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으로 한국과 맞닿은 면이 많은 베트남. 양국을 오가는 항공만 해도 주에 약 500회에 가까웠던 만큼 인적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국가다. 아시아 어느 지역보다 한류를 가장 먼저 받아들인 한류의 원조 국가이자, 30년 가까이 지고지순한 한국사랑 중인 베트남은 코로나19 이전까지 국내 인바운드 시장 다변화 전략에 있어 핵심 국가였다. 팬데믹 이후에도 빠른 속도로 회복이 이뤄진 터, 일찍이 베트남 관광시장을 조기 선점하기 위한 지자체들의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인바운드 활성화를 위해 베트남을 눈여겨봐야 할 이유는 너무도 많다. 빠른 경제성장으로 기대되는 시장 확장성과 고부가가치를 이끌 수 있는 인센티브와 기업회의 단체 수요, 그리고 단순 관광뿐만 아니라 다목적의 방한 니즈까지. 그러나 다 차려졌다고 생각했던 밥상에 비자, K-ETA의 수저가 없는 형국이 근 1년간 지속돼 업계의 시름이 속절없이 깊어지고 있다. 기회와 위기를 맞이한 베트남 인바운드 시장. 높아만 보이는 허들을 넘어 밝고도 밝을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까?
문화적 교류 활발한 한국-베트남
정서적 교감 바탕으로 비슷한 성향의 두 국가
동남아시아 인도차이나반도의 동부에 위치한 국가, 베트남은 한국과 한자문화권, 유교문화권이라는 공통점 아래 문화적 유사성이 많은 나라다. 과거 외국의 침략과 식민 지배를 겪었던 역사성부터 불교와 유교 등 종교적 전통을 공유하고 있는 점, 두 나라 모두 다양한 종류의 밥과 국수를 주식으로 하고, 쌀, 고추, 각종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는 식문화도 맞닿아있다. 이러한 문화적 유사성은 두 나라가 서로를 이해하고 친밀감을 형성하는 데 일조, 지금까지 문화는 물론 외교적, 경제적 교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 있어 한국은 아세안 국가 중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국가로, 한국관광공사와 베트남 관광청의 통계에 의하면 코로나19 이전 양국의 인적교류가 가장 활발했던 2019년 10월에는 총 10개 사의 항공편이 주에 488회 운항했을 정도다.
이처럼 상호 우호적 관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한국과 베트남. 베트남의 전반적 특성으로 외교부가 발표한 <2022 베트남 개황>에 따르면 베트남인은 약 3000년 역사 동안 수많은 외세의 침입을 받았으나 이에 굴복하지 않은 역사에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민족이다. 내부적으로는 북부-중부-남부별 특성과 총 54개 민족이 가진 고유의 특성으로 문화적 다양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공산당과 정부, 단체 등의 요직에 여성이 많이 진출해 여성의 사회활동이 활발하다. 전체 인구는 약 9621만 명으로 세계 15위, 아세안 국가 중에서는 3위를 차지, 중위 연령은 32.5세면서 인구 구조가 피라미드 형태를 띠어 향후 20~30년간 질 높은 노동력의 풍부한 인력이 보장돼 있다. 베트남이 경제 성장 비전이 매우 큰 국가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편 베트남인의 성향으로는 대체로 친근하고 활기차며 적극적인 면이 있다. 가족과 친구들과의 관계를 매우 소중하게 여기고, 자신들의 문화와 전통에 대한 아름다움, 가치를 유지하고 보존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는 점도 한국과 유사한 부분이다. 또한 문화적 다양성을 기반으로 개방적이고 호기심도 풍부한 한편, 경제적 안정에 대한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일하는 데 열심인 이들이 대부분이라 노동력이 높은 만큼 여행을 통해 휴식을 취하고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것에도 적극적이라는 분석이다.
