자리는 물론 당분간 오픈 계획이 없는 데다 앞으로 유입될 관광객들의 버짓을 고려해보면 중소 규모의 호텔에 대한 투자를 통해 관광숙박업의 중심을 다시금 견고하게 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와 올해 기존 중소형호텔의 재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는 데에 이러한 배경들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시점으로서는 중소 규모의 관광숙박업 객실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책으로 보이는 가운데, 2012년 국내 관광숙박시설 수급불균형의 심화로 적용됐던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례’와 같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다시금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는 체류를 유도할 수 있는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문화콘텐츠, 숙박여건, 교통을 중심으로 살펴본 대구지역 관광산업 현황 및 발전방안’ 보고서를 통해 “대구는 인구 규모에 비해 전체 호텔, 특히 고급호텔 숫자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타지역 대비 호텔 서비스의 고급화 및 차별화에서 뒤쳐져 있다. 이에 여행객들이 숙박시설 대신 ‘가족/친지집’에서 투숙하거나 ‘모텔/여관’ 등 저가 숙박시설에서 투숙하는 비중이 비교 지자체 중 가장 높다.”고 분석하며 이어 “숙박시설의 경우 호텔, 펜션을 중심으로 공급량을 늘려나가되, 수요자의 니즈에 맞춰 대형화, 고급화된 숙소를 우선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이에 더해 지역내 산림자원을 활용해 중·장년층 이상이 선호하는 숙박유형을 고급화해 제공하는 방안 또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비슬산, 화원 자연휴양림 등을 활용, 대구 내에서 추가적인 고급 자연관람 콘텐츠 및 숙박시설을 제공할 경우 장기적으로 지역관광 이미지 개선 등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역 여건에 맞춰
시설 확충에 발 벗고 나선 지자체
한편 각 지자체에서는 지역의 상황에 따라 개별적인 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다. 먼저 서울시는 △‘3000만’ 관광객 △1인당 지출액 ‘300만 원’ △체류기간 ‘7일’ △재방문율 ‘70%’를 의미하는 ‘3·3·7·7 관광시대’를 선포하며 세계 최고의 관광도시에 맞는 숙박 인프라를 갖추겠다는 세부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단기적으로 유휴시설 활용을 통해 숙박수요에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용적률 인센티브로 관광숙박시설의 신·증축을 유도, 신규 숙박시설을 확충해나갈 것을 약속했다. 여기에 눈에 띄는 것은 이벤트성 팝업 호텔, 한강 수상 호텔 등 다양한 형태의 숙박시설 도입도 적극 고려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실제로 서울시는 지난 9월, 동대문디지털플라자, 에어비앤비, K-Pop 7인조 남성 그룹 엔하이픈과 함께 팝업 호텔을 운영한 바 있다.
이후 한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가 폐교를 청소년 유스호스텔로 전환하고 대학교 기숙사를 교내 프로그램과 연계, 외국 학생이 숙박할 수 있는 캠퍼스 스테이 제도의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동대문과 신촌, 구의역 등 노후 상가 건축물을 숙박시설로 전환할 수 있는 용도변경 활성화를 추진하고, 노후 모텔촌을 양질의 숙박시설로 전환하기 위한 ‘관광숙박 특화 지구단위계획’ 기준도 마련한다고 밝혀 본격적인 움직임이 드러나기도 했다.
한편 세종시는 지난 7월, 증가하고 있는 2030세대 관광객과 공무 출장자의 숙박수요를 해소하고 체류형 관광을 유도하기 위해 소규모 숙박시설 용도 제한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2025년 국제정원도시박람회, 2027년 세계대학경기대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지금부터 최소한의 객실이라도 확보해나가겠다는 의지인 듯 보인다. 세종시는 지난 4년간(2018~2022년) 세종시 방문자 중 숙박 문제로 인근 지역, 대전과 청주, 공주로 유출되는 관광객이 17만 3913건에 달한다고 분석, 이에 비해 신도심 내 숙박시설은 총 12개소(2056실), 객실 평균 요금이 15만 원대로 10만 원대의 중저가형 숙박시설이 필요함을 설파했다. 이에 시는 30호실 미만의 호스텔과 소형호텔 등 소규모 관광숙박시설을 시내 공실 상가를 활용한 상가 숙박시설을 허용하기로 했다.
