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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5 (토)

레스토랑&컬리너리

[Dining Feature Ⅱ] 물리고 물리는 외식업 인력난의 굴레 ② 불투명해지는 지속가능성 수면 위로 떠올라

 

진퇴양난에 놓인 외식업 인력난으로 외식업의 미래가 불분명해지고 있다. 이에 연재를 진행하고 있는 인력난 기획 지난 호에서는 현재 인력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임금제도와 정책, 그리고 법적 보호에서 소외되고 있는 외식업계의 현주소에 대해 살펴봤다.

 

그러나 이미 업장 수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인력난은 근근이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업장들의 지속가능성을 갈수록 희박하게 만들고 있다. 어떤 방식을 취하던 현재의 인력난을 해결하지 못한 업장은 최소한의 운영으로 형태가 바뀌거나, 그도 아니면 생사의 기로에서 결국 외식업을 포기하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더 이상 장인정신을 가진 명인과 기능장들의 역할이 무색해지고, 소규모, 인스턴트화되는 모양새로 외식업의 수준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혹자는 현 시기를 너무 많은 외식업장의 수가 자연스레 구조 조정되는 수순으로 보기도 한다. 이제는 현상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도래할 문제를 최소화하는 때. 최악은 벗어나기 위해 어쩌면 지금부터 드러나고 있을지 모를 머지않은 병폐들을 살펴보고, 외식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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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호 Dining Feature] 물리고 물리는 외식업 인력난의 굴레 ① - 인력구조의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임금제도와 정책, 업을 중심으로 재편돼야

 

성장성은 높으나 
수익성과 안정성 낮은 한국 외식업


지난 1월 1일,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서 국내 한식당 중 유일하게 3스타의 명맥을 유지해 온 가온이 영업을 종료했다. 가온은 광주요그룹이 2003년부터 서울 강남에서 운영, 미쉐린 가이드 서울이 발간한 2016년부터 매년 3스타를 받아오며 한식당의 자존심을 이어오던 레스토랑이었다. 가온 측은 재정비를 위해 영업을 일시적으로 종료하는 것일 뿐 완전한 철수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파인다이닝, 게다가 한식당의 낮은 수익성은 개선되기 힘든 상황이고, 인력난까지 가세해 재정비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중론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포용성장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식품정책 대응과제(2/3차년도)’에 따르면 외식산업은 성장성은 높으나 수익성과 안정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외식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6.7%로, 전 산업(0.4%), 제조업(-1.7%), 도·소매업(3.0%) 보다 높았다. 2010년부터 매년 매출액 증가율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타 산업에 비해서는 꾸준한 편이다. 그러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5% 수준으로 전 산업(4.2%), 제조업(4.4%)에 비해 낮은 편이었다. 외식산업의 영업이익률은 매년 큰 변동 없이 2%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부채비율은 2019년에 206%로 매우 높았다. 부채 규모가 자본금 규모의 2배가 넘는 상황인 것. 부채비율이 높다 보니, 이자보상비율이 매우 낮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100% 이하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임을 나타낸다. 외식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2010년 145%에서 2017년 270%까지 증가했으나 2019년에는 225%로 감소했다.


이에 한 외식업 대표는 “수익성의 문제다. 기본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은 업종인데 파인다이닝의 경우 높은 원재료비와 인건비, 낮은 회전율에 비해 더욱이 수익성이 높지 않다. 과거에 비해 나아졌다고 해도 전체 매출의 5% 정도의 수익으로는 영업을 지속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인력난까지 겹쳐 한 사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매출이 갈수록 한정돼 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20~40만 원대의 파인다이닝도 힘든 상황인데 절대다수인 90% 이상의 외식업장들은 한 끼에 2~3만 원대의 매출 구조로 수익을 극대화하기 어려울 것이다. 100개를 팔든, 1000개를 팔든 노동력이 동일하게 들어가는 제조업과 다르게 외식업에서 100명을 상대하는 것과 1000명을 상대하는 것은 천지 차이”라고 토로한다.