인바운드 조기 정상화와 시장 다변화의
열쇠 쥐고 있는 베트남
2019년까지 한국에 있어 베트남 인바운드는 편중된 중국과 일본 시장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장 다변화 전략에서 핵심인 국가였다. 2019년, 베트남 방한객은 55만 명으로 전체 방한관광 규모에서 7위를 차지했고, 팬데믹 이후 국제관광이 조금씩 재개되던 지난해에는 18만 명을 기록, 전년 대비 방한객 수가 784% 증가하며 빠른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9 외래관광객 조사」 결과 코로나19 이전까지 베트남 관광객의 방한 여행 형태를 살펴보면 베트남인 중 방한 핵심 계층은 ‘20대 여성’이었다. 방한 전에는 ‘글로벌 인터넷 사이트(77.6%)’를 통해 한국 관광 관련 정보를 습득했고, 주로 ‘개별여행(71.5%)’ 형태로 방문하는 추세였다. 방한 시에는 ‘쇼핑(97.9%)’과 ‘식도락관광(96.6%)’을 즐겼고, ‘자연풍경 감상(83.1%)’, ‘고궁 역사 유적지 방문(70.7%)’, ‘전통문화체험(52.7%)’, ‘유흥/오락(39.3%)’, ‘박물관/전시관 관람(36.0%)’ 등의 체험 관광 활동 또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한국에 평균 7.6일가량 머물며 1인 평균 1476.5달러(한화 약 195만 원)를 지출, 전반적 만족도는 99.5%로 매우 높게 평가됐다.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코로나19 기간 동안 조사한 방한 여행 의향 또한 상대적으로 큰 국가로 분류됐다. 한국관광공사의 「2021 잠재 방한여행객 조사」에 따르면 2024년까지 방한 의향이 있는 베트남인은 70.1%로 전체 대상국의 평균이었던 47%를 상회했고, 해외여행 의향자 중 첫 번째 희망 목적지로 한국을 선택한 ‘초적극 방한 의향자’의 비중도 28.2%로, 전체 평균 9%에 머물렀던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방한 의향의 이유로는 ‘볼거리가 많아서(19.8%)’, ‘먹을거리가 많아서(13.5%)’, ‘여행하기 좋은 계절/날씨(12.8%)’, ‘문화/체험 즐길거리가 많아서(11.2%)’ 등을 꼽았다.
VK국제투어 베트남 인바운드 여행 오퍼레이터 Trinh 매니저(이하 Trinh 매니저)는 “베트남 관광객의 경우 대체적으로 모든 계절에 한국 여행을 희망하지만 3월 벚꽃 시즌이나 10월 단풍 시즌이 특히 베트남에서는 보지 못하는 자연경관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많았다. 이미 서울에는 한두 차례 방문했던 여행객들이 많아 서울은 기본으로 경주나 부산, 제주도도 조금씩 일정에 고려하는 형태였다.”고 설명하며 “여행에 익숙한 베트남인들이기 때문에 개별여행으로 패턴이 바뀌던 추세였는데 그중에서도 K-Pop, K-드라마 여행 콘텐츠에 대해서는 접근성이 낮은 터라 한류관광에 한해서는 패키지 상품을 찾는 이들도 왕왕 있었다. 방문을 희망하는 대표 명소로는 남이섬, 아침고요수목원, 화담숲, 에버랜드 등이 있고, 전반적으로 걷는 것을 즐기지 않는 특성이 있어 투어버스와 같은 교통수단을 적극 활용하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K-콘텐츠, 스포츠, 문화유산 내세워
동남아시아의 기회 선점하는 지자체들
인바운드 시장 다변화의 마중물로 기대되던 베트남이 국제관광 재개 이후 빠른 회복이 이뤄지자 한국관광공사를 중심으로 각 지자체와 협·단체에서 일찍이 베트남 관광시장을 조기에 선점하고자 활발한 움직임을 펼쳤다.
