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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컬리너리

[Dining Trend] 음식에도 스토리가 필요하다–2022년 다이닝 트렌드

- 다가오는 엔데믹 흐름에 맞춘 다양한 콘셉트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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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22년 5월이 됐다. 코로나19가 종식될 흐름을 보이면서, 외식업계에도 다양한 트렌드를 적용해 고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일선에서 외식의 흐름을 읽는 서적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트렌드>에서는 올해의 트렌드로 코로나19로 인한 외식 기피 현상에 따른 밀키트 및 HMR 사업의 증대, 보다 건강한 식재료 지향 등 고객이 집에서, 혹은 외식업장에서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을 연구하는 데 이르렀다고 밝혔다. 또한 SNS 문화가 확대되면서 명확한 타깃팅을 전제한 개성이 살아있는 콘셉트도 중요해졌다고 이야기했는데, 이는 기존에는 매력적인 비주얼과 매장의 시그니쳐 메뉴만으로 승부수를 봤지만, 이제는 음식 외 부가적인 가치가 차별화 지점이 된것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외식 트렌드가 고객의 입과 코·눈과 마음까지 사로잡는 가운데, 다가올 엔데믹을 대비해 기존과 달라지고 때로는 보완되기도 하는 외식 트렌드를 <2022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트렌드>를 발간하는 푸드 콘텐츠 기업 다이어리R의 이윤화 대표를 만나 들어봤다. 


 

 

레스토랑에서 맛보던 음식을 우리 집에서

밀키트 전성시대

 

2021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밀키트 시장은 매년 31%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7253억 원대의 시장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17년만 해도 20억 원에 불과했던 밀키트 시장 규모가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100배가량 커진 것. 특히 집밥 문화 확산,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호텔과 파인다이닝에서도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및 유통대기업, 밀키트 스타트업 등과 협업해 밀키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파라다이스 호텔 & 리조트에서는 지난 4월에 수십 년 경력을 보유한 각 레스토랑의 대표 셰프들이 제품 개발에 직접 참여한 HMR 제품을 내놨다. 호텔에서 경험할 수 있는 맛을 편리한 간편식으로 구현해낸 것이 특징이다. 최현석 셰프의 레스토랑 쵸이닷에서는 마켓컬리와 함께 라비올리와 봉골레 파스타 밀키트를 내놨다. 이 제품들은 10일 만에 준비한 1차 분량이 동나면서 밀키트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를 확인할 수 있었다.

 

유통대기업들도 연이어 밀키트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에서는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자체 밀키트를 내놓았다. 이마트는 ‘피코크’라는 자체 PB 브랜드로 1만 4000여 개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홈플러스는 ‘시그니처’, 롯데마트는 ‘요리하다’라는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를 찾아가는 중이다. 특히 롯데푸드는 올해부터 밀키트 전문 스타트업 푸드어셈블에 65억 규모의 전략 투자를 감행해 밀키트 사업 확대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편의점에서는 HMR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GS25는 HMR 전문 기업 테이스티나인과 협업해 편의점 밀키트 2종을 내놨다. 우삼겹 부대찌개와 트러플 크림 파스타 & 깐쇼새우가 그것이다. CU와 세븐일레븐에서도 각각 자체 브랜드 밀키트 제품을 선보이면서 고객들의 식탁을 풍요롭게 하는 중이다. 푸드 콘텐츠 전문 기업 다이어리R의 이윤화 대표(이하 이 대표)는 “코로나19 이전 밀키트라는 단어는 외식종사자들끼리 쓰던 단어”라고 이야기하며 “하지만 이제는 소비자도 편히 통용하는 말이 됐다. 밀키트 시장이 얼마나 확대됐는지 알 수 있는 사례”라고 귀띔했다. 뿐만 아니라 밀키트의 트렌드는 유통대기업들의 마트 진열대를 봐도 알 수 있다. 이 대표는 “마트의 진열대가 하나의 트렌드 전시관이다. 그곳에 밀키트 전시대가 있는 셈”이라고 강조하며 “대형마트는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공간이다. 그곳에 밀키트가 있으니 소비자들에게 하나의 용어로 자리 잡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식당의 스토리가 필요해

내 식당 유니버스

 

