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에 모든 빵덕후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베이커리가 있다. 바로 가수 성시경이 방송에서 늘 믿고 보는 셰프라고 칭하는 코바야시 스스무 셰프가 운영하는 ‘아오이토리’다. 언덕진 골목에 자리 잡은 아오이토리는 높은 천장과 큰 유리창, 하얀 외관이 그냥 지나칠 수 없게 한다. 특히 큰 유리창으로 보이는 매장 안은 고객들로 항상 붐벼, 빵덕후가 아니어도 빵맛을 궁금케 한다. 최고의 빵맛을 자랑해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고, 훈훈한 외모로 고객들의 눈길까지 모으고 있는 코바야시 스스무 셰프를 만나봤다.
하얀 벽면에 아치형 입구, 파랑새라는 이름이 딱 어울리는 ‘아오이토리’다. 매장으로 들어서면 다양한 빵이 반겨준다. 매장 한편을 꽉 채운 여러 종류의 빵을 보고 있자니 코바야시 스스무 셰프의 이력이 궁금해졌다. 코바야시 셰프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제빵사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몇 년 되지 않아 중국 상해로 넘어가 베이커리를 운영하게 됐고, 실패를 맛봤다고. 그때의 실패는 지금 아오이토리 운영하는데 좋은 밑거름이 되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과 진학에 기로에 서게 됐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수능시험 결과도 나쁘지 않았었던지라 고민이 많았죠. 그러나 당시에 일본은 경기가 나빠지면서 대기업에 취업하거나 공무원을 하는 것을 으뜸으로 쳐줬습니다. 현재의 한국과 같은 상황인거죠. 돈을 내면서까지 ‘뭔가를 배우고 싶은가?’라고 생각했을 때, ‘아니다’라는 결론이 나게 됐습니다. 부담스러울 부모님도 생각이 났었습니다. 그럼 전문 직업을 가지면 좋을 것 같은데, 무엇이 좋을까 생각했더니 바로 제빵사였습니다. 이후 어머니께서 말씀해주시길 초등학교 때 제 꿈이 제빵사였다는 것입니다. 제빵사를 결심하고 요코하마에서 큰 베이커리 회사에 입사하게 됐습니다. 본의 아니게 어릴 적 꿈을 이룬 셈입니다.(웃음)”
요코하마에서 유명한 베이커리 회사 폼파도르(POMPADOUR)에 입사하게 된 코바야시 셰프는 약 2년 만에 중국 상해서 베이커리를 운영할 기회가 생겨 중국으로 건너갔다. 야심차게 건너간 중국에서의 일은 생각보다 잘 풀리지 않았고, 1년 뒤 다시 일본으로 돌아왔다. 일본에서 돌아온 코바야시 셰프는 ‘제빵 기술을 좀 더 익혀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힘들기로 유명한 프롤로그(PROLOGUE)에 입사했다. 힘들기로 유명한 베이커리에서 약 5년간 꾸준히 제빵 기술을 배운 코바야시 셰프는 수셰프까지 올라갔지만, 해외에서 창업해 성공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어 한국 ‘도쿄팡야’로 이직, 한국에서 지내게 됐다.
“처음 제빵사를 선택했을 때도 창업할 수 있으리란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중국에서 처음 운영자가 돼 일을 했을 때에는 경험이 많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프롤로그에서 다양한 제빵 기술을 배웠고, 다시 한 번 해외에서 창업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중국에서 실패를 한 번 해봐서 그런지 해외에서 창업하고 싶은 욕구가 강했습니다. 일본이 워낙 불경기이기도 했고요. 한국은 일본과 비슷하게 다양한 민족들이 모여 있는 나라가 아니라 더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011년 도쿄팡야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고, 이후 도쿄팡야에서 근무하다가 2014년 ㈜라트라팡테를 설립해 ‘아오이토리’를 운영하게 됐습니다.”
아오이토리에는 빵을 바로 먹을 수 있는 테이블과 바가 마련돼 있는데, 사실 이 공간이 바로 아오이토리만의 특별함을 선사한다. 낮에는 빵을, 밤에는 식사와 술을 접할 수 있도록 제공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코바야시 셰프는 저녁에 일하는 셰프에게 요리도 배우며 즐겁게 운영하고 있다고. 저녁 메뉴 역시 요리 파트 총괄 셰프와 함께 구상하고 개발하고 있다. 낮에 선보이는 빵 종류도 어마어마하고, 저녁 메뉴에 요리까지…. 코바야시 셰프는 아오이토리 운영 초창기에는 두 시간만 자고 일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오전 8시에 오픈해서 밤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매장은 거의 24시간 가동되고 있습니다. 좋은 매장 상태를 유지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 과정이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창업 초기에는 새벽 2시에 끝나 4시에 출근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밤에 레스토랑을 운영하게 된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베이커리만 운영할 때 약간 답답한 면이 있었습니다. 제빵사들은 빵을 많이 먹기 때문에 어떨 때 어떻게 먹어야 가장 맛있는지 압니다. 포장 위주의 베이커리는 이러한 정보를 알려주기가 좀 어렵죠. 갓 나온 빵이라도 포장을 하면 빨리 눅눅해질 수도 있고, 고객들이 언제 먹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항상 신경이 쓰였습니다. 테이블과 바 자리는 고객들이 시간이 된다면 앉아서 즐길 수 있도록 해줍니다. 물론 우리도 포장 손님이 많긴 합니다.(웃음) 더불어 양식이 한국 생활권에 들어왔으면 하는 바람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빵은 양식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양식은 생활 속에 녹아 들어가 있지 않아 보였습니다. 가격대가 다른 음식에 비해 비싸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 양식은 생활권에 들어와 있어 가격대가 좀 더 저렴하고 편안한 가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쳐보고자 밤에 레스토랑을 운영하게 됐고, 베이커리 운영 시에도 좋은 영향을 행사하게 된 것입니다.”
