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형적 변화를 반복하는 일상 속 여행
#스테이케이션 #팟트래블 #리랙셔리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여행 트렌드로 떠오르기 시작한 스테이케이션은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라 매년 모습을 달리해왔다. ‘멀리 떠나지 않고 집이나 차로 갈 수 있는 가까운 여행지에서 시간을 보내는 휴가’를 의미했던 스테이케이션은 KTX, SRT, 항공 등의 활성화로 접근성이 해결된 강원도와 부산, 제주까지 1일 생활권으로 범위가 넓어졌고, 머무르는 장소도 집에서 공유숙박, 호텔, 캠핑 등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이에 에어비앤비는 2021년 여행 키워드 중 하나로 ‘팟 트래블(Pod Travel)’로 정의, 가족 혹은 지인과 함께 외지로 떠나는 여행이 스테이케이션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에어비앤비 조사 결과, 사람들의 접촉을 통제할 수 있고 예약객에게 전용 공간을 제공하는 독채가 2021년 여행 시 가장 선호하는 공간으로 꼽혔으며, 오두막집이나 시골집처럼 인적이 드문 숙소가 2020년 순위에 있던 빌라나 타운하우스를 제치고 상위 5개 숙소 유형에 진입하기도 했다. 한편 부킹닷컴과 익스피디아, 스카이스캐너는 ‘혼행(혼자하는 여행)’ 스테이케이션이 홀로 떠나는 럭셔리 여행 ‘리랙셔리(Relaxury)’의 형태로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김 이사는 “원래는 ‘집에 머문다’는 개념에 불과했던 스테이케이션은 2018년과 2020년 조사를 비교해보면 그 의미가 확대 적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8년의 경우 스테이케이션은 성수기에 몰리는 인파를 피해 더위가 심할 때는 집에서 쉬고, 비수기와 같이 한적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을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홈캉스’가 대세였다.”고 설명하며 “반면에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람이 많은 장소를 피하고, 여행의 기분을 최대한 느끼기 위한 ‘호캉스’ 스테이케이션 형태를 보였다. 공간 이외 가장 큰 차이로는 홈캉스에 비해 호캉스 스테이케이션에서는 비용적 이슈에 대한 허들이 없어졌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마크로밀 엠브레인에서 조사한 결과 호텔/리조트 내에서의 대부분의 행동 유형이 평상시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를 바탕으로 그는 3년가량 지속된 스테이케이션 흐름이기에 더이상 호캉스에서 고객은 무언가 특별한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강조, 다가올 호캉스 스테이케이션 전략으로는 고객이 집에서 하는 활동과 노는 방식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팬데믹은 집에서 노는 방식도 변화시켰다. 1000번 저어 만드는 달고나 커피나 수플레, 400번 저어 만드는 제티떡, 1000번 이상 꼬아 만드는 꿀타래와 같이 갑갑한 일상 속 감금이라는 불편함을 놀이화하는 ‘페인 플레이’가 돋보였고, 그동안 모바일 게임에 밀렸던 콘솔 게임도 코로나 사태 이후 다시 빛을 발했다. 덩치가 큰 비디오 게임기가 있어야 가능한 콘솔은 대표적인 사양기기로 취급됐었으나, 집콕 생활로 가족과 함께 커다란 화면으로 즐길 수 있는 콘솔 게임의 장점이 역으로 부각된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피트니스 게임 ‘링피트 어드벤처’는 홈트레이닝의 인기에 어드벤처 장르의 게임까지 결합해 품귀현상을 빚을 만큼 인기를 모았다고. 김 이사는 “게임같은 경우에도 객실에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콘텐츠다. 최근 PC방에 가지 못 하는 게임 유저들을 위해 게임용 PC를 구비해 놓은 숙박업소도 등장했다. 물론 호텔에 적용하는 데는 다소 한계가 있을 수 있겠지만 호텔도 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고객이라든지, 코로나19의 무료함을 떨치고 싶은 밀레니얼을 타깃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게임들은 다양하다.”고 귀띔하며 “실제 일본의 한 호텔은 호텔 전체를 게임과 관련된 애니메이션, 캐릭터, 굿즈까지 객실에 적용해 마니아층의 인기를 끌고 있는 곳도 있다. 이런 시도가 타깃층에 맞게 정확히 콘셉팅된다면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왔을 때에도 충분히 어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일상이자 여가이고, 취미이자 특기가 된 운동
#건강 #오하운 #코로나면역력 #웰니스
2020년 하반기, MZ세대에게 핫플레이스는 ‘산’이었다. 등산로에는 형형색색의 레깅스를 차려입은 20~30대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소수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프나 서핑 등의 운동도 접근이 쉬워졌다. 러닝은 트레일 러닝, 클린 세션으로, 요가는 플로팅 요가, 명상 요가, 선셋 요가 등으로 분화와 변주를 거듭하고 있다.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트렌드가 단순히 활동으로 끝나지 않고 패션, 인증샷, 챌린지 등으로 이어져 사회 전반에 긍정적 영향력을 미치고 개인의 성장까지 이룬다는 점이다.