한국관광공사는 2022년 초부터 코로나19 이후 방한시장 조기 정상화의 키를 쥐고 있는 동남아시아 유치와 인바운드 역량 회복을 지원하고자 팸투어와 해외 프로모션에 박차를 가했다. 베트남의 경우 지난해 6월부로 관광비자 재개와 함께 제주와 양양국제공항의 경우 무사증 입국을 허용했다. 또한 베트남을 포함한 인도네시아, 필리핀의 여행업자와 언론인 60여 명을 초청, 서울, 부산, 강원 등의 신규 관광지를 소개하고, 국내 여행업 관계자 50여 명과의 비즈니스 교류를 위한 트래블마트를 서울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한국관광공사의 적극적인 홍보를 필두로 각 지자체는 로드쇼나 팸투어를 통해 지역이 가진 문화유산이나 매력적인 관광지를 어필하기에 나섰다. 강원도는 지난 2월 12일부터 3박 4일의 일정으로 베트남 유력 여행사 및 언론인을 대상으로 동계 스포츠 상품개발 및 홍보 팸투어를 실시했다. 팸투어는 베트남 시장을 대상으로 강원도 동계 스포츠 상품을 중점으로 홍보하고 중장기적인 방한 겨울관광 수요 확대를 위해 한국관광공사 테마관광팀 하노이지사와 공동으로 기획했다.
팸투어를 담당한 강원도관광재단 해외마케팅팀 임승휘 주임(이하 임 주임)은 “이번 팸투어는 양양국제공항 베트남 정기노선 활성화에 주안점을 두던 중, 재단과 강원도, 한국관광공사 협업의 일환으로 진행하게 됐다. 강원도는 코로나19 기간에도 지속적인 해외마케팅을 전개한 결과, 지난해 10월 이후부터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고 있었다.”고 귀띔하며 “그중 베트남은 강원도 인바운드의 핵심 시장으로 보고 있다. 하노이와 호치민을 연결하는 양양 공항 국제선 운항과 2022년 6월부터 무사증 입국제도가 시행됐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팸투어 뿐만 아니라 현지 홍보, 세일즈 등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활성화를 위한 노력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가장 최근에는 경북도가 4월 11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베트남 국제관광박람회(VITM 2023)와 연계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경북관광 홍보 활동을 펼쳤다. 경북도는 홍보관을 구축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K-드라마 촬영지 등의 다양한 테마의 관광자원을 소개했다. 특히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베트남을 공략, 경북의 우수한 스포츠 시설과 관광자원을 융합한 관광전략 방안에 대한 간담회를 사격, 야구, 태권도, 양궁 국가대표팀 감독과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전남도는 내년 3월까지 운영되는 무안국제공항 무사증 입국 제도를 기반으로 베트남 관광객 1만여 명을 유치, K-관광 세계화를 선도한다는 의지를 내비쳤고, 제주도도 제주관광의 핵심시장으로 꼽히는 베트남 시장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하노이에 위치한 제주관광 홍보사무소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 중이다.
인도차이나반도의 최강국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는 시장
이처럼 많은 지자체와 여행사에서 베트남 인바운드 시장을 주목하는 데는 방한 베트남 관광객의 절대적인 수가 늘어난 것 이외에도 여러 이유가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인구와 경제성장률이다. 동남아시아 전문 인바운드 여행사 ㈜이후엘티에스의 전성준 회장(이하 전 회장)은 “베트남의 경제 성장률은 2021년까지 꾸준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2.91%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을 기록해 이목을 끌었다. 코로나19 이전까지는 매년 6~7%대 성장률을 기록했던 국가”라고 강조하며 “급격한 경제성장의 도움으로 현재 베트남 국민의 70%는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이며 이 중 13%는 세계 중산층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물론 사회주의국가라 발전 속도가 더디긴 하지만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고, 인구도 1억 명에 육박해가는 터라 인바운드 업계에서는 인도차이나반도에서는 최강국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방한하는 주요 연령대가 30~50대인데, 30대 인구가 30%가 넘는 젊은 국가인 만큼 앞으로 인바운드 시장으로서도 성장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다수의 관광객 유입으로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고, 재방문의 가능성이 높아 잠재적인 관광객 유치에도 큰 역할을 하는 인센티브·기업회의 단체 수요가 크다는 점도 기회다. 이에 지난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의 방한 인센티브·기업회의 단체 6개국의 주요 기업 직원 30명을 초청해 ‘K-인센티브 글로벌 챌린지 대회’를 개최했다.