소비의 주체가 MZ세대로 바뀌어 가면서, ‘취향 소비’ 또한 중요해졌다. 고객들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고, 호기심을 보일 수 있는 ‘레스토랑 세계관’도 빼놓을 수 없는 것. ‘세계관’이라고 하면 일견 반지의 제왕과 같은 판타지 소설, 디아블로와 같은 게임의 거창한 스토리를 생각할 수 있는데,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르다. 유사한 점은 여타의 소설과 게임이 서사와 플레이의 흥미롭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세계관을 삽입한다면 레스토랑 또한 내 음식을 더욱 홍보하고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반면 소설과 게임처럼 그렇게 스토리 구조가 복잡다단하지 않다. ‘내 레스토랑의 콘셉트’와 ‘오너 셰프의 철학’을 소비자들이 느끼게끔 하는 형태다. 이 대표는 “마블 유니버스를 살펴보면, <헐크>처럼 마블이 만들어낸 수많은 창작물과 그 안의 캐릭터가 기억나지 않나. 이처럼 내 식당 유니버스도 내 레스토랑을 생각하면 바로 떠오르는 개성, 철학을 뜻한다. 그 철학에 고객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마케팅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곳이 있다. 성수동에 위치한 ‘카멜커피’다. 최근 압구정 등지에서도 체인점을 낸 카멜커피는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골목이나 대로에 위치해 있지 않다. 뚝도시장의 낡고 허름한 골목 속 조용히 자리 잡은 곳이다. 그런데 이 식당은 박강현 대표(이하 박 대표)의 SNS만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민트 아빠’라고 불리는 박 대표의 인스타그램에는 여타 CEO들에게 많이 보이는 ‘내 가게 홍보’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대표 개인의 일상, 새로 산 옷, 소개팅 필승 방법 등 사람들과 친근하게 소통하고 있는 재기발랄한 모습이 대다수다. 오히려 인스타그램에서 유쾌한 아빠로 소문이 난 박 대표의 피드를 보고 카멜커피를 방문한 사람들이 우연히 박 대표와 마주쳐 사진을 찍고 ‘박강현 대표 만났다!’라며 목격담을 올릴 정도로 ‘인스타그램 스타’다. 이 대표는 “박 대표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카멜커피의 원두가 맛있다는 등 직접적인 홍보는 보이지 않는다.”라고 설명하면서 “오너의 개성에 매료된 사람들이 직접 카페를 찾기도 하고, 카멜커피에 대해 공부하고 가는 선순환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자신의 감성을 표현하는 일상을 소개하고, 소비자와의 공감대 형성을 통해 홍보에 성공하는 것. 이러한 변화는 포털 사이트에서도 드러난다. 업체를 등록할 수 있는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에서도 오너의 취향에 맞는 리뷰를 선정할 수 있다. 내 레스토랑에 어울리는 리뷰를 선택해 콘셉트의 연속성을 돕는 것이다. 

 

SNS를 꾸준히 업데이트할 자신, 재미있는 일상을 공유할 자신이 없다면 확실한 테마를 가져와도 좋다. 이 대표는 “예를 들어 ‘우리 레스토랑은 매일 빤 흰 행주만 씁니다’ 등의 명확한 콘셉트를 잡는 것”라고 조언하며 “소비자로 하여금 이 레스토랑은 매일 깨끗하게 청소 및 세탁을 하고 있고, 청결한 곳이라는 인상을 주면서 관심을 모을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내 식당의 세계관을 만들어 철학을 어필한다면 프랜차이즈도 획일적이지 않을 수 있다. 도넛 안에 많은 양의 크림, 알록달록한 비주얼로 유명해진 ‘노티드 도넛’이 좋은 사례다. 노란색 스마일 마스코트가 돋보이는 노티드 도넛은, 자체 캐릭터, 아트 페인팅, 겉에 크림을 바르지 않고 종이컵에 넣어 편리성을 배가시킨 점, SNS에 올리기 좋은 ‘핫한’ 디자인을 통해 디저트계의 강자로 부상했다. 지점이 많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웨이팅은 항상 존재하는 곳이다. 노티드 도넛은 프랜차이즈인데도 각 매장의 인테리어가 다르다. 그저 스마일 캐릭터 등 노티드의 테마를 담고 있는 마스코트와 도넛을 종이컵에 담아주는 등의 방식이 존재할 뿐이다. 이처럼 SNS 활용에 더해 자체 캐릭터를 제작하거나, 방식을 다르게 해 소비자의 시선을 끌고 하나의 철학을 관통하면, 프렌차이즈 업장이라도 테마를 다르게 한 개성 있는 콘셉트가 가능해진다. 그렇다면 같은 가게더라도, 기존에 갔던 매장과 새롭게 오픈하는 매장이 다르니 더욱 소비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이 대표는 “콘셉트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는 차별성, 디테일, 시각화”라고 강조하면서 “숨겨진 디테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오너의 메시지, 일상을 콘텐츠화 할 수 있는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몸의 건강과 

