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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7 (일)

칼럼

[Column] 관광기업의 CSV, 어디서 찾을 것인가

CSV 활동 통해 상생 방법 모색해야

‘CSV’(Creating Shared Value). 이제는 제법 익숙한 용어가 된 것 같다.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라 하면 조금 더 이해가 빠를 수 있겠으나 ‘지속가능한 가치경영’이라는 관점에서 필자는 기업의 단순한 사회적 책임(CSR)보다는 공유가치창출(CSV)이라는 단어를 선택하고자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저출산, 노령화, 빈부격차심화 외에도 정치·경제·기후변화 등 주변국과의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사회·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부, 공헌 등의 CSR 활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회에 기여했으나 최근 경제 침체 등으로 과거와 같은 사회적 역할을 활발히 수행하지 못하는 모습도 목격된다. 그렇기에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증가와 사회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CSV 활동을 통해 기업과 소비자, 지역사회 모두가 상생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국내외 기업의 공유가치 사례
세계적인 기업의 공유가치는 어떤 모습일까? 코카콜라는 아프리카 농촌지역 재개발과 여성의 창업지원, 소규모 도매점 개점 등을 이슈로 매출을 증대함과 동시에 기업의 공익적 가치를 실현했으며, 네슬레의 경우 인도 농촌의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축산농가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CSV를 실천해오고 있다. 유니레버는 홍수로 논밭을 잃은 방글라데시 주부들을 자사 제품의 방문판매원으로 고용하는 ‘Joyeeta Project’를 통해 삶의 질이 향상된 주민들이 유니레버 제품을 구매해 프로젝트 시행 다음해만 2.1억 유로의 추가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그렇다면 국내기업은 어떤지 살펴보자.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대표적 사회공헌프로그램 현황(2018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보고서)을 살펴보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대체로 교육, 의료·보건, 문화·예술, 환경 등으로 구분되는데,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장학금 기부나 문화메세나 활동지원의 형태다.


관광활동, 사회공헌활동 형태에 포함되지 않아
그런데 여기에서 관광활동은 별도로 사회공헌활동의 형태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행사가 소외계층에게 여행자금을 지원하는 것. 호텔이나 외식기업이 소외계층에게 케이터링을 지원하는 것. 대규모 관광기업에서 진행하는 공유가치창출 역시 이벤트성, 단기성으로 운영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렇다면 사회공헌활동을 통한 관광기업의 공유가치창출은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는 것인가? 물론 우리나라는 2011년부터 복지관광정책의 일환으로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여행바우처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소외계층에게 관광활동을 지원하는 정책 사업으로 일반 기업의 CSV와는 사뭇 다른 것이 사실이다.


공정관광기업이라 알려진 트래블러스맵(Travelers’MAP)이나 착한여행, 제주생태관광 등의 여행기업, 세븐럭 카지노를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회공헌재단이 4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꿈희망여행 프로그램도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관광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가치경영이라는 측면에서 기업의 공유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체계적 시스템을 구축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관광기업, 어떻게 공익적 가치 실현할까?

따라서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과연 관광기업의 역할은 무엇인가. 우리나라 관광기업들은 소비자에게 어떠한 비전을 보여주고 있는가. 관광이 하나의 생활문화가 되고 보편화된 현 시점에서 어떤 이슈로, 어떤 활동으로 관광기업의 매출을 증대함과 동시에 기업의 공익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까?


보여주기 식의 단기성·이벤트성 지원이 아닌, 소비자 스스로가 해당 기업의 콘텐츠를 자발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자. 관광활동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유가치창출 통해 소비자참여 지원해야
나눔과 창의력이 대세인 시기다. 관광기업들이 당장의 성과가 아닌 장기적 안목에서 소외계층, 경력보유여성, 장애를 가진 청년인재들을 적극 고용하고 소비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관광의 기회를 부여한다면, 관광시장의 균형과 개선은 물론, 기업의 성과도 자연히 따라올 것이다.


공유가치창출을 통한 소비자참여를 지원하는 것이야말로 관광시장의 건강한 지속성을 담보함과 동시에 관광기업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역할이 아닐까. 대한민국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 앞으로 보여줄 우리 관광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비전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경제적·사회적·지리적 어려움으로 인해 문화예술을 생활 속에서 누리기 힘든 계층을 대상으로 문화누리카드를 발급하는 통합문화이용권 사업도 고무적이다. 실제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세종시문화재단에서는 공연, 전시 등 문화예술프로그램 외에도 국내여행을 지원하는 사회적 가치 프로그램을 실천하고 있다.


부숙진 ‌



세종시문화재단 정책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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