<트랜드 코리아 2021>은 이러한 운동 열풍은 비단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건강 증진과 면역력 강화에 관심이 커진 결과만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자기 관리에 투철한 MZ세대의 세대적 특성, 정체의 시대에 운동으로 성취감을 찾으려는 경향, 관련 기기 및 플랫폼 시장의 성장 등 복합적인 원인이 일으킨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트렌드를 인스타그램에서 흔히 인사말로 쓰이는 ‘#오하수(오늘 하루 수고하세요, 혹은 하셨어요의 준말)’에 착안해 ‘오하운(‘오늘 하루도 운동합니다’의 준말)’이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오하운 트렌드에 적용되는 ‘요즘 운동’은 여러 종목을 수평적으로 확장하는 유형과 하나의 종목을 수직적으로 변주하는 유형 두 가지로 나뉜다고 한다. 수평적 확장은 아재들의 스포츠라고 여겨졌던 등산이나 골프를 즐기는 연령대가 낮아지는 현상을 반영하고, 수직적 변주는 트레일 러닝이나 플로팅 요가처럼 다양한 액티비티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익숙했던 종목에 트렌디함을 더하는 것이다.
요가는 호텔업계가 코로나19 이전에도 실내 스포츠 클래스로 자주 활용하던 콘텐츠였는데 지난해 기존 프로그램에서 업그레이드된 버전의 차별화된 클래스를 선보였다. 대표적인 예가 신라호텔에서 선보인 플로팅 요가 프로그램이다. 플로팅 요가는 칼로리 소모도 높을 뿐 아니라 주로 뷰가 좋은 수영장에서 진행, 이국적인 느낌의 인생샷을 남길 수 있어 여름 내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또한 겨울에는 ‘리드믹요가(Rhythmic Yoga, 요가에 볼, 로프, 후프 등을 접목시킨 운동)’를 해질녘에 즐기는 ‘선셋 리디믹요가’로 선보였고, 심신안정을 위해서는 ‘티 세리머니(Tea Ceremony)’를 통해 다양한 차 종류와 문화, 다도법, 티블렌딩을 익히고 시음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명상도 여러 액티비티와 연계돼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그 예로 명상과 비건 브런치를 함께 즐기는 원데이 클래스, 요가 후 명상을 강조하는 호텔 프로그램, 숲속에서 대화 없이 명상하는 ‘숲멍’ 등이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트렌드 코리아 2021>은 코로나19로 타격받은 여행과 호텔업계에 명상이나 요가, 스포츠와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자기계발형 웰니스 투어, 마인드풀니스 프로그램을 통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조언한다. ‘의도된 불편함’을 지향하는 ‘웰에이징 힐링리조트’ 힐리언스 선마을에서는 모든 전파가 차단, 온종일 손에서 떨어지지 않았던 핸드폰이 아무런 쓸모가 없어진다. 자연의 시간에 맞춰 해가 뜨면 일어났다 해가 지면 잠을 자고, 낮 시간에는 와식명상, 소도구 테라피, 트레킹 등을 선택해 수행한다. 힐리언스 선마을 관계자에 따르면 혼자 쉬는 법을 모르는 뇌를 위해 모든 생각을 내려놓는 연습인 ‘마인드 풀니스 명상’이 가장 고객 반응이 좋다고.
여기에 면역력 강화 측면에서 ‘수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021 트렌드 모니터>에서 조사한 ‘건강 기능 식품 및 수면 보조제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68.9%의 응답자가 ‘앞으로는 돈을 주고서라도 잠을 푹 자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질 것 같다’고 답해 수면의 질에 적신호가 켜진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코로나19의 불안과 스트레스로 잠들지 못하는 현대인들이 많아지면서 수면을 유도하고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다양한 수면 아이템과 활동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바뀌는 것
트렌드의 방향 아닌 속도에 있어
작년 이맘때에도 재기를 노리던 각종 여행업계와 관계 연구기관에서 다양한 키워드를 발표, 이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기에 정신없던 중에 코로나19가 팬데믹을 이끌고 등장했다. 물론 발표한 트렌드들 중 코로나 시대 흐름에 따라 분화된 것들도 있었지만, 대개의 키워드들이 발현되지 못한 채 무의미해지면서 올해는 발표되는 여행 관련 트렌드 중 크게 눈에 띄는 것은 없다. 불확실한 미래 속에 선뜻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일 터.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갑자기 생기는 트렌드는 없다는 것이다. <트렌드 코리아 2021> 서문에도 코로나19 이후 새로 등장한 트렌드 중에 깜짝 놀랄만큼 새로운 트렌드는 거의 없었다고 이야기하며, 지난 몇 년간 잔잔하게 유행하던 트렌드들이 2020년에 유독 선명하게 다시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깨닫게 된 중요한 사실은 코로나 사태로 바뀌는 것은 트렌드의 ‘방향’이 아니라 ‘속도’라는 점이다.
