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가장 좋은 온천과 먹는샘물의 본고장
슬로베니아는 유럽에서 가장 좋은 온천과 먹는샘물로 유명하며, 산수(山水)는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비슷한 점이 많다. 슬로베니아 최고의 수원지는 로가스카 슬라티나(Rogaška Slatina) 지역으로 고문서에 의하면 ‘Rogaška Slatina’라는 명칭은 문자 그대로 ‘Rogatec(온천)’을 뜻하며 ‘광천수의 원천’을 의미한다고 기록돼 있다.
수백 년 된 이 휴양지는 오스트리아 케른텐(Karnten) 주의 클라겐푸르트(Klagenfurt)에서 남서쪽으로 150km, 차로 2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참나무와 너도밤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로우 스티리아(Lower Styria: Spodnja Štajerska)의 완만한 언덕 분지에 자리를 잡고 있다. 오스트리아 통치시대에는 독일어로 ‘로가슈카-슬라티나(Rohitsch-Sauerbrunn)’라고 불렀으며 1687년 이 지역의 추기경이었던 요한 베네딕트 그룬델(Johann Benedikt Gründel)이 ‘Roitschocrene ‘Rogatec(온천 : 그리스어로 κρήνη crene(봄))’이라고 명명했다. 이미 1670년에 비엔나와 합스부르크 왕가는 물론 주변 국가로 공급되면서 효능을 인정받았다.
20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먹는샘물
로가스카 슬라티나에는 여러 개의 광천수 샘이 있는데 가장 잘 알려 광천수는 템펠 온천(Tempelquelle), 스티리아 온천(Styriaquelle), 도나티 온천(Donatiquelle)이다. 이 중 템펠 온천에서 나오는 광천수로 제조한 먹는샘물이 바로 템펠 먹는샘물(Tempel Mineral Water)이고, 도나트 온천(Donatiquelle)에서 나오는 광천수로 제조한 물이 <호텔앤레스토랑> 5월호 본 지면에 기고한 ‘도나트 엠지(Donat Mg)’다.
로가스카 슬라티나에는 하나의 전설이 있다. 그리스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많은 신(神)들과 신화 속 영웅들이 통치하던 시절, 날개 달린 말 페가수스가 슬로베니아 상공을 날다가 산에서 발굽을 쳤을 때 기적적인 광천수가 나타났다고 한다. 이에 아폴로는 “신이 서 있는 곳은 건강과 진정한 신성한 힘의 원천이다. 그리스 파르나소스산 히포크렌(Hippocrene: 지혜롭고 예술의 재능을 탁월하게 해주는 영감의 물) 샘물 대신 로가스카 슬라티나의 로이츠크렌(Roitschocrene: 온천)의 샘물을 먼저 마셔라.”라고 크게 소리쳤다고 한다. 조금 과장됐지만, 시인 헤시오도스는 페가수스의 그리스어 이름인 ‘Πήγασος(페가소스)’가 ‘근원’ 또는 ‘샘’을 의미하는 단어 ‘πηγή(pêgế)’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템펠 먹는샘물은 200년 이상의 전통을 갖고 있으며, 1141년에 로가스카 슬라티나 지역이 온천으로 개발됐다는 기록은 잘츠부르크 대주교의 문서와 로마 시대에 세운 돌에 새겨졌으며, 로마 군인과 켈트족이 온천으로 이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1572년에는 로가스카 슬라티나 광천수의 성분 분석이 발표되면서 유럽에 급속도로 유명해졌다. 1680년, 비엔나 대학교수이면서 황실 주치의였던 파울 소르베트(Paul de Sorbait)가 자신의 저서 <Praxios medicae tractatus VII>에 “치유 능력이 있는 온천과 건강에 유익한 먹는샘물로 기술했고 유럽지역에 잘 알려진 물”이라고 작성했으며, 이후 여러 학자가 이를 증명했다.
17세기 이후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먹는샘물로 인정 받아
1819년에 템펠 광천수 건물이 신축됐고, 병물 사업이 시작됐으며, 1869년 로가스카 슬라티나 광천수는 유럽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1874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수치인 182만 2355병이 판매됐다. 그 당시 비쉬(Vichy)와 셀처스(Selters)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팔린 물로 유명세를 탔다. 17세기 이후에는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먹는샘물로 인정받기도 했다. 1931년 화학자 아돌프 레젝(Adolf Režek)은 로가스카 슬라티나 마을에 작은 화학 실험실을 설립, 마을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출판했다. 1893년 시카고 세계 박람회 먹는샘물 부문에서 메달을 수여 받아 세계적인 물로 우뚝 섰다.
그러나 나치 독일군이 제2차 세계대전(1941년~1945년) 동안 로가스카 슬라티나 지역을 점령하면서 유고슬라비아 보병과 치열한 전투로 인해 이 지역의 황폐화가 진행됐다. 다행히 1967년 유서 깊은 템펠 먹는샘물 수원지의 원수로 온천을 다시 개장하면서 현대적인 시설로 관광객을 맞이했다. 2023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된 국제 식음료 품평회(iTQi)에서 3스타, 우수물맛 상을 받았으며 슬로베니아에서 유일하게 최고 등급을 받은 먹는샘물이 됐다. 특히 나트륨 함량이 낮아서 인체 내에서 수분 공급과 기분 전환에 탁월해 많은 사람으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육류 음식과 페어링 추천
2019년 7월 3일부터 8월 30일까지 한때 치유용 미네랄 워터의 주요 공급원이었던 템펠 파빌론(Tempel Pavilion)의 200주년 기념행사인 아나스 페스티벌(Ana’s Festival)을 로가스카 슬라티나 지역의 그랜드 사바 호텔에서 성대히 개최했다. 12개의 우아한 이오니아식 기둥 위에 서 있는 타원형의 템플 파빌리온 광장은 오늘날 다양한 문화 행사의 장소로 유명하다.
템펠 먹는샘물은 로가스카 슬라티나 지역에서 가장 낮은 TDS 562mg/L, 경도 362mg/L, pH 7.4로 약알칼리수로 미세한 단맛의 징후가 있고 미각을 깨끗하게 해주며 맛을 선명하게 하는 미세한 미네랄 균형감이 뛰어나다. 서울 시내 5성급 호텔, 미쉐린 가이드 스타 레스토랑에서 소고기 스테이크, 오리고기, 닭고기 등 음식과 페어링을 추천하며, 소화 질환에 효능이 있는 물로 홍보하면 좋다.
사진 출처
1_ https://museu.mscollectionobject276223rohitsch-sauerbrunn-tempel
2_ https://www.flickr.comphotos76740876@~.jpg (148KB) paviljon-tempel
3_ https://www.rogaska.sienevents899-200-years-of-the-Temp
4_ https://www.julische-alpen.infosonsti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