마음의 건강 둘 다 중요해져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최근 들어 불고 있는 ‘보디프로필 열풍’만 봐도 알 수 있다. KB연구소에 따르면 ‘헬스 사업은 코로나 이후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헬스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으며, 외식업계도 이러한 건강 흐름에 탑승했다. 친환경적이고 원산지가 확실한 식재료와 위생관념, 단백질식, 샐러드 및 비건식이 부상한 것. 이 대표는 “이제는 밀키트를 구매할 때조차 원재료를 확인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좋은 재료로 만들었다는 슬로건 하에 2~3달을 기다려야 하는 밀키트가 있다. 바로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사과떡볶이’다. 

 

사과떡볶이는 원래 연구원이었던 직장동료 둘이 합심해 만든 떡볶이로, 글루텐프리, 당일생산 떡, 밀가루 무첨가 어묵 등 13가지 좋은 재료로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아이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순하다는 소문이 돌아 맘카페에서도 자주 찾는다. 또한 요즘은 생산자와 직접 거래하는 ‘친환경 농부시장’이 인기를 모으는 중이다. 특히 ‘농부시장 마르쉐’는 농부와 수공예가, 요리사들이 손님과 대화할 수 있는 시장으로, 전국 각지에서 생산자가 모이면 소비자가 직접 채소와 음식을 구매하는 방식을 띠고 있다. 3월에 방영한 KTV 국민방송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유기농이나 친환경적으로 재배한 음식이나 요리를 찾게 된다며 입을 모으기도 했다. 이 대표가 운영하는 방배동의 ‘시스트로’에서도 우리 밀을 이용한 ‘앉은뱅이밀리조토’가 손님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편 ‘건강’이라는 키워드는 몸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트렌드모니터에서 실시한 ‘착한 소비 활동 및 SNS 기부 캠페인 관련 조사’에 따르면 윤리적 소비를 하려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전망된다. 응답자의 70.5%가 ‘나의 소비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라고 답한 것이다. 이 대표는 “외식 윤리의식이 높아진 것도 괄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일컬으며 “망원동 치킨집 사장님의 선행이 이어졌을 때 소비자들이 ‘돈쭐’을 내야한다며 그곳의 치킨을 더 구매하기도 했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망원동 치킨집 스토리는 이렇다. 어린 동생에게 치킨을 사 먹이고 싶었던 형이 수중에 있는 5000원을 가지고 치킨을 구매하려고 했지만, 어디에서도 5000원 짜리 치킨은 판매하지 않았다. 그때 한 점주가 형제를 들어오라고 한 뒤 2만 원 짜리 치킨을 돈도 받지 않고 줬다는 것. 형이 고맙다는 의사 표시로 해당 프랜차이즈 본사에 편지를 보냈고, 그 프랜차이즈의 대표가 인스타그램에 편지 내용을 올리면서 사람들은 돈으로 혼을 내줘야 한다며 해당 매장의 치킨을 다량으로 구매하고 선물을 보내기도 했다. 이곳뿐만 아니라 결식아동에게 무료로 파스타를 제공해 ‘선한 영향력’으로 알려진 상수동의 레스토랑 또한, 돈쭐을 내주고 싶은 고객의 방문이 끊이지 않아 한층 높아진 윤리의식을 짐작케 했다. 이처럼 외식에 대한 윤리적인 소비성도 높아진 가운데, 이 대표는 “건강이라는 키워드 안에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의 건강도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다가올 엔데믹을 맞이한 외식업계에는, 친환경 및 원산지 표기가 정확한 식재료, 마음이 건강해질 수 있는 윤리적 소비에 대한 니즈 충족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로컬에게 기회를

