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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Column_ 노아윤 기자의 생각 모으기] 임시생활시설의 공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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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호텔의 많은 모습을 바꿔 놨다.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일상이 뒤바뀌며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일들이 현실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중 단연 인상적인 것은 호텔의 임시생활시설로의 전환이다. 지난해 4월부터 해외입국자의 14일 격리가 의무화되면서 임시생활시설이라는 단어가 호텔업계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어쩌면 벼랑 끝에 서 있는 호텔들의 마지막 지푸라기였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임시생활시설도 어느덧 자리를 잡아 운영 1년을 바라보고 있다.

 

2020년 6월호 임시생활시설 기사를 마무리하고 나서 언젠가 후속기사를 다룰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6월호 기사로 준비 중이었으니 이제 막 시작단계에 돌입한 5월에 취재를 진행했던 터라 많은 내용들을 취재하진 못했지만, 코로나19 이전부터 바이러스 위기관리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호텔에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여타의 시설은 대체하지 못할, 오로지 호텔만이 할 수 있는 역할 말이다.

 

약 8개월 만에 다시 만난 스카이파크호텔은 그 사이에 한 뼘 더 성장해 있었다. 서울시에서 최초로 지정한 임시생활시설답게 호텔 시설 운영의 모범적 사례로 남고 싶다며 전했던 바람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그 바람을 현실화시키고 있는 데에는 스카이파크호텔 직원들의 각고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시설 지정 초기, 거셌던 주민 반발은 잠잠해지기는커녕 임시생활시설 홍보를 쉬쉬하는 분위기에 시설에 대한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흘러나왔다. 여기에 일부 업계의 비윤리적 시설 운영으로 애꿎은 임시생활시설이 누군가의 혐오 대상이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스카이파크호텔 직원들은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는 격리자들을 위해 심리상담가를 자처했고, 오랜 해외생활로 국내에 연고가 없는 이들의 가족이 돼 주기도 했으며, 오갈 곳 없는 이들의 보호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또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방역당국의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시와 보건소의 업무를 나눠들었고, 개인위생과 시설 방역에는 준전문가가 됐다. 
어떤 이는 호텔의 임시생활시설 운영을 코로나 시대 생존을 위한 사익추구의 일환으로 보지만, 국가적 재난 시기에 국가를 수호하는 일에 일조한다는 것은 단순히 영업만을 위한 접근으로는 어려운 일이다. 이번 인터뷰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스카이파크호텔 대표가 했다던 이야기다. 
“이제 우리는 그 어떤 상황이 와도 난관을 해쳐나갈 수 있게 됐다.”

 

스카이파크호텔은 임시생활시설 공조를 통해 호텔이 직원을, 직원들이 호텔을 지켰다. 또, 입장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민관은 각자의 논리를 절충해 새로운 위기관리 대응 매뉴얼을 구축하고 있다. 아마 정부와 호텔이 공조한 작품 중 대표할만한 사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지난 임시생활시설 기사를 작성하고 나서도 칼럼에 시설과 관련된 생각들을 정리했었다. 다만 그때에 비해 달라진 것은 지난해까지는 연대가 중요했다면 올해는 연대를 넘어 공조가 필요해졌다는 점이다. 임시생활시설은 단순히 코로나 시대 호텔 생존의 돌파구가 아니다. 위기 속 안식처를 자처하는 호텔들. 어려운 일일수록 방역당국과 시설, 호텔과 직원, 그리고 격리자들의 공조를 통해 올해는 지난해와 다른 한 해로 싸워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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