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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8 (월)

레스토랑&컬리너리

[Global Hospitality] 자동차의 도시, 디트로이트에 부는 K-푸드 ‘훈풍’

- 1년 새 한국 치킨, 핫도그집 4곳 오픈
- 오하이오, 인디애나 진출 기회 ‘활짝’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약 한 시간 남짓한 로체스터의 식료품점 트레이더조(Trader Joe’s)의 메인 제품 진열대에 Gochujang(고추장)이 한가득 전시돼 있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또, 오피스빌딩들이 많은 트로이에 신규 오픈한 한국식 핫도그 전문점 ‘투핸즈(Two Hands)’에는 점심시간 인절미 핫도그(Injeolmi Hot Dog)와 김치맛 프렌치프라이를 먹기 위한 방문객들이 줄을 서서 대기한다. 바로 옆 가게인 쉐이크쉑(Shake Shack) 버거는 고추장 버거를 시즌 메뉴로 출시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인구의 78.8%가 백인(Census 2022년 7월 기준)일 정도로 백인 인구가 우세한 미시간주에서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들이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이민자의 나라 미국에서 조용히 일던 한식 세계화 바람이 이제 대도시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도시 디트로이트를 비롯한 중소 도시들에서도 훈풍을 일으키고 있다.

 

 

디트로이트 일원, 뜨거운 K-푸드 열기


자동차 BIG3 업체들(GM, Ford, Stellantis)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디트로이트 인근 트로이, 앤아버 일대에는 지난 1년간 4개의 한국식 치킨집(누리치킨, BBQ, 페리카나)과 핫도그집(Two hands)이 오픈했다. 한인 비율이 적은 이곳에 K-푸드 훈풍이 불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2022년 9월 누리치킨 앤아버점을 오픈한 권재희 대표는 28일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첫 오픈 때부터 손님들이 줄을 서서 치킨을 사갈 정도로 굉장히 인기가 많았다. 


앤아버는 지역 특성상 대학가이다 보니 학생들이 굉장히 많이 찾는다.”라며 “인근에 한국식 치킨집이 이미 두세 곳 되지만 수요가 많아 크게 경쟁을 느끼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이어 “미국식 치킨집과 다른 차별화된 소스와 포장 용기, 한국 치킨 특유의 바삭함, 맛의 다양함과 신선함에 미국인들이 매력을 느낀다고 생각한다.”며 현장에서 느끼는 K-푸드 인기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2021년 트로이에 오픈한 허니윙즈의 이준 대표는 “K-푸드 확산에 소셜미디어 마케팅의 중요성을 가장 많이 느낀다.”라고 강조하고 “고객의 97%가 타민족인데,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에 고객들이 매장과 음식을 업로드하고 입소문이 나며 ‘대박’이 나기도 했다. 고객층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K-푸드 주 성장요인과 전략


문화 음식은 문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BTS의 한 멤버가 서울의 시장에서 떡볶이를 먹는 모습이 기사화되고 SNS를 통해 퍼지자, 미국 언론도 떡볶이에 대한 대대적 보도를 하고 나섰다. 떡볶이를 모르는 팬도, 매운맛에 주저하던 팬도 일단 떡볶이를 시도했다. NBC 방송은 지난 3월, 미국에서 한국 길거리 음식 수요 급증을 주제로 한 ‘Tteobokki takeover(떡볶이의 점령)’ 보도를 통해 미국 내에 불고 있는 K-푸드에 대한 열풍을 재조명했다. 이후 떡볶이 판매량 급증에 대한 기사들도 앞다퉈 보도됐다. 미국인들은 질긴 식감 때문에 떡 종류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그간 팽배해 왔지만, 결과적으로 떡볶이의 판매율은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K-푸드의 존재감은 이제 K-뷰티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3년 해외 한류 실태조사에 따르면, 브랜드파워지수에서 K-푸드가 K-뷰티(62.3점), K-POP(61.7점)을 제치고 66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차지했다.


산업 한국이 미국의 전기차 배터리 산업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게 되며 삼성SDI, SK ON, LG에너지솔루션 등 대기업들이 대거 미국 OEM과 합작회사와 공장 설립을 진행하는 현 상황도 K-푸드 성장의 좋은 요인이자 전략이 될 수 있다. 합작회사들은 대규모 인력 채용을 시작했고, 한국 문화와 맛이 생소한 미 중부, 남부의 미국인 직원들은 한국 음식을 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한 예로, 인디애나주의 삼성SDI와 Stellantis 합작회사에서 근무를 시작한 직원 A씨는 “근처에 식당이 없어 원거리의 한식당으로부터 매일 점심 도시락을 배달 받아 먹고 있는데, 인종과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한식을 경험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대도시에서나 즐길 수 있었던 한식은 이제 미국의 러스트벨트로 알려진 중부 소도시들에서도 그 반경을 넓혀나가고 있다.

 

건강 코로나19로 촉발된 팬데믹을 겪으며 미국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도 K-푸드 인기몰이에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특히, 김치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한국인의 코로나19 사망률이 타 국가에 비해 현저히 낮은 이유로 한국인들이 주식으로 먹는 ‘김치’ 섭취가 화두가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랑스 몽펠리에 대학교의 쟝 부스케 명예교수 연구팀이 한국과 독일 등 코로나19 치명률이 낮은 국가들의 경우 발효 음식을 먹는 식습관에 그 실마리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미 수출 효자는 ‘김’, ‘면’


aT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농림수산식품의 대미 수출 규모는 16억 3256만 달러 규모로 매년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중 김이 1억 4837만 달러, 음료가 8263만 달러, 라면이 7616만 달러, 김치가 2910만 달러 규모에 달한다. 특히 고추장 수출 규모가 1558만 달러에 달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간편식으로 나오는 라면이나 비빔면 등 즉석 면류도 인기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매년 수출 증가 추세인 즉석 면류는 올해 초(1~2월) 수출이 13.3% 늘어나기도 했다. 김과 면뿐만 아니라, 미국 내 김치 판매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마켓리포트츠월드(Market Reports World)도 2018년 30억 달러 선이었던 세계 김치시장 규모가 오는 2025년에는 42억 8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며, 코로나로 인해 연평균 5.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시사점


떡볶이는 ‘질긴 음식’, 김치는 냄새나는 ‘스팅키 푸드(Stinky Food)’ 등 미국인들의 인식 속에 생소했던 한식이 미국인들 사이에서 ‘트렌디한 푸드’, ‘암 예방 식품’, ‘면역 증강 식품’ 등으로 인식 전환이 돼가고 있다. 이 배경에는 K-팝 등 문화적 측면이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으며 산업과 건강적인 측면에서도 K-푸드가 미국에서 지속 성장하기에 좋은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퓨리서치센터가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아시안 식당 수 중 한식은 6위에 그쳐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식당 수도 중요하지만 현지 업계 전문가들의 조언처럼 소셜미디어 마케팅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한식에 대해 알리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증대시키는 것이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식료품점 트레이더 조(Trader Joe’s)의 점장 D씨는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냉동 섹션에 한국식 팬케이크(전), 갈비도 인기를 끌고 있으며 고추장 등 발효 소스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매장 내 한국 음식 판매 종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맛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고객들의 관심을 끄는 패키징도 굉장히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미국_ 황주영 디트로이트무역관 
Source_  한국 농림축산식품부, 관세청, NBC, U.S CENSUS, Market Reports World, Statista, aT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각 기업 웹사이트 등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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