강원도는 ‘사계절 머물고 싶은 강릉’을 슬로건으로 대규모 숙박시설 조성을 본격화했다. 지난 11월 8일 강릉시에 따르면 경포올림픽카운티 조성사업의 실시계획 승인을 위한 행정절차 마무리를 목전에 두고 있어 이번 사업을 통해 미사용 중인 노후 숙박시설과 사업부지 앞 수변공원을 정비해 도시 환경을 개선하는 동시에 건설경기 부양, 민간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밝혔다. 이번 사업은 안현동 일대에 지하4층 지상22층, 객실 수 581실 규모의 숙박시설(콘도미니엄)과 부대시설을 조성하는 것이다. 특구실시계획(변경) 절차가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오는 2024년 1분기 내 착공해 2026년 3분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관광숙박업 이외의 업태 활용한
민간의 움직임도 시작돼
지역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접근이 지자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민간에서도 숙박시설 확충의 과제를 나누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지난 9월 5일,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을 통해 ‘3000만 관광객 시대, 에어비앤비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에어비앤비 동북아시아지역 음성원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팬데믹 이후 국내 주요 호텔의 휴·폐업이 증가했고 많은 호텔이 매물로 나왔다. 그중 상당수는 용도 전환까지 이뤄진 데다 호텔은 개관까지 오랜 시일이 걸리는 만큼 빠르게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공유숙박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외래관관객 3000만 명 목표 달성을 위협하는 숙소 공급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에어비앤비는 3000만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숙박시설의 공급을 현재의 2배 이상 수준으로 늘려야 함을 이야기하고 제도적으로 여전히 운영의 제한이 있는 공유숙박업의 활성화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11월 20일 진행된 서울관광경쟁력포럼에 발제자로 참여한 에어비앤비 아시아태평양지역 스티븐 리우 정책 총괄도 K-관광 비전의 핵심이 에어비앤비가 될 것을 어필했다. 그는 “에어비앤비의 가장 큰 장점은 거의 모든 여행자의 입맛에 맞는 숙소 타입과 다양한 가격대를 가지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매일 100만 명 이상이 에어비앤비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연구에 따르면, 에어비앤비 게스트들은 지난 2022년 3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서울에서 12억 달러(1조 6000억 원)를 지출했으며, 장기숙박 부문의 숙박예약액 비중도 14% 수준에 달할 정도로 에어비앤비 이용자들은 긴 기간 체류하는 방식의 여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체류형 관광을 미래 관광 동력으로 삼은 서울시의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고 설명하며 “에어비앤비는 그동안 팬데믹 이후 한국 여행 관심이 확대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DDP에서의 하룻밤 캠페인’, ‘인사이드 헤리티지, 경주’ 등 한국의 다양한 숙소를 어필해 관광 목적지로서의 매력도를 높여왔다. 이는 특별한 공간, 지역사회와 연결돼 살아보고 싶어 하는 여행 니즈를 완벽히 겨냥, 실제로 전 세계 15억 명의 체크인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따라서 현재 상황으로 가장 현실적이고 이상적인 대안은 에어비앤비가 될 것”이라고 설파했다.