대회는 동남아시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과 함께 K-Pop, 오징어게임의 요소를 활용해 국가 간 팀빌딩 경합의 형식으로 진행, 단순히 해외 현지 여행사나 기업의 의사결정자를 초대해 팸투어하는 기존 형식을 벗어나 흥미를 앞세운 마케팅을 전개해 많은 이목을 끌었다. 참가자들은 이틀간 ‘한국음식 만들기(Make your won K-Soul Food!)’, ‘한국 전통 게임(Play Folk Games!)’, ‘케이팝 댄스 경연대회(Let’s Real K-Pop Dance)’, ‘대중교통 이용 체험(Let’s take the subway!) 등 한국관광의 매력과 문화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수 있는 4가지 주요 프로그램을 수행했다.
전 회장은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노동력이 풍부한 국가 중 하나이자 노동력이 높기 때문에 웬만한 중견 이상의 기업들은 1년 이상 근속한 직원들에게 포상휴가를 지원해주는 제도가 잘 마련돼 있다. 2017년 베트남 인센티브 방한객이 총 5만 6381명으로 전년대비 91.2% 증가하면서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장”이라고 설명하며 “게다가 베트남 관광객들은 한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상당하다.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250%에 육박하는 터라 인삼이나 적송과 같은 건강식품은 물론, 화장품, 의류 등 명품 중에서도 국산 제품의 구매력이 높은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시장 확장성과 고부가가치 창출 기회를 바탕으로 베트남 시장에 주목해야 할 때임을 강조했다.
한국에 대한 무한 애정으로
여행 호기심도 왕성한 베트남 관광객
인바운드 활성화에 있어 베트남을 주목해봐야 할 이유는 시장 확장성, 고부가가치 창출의 기회뿐이 아니다. 베트남에 있어 한국은 관광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부터 한류관광을 주도해 온 DOJC Korea 최윤희 대표(이하 최 대표)는 “베트남에서 한류는 더 이상 타국 문화의 열풍인 수준이 아닌 자국 대중문화의 일부분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공영방송을 통해 한국 드라마 ‘내 사랑 유미’를 소개한 곳이 베트남이다. 당시가 1995년이었으니, 베트남은 한국문화가 동남아시아로 뻗어나갈 수 있었던 최초의 근원지이자 오래전부터 ‘란쏭한꾸옥(한류)’의 원조 국가로 통했다.”고 설명하며 “주목할 만 한 점은 한류가 열풍을 일으킨 지 어언 30년이 다 돼감에도 불구하고 사그라들기는커녕 오히려 한국보다 한류에 진심인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류가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베트남의 초기 평가를 통해 첫 관문을 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베트남은 한류를 선도하는 국가로 거듭났다. 사실상 문화적으로는 한국과 베트남이 동시간대를 영위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이에 Trinh 매니저도 “베트남 관광객이 한국에 방문하면 필수로 가는 코스에 여전히 남이섬과 한국민속촌이 포함돼 있다. 겨울연가와 대장금의 여파가 아직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전하며 “지금으로부터 20년도 더된 드라마지만, 특히 남이섬의 경우 한국에서 남이섬을 다녀오지 못하면 한국 여행을 안 한 것과 다름없이 취급된다. 그만큼 베트남에게 있어 한국은 꾸준하면서도 지속적인 관심의 대상”이라고 이야기했다.