위드 코로나가 될지, 포스트 코로나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2021년 트렌드는 2020년 트렌드의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빠른 속도로 분화와 변주를 계속할 것이다. 따라서 2021년을 시작하며 가장 필요한 것은 2020년을 다시 돌아보는 일, 그리고 그 속에서 소비자와 우리 고객들이 어떤 일상에 적응하고 있는지 들여다보는 일일 것이다. 적어도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이상 언택트와 거리두기, 소규모, 방역과 위생, 프라이빗과 같은 키워드는 계속 함께 갈 예정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적어도 2020년이라는 예제를 풀어봤다는 것. 2021년에는 새로운 트렌드를 파악하기보다 지난해의 오답노트를 잘 정리하는 것부터 한 해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위드 코로나 시대, 미래에 대한 전략은
‘현재’의 소비자에게서 찾아야”
마크로밀 엠브레인 김성진 이사
<트렌드 모니터>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리서치 방식, 콘텐츠 특징에 대한 이야기 부탁한다.
<트렌드 모니터>는 국내 1위 온라인리서치 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이 130만 명의 소비자 패널 서베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면밀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변화의 흐름을 읽어낸 트렌드 전망서다. 비슷한 조건의 소비자들에게 같은 테마의 질문을 2~3년마다 반복해 던져서 얻은 유의미한 데이터기 때문에 반짝하는 유행이 아니라 한 해를 지배할 중장기적 트렌드를 전망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리서치 방식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소비자의 생활공간을 ‘사회적 맥락’, ‘일’, ‘일상생활’, ‘문화생활’로 정리해 해당 차원에서의 독특한 변화를 주요 콘텐츠로 추출, 온라인 서베이 방식을 이용해 데이터를 분석 및 해석해 매년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다. 이번 <2021 트렌드 모니터>에서는 코로나19로 야기된 비대면 상황에 의해 타인에게서 분리된 사람들의 ‘개인의 정체성 찾기’가 2021년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바라봤고, 일상생활에서는 ‘집과 인간관계의 진화’, 여가 문화생활에서는 ‘맞춤형 개인화’, 생산활동에서는 ‘재택근무’로 달라지는 일과 조직 문화에 대해 집중 분석했다.
2020년 예측했던 전망 중 호텔을 포함한 여행업계에 실제로 적용된 것은 무엇인가?
첫 번째는 ‘주문형 콘텐츠 소비’의 특성에 대한 결과다. 최근 소비자들은 본방사수의 경향보다 자신이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편하게 콘텐츠를 시청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어 OTT 서비스의 이용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적용됐다. 이미 시장에서는 여러 OTT 서비스 제공업체에서 발 빠르게 숙박업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출시해왔다. 그러나 좀처럼 확산되지 못하다가 2019년 이후 여러 호텔에서 OTT 서비스를 호텔의 차별화된 서비스로 제공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두 번째는 ‘공유 경제’의 확산이다. 그동안 공유숙박과 공유오피스는 많았지만 공유주방 모델은 국내에 이렇다 할 것이 없었는데, 지난해 공유 경제 확산 전망에 따라 공유주방까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다. 특히 사업적인 측면뿐 아니라 호텔에서도 적극적으로 공유주방 시스템을 도입해 장기 투숙객을 위한 서비스로 제공하는 사례가 등장했다. 바로 서울드래곤시티의 두두 라운지가 대표적인 예로, 이는 요리 인구의 증가에 따른 새로운 시장으로 볼 수 있어 앞으로도 주목할만한 트렌드가 됐다.
2021 트렌드 키워드 중 여행업계에서 주목할만한 트렌드를 소개한다면?
2021년에 가장 큰 화두는 여행업계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비대면’과 ‘거리두기’다. 이미 여러 호텔에서는 비대면으로 호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이는 더욱 확산될 예정이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여행 형태를 분석해보면 일상에서 이뤄지는 모든 행동과 소비가 여행 중에서도 거의 동일하게 일어나는데, 크게 2가지 측면에서 기존의 여행 행태와는 다른 경향을 보인 것이 있었다.