한편 야놀자리서치는 생활숙박시설을 관광호텔의 대안으로 내다봤다. 지난 9월 8일 발표한 ‘야놀자리서치 브리프 Vol.6’에서 국내 생활숙박시설의 현황과 쟁점, 그리고 전망을 제시, 생활숙박시설의 용도변경 유예기간이 끝난 10월 14일부터 본격적으로 생활숙박시설의 숙박시장 신규 진입이 대거 일어날 것으로 보고 3000만 외래관광객 유치의 기반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야놀자리서치는 일반 호텔과 다르게 객실 내 취사시설이 구비돼 있는 생활숙박시설은 장기체류에 적합한 시설일뿐만 아니라 현재 생활숙박시설의 시장이 하이엔드급 위주로 개발이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 럭셔리 여행관광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숙박 카테고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한 건물 내에 다수의 분양자가 있는 생활숙박시설의 특성상 장기적인 운영계획을 싱행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를 위해서는 소유자 간의 원활한 협의와 관리단의 효율적인 운영이 필수며, 지역의 관광 수요를 높이기 위한 지자체의 전략과 노력,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관점도 제시했다.
우후죽순 난립하는 숙박업태 우려
장기적인 관점의 접근 요구돼
좋은 기세로 인바운드의 물이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전진에 박차를 가할 노를 젓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공유숙박이나 생활숙박시설, 혹은 상가 숙박시설 등의 용도 전환 등 여러 가지 대안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여행업계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앞으로 파생될 수 있는 과제가 더 많아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화방관광 한무량 대표는 “만에서 천 명 단위의 인센티브 투어 단체를 유치하는 경우에는 적어도 2년 전부터 기획이 진행된다. 기업 행사다 보니 미리 결정돼야 할 요소들이 많고 일반 패키지보다 숙련된 여행업 관계자들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숙박의 단계부터 물량 확보는 물론 원활한 협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단체 유치의 기회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공유숙박이나 생활숙박시설에 대한 여행객들의 니즈가 있기는 하지만 여행사 단체는 관광호텔 이외의 선택지는 고려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앞서 이야기 했듯 넉넉한 시간을 두고 수배가 확정돼야 하는 단체고객을 아무리 객실이 많다고 해도 분양권의 문제로 운영의 지속성이 불투명한 생활숙박시설에 보내고자 하는 여행사는 극히 드물 것”이라고 꼬집었다.
소 팀장은 “다양한 숙박의 형태가 있지만 결국 버짓을 맞추지 못하는 여행객들은 최선이 아닌 차선책을 찾아 외곽으로 나갈 뿐, 입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호텔을 벗어나긴 힘들어 보인다. 다만 고려해봐야 할 점은 숙박시설 공급 부족의 이슈가 서울을 포함한 극히 일부 지역에 한한 고민이라는 점이다. 성비수기 편차가 심하거나 상품개발이 안 된 지방호텔의 경우에는 여전히 객실을 채우지 못해 전전긍긍인 곳들이 많다. 따라서 지역으로 관광객을 분산시키는 전략이 급격한 제도 개편을 통해 시설을 확보하는 것보다 오히려 시간을 절약하면서 지역관광을 활성화하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하며 “여행사 입장에서는 당분간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엔데믹의 여파가 가시고 나면 FIT와 MICE, 인바운드 단체의 비중이 어느 정도 이전처럼 재편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일부 호텔에서는 여행사 요금도 조율하고 있고 여해사 담당자들도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 들었다. 전반적으로 숙박시설이 다변화하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지만 여행사 모객 단체나 패키지만큼은 관광호텔이 수용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현재의 시설 확충 계획은 실제 3000만의 핵심이 되는 여행사 단체관광객의 니즈와는 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각에서는 숙박시설 확충이라는 미명 아래 우후죽순 난립하는 정책이 오히려 현재 숙박시설의 체계를 어지럽힐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규제의 대상에서 계류상태에 있던 공유숙박업이나 이제 막 용도 전환이 일어난 생활숙박시설의 운영 형태가 안정화되지 못한 상태였던 터. 섣불리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했다가 더 큰 문제를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 팀장의 이야기처럼 지역관광을 활성화시키는 방향이 지역 숙박시설의 지속가능한 운영을 지원하고 관광 인프라의 질적 회복에 집중하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이런 때일수록 장기적인 관점으로 관광숙박업의 존재의 이유와 운영 취지를 차분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무분별한 숙박업의 난립으로 앞으로의 기회를 놓치는 일은 없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