수익성을 개선해야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해줄 인프라가 필요하지만 결국 인력의 부재로 앞뒤가 꽉 막혀버린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레스토랑의 셰프는 “인건비도, 식자재도 오르는 마당에 많이 파는 것보다 최대로 남기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그마저도 파트타이머 일당이 직원 급여보다 많이 나가는 형국이다 보니 일용직이 대거 투입돼야 하는 예식과 같은 행사는 아예 받지 않고 있다. 최소한의 운영 체제로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귀띔하며 “인력난과 인건비의 부담으로 종국에는 각종 법적 규제에서도 벗어나는 한편 운영의 효율화를 위해 5인 미만의 체제로 외식업체들의 규모들이 점점 작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5인 미만의 레스토랑이 만들어낼 수 있는 음식이 어느 정도 되겠나. 그나마도 고급 기술을 가진 레스토랑이라면 파인다이닝으로 남을 테지만 그렇지 않으면 현재의 영세업자 수준에서 전전긍긍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점점 가물어가는
실력과 열의의 셰프 인프라


인력난 속 높아지는 인건비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단위 인원 당 창출할 수 있는 수익을 높여야 한다. 즉 실력 있는 셰프들을 영입하거나 양성해야 하는데 연차가 기술을 증명하지 않는 영역에서 종전의 도제식 교육이 어려워지는 점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한 레스토랑 오너셰프는 “손으로 기술을 쌓는 셰프의 경우는 물론 개인의 타고난 능력 차이도 있겠지만 부단한 노력과 시간 투자를 통해 기술을 연마해가야 한다. 지금 잘되는 셰프들을 보면 돈보다 본인의 가치를 높이는데 열중했던 이들이다. 물론 그간 부족했던 노동인권을 보장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 업계에서는 다소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듯하다. 이를테면 최저임금의 증가와 임금제도의 변화로 높아진 급여를 자신의 역량으로 착각하는 경우, 잦은 인력 이탈로 인한 빠른 승진, 각종 정부 창업지원으로 비교적 개인 사업장 오픈이 쉬워진 상황 등이 맞물려 더 이상 무언가 연구하고 배워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 전반적으로 셰프의 전문성에 대한 기준이 낮아지고 있는 모양새”라고 한탄하며 “게다가 이제 커리어에 열의를 가진 이를 찾는 것은 확률싸움이 됐다. 설령 열의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주52시간제도 아래에 있는 고용주 입장에서 후임 양성을 위해 추가 수당까지 줘 가면서 교육시키는 것이 맞는 건지 모르겠다. 학교나 학원에서는 돈을 주고 배운 기술을 사회에서 돈을 주고 가르쳐야 한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렇게 구인자도 구직자도 쌍방의 의지가 없어지고 있는 상황. 그런데 이러한 와중에 점점 HMR이나 밀키트 시장이 커지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레시피화된 제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5인 미만의 사업장도 운영이 어려워지는 경우 조리장이나 주방장이 필요 없어지는 시대도 올 것이라 이야기한다. 불의 활용이 중요한 중식의 경우 셰프들의 기술력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라 레시피화가 어려운 분야로 가장 대표적이었는데 요즘은 내로라하는 중식당도 소스류까지 상당 부분 기성 제품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이제 제품의 봉지만 뜯으면 요리가 완성되는 날도 머지않은 듯 보인다.

 

 

무리한 궁여지책
전반적인 외식업계 이미지 하락 우려


업장을 유지하기 위한 무리한 궁여지책들도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미식 트렌드로 특히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파인다이닝씬에서 알음알음 객단가를 높이고 있는 것. 종전의 서비스 컨디션을 이끌어갈 직원들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러한 전략이 얼마나 지속가능할지에 대한 물음이 제기되고 있다. 비용에 상응하는 서비스가 뒷받침되면 몰라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단순히 소비자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셈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궁여지책으로는 전반적인 국내 외식업계의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 가장 대표적으로 업계에서도 논란인 것이 ‘주류필수’다. 실제로 코스 값보다 인당 주문해야 하는 주류의 값이 더 높은 경우도 많아 주류로 음식 값을 상쇄시키는 것이 맞는 것인지 업계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한 외식업 운영자는 “주류가 하나의 옵션일 수는 있지만 이를 강요한다는 것은 오히려 반감만 늘어날 수 있다. 물론 다이닝을 즐기면서 와인을 곁들이지 않는 것이 셰프로서 이해가 되지 않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이는 아직 국내의 다이닝 문화가 정착이 되지 않은 것일 뿐, 요리와 주류를 함께 즐기면서 그 매력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매니저들의 역할이지 않나.”라고 강조하며 “기꺼이 주문했으면 더 값어치 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도, 의무적으로 마셔야 한다면 구태여 값비싼 술을 마시고 싶어 하지 않는 게 일반적인 소비자 심리다. 게다가 술을 못하는 이들에게는 이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저렴한 코스를 주류 주문으로 대체하려는 임시방편이 종국적으로 지속가능할지에 대해서는 함께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음식점의 셀프 서비스가 만연해지는 세태에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다른 외식업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상승하면서 임금이 올라가고, 식재료 값도 오른 상황에서 비용을 줄이려고 하다 보니 손님에게 셀프 서비스를 유도하고 있다. 손님도 이를 모르는 바가 아니기 때문에 초기에는 서비스에 동참했지만,문제는 직원들이 응대할 수 있는 여력이 있음에도 점점 직원은 가만히 있고 손님이 기물부터 음식까지 직접 서빙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음식 값을 물가상승률에 비해 낮게 유지하고자 인력을 줄이고 대고객 서비스를 등한시 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본다. 업장 가격 정책의 실패를 고객에게 떠넘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속가능한 외식업 위해
생태계 전반의 노력 요구돼


