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엽의 독서 노트] 성공 욕구는 정말 자기 착취일까
행복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 그 자체다. - 조나단 선즈(Jonathan Sunze) 행복과 목표달성의 상관관계 인생의 목표는 행복이다. 그 행복의 준거는 내가 느끼는 감정의 연속임에도 가끔 '목표 달성'이라 착각하게 된다. 얼마 전 일이다. 약속이 있었고 난 짐머만의 ‘슈베르트 판타지’를 들으며 평온하게 길을 나섰다. 늦지도 않았다. 음악과 지저귀는 새소리를 벗하며 걷다 저 앞 횡단보도 파란불을 보았다. 본능적으로 뛰었다. 딱히 뛸 이유가 없었는데 뛰기 시작했다. 숨이 찼고 땀이 났다. 가까스로 들어와 노란불 직전 무사히 건너는 성과를 냈지만 옷은 땀에 절었고 숨을 헐떡댔다. 나라에서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 주는 평온이 깨졌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성과주체로서의 삶은 자기 착취로 평가돼야 하는가’ 우리 선조인 고려, 조선 시대의 모든 백성들 삶은 통제됐다. 근대 사회에서도 병원, 군대, 공장으로 이뤄진 푸코의 규율사회는 계속됐다. 그런데 이제 규율사회는 없다. 모두가 자율적으로 주체가 돼 성과를 낸다. 피트니스 클럽, 피아노 학원, 쇼핑몰에서 필요한 행위를 하고 흑백요리사를 보며 식당에 간다. 성과사회에서 당신은 당신 자신을 경영하는 기
- 남기엽 칼럼니스트
- 2024-11-10 0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