다시 도약하는 지역 식당

 

도시를 떠나 천혜의 자연을 바라보며 즐길 수 있는 식당의 수요도 높아졌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문화가 지속되고, 디지털에 익숙해지면서 쉬는 동안에는 오히려 디지털 속의 삶을 떠나고 싶은 니즈의 발현이다. 로컬 식당은 무엇보다도 ‘식재료’가 중요하다. 국내 식재료, 더 나아가 그 지역에서 생산된 식재료라면 더할 나위 없다. 농축수산물이 생산된 이후 최종으로 소비자에게 도착할 때까지 이동한 거리를 뜻하는 ‘푸드 마일리지’가 적은 생산물을 선호하는 고객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부여에 위치한 ‘나경버섯농가’는 직접 농사를 지은 버섯으로 만든 버섯전골로 유명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운영이 어려워져 채소로 육수를 내고 직접 재배한 버섯을 포장해 일주일에 한 번 밀키트로 판매한 것. 로컬 식재료를 선호하는 고객들로 인해 롯데마트와 손을 잡고 밀키트를 판매하기도 했다. 

 

도시와 떨어진 곳에 있다면, 고객이 업장까지 기꺼이 오게 만드는 여정을 수립하는 것도 차별화 지점이다. 이 대표는 “도시 한복판에 있는 식당보다 면이나 읍 단위의 식당에 가는 소비자도 많아졌다.”고 귀띔했다. 안동의 양조장인 ‘맹개술도가’는 밀로 전통주를 만드는 공간이다. 팬션이 밀밭 속에 있고, 트랙터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그 체험을 기꺼이 즐긴다. 나경버섯농가와의 공통점은 소비자가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 수 있어 믿고 먹을 수 있는 로컬 식재료를 활용했다는 점이다. 혹은 이 대표는 “맹개술도가에 방문한 고객들은 밀이 재배되는 것을 직접 확인한 후 제품에 대한 신뢰를 더욱 갖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혹은 주변의 자연 경관을 인테리어 삼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된다. 양평군 옥천면에 위치한 이태리 레스토랑 ‘다 안토니오’는 도시와 떨어진 곳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많은 고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다. 따뜻한 색상의 원목 테이블과 의자에 앉아 바깥의 푸릇한 정원을 바라보면 절로 마음이 편해지는 공간이며, 리뷰 등을 살펴보면 ‘서울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이라 좋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당진시 합덕읍에 자리해 드넓은 청보리밭을 구경할 수 있는 ‘카페 피어라’도 인스타그램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가게다. 

 

이 둘은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데이트 코스’로 손꼽히는 관광명소가 되기도 했다. 식당과 식당 근처의 자연이 하나의 포토존이 된 셈. 이처럼 불편할 수 있는 공간을 적절하게 활용해 성공적으로 모객 중인 로컬 식당의 참신한 부활 또한, 새로 다가올 다이닝 트렌드에 빠질 수 없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혼술과 바 다이닝

