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맥주, 양주로만 구분되던 술 문화가 세분화되면서 TPO(시간/장소/상황)에 맞는 주류를 선택하는 센스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더불어 즐기는 술 문화로 바뀌어가면서 술을 마실 때 센스를 발휘해야 하는 분야가 하나 더 늘었다. 바로 주류에 어울리는 ‘잔’을 선택하는 것이다.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맥주부터 독주로 일컬어지는 위스키까지 브랜드 별, 맛에 따라 어울리는 전용 잔을 선보임으로써 술을 마실 때 선택하는 재미가 늘었다. 술에 어울리는 잔을 선택, 그동안 술을 통해 느낄 수 있었던 한정적인 맛을 넘어 술이 지니고 있는 본래의 특성을 느끼게 됐다.
특히 전용 잔 출시는 마케팅 효과도 톡톡히 보이니, 1석 2조의 효과를 누리게 된 것.
이번 호에서는 전용 잔 출시를 활발하게 하고 있는 맥주, 와인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취재 오진희 기자
다양해진 맥주, 어울리는 잔 잇따라 출시
2010년 하이트진로는 1:9부터 5:5까지 소주와 맥주 비율이 그려져 있는 ‘소맥잔’을 선보였다. 이는 즐거운 음주문화를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큰 인기를 얻은 소맥잔은 이후 여러 버전이 나오고 있으며, 음식점 등을 대상으로 영업할 때 판촉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590만 개의 폭탄주 전용 잔이 제작됐다는 재미있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재밌는 술자리 문화를 선도한 잔은 다양한 주류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면서, 브랜드만의 특성을 느낄 수 있는 보다 전문화된 전용 잔으로 탈바꿈 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국산, 수입, 수제 맥주 등 다양해진 맥주 판에 국내 소비자들은 열광했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맥주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이때 주류 업체들은 아쉬움을 떨쳐낼 수 없는 게 있었으니, 획일화된 잔을 통해서는 자사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풍미를 느끼기에는 어렵다는 것. 이에 맥주 고유의 풍미와 특색을 느낄 수 있는 브랜드 별 맥주 잔들을 선보이기 시작했고, 이는 프로모션을 통해 마케팅적인 효과를 발생시켜 웬만한 맥주 업체들이 자사만의 잔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롯데마트가 발표한 최근 5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수입 맥주 매출은 3배 이상, 수입 맥주 전용 잔 매출은 5배 신장했다. 다양한 수입 맥주들이 국내에서 인기를 얻으며, 맥주 전용 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짐을 알 수 있는 결과다. 특히 브랜드 별 맥주 잔 출시와 함께 알맞은 음용법을 공개하기도 해, 맥주 한 잔을 마시더라도 본연의 맛을 제대로, 특별하게 즐길 수 있음을 전한다. 산토리와 기네스는 전용 잔 출시와 함께 2번에 나눠 따라 마시라고 전하고, 칼스버그는 가늘고 긴 잔에서 유지되는 칼스버그의 특유의 향과 ‘퍼펙트 크리밍’을 함께 즐기라고 말한다.
주로 와인 잔을 수입하는 ㈜단하지앤비는 지난해 맥주업계 전문가와 함께 슈피겔라우의 크래프트 맥주잔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출시된 3종의 크래프트 맥주 잔은 인디안 페일 에일맥주(IPA), 밀맥주(Wheat), 흑맥주(Stout)를 위한 전용 잔으로 슈피겔라우의 비어 마스터 매튜 룻카우스키(Matthew Rutkowski)와 유명 맥주 브랜드들이 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비어 마스터이자 슈피겔라우 크래프트 맥주 잔은 기획한 매튜 룻카우스키는 “슈피겔라우 크래프트 맥주 잔은 마치 명품 와인 글라스 브랜드가 와인 애호가에게 각 와인마다 완벽한 와인 잔을 제공했던 것과 같이 다양한 맥주를 최상의 상태에서 맛볼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맥주 잔을 선보이고자 출시하게 됐다.”며, 브랜드 가치와 특징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 ‘잔’을 이용했음을 내비췄다.
INTERVIEW
주류의 개성도 살리고, 마케팅 효과도 얻고!
㈜단하지앤비 기획홍보실 신성호 이사Q. 지난해 슈피겔라우에서 맥주 잔을 선보였다. 슈피겔라우의 맥주 잔에 대해 설명해 달라.
슈피겔라우는 500년의 역사를 지닌 글라스웨어 전문제조사로 특히 와인 잔을 세계에서 가장 오래도록 그리고 성공적으로 만들어온 회사 중 하나다. 와인 잔의 핵심은 해당 와인의 풍미적 특성에 최적화된 형태로, 최대한 얇고, 내구성은 강하도록 잔을 만드는 것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려면 불순물이 없는 최고 순도의 원료를 이용해야 하며, 잔의 형태를 정교하게 설계하고 제작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원리는 맥주 전용 잔에 있어서도 완전히 똑같게 적용된다. 맥주의 유형별로 각기 다른 풍미의 특징을 최대로 발현하면서도 얇고 가벼우며 뛰어난 내구성을 지닌 것이 슈피겔라우의 맥주 전용 잔들이다.