낮과 밤에 모두 운영하느라 매장도 거의 24시간 돌아가고, 그에 따라 근무 직원도 많을 수밖에 없다. 역시 매장을 들어서면서도 직원이 많다고 느낄 수 있었다. 직원들이 많아 보여 몇 명이냐고 물어보니, 낮과 밤 아르바이트생까지 포함해 총 22명이란다. 생각보다도 많은 인원에 의아해하니, 코바야시 셰프의 최종 목표를 들을 수 있었다.
“사실 저는 노동환경이 좋은 외식 시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제가 베이커리를 운영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직원 복지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조건으로 알아보고 있습니다. 노동법에 대해서도 많이 알아보려고 하고 있고요. 그런데 많이 어렵더군요.(웃음) 더불어 노동환경이 좋다는 것에 대한 정의도 어렵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휴무보단 돈을 더 원하고, 어떤 사람은 돈 보단 휴무를 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안정적인 생활을 원할 수도 있고, 배우고 익혀 빨리 창업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창업하는 이들에게는 혹독하게 배우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안정적인 생활을 원하는 사람은 꾸준히 그 자리에서 발전하고 묵묵하게 지내는 것이 좋겠죠. 그래서 이러한 것들을 파악하고 조정하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어렵지만, 제가 잘 해내야 제가 이루고자 하는 직원들이 다니고 싶어하는 베이커리, 레스토랑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으로 아오이토리를 운영하면서 많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곧 아오이토리 외 다른 브랜드가 나올 것 같은데, 그곳은 노동환경이 아오이토리와는 또 다르게 운영할 예정입니다. 다른 콘셉트의 매장들을 많이 운영해서 인재들을 적합한 매장에 배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낮과 밤, 하루 종일 즐기는 아오이토리!]
한 부분을 모두 차지하고 있는 수많은 빵들! 다양한 식사 빵들이 가득하니, 배가 고픈 이들이라면 언제든지 아오이토리에서 한 끼 해결하길. 평일에는 아침, 티 타임 시간대 등 시간에 따른 다양한 세트도 준비돼 있으니 놓치지 말자. 물론 직장인들에게는 어려울 터. 그럴 땐 색다른 식사 빵이 가득한 아오이토리에서 빵 구경을 해보는 건 어떨까. 일본 여행에서 빵에 푹 빠졌던 이들이라면, 만족할만한 빵들이 많다.
빵 구경에 넋을 잃고 배고픔에 빵 몇 개를 집어 사먹다 보면 어느 덧 해는 뉘엿뉘엿. 저녁이 되면 어느새 일하는 사람들은 바뀌고 아오이토리는 레스토랑으로 변신한다. 아오이토리 바는 그날 바로 구운 빵과 요리, 주류를 혼자 혹은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매번 다른 빵과 간단한 양식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와인부터 칵테일까지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주류까지 마련돼 있으니, 다양한 스타일로 즐길 수 있다.
[일본 빵이 궁금해? 대중적인 일본 빵, 아오이토리에서 즐겨봐!]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일본에서는 흔한 빵! 대중적인 일본 빵이 궁금하다면 믿고 먹는 코바야시 스스무 셰프의 빵집 ‘아오이토리’를 방문해보자. 아오이토리는 굉장히 많은 종류의 빵을 판매하고 있는데, 그중 고객들이 즐겨 찾는다는 세 가지를 코바야시 셰프가 꼽아줬다. 첫 번째 빵은 아오이토리의 시그니처 빵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유명한 ‘야키소바 빵’이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야키소바 빵은 조금 생소할 수 있는데, 코바야시 셰프는 “일본에서 완전 유명하고 인기있는 빵이고 편의점에서도 팔고, 학생식당에서도 파는 대중적인 빵이 바로 야키소바 빵”이라며, “일본의 대표 음식 야키소바를 빵 안에다 넣은 것으로 아오이토리에서 가장 인기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소개한 빵은 앙꼬 버터. 바게트 안에 버터와 앙꼬(팥)가 들어있는 빵으로, 이 역시 일본에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빵이다. 코바야시 셰프는 “개인적으로 빵 중에서 바게트를 가장 좋아하는데, 주식으로도, 간식으로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며, “앙꼬 버터 빵은 아무것도 없는 딱딱한 바게트가 부담스러운 고객들에게 바게트 입문용으로 좋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일본에서 대표하는 말차(녹차) 크림이 들어간 멜론빵을 꼽았다. 녹차는 일본을 대표하는 제품이며 멜론빵은 일본에서 개발한 빵이다. 기본 멜론빵도 있지만 녹차 멜론빵을 소개한 것은 녹차와 멜론빵의 환상적인 궁합을 선보이고 싶어서 일 터. 이 역시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일본에서는 아주 대중적인 빵이라고. 코바야시 셰프는 “세가지 빵 모두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고 대중적인 것으로, 기본적인 레시피가 널리 알려져 있다.”며, “아오이토리에서는 한국 식자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일본 레시피에 한국 식자재로 대체해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