이제는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의 문제도 넘어선 듯 보이는 인력난. 여러 애로사항이 맞물려 전반적인 외식업의 질적 하락이 우려되면서 운영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업주들의 시름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 


꿈꾸는이상 송영주 대표(이하 송 대표)는 “그래도 아직까지 외식업에 뜻을 두고 있는 이들이 남아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나 얼마나 지속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어느 한 사람이 시작하기에는 다른 업종보다 도전해볼 만하고, 일한 만큼의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매력이 있는 외식업이지만 사명감만으로 이어간다는 것은 옛날이야기”라고 말하며 “한 산업으로서 외식업이 사회에 기여하는 부분이 존중돼야 한다. 국민 식생활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는 외식업은 고용은 물론 부가가치 창출 면에서 국민경제 기여도가 매우 높다. 게다가 식재료나 식자재 수급을 통해 1, 2차 산업의 활성화, 지역경제 발전 등 경제에 이바지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이에 비해 사회 문화, 제도적인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전반적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산업적 측면에서 외식업에 대한 인식이 제고돼야 할 필요성이 요구되는 가운데, 지난해 5월 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포용성장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식품정책 대응과제(2/3차년도)’를 발표, 지속가능성이라는 관점으로 외식산업과 시장의 실태를 점검함으로써 미래 지향적인 대응과제를 도출했다. 이는 3개년으로 추진되고 있는 연구로 올해까지 진행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외식산업은 국내 및 지역 농업과 긴밀하게 연관되며, 소비자와의 접점이 매우 광범위,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농축산업 생산활동인데, 외식산업은 농축산업 생산물(식재료)의 최대 수요자라는 점에 주목했다. 먹거리와 관련한 환경의 지속가능성 추구 시, 1차 산업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중간다리로서 매우 다양하고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연구를 통한 대응 방안으로는 △외식산업의 준비된 창·폐업을 도모 △영업이익률을 정상화하기 위한 다양한 경영안정 방안 마련 △국내 및 지역 농업과의 연계를 통한 산업 간 포용성 강화에 기여 △외식업체와 소비자가 함께하는 사회적 책임 이행 풍도 확립 등의 방향성을 견지하기도 했다.

 

 

영업 유지의 부담
면세와 같은 실질적인 정책으로 해소해야


이처럼 외식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경각심으로 정부의 각종 연구와 정책 과제들이 고안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업주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앞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의 외식업 경영 지원 정책의 예산은 716억 원 수준으로, 이 중 외식활성화 캠페인 관련 예산이 673억으로 전체의 9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대부분이 소비 활성화 사업에 활용되고 있으며, 외식업체를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인 ‘경영혁신 외식서비스 지원’과 ‘외식산업 수출 지원’의 예산 합계는 2.3%에 불과했다. 융자지원정책의 경우도 전체 1조 원 중, 식품산업과 관련된 식품외식 종합자금은 1798억 원의 규모인데 비해, 외식업체 육성에 투입되는 예산은 200억 규모로 전체 융자 정책의 1.9%에 지나지 않았다. 한편 외식업체의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로는 매출액 규모별로 영업비용에서 세금 및 공과가 차지하는 비중이 유사하게 나타나 조세 부과의 역진성이 존재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영세업체의 경영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조세 및 공과세율 완화를 제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창·폐업도 중요하지만 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당장 영업을 유지하고 있는 업체들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더욱 확대됐으면 좋겠다. 가까운 예로 일본은 다양한 면세 혜택으로 세금에 대한 큰 부담없이 영업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놨다. 가장 대표적으로 부가세의 경우 한국은 메뉴 가격에 10%가 포함되지만 일본은 메뉴 가격에 8%가 추가로 붙는다. 그 이유는 외식업의 사회·경제적 기여도를 인정해주기 때문이다. 일본에 장수하는 노포들이 많은 것이 이러한 이유”라고 설명하며 “부가세는 작년의 매출을 기반으로 세금이 부여되는데 매출이 발생한 시간과 세금을 떼는 시간차가 생긴다. 따라서 어느 정도 자기 자산이 있는 업주가 아니고서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부가세가 발생한다는 것은 업을 유지, 운영하고 있다는 의미지 않나. 단순한 지원금, 융자의 개념이 아니라 영업을 안정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현업과의 괴리 생기는 정책과 행정
한 목소리의 협·단체 활동 아쉬워