소주와 맥주에서 #와인 #위스키 #전통주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외식업계가 울상을 지었지만, 그중에서도 ‘표정 관리’를 해야 하는 업계가 있었다. 바로 주류업계다. 주류업계는 ‘혼술 문화’에 힘입어 활기를 띠었다. 특히 과거에는 소주와 맥주를 주로 마시던 문화에서 와인, 위스키, 전통주 등으로 그 저변이 확대돼 여러 가지 마케팅으로 분주한 상황이다. 고급화된 이미지로 인해 숍에서만 주로 구매하던 와인은 편의점에서도 그 종류가 많아져 어디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고, ‘아저씨 술’로 불리던 위스키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 하는 MZ세대의 ‘하이볼 열풍’으로 인해 매출이 증대됐다. 금양 인터내셔날과 아영FBC 등 국내 와인 수입 선도업체들은 지난해 매출이 1000억 원을 돌파해 쾌재를 부르고 있다. 이 대표는 “특히 B2C 와인을 유통하는 와인 수입사들은 더욱 활기를 띠고 있는 중”이라고 이야기하며 “이제는 제3세계 와인뿐만 아니라 빈티지도 따지고, 내추럴 와인도 많이들 마시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전통주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나만의 취향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주류 중 유일하게 온라인 구매가 가능한 전통주가 비대면 소비를 타고 급성장한 것. 3월에는 힙합 아티스트 박재범이 프리미엄 증류주 ‘원소주’를 출시해 팝업스토어를 열자 사전예약 오픈 1분 만에 1700명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전통주 사업은 국가정책과 무관할 수 없다. 농업회사법인에 입점이 된 전통주는 19세 인증을 받으면 구매할 수 있어진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전통주의 판매량이 높다. 종류가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도 생겨난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주류 열풍을 타고 바를 접목시킨 ‘바 다이닝’ 업장도 상승세다. 특히 한우 맡김차림이나 파스타 바, 스시 오마카세 등이 유행하면서 기존에는 주류를 즐기기 위한 바에만 있었던 카운터가 다이닝 업장으로 들어온 것. 이 대표는 “바를 활용해 손님을 접객하면 서빙 인력을 줄여 인건비를 낮출 수도 있고, 실시간으로 손님들의 동태를 살피며 섬세한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이유도 있다.”라고 언급하면서 “또한 기존의 바에 있었던 카운터처럼 술과 마리아주 시키는 용도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일례로 합정동에 위치한 한식주점 ‘지리’는 한식 맡김차림을 주로 선보이는 업장이다. 한식에 맞춰 주종은 막걸리와 전통주만 취급하는 것이 특징이라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좋다. 카운터석에 앉아 오너 셰프가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어울리는 주류를 추천해준다. 한남동에 자리한 ‘바위파스타 바’는 콘서트 티켓팅에 버금가는 난이도 높은 예약으로 유명하다. 생면파스타를 내어주는 곳으로 지리와 마찬가지로 총 9명이 앉을 수 있는 카운터석이 준비돼 있다. 테이블이 따로 나뉘어 있는 기존의 레스토랑과 달라 그 개성으로 손님들의 시선을 모으는 곳이다. 이처럼 소형 업장일 경우 카운터석을 두고 손님을 모객하고, 어울리는 주류와의 마리아주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손님들의 주류 입맛을 개척해주는 것도 업장에 트렌드를 접목시킨 요소로 볼 수 있다. 

 

엔데믹을 시작으로 

더욱 새로워질 외식업계

 

정부가 거리두기 완화를 실시하면서 인원제한과 시간제한이 있었던 외식업장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엔데믹이 선언되지 않아 아직은 불안한 상황. 이를 토대로 기존과 달라진 고객들의 입맛을 고려하고, 외식 트렌드를 연구해 업장을 운영해 나간다면 새로운 고객들의 니즈를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올해 트렌드를 읽는 것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업장에 도입해 보면서, 새로 다가올 고객의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바라본다. 

 

 

다이어리R이 진행하는 사업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다이어리R은 2000년에 생긴 푸드 콘텐츠 기업이다. 처음에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시작해 레스토랑 가이드를 운영하다 2005년부터는 오프라인으로 레스토랑 평가가이드 <다이어리R>을 발간했다. 또한 2017년부터는 다년간의 업력과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만든 서적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 트렌드>를 해마다 빠짐없이 선보이는 중이다.  

 

더불어 외식 트렌드를 접목시킨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주 클라이언트는 트렌드를 접목한 가게 및 메뉴를 만들고 싶어 하는 기업·지자체다. 가장 최근에 진행한 컨설팅은 목포시의 의뢰를 받아 만든 ‘맛의 도시 목포’로, 브랜딩과 더불어 으뜸 맛집 100여 개를 선정하고 기준을 확립해 해당 지자체에서 다이어리R의 도움이 없어도 균등한 평가를 할 수 있게끔 만든 것이다. 전문가의 도움으로 객관적인 기준을 잡고 평가를 할 수 있으니 인기가 좋은 편이다. 이외에도 외식 트렌드 강연을 여러 곳에서 진행 중인데, 최근에는 2022년 배민외식업컨퍼런스에서 ‘요즘 뜨는 외식 트렌드’라는 명으로 강연을 선보였다.