지고지순한 베트남의 한국사랑은 여행에 있어서도 드러난다. 호기심이 많은 성향 탓에 다양한 체험활동이나 새로운 명소를 방문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 임 주임은 “이번 강원도 팸투어를 통해서는 변화된 관광트렌드에 맞춰 한류, 레저, 웰니스 등 테마별 관광 콘텐츠를 홍보하고자 했다. 국제관광이 재개되면서 베트남 방한관광의 수요가 이전의 단순한 단체관광코스에서 좀 더 세분화됐고, 특색 있는 체험의 니즈가 커진 바, 강원도의 자연환경과 아울러 힐링, 휴식의 웰니스 관광지, 평창 인더숲BTS편 등 한류관광지와 같은 특색있는 체험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소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하며 “팸투어 참가자 설문조사를 통해 후기를 살펴본 결과 동해 무릉별유천지, 평창 용평리조트, 강릉 선교장 등에서 진행한 체험 콘텐츠와 유명 아이돌 그룹 촬영지인 강릉 향호해변 버스정류장, 평창 인더숲 등과 같은 한류관광지에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특히 동계시즌의 스키상품에 대한 니즈가 높았는데 스키상품과 연계한 도내 관광지 및 전통, 한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앞으로는 단순한 관광지 홍보보다 도내 지역별 특화된 체험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어필, 강원도가 가진 다채로운 프로그램의 호소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단순 관광 이외에도 다양한 방한 목적
잠재적인 관광객 확보의 기회까지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 강화와 교류 증진의 주역, 한류. 해외문화홍보원이 발표한 「2021년 국가이미지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내에서 약 50개의 전국 단위 K-Pop 동호회가 운영 중이며, CGV와 롯데시네마가 베트남 영화관의 2/3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한국 패션이 베트남인의 체격과 잘 어울린다는 인식으로, 옷 매장 간판에 ‘한국 패션’이라는 판촉 문구는 이미 흔한 일이 됐으며,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등의 뷰티 브랜드는 이미 성공적으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그리고 이러한 배경에는 2006년 11월, APEC 정상회의 베트남 개최를 계기로 동남아 지역 최초의 한국문화원 개원이 있었다. 한국문화원은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어와 태권도, 한식, 국악, K-Pop 강좌 등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진행, 한국어의 경우에는 2018년을 기준으로 총 25개 대학에서 한국어 학과 또는 한국어 전공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비정규과정 한국어 교육으로 15개 세종학당도 개설됐으며, 하노이시와 호치민시를 중심으로는 사설 한국어학원이 성업 중이라고.
이에 단순히 관광에 목적을 둔 것이 아닌 유학연수, 문화교류, 교육을 위해 방문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KOTRA 국가정보 서비스에 따르면 방한 베트남인 관광객 중 유학연수 체류자격으로 입국한 비중이 전체 방한 외래관광객 대비 높은 편(2021년 기준 43.4%)이다. 최 대표는 “아무래도 기본적으로 한국어 실력을 갖춘 이들이 많다 보니 현지에서 한국어를 배우러 오는 수요도 있지만 댄스와 보컬, 아이돌 수업을 받으러 한국 방문을 희망하는 케이스도 상당한 편”이라고 귀띔하며 “그런데 유학연수 비자가 대학부설의 한국어학당을 등록해야 쉽게 나오는 터라 아이돌 수업을 받기 위한 이들은 비용이 이중으로 드는 구조였다. 4월부터 ‘K-컬처 연수 비자’ 제도가 실시되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 얼마나 유입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만약 K-컬처 비자 제도가 활성화된다면 장기체류의 부가가치가 높은 K-관광 시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Trinh 매니저에 의하면 학생뿐만 아니라 베트남 기업체에서 한국 기업의 선진 기술력과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한 기업 직무연수의 수요도 왕왕 있는 모양새다. 가장 보편적으로는 화장품과 식품, IT 회사에서 연수 기회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스파와 같은 서비스 영역에서도 한국 방문을 희망하는 이들이 많다고.