그동안 각종 지원 정책과 제도권에서 소외돼 온 외식업. 한 외식업 대표는 “코로나 기간에는 정말 나라에서 외식업을 구조조정하려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의도적으로 사업자 수를 줄이려는 것 아니고서야 2주 간격으로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정책을 내놓겠나. 업주들은 2년이 넘도록 천천히 끓어가는 냄비 속에서 죽어가는지도 모르고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며, 각종 법적 지원, 보호에서 번번이 제외되는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는 현장의 목소리가 정부의 일선까지 전달되지 않은 탓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 원인으로 업계의 한목소리를 모아 줄 협·단체가 각종 이권을 둘러싸고 너무 많은 수로 각기 다른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어 그는 “외식업처럼 영세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업종이 상당히 많은 와중에도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종사자들의 권익을 적극적으로 수호하는 업종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미용업계”라고 귀띔하며 “대한미용사회중앙회는 미용인들의 위상 제고와 대정부 미용정책 수립에 한 목소리를 내면서 정부의 자원지금을 확대하고, 미용사회의 건의사항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 결과 미용사들의 권위가 디자이너의 영역으로 향상될 수 있었고, 법인 미용실 사업 허용에 완강히 반대해 골목상권을 지키기도 했다. 출판업계나 약국업계도 마찬가지 케이스다. 최저임금제도의 예외적용은 현실 가능성이 없을뿐더러 설령 특례업종으로 구분된다고 해도 파생될 수 있는 문제가 많다. 차라리 현재 업계가 시급히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고, 정확한 데이터산출을 통해 대안을 제시하는 등의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레스토랑의 오너셰프도 “세금 감면과 관련해서는 정부도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야 감면할 부분은 감면해주고, 더할 부분은 더하는 방식으로 정책 자금을 조율해나가야 한다. 그런데 정부가 관리하기에 워낙 많은 업종이 있다 보니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키려면 들여다봐줄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먼저 들이미는 적극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를 대표 협·단체에서 해줘야 하는데 정부의 뒷북 행정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지금까지 활동들이 의미가 없었던지, 영향력이 없었던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노동자 중심으로 기울어진 누더기법
노동법의 균형 맞춰줘야


여러모로 외식업 운영에 있어 어려운 여건이 가중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노동법에 있어 고용주의 보호망을 요구하는 볼멘소리도 심심치 않다. 특별한 공지도 없이 매년 미세하게 바뀌는 제도에 이를 쫓아가기 어려울 뿐더러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어서 이를 악용하는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외식업 대표는 “국내 노동법은 판례를 중심으로 한 누더기법이다. 때문에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법이 생기는데 임금의 경우 현재를 기준으로 잘못된 내용이 있으면 과거 3년 치를 소급해서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최근 소송으로 임금피크제가 말이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며 “3년 전까지만 해도 지원금까지 줘 가면서 장려하던 임금피크제고, 노사 간의 합의를 바탕으로 한 내용일터다. 줘야 할 임금을 누락시키는 것은 당연히 잘못된 일이다. 그런데 임금피크제와 같은 유사한 사례들이 많아 업주들은 때 아닌 날벼락을 맞을 때가 많다. 영세업자들에게 큰 부담을 줘가면서 법을 이랬다저랬다, 누더기처럼 개정하는 것이 누굴 위한 일인지 모르겠다. 세금은 꼬박꼬박 걷으면서 근로기준시간과 최저임금이 바뀌었으면 최소한 표준근로계약서라도 보내주면서 공지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법은 바뀌었으니 알아서 하는 거고, 몰랐으니 벌 받는다는 식의 노동행정은 너무 가혹하다.”고 한탄했다.


