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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8 (월)

레스토랑&컬리너리

[Global Hospitality] 우주까지 뻗어간 할랄식품, UAE 할랄시장 기회는?

- UAE 할랄 취득 의무 품목은 육류 및 육가공품이 유일
- 할랄 인증 취득해 진입장벽 낮추는 전략 고려해야

 

UAE 내 할랄식품의 의미


최근 SNS를 통해 세계적인 과자 브랜드 오레오(Oreo)가 알코올, 돼지고기 성분이 포함돼 할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UAE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소문에 휩싸였다. 이 소문이 무슬림 이용자들 사이에 확산되자 UAE 당국이 직접 나서 일축했다. 2023년 1월, UAE 기후변화와 환경부(MOCCAE)와 아부다비 농업식품안전청(ADAFSA)은 현지 언론을 통해 해당 정보는 거짓이며 자국 내에서 판매되는 오레오 비스킷을 비롯한 모든 식품은 무슬림들이 섭취할 수 있는 할랄식품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모든 유통식품에 대해 정기적으로 성분 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비할랄 식품이 유통될 경우 별도 구분된 공간,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된다고 덧붙였다. 이슬람 국가인 UAE는 식품의 할랄 여부를 엄격히 규정·관리하고 있으며 일반 무슬림 소비자들 또한 민감하게 반응한다.

 

 


할랄(Halal)이란 아랍어로 ‘허용된 것’을 의미하며 이슬람 율법 샤리아(Shariah)에 따라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모든 것을 총칭한다. 하람(Haram)은 할랄의 반대말로 ‘금지된 것’을 의미하며 돼지고기, 동물의 피, 죽은 고기, 이슬람식 도축 방식인 다비하(Dhabihah) 방식으로 도축한 고기가 아닌 것, 술 등이 해당된다. 할랄은 단순히 종교적 율법이 아닌 무슬림들의 삶 자체로 그들의 경제 활동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음식은 할랄과 가장 연관이 깊다고 볼 수 있다. 현재 UAE 정부가 제도적으로 할랄 인증 취득을 강제하는 품목도 육류 및 육가공품이 유일하다. 이처럼 음식에 대한 율법은 그들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으며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엄격히 따르고 있다.

 

 

UAE 할랄식품 트렌드


UAE 정부는 2018년부터 에미라티(Emirati, UAE 자국민을 의미) 우주비행사들을 선발했다. 선발된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에서 수행하는 미션에 투입되기 시작해 2019년 아랍인 최초 국제우주정거장(ISS) 단기 방문 이후 2023년 이슬람 국가 최초로 ISS 장기 체류 미션에도 참가했다. 당시 ISS 미션에 참가하는 에미라티 우주인을 위해 우주식품이 할랄로 준비된 바 있다. UAE 전통 음식인 Balaleet(아침식사로 먹는 달달한 양념이 된 쌀과 오믈렛), Salona(치킨 스튜), Madrooba(죽과 비슷한 음식) 등이 우주에서 보관 및 섭취가 용이한 캔, 튜브에 담겨 우주로 함께 보내졌다. 이를 통해 할랄 식품이 새로운 분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장기 프로젝트로 2117년 화성 정착촌 건설을 목표하는 UAE에서 할랄 우주식품 연구·개발은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57개 이슬람 국가로 구성된 이슬람협력기구(OIC)가 발표한 글로벌 이슬람 경제 보고서 2022(State of the Global Islamic Economy Report 2022)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 세계 19억 명 무슬림들의 식음료 소비 규모는 1조 270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2025년에는 1조 6700억 달러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장에서 재무(Financial), 거버넌스(Governance), 인식(Awareness), 사회적 영향(Social), 혁신(Innovation) 등의 지표를 반영한 글로벌 이슬람 경제지수(GIEI: Global Islamic Economy Indicator) 식품 부문에서 UAE가 5위를 기록했다.


한편, 2020년 OIC 국가의 할랄식품 수입 규모는 총 2000억 달러며, 2025년까지 연평균 3.3% 증가해 23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UAE는 1000만의 작은 내수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약 129억 달러를 수입하며 수입 규모 6위를 기록했다. 수입 식품 의존도가 높은 자국의 식량안보 강화를 목표로 식품산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으며 2020년부터 2021년까지 할랄식품 분야 내 총 11건의 투자를 추진한 바 있다.
 