한 가지는 여행 규모의 축소다. 바로 ‘작은 여행’의 대두로 2~3년 전과 비교했을 때 △멀지 않은 거리를 △가족단위의 소수의 인원이 △예전보다 짧은 일정으로 △원하는 특정 장소만을 가며 △본인의 자차를 이용해 여행을 다니는 방향으로 기본적인 특징이 변화되고 있다. 다른 하나는 ‘먹거리 탐방의 감소’다. 통상 여행을 하는 과정에서는 해당 지역의 먹거리를 찾는 것이 보편화돼 있는 특징으로, 일상생활에서 외식을 하는 횟수보다도 여행 중 외식의 횟수가 증가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확인되지 않은 지역의 식음료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 오히려 해당 지역의 대형마트나 편의점을 이용해 식사를 해결하거나, 호텔에 묵는 경우에는 숙소에 있는 매장에서 간단히 해결하는 변화를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관광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몇몇 지자체에서는 해당 이슈를 큰 문제로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대면, 거리두기 속에서 먹거리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시한 트렌드 중 호텔과 여행업계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코로나19 상황에서 작은 여행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이는데, 중요한 것은 작은 여행을 얼마나 고퀄리티의 여행으로 만드느냐에 있다. 한 마디로 해외여행을 가려는 사람들을 국내로 유도하는 데 그동안 그들이 기대했던 국내여행의 수준에서 머무르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분명 국내여행에도 훨씬 더 고퀄리티의 니즈가 있음에도 외국인 관광객에 의존하거나 지금까지의 관성에 그대로 따르는 등의 문제로 차별화 포인트가 개발되지 못했었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개인화돼 왔고 여행 단위는 단체에서 소규모로 이미 옮겨오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없어 힘들다고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코로나19로 앞당겨진 현 상황에 빠르게 대처, 나중에 돌아올 외국인 관광객에도 어필할 수 있는 무기를 갖춰야 한다.
위드 코로나 시대 트렌드 변화로 호텔을 포함한 여행업계에 당면한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코로나19 이전에 해외여행은 국내여행에서는 느낄 수 없는 다양함을 충족하는 수단이었으나, 당분간 해외로 나가는 것이 불가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행업계의 핵심 과제는 새로운 형태의 차별화된 여행 선점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형태의 차별화된 여행 선점이란, 기존의 여행에서 보다 확장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다. 이러한 예로는 항공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무착률 해외여행 상품 등이 해당된다. 여행이 줄 수 있는 많은 즐거움에서, 대표적인 한두 가지 즐거움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 호텔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으로 아쉬운 것이 OTT 서비스다. OTT가 일상에 스며들며 해당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는 호텔은 많지만, 이를 활용해 뭔가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보는 시도는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보다 집중도 높은 OTT 서비스 이용을 위해 스크린이나 오디오를 설치, 영화를 볼 수 있는 객실로 차별화 포인트를 줄 수 있는데 그저 기존 객실 서비스의 하나인 정도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다못해 캠핑장이나 팬션에도 빔프로젝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달리하고 있다. 이처럼 아직 호텔에서는 차별화 대응이 아닌 일반적 대응에 그치고 있어 아쉬운 서비스들이 많다. 일상에서 하던 것들을 호텔에서 좀 더 편하고, 집중도 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시도가 필요해 보인다.
트렌드를 마케팅, 서비스에 적용함에 있어 호텔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트렌드는 키워드도 중요하지만 결국 현재를 알아야 미래에 대처할 수 있다. 즉 미래를 읽기 위한 현재를 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바뀐 소비 트렌드는 그동안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재를 들여 봐야 하는 범위가 코로나19의 여파로 집이라는 공간과 개인에 한정됐다는 점이다. 팬데믹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집과 개인이 모든 것의 플랫폼이 됐다는 사실이다. 이에 앞으로는 집에서 개인이 무엇을 하는지, 어떤 것을 재밌어하는지 찾는 단계가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빅데이터는 개별 기업에서 접근하기 어렵지만 스몰데이터는 얼마든지 자체적인 서베이나 리서치를 통해 가능하다. 결국 마케팅 전략의 배경이 되는 소비자 니즈는 스몰데이터를 통해 찾아야 한다. 소비 트렌드는 무엇보다 흐름의 변화가 생기는 변곡점에서 그 변화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호텔에서도 고객이 일상 속 호텔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의 적절한 결합을 통해 찾아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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