다른 사례로 업주들의 골칫거리인 것에 실업급여도 있다. 일을 해도 주고 안 해도 주는 분별없는 기준에, 원칙상 지원대상이 되지 않는 노동자들의 편법이 날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자발적 퇴사자는 실업급여가 인정되지 않으나 예외인 항목들이 몇 가지 있어 이를 계획적으로 조작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 그런데 그중에도 가장 빈번하게 조작되는 사유가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실업자야 실업급여를 수급한다지만 고용주의 경우 잘못 엮이면 원치 않는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게다가 직장 내 괴롭힘의 경우 사내 분란을 일으킬 수 있어 여러모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문제다. 그러나 갖은 방법을 동원하며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려는 이들로 인사담당자나 대표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후문이다. 

 

 

난세 속 변화 앞두고
고민돼야 할 지속가능성의 과제


한국경제연구원이 OECD 통계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저출산, 고령화의 영향으로 2047년 우리나라의 25~54세 핵심 노동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재의 인력난은 나아질 기미는커녕 오히려 지금이 그나마 제일 많을 때라는 뜻이다. 계속되는 난세지만 그럼에도 지속가능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터.


송 대표는 “한국과 같은 상황을 미리 겪은 국가들을 살펴보면 앞으로의 외식업 운영 형태는 세 가지 패턴으로 나뉠 듯하다. 유럽처럼 아예 최소한의 영업만 한다던가, 일본처럼 자동화 시스템이 전면 도입되거나, 미국처럼 할 사람들만 외식업을 운영하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유럽의 방식으로는 퇴근 이후와 주말에는 아예 문을 연 외식업장을 찾기 어려워질 것이고, 일본처럼 자동화 된다면 인력이 줄고, 셀프서비스가 많아질 것이다. 한편 미국 사례의 적용으로는 외식업장의 희소성이 높아져 한 끼 식사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며, “현재의 업장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시장구조가 바뀔 듯 보인다. 어떤 식의 변화를 앞두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례적인 큰 변화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현 상황에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일본의 방식인 스마트 레스토랑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리고 현재 푸드테크의 한계로 주방에 적용될 기술들이 IT스타트업의 관점으로 개발돼 있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이를테면 업장에서는 요리를 하는 로봇이 아니라 조리사의 요리를 보조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데, 푸드테크 스타트업에서 개발되는 기술은 인력을 대체하는 방향으로 설정이 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조리의 영역은 완벽히 기계화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같은 메뉴더라도 업장마다 맛이 다른 이유는 조리 기술이 곧 맛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리사들이 체득한 스킬은 레시피로 정형화시킬 수 없는 영역이다. 따라서 테크로 보다 유의미한 운영 효율화를 이루려면 외식업과 IT스타트업, 혹은 벤처기업 등 업종 간의 협업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테크를 전면 적용하기 어려운 파인다이닝의 경우는 어떨까? 업계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셰프의 고급기술을 가진 레스토랑의 경우 최고급, 다만 이도 5인 이하의 소규모 사업장의 형태를 띨 것이며 오히려 애매한 중간 규모의 레스토랑들이 갈피를 잡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중론이다.

 

전통적으로 경기가 불황일수록 노동 시장은 침체된다고 한다. 올해도 채용 시장은 얼어붙을 전망이고, 앞서 살펴본 여러 폐단들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늘내일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지속가능성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지금부터 조금씩 바꿔나가지 않으면 내일도 불투명한 미래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현재의 인력난이 양산될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인 원인과 이로 인해 당면한 문제를 다뤄봤다. 이제 남은 것은 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금까지 각자도생으로 제각기 다른 모양이었던 업태를 돌아보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업계가 연대해 외식업에 만연해 있었던 기존의 부정적인 고용 행태와 근무 여건을 개선해나가야 하며, 희미해지는 외식업의 비전을 새로이 세워야 한다. 이에 ‘물고 물리는 외식업 인력난의 굴레’ 3편에서는 그동안의 외식업장 근무환경을 돌아보고,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모습과 적용해볼 수 있는 사례들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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