UAE 할랄시장 내 한국 제품의 입지와 기회


UAE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한국의 할랄 제품은 라면이다. 약 10년 전부터 시작된 매운 라면 먹기 챌린지 영상이 세계적인 화제가 되면서 UAE 내에서도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소비가 급격히 늘었다. 더불어 K-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한국 라면 수요는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농심, 삼양 등 한국의 주요 라면 제조사들은 할랄 인증을 취득했으며 그 결과 일반 식료품점에서도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그 외에도 할랄 인증을 받은 한국 배(Pear)가 판매되고 있다. 배는 과일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무슬림들이 먹을 수 있는 할랄로 간주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에 할랄 인증을 취득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었다. 특히 한국의 배는 세계적으로 흔한 품종이 아니며 현지인들에게 낯설지만 할랄 인증을 취득하고 홍보하면서 시장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3년 3월, 한국 농림축산식품부가 말레이시아 정부와 한우고기 수출을 위한 검역협상을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이르면 2023년 내에 말레이시아에 최초로 할랄 한우를 수출할 수 있게 됐으며 태국, 싱가포르 등 검역 협상 대상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할랄은 UAE에서 승인되지 않아 아직 UAE로 수출이 불가하지만 한우가 이슬람 시장으로 점차 수출 판로를 넓히며 일본의 와규와 같이 프리미엄 축산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UAE 할랄 인증제도


UAE는 2014년 1월 국제 수준에 부합하는 UAE 할랄 기준규격을 제정했다. 당시 UAE 할랄제도 총괄기관이었던 UAE 표준측량청(ESMA)이 2020년 신설된 연방 정부기관인 산업첨단기술부(MoIAT, Ministry of Industry and Advanced Technology)로 흡수된 이후 MoIAT가 UAE 할랄 제도를 관장하고 있다. UAE의 할랄 표준은 식품류에서 화장품 등으로 점차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지만 아직까지 육류 및 육가공품을 제외한 제품은 할랄 인증 취득 의무 대상이 아니다. UAE 할랄마크 부착 또한 의무사항이 아니나, 부착하기 위해서는 UAE 내각 결의안 No.10/2014의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할랄 인증 취득과 별도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준수 요건은 다음과 같은 표준을 통해 규정하고 있으며 상세 내용은 MoIAT를 통해 구매해 확인 가능하다.

 

 

MoIAT는 글로벌 할랄 인정기관(Halal Accreditation Body)을 선정하고 할랄 인증기관(HCB, Halal Certification Body)을 평가, 인정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했다. 선정된 할랄 인증기관은 실질적인 할랄 인증 발급 및 마크 부착 허가를 수행하게 된다. 2023년 5월 기준 전 세계 총 15개 할랄 인정기관과 111개 할랄 인증기관이 MoIAT에 등록돼 있다.


그중 한국 인정기관으로는 한국인정지원센터(KAB, Korea Accreditation Board)가 있으며, 인증기관으로는 국제할랄인증지원센터(IHCC, International Halal Certification Center)가 등록됐다. 또한 할랄협회(KOHAS)는 글로벌 할랄 인증기관 IFANCA와 할랄인증 동시발급(TLS, Two Logos System) 협약을 체결해 단일기관 기준의 절차와 비용으로 2개 인증을 동시 발급하고 있다. KOHAS가 MoIAT에 공식 등록된 기관은 아니지만 해당 기관에서 발급하는 IFANCA 인증이 UAE에서 승인돼 우회적으로 UAE 할랄 인증 발급이 가능하다. 다만, 제조 플랜트의 UAE 할랄 인증에 대한 샤리아 적격 인정은 별도의 절차로 진행된다고 한다. 국내 할랄 인증기관의 관계자는 “인증기관별로 발급 가능한 품목·서비스가 모두 상이하다. 만약 한국의 기관에서 인증이 불가하다면 수출국에서 인정한 타국 기관을 통해 발급받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시사점


최근 해외에서 한식 식당을 운영하는 TV 프로그램의 모로코 편에서 일부 현지인이 음식 재료의 출처를 의심하고 민원을 제기해 식당 운영이 중단되는 사건이 방영됐다. 당시 제작진이 식자재로 할랄 고기와 현지에서 조달한 재료들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벌어진 일이다. 한국은 무슬림 인구 비중이 적고 그들이 금기시하는 돼지고기와 술 소비가 활발하기 때문에 한국 음식에 대한 막연한 우려와 불안감이 반영된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오해를 방지하고 보다 수월한 시장 초기 진입을 위해 할랄 인증 취득을 고려하는 기업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할랄 인증 취득은 오랜 시간과 큰 비용이 소모돼 기업 측에 부담이 될 수 있으며, 세계적으로 통일된 할랄 인증도 부재해 국가별로 인정하는 할랄 인증(표준)이 상이하다는 점이 부담을 가중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진출을 목표하는 국가, 지역에서 인정하는 할랄과 상호 인정되는 인증 등 사전 조사와 계획 설정이 중요하다. 할랄은 국내에서 보편적인 인증이 아니기에 조사 과정에서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현재까지 UAE에서 강제하는 할랄인증 취득 품목은 육류 및 육가공품이 포함된 식품이 유일하지만, 할랄이 무슬림들 삶의 양식 전반에 깊게 자리하는 만큼 소비재(화장품, 의류 등), 관광, 의료, 금융 등 다양한 분야 내 관련 수요가 존재한다. 더불어 세계 무슬림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 UAE 및 이슬람 국가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할랄 혹은 무슬림 친화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진출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만하다.

 

아랍에미리트_ 이정모 두바이무역관 

Source_ State of the Global Islamic Economy Report 2022, Ministry of Industry and Advanced Technology, IHCC, KOHAS, Twitter, 국내 및 현지 언론, KOTRA 두바이 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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