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쓰다 보면 종종 멘탈 붕괴의 순간을 맞이하곤 한다. 매달 다른 주제를 접하고, 한 번에 다양한 아이템을 다루다 보니 달마다 정신이 해이해지는 타이밍도 제각각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제대로 전달을 못할 것 같을 때, 너무 많은 내용들이 뒤죽박죽으로 엉켜있을 때, 당최 결론이 뭔지 모르겠을 때.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어려운 순간은 당연한 이야기를 거창하게 하고 있을 때다. OTA는 사실 그간 아이템거리가 많았음에도 선뜻 손을 대기(?)가 어려운 분야였다. 국내 토종 OTA가 글로벌 OTA에 비해 불공정한 규제 적용으로 존폐 위기에 놓였을 때부터 OTA와 연관된 검색어들이 죄다 부정적인 단어들뿐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OTA’, ‘플랫폼’과 같이 정체성이 모호한 친구들을 정의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렵게 느껴졌다. 지난 달, 30주년을 맞아 매달 연재하고 있는 전문가 좌담회 주제를 OTA로 잡고, 25년간 최저가 노출 비즈니스로만 성장해온 OTA업계가 뛰어넘어야 할 다음 단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당시 참석한 패널들은 OTA업계의 전문가들이었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OTA 체질 개선의 시기가 도래했다고 한 목소리를 모았다. 이에 이번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자기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하는 성질, 관성을 일컫는 말로, 보통 관성은 질량이 클수록 그 힘도 커진다. 그리고 모든 변화에는 고통을 감내해야 할 당위성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그동안 불려온 몸집만큼 당위성의 세기도, 이에 따른 고통의 정도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몸집이 불어날수록 고통의 정도가 심해질 것을 알기에 갈수록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 소극적이고, 경쟁에 소심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 말이다. 1996년, OTA라는 용어가 최초로 세상에 나온 지 25년이 됐다. 모든 여행업계가 코로나19로 휘청거리고 있지만 OTA는 여행업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도 할뿐더러 커진 시장만큼 팬데믹의 무게가 더욱 가중되고 말았다. 이에 이번 달 스페셜 포럼 주제를 OTA로 정하고 OTA의 현황과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다뤄봤는데, 좌담회를 준비하면서 한켠에 계속 의문이던 것이 있었다. 그래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OTA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을지 말이다. 좌담회를 진행하다 보면 기획기사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정보 습득이 이뤄진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도 다양한 견해를 가진 패널들의 의견을 한 번에 들을 수 있기
한 달 치 원고를 탈고하고 교정·교열을 몰아 보다 보면 유독 그 달에 많이 쓴 단어가 꼭 하나쯤은 있다. 주제가 겹치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든 쓰여 있는 단어들을 보면 무언가에 홀린 듯하다. 그래서 이번 달 그 단어의 주인공은 ‘콘텐츠’다. 콘텐츠. 사실 기사를 쓰는데 있어 워낙 자주 쓰이는 말이긴 하지만 이번 달엔 왜 이렇게 콘텐츠에 꽂혔는지 생각해보면 라이프 스타일 호텔 취재차 방문했던 몬드리안에서부터 시작된 것 같다. 이번 달 Hotel DNA 기사로 최근 많은 호텔들이 표방하고 있는 ‘라이프 스타일’ 호텔이란 무엇인지, 내 기준엔 너무나도 추상적이기만 했던 단어를 파헤쳐 보고자 몬드리안에 방문했다. 사실 몬드리안은 오픈 초기 때부터 가보고 싶었으나 하필 코로나19가 이태원을 휩쓸었던 시기라 언제 방문할지 기회만 보던 차였다. 같이 동행한 인터뷰이는 몬드리안 건축 설계를 도맡은 간삼건축의 이효상 상무님이었고, 덕분에 몬드리안이 세워지기 이전부터 호텔 부지가 어떤 곳이었는지, 왜 호텔이 이런 모양새를 하고 있고, 이 공간은 어떤 의미로 자리를 트게 됐는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역시 알고 보니 달랐다. 호텔 면면의 이야기를 알고서 다시 보니 의미가 다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