업계의 개선 요구에도 지리멸렬한 행정
발목 잡는 비자, K-ETA 이슈, 시급히 해결돼야
기본적인 애정이 바탕이 된 관심에 더해 시장 확장성도, 부가가치 창출의 기회도, 앞으로의 파급력도 기대되는 베트남 인바운드. 그러나 치명적인 오류가 있다면 단연 K-ETA와 비자다. 인바운드 회복을 위한 제도 개선 및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던 정부는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의 경우 지난해 6월부터 제주와 양양공항에 한해 단체관광객의 무사증 입국까지 허용했던 터다. 그러나 지난 10월, 양양공항을 통해 입국한 베트남 관광객 100인이 무단이탈, 무사증 입국을 위한 K-ETA 승인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사실상 제도의 의미가 없어졌고, 무사증 입국도 어려운 형국에 관광비자 발급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인바운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방한 외래관광객의 비자 발급 등 입국 과정에서의 제도 개선 및 절차 간소화가 필요함을 팬데믹 기간 내내 주창해왔던 업계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9월 20일, KATA가 비자 제도 개선을 건의하기 위한 ‘동남아 인바운드 소위원회’를 개최했다. 당시 위원회에 참여한 전 회장은 “비자 때문에 한국관광의 니즈가 큰 동남아시아 관광객들을 모조리 일본에 빼앗기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베트남과 필리핀을 중심으로 방한 관광비자의 접수제한이나 발급 지연의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데 제대로 된 소명 없이 거절당하는 비자들이 너무도 많다. 심지어 방한 목적이 분명하고 송출 주최 측이 확실한 단체 구성원이 K-ETA 승인이 불허되는 일도 있었다. 현지 여행사의 피해가 막대한 것은 물론, 출발 직전까지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행정때문에 공항에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관광객들의 실망감은 돌이킬 수 없는 것”이라고 일갈하며 “이러한 비자 거부 및 K-ETA 승인 불허로 한국이 아닌 일본으로 여행 목적지가 변경되고 있다. 심지어는 현지 업계의 방한 상품 판매 기피 현상이 나타나는 등 방한 수요의 감소가 우려되는 요인들이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비자라는 가장 높은 허들을 눈앞에 두고 외래관광객 3000만의 목표는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 대표도 “여행은 해에 걸친 계획 중 하나기 때문에 올해가 코로나19로 2~3년간 마음에 품고 있었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가장 적기이자, K-관광을 외치는 현재의 우리에게 절호의 기회다. 그런데 비자 이슈로 한국 방문을 원하는 이들의 발길이 닿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300명 규모의 MICE팀의 오퍼가 들어왔는데 비자 때문에 일본으로 넘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하며 “K-컬처 연수 비자도 시행은 4월부터 공표를 했지만 실질적으로 유입되는 관광객이 없으면 있으나마나한 제도다. 2년 동안 장기체류가 가능한 비자인 만큼 경제적 파급효과는 물론 잠재적인 관광 수요까지 창출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하루빨리 제도의 정착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초대는 했지만 승인받지 못하는 관광객들
현장의 목소리에 집중해야 할 때
무사증 제도의 운용 기간이 올해 5월 31일부로 끝이 남에 따라 정부는 4월부터 다시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의 3인 이상 단체 관광객의 단체 전자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해주는 정책을 1년간 시행한다고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고소득, 고자산 외국인은 국내 소득이 없더라도 1~2년 체류할 수 있는 디지털 노마드 비자, 외국인 청소년 대상 K-컬처 연수 비자를 신설, 전자사증 발급 기간은 현행 7일에서 1~2일로 대폭 단축한다는 계획이지만 업계의 시선은 냉랭하기만 하다.
물론 현재 유입되고 있는 베트남 관광객들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이는 전체 수요 중 극히 일부에 해당한다. 베트남 인바운드 시장에 기대해볼 만한 호재가 많은 만큼 업계에서 체감하는 관광 행정은 아쉬움을 넘어 통탄의 지경에 이른 듯 보인다. 전 회장에 따르면 소득도, 재산 보증도 확실한데다 기업 인센티브 투어로 초대된 터라 방문 목적까지 뚜렷했던 베트남 기업 총수 중에는 K-ETA가 승인되지 않자 자비로 무려 6시간 동안 전세기를 공항에 대기시킨 이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당연한(?) 결론이었겠지만 해당 총수는 한국이 초대했으나 한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결국 한국 땅을 밟지 못했다. 이와 같은 아이러니한 일들을 매번 현장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인바운드 업체는 그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르 뿐이다. 이제 업계의 목소리에 그 어느 때보다 집중해야 할 시기인 듯 보인다. 너무도 선명한 기회인 터라 막연히 높아 보이는 K-ETA와 비자 정책의 허들을 하루빨리 넘을 수 있도록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