 

엔데믹이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외식 트렌드 중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은 무엇인가?

외식 트렌드 강연을 15년 이상 했다. 이전에는 ‘배달’, ‘밀키트’에 관심을 쏟지 않아도 될 정도로 주목할 만한 트렌드가 아니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에는 가장 주요한 키워드가 되더라. 일명 ‘모바일 외식’ 전성시대인 것이다. 기존의 외식은 손님이 식당에 방문해 그곳에서 제공하는 상품의 서비스를 받는 형태였다. 배달하면 중국 음식 등 일부 품목이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배달 사업이 크게 발달했다.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같은 거대 플랫폼이 아니더라도 지역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중소규모의 배달 플랫폼도 소소하게 성황 중이다. 

 

밀키트도 마찬가지다. 집에서 해먹으면 메뉴의 제한이 있고, 재료 손질 등 과정이 복잡하니,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이마트의 자체 PB브랜드 피코크와 같은 밀키트, 가정에서도 레스토랑의 맛을 느낄 수 있는 RMR이 트렌드로 부상했다. 특히 RMR과 같은 경우 대형유통업체들이 시장에 연이어 뛰어들면서 셰프들과 손을 잡고 다양한 RMR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셰프는 음식 레시피를 제공하고, 대형유통업체는 공장과 유통망을 제공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다.

 

건강한 음식에 대한 니즈, 로컬 식당의 부상, 바 다이닝 등 주목할 트렌드가 많지만 그 중에서도 ‘내 식당 유니버스’는 더 새롭게 느껴진다. 

내 식당의 세계관을 만든다는 의미다. 수십 년의 전통을 가지고 3대 째 이어오는 비법, 수상실적이 화려하고 유명 방송에 출연한 셰프의 이력을 자랑하는 게 반드시 성공적이지는 않다는 말이기도 하다. 최근 외식업장의 홍보가 SNS로 확대되면서, 자신의 감성을 보일 수 있는 공적이지만 공적이지 않은 ‘온라인 쇼룸’을 만들어 예비 고객들과 ‘진정성’있게 소통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업장의 음식에 피드백을 주고 싶은 고객이나 관심 있는 고객들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이를 통해 고객이 패밀리십을 가지고 브랜드의 일원이 되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만드는 것이 주된 목표다.

 

내 식당의 세계관 구축은 곧 브랜딩의 시발점이다. 이를 성공적으로 해내기 위해서는 명확한 타깃팅과 콘셉트를 지정하고 제품과 공간, 마케팅에 담아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성수동의 카멜커피, 용산에 위치한 남준영 셰프의 ‘효뜨’와 ‘꺼거’를 예로 들 수 있다. 홍콩이나 베트남의 뒷골목에 있을 법한 비주얼의 외관의 식당에 들어가면 다소 무심하게 버려진 듯한 깡통이나 다소 투박한 테이블이 눈에 띠는 인테리어를 마주할 수 있다. 처음에는 베트남 음식점 ‘효뜨’를 성공시킨 후 홍콩 음식점 ‘꺼거’을 개장했는데, 이곳의 콘셉트를 마음에 들어 하는 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중이다.

 

실제 외식업장에서 비교적 쉽게 접목시킬 수 있는 콘셉트를 알려준다면?

술과 음식의 마리아주다. 기존에는 술의 종류가 크게 상관이 없었다. 원래 많은 한국의 고객들은 소주와 맥주를 접한 뒤 고기와 함께 마실 수 있는 진한 레드와인으로 와인을 접하고, 화이트 와인을 마시다가 내추럴 와인까지 즐기는 것이 보통 수순이었다. 하지만 홈술 문화가 정착화 되면서 식당에서 마시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술을 접할 수 있게 됐고, 위스키와 와인, 전통주 열풍이 불면서 고객들의 입맛이 높아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다수의 로컬 식당들은 소주와 맥주 등 한정된 술을 많이 팔고, 와인글라스나 칠링백이 없는 곳도 많다. 식재료를 전면으로 바꾸고 콘셉트를 새로 구성해 인테리어나 SNS 마케팅을 활성화시키는 것보다는,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내가 만든 음식과 어울리는 술을 마리아주 시키면 업장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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