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브리즈Seabreeze (조주기능사 실기 레시피)
‘바닷바람’이라는 뜻을 가진 시브리즈는 1920년대에 만들어진 칵테일이다. 금주법 이후 여러 형태로 진화했다. 도수가 낮고 가볍게 마시기 좋아 1980년대 이후부터 특히 큰 인기를 얻었다. 영화에서도 자주 등장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칵테일이다. 시브리즈가 등장하는 유명한 두 영화의 장면을 보자.
#1 <프렌치 키스French Kiss, 1995>
결혼을 약속한 남자 찰스가 파리로 출장을 떠난 뒤 여자친구 케이트에게 이런 말을 남긴다. “나, 이곳에서 운명적인 사람을 만났어. 미안해.” 케이트는 망연자실. 고소공포증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를 만류하기 위해 파리행 비행기에 오른다. 예상대로 고소공포증은 케이트를 괴롭게 만든다. 그 때, 옆자리의 남자 뤼크가 도움을 준다.
뤼크는 케이트를 도와 그녀의 사랑을 되찾아 주기로 한다. 케이트는 찰스가 새로운 애인 줄리엣과 해변가에 있다는 말을 듣고 해변으로 향한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케이트를 만나 놀란 찰리를 보며, 케이트는 바텐더에게 시브리즈를 주문해 만족스럽게 마신다. “프랑스 웨이터는 무례하게 대할수록 친절해진다.”는 농담을 곁들이며.
#2 <나이트 플라이트Red Eye, 2005>
리사는 비행기 탑승 전, 공항의 바에서 우연히 잭슨을 만난다. 잭슨은 리사에게 칵테일을 권한다. 그러면서 리사가 어떤 칵테일을 좋아하는 지 맞춰보겠다 한다. 사실 잭슨은 리사를 8주 동안 미행해, 그녀가 언제나 시브리즈를 주문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잭슨은 보드카가 들어가며 단 맛이 나는 칵테일을 좋아하지 않느냐고 추측했다. 어느 정도 맞다는 표정을 짓는 리사. “코스모는 흔하고, 스크루드라이버는 지루하고. 그레이프프루트와 파인애플을 섞은 그레이프프루트 시브리즈죠?” 잭슨이 물었다. 리사는 아주 비슷했다고 답하면서 그레이프프루트 대신 파인애플이 들어간 베이브리즈Bay Breeze를 주문한다.

처음의 시브리즈는 진과 그레나딘 시럽, 레몬주스가 들어가는 레시피였다고 한다. 그 후에 애프리콧 브랜디와 보드카가 들어가는 레시피가 생겼고, 뒤이어 크랜베리 주스와 그레이프프루트 주스가 들어가는 지금의 레시피로 바뀌었다.

재료 | 보드카 1½oz, 크랜베리주스 3oz, 그레이프프루트 주스 ½oz
만드는 법 | 하이볼 글라스에 얼음을 채운다. 글라스에 위 재료를 넣고, 바 스푼으로 잘 저어준다. 라임 또는 레몬 웨지를 장식한다.

레인보우 프라페Rainbow Frappe
나의 시그니처 칵테일이다. 프라페의 뜻은 얼음을 넣어 차게 한 음료수다. 칵테일의 경우 잘게 부서진 얼음을 채운 글라스에 술을 담아 먹는 방법이나 그런 칵테일을 일컫는다. 레인보우 칵테일은 5월에 소개한 칵테일인 미도리 샤워, 6월의 칵테일 준벅, 7월의 샤르도네 이렇게 세 개의 칵테일을 모두 담은 술이다. 세 칵테일 모두 미도리 리큐어를 베이스로 하는 공통점이 있다.
레인보우 프라페라는 이름만 보면 색이 무지갯빛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 칵테일의 이름은 색을 나타내기보다 맛을 표현하기 위해 붙인 이름이다. 미도리 샤워, 준벅, 샤르도네 각각의 맛을 잘 알고 있다면 레인보우 프라페를 훨씬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처음에는 미도리 샤워의 새콤한 맛, 중간은 준벅의 싱그럽고 달콤한 맛, 끝에서는 샤르도네의 새콤달콤한 맛이 느껴진다.

재료 | 미도리 1oz, 피치 리큐어 1oz, 그레나딘 시럽 ½oz, 라임 주스 2oz, 파인애플 주스 2oz
만드는 법 | 믹싱틴에 위의 재료들을 넣고 셰이킹 한 후 콜린스 글라스에 따른다. 다소 간단해 보이지만, 눈을 감고 맛을 음미하면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성현
바텐더 / Bar Uncle Tom’s Cabin 운영
1996년 방배동 Bar Uncle Tom’s Cabin에서 바텐더를 시작, 현재 다음카페 바텐더세상 운영자이며 산업인력관리공단 조주기능사 실기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만간 <2015 Cocktail Bible-850 Recipe Book>을 발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