Q. 슈피겔라우의 맥주 잔은 일반 잔과 확실한 차이가 있는가? 있다면 어떻게 있는지 알고 싶다.
와인 잔이 와인의 풍미를 극대화 시킨다는 것은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와인 잔이 필요하고 존재한다. 슈피겔라우의 맥주 전용 잔은 맥주 잔 또한 맥주의 풍미를 극대화 시킨다는 사실에서 출발했다. 같은 맥주를 슈피겔라우 전용 잔과 일반 잔을 함께 사용해 비교 시음해 보면 놀라운 차이와 함께 슈피겔라우 전용 잔의 기능적 탁월함을 느낄 수 있다. 다양한 맥주에 대해 여러 차례에 걸쳐 실험을 해 봤는데, 항상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슈피겔라우 전용 잔이 가장 크게 다른 점은 그 안에 담기는 맥주의 아로마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아로마 저장 공간을 설계했다는 점과 맥주의 스타일에 맞도록 맥주의 기포를 유지시켜 준다는 점이다. 슈피겔라우 전용 잔으로 맥주를 마실 때는 와인을 스월링(Swirling; 잔을 빙빙 돌리는 것) 하듯이 맥주를 스월링하면 좋다. 그러면 맥주의 아로마가 풍부하고도 섬세하고 매우 다양하게 느껴질 것이다. 맥주를 한 모금 들이켜고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으면 그때의 운동에너지를 이용해 맥주 기포가 새 납작해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최적의 기포를 유지시키게 된다. 또한 슈피겔라우 전용 잔은 얇다. 재질의 두께가 얇기 때문에 잔이 맥주의 차가움을 빼앗아 잔의 온도는 내려가고 맥주의 온도는 올라가는 온도동조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두꺼운 일반 잔을 사용할 때 맥주의 온도가 빨리 올라가는 것은 바로 이 현상 때문이다.
Q. 해외에서는 전용 잔 사용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해외에서도 브랜드별 전용 잔은 매우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브루어리들이 직접 공급하는 것인 만큼 각 브루어리들은 그 고장의 전통성을 반영한다든지 등 타 브루어리의 전용 잔과는 다른 형태의 잔을 만들어 공급해 왔다. 그러다보니 브랜드별 전용 잔의 가장 중요한 미션인 ‘그 맥주 풍미의 극대화’라는 측면이 충분히 부각되지 못했다. 슈피겔라우 맥주 전용 잔은 개발 과정에서 아주 흥미로운 점이 있었는데, IPA, 스타우트, 밀맥주 등 주요 맥주의 스타일에 있어서 세계적 리딩 브루어리들과 함께 워크숍을 열어 개발했다는 것이다. 이브루어리들은 슈피겔라우의 전용 잔을 그들의 브랜드 전용 잔으로 사용하고있다. 또한 많은 유명 브루어리들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브랜드 전용 잔을 업
그레이드 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 전체적 형태는 비슷하더라도 기능성을 크게 개선시켜 달라는 것이다. 반면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브랜드별 전용 잔을 제외한다면 특별히 소장할 만큼 뛰어나고 차별성이 있는 맥주 잔이 없었다.
맥주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이 슈피겔라우의 맥주 전용 잔을 환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Q. 최근 많은 소비자들이 맥주 브랜드 별 전용 잔을 찾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맥주 잔의 인기 실감하나?
지난해 10월에 국내에서 론칭한 이후 한 달 만에 첫 수입물량이 모두 판매됐다. 특히 크래프트 비어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업소와 보틀숍들에서의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뜨거웠다. 슈피겔라우 전용 잔과 일반 잔의 차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던 마케팅 활동이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맥주 잔도 와인 잔과 마찬가지로 전문가가 만든 전용 잔이 맥주의 맛을 크게 바꿔 놓는다는 인식이 조금씩 생기고 있는데 무척 고무적이다. 때문에 올해는 판매목표를 매우 의욕적으로 설정했다.
브랜드별 전용 잔의 인기는 수입맥주 시장이 다변화 및 고급화되고 있다는 가시적 증거라고 본다. 특히 새롭게 수입돼 존재감을 알리려는 맥주 브랜드들에게 전용 잔은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다. 또한 이미 해외에서 유명한 맥주 브랜드들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별 전용 잔은 ‘나도 이 제품을 마셔봤다.’는 일종의 인증의 의미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브랜드별 전용 잔의 경우, 맥주제조사들이 직접 만들어서 공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 맥주의 특성을 가장 잘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용 잔을 통해 미식의 세계로!
주류 전용 잔하면, 맥주보다는 ‘와인’이 원조다. 레드, 화이트, 샴페인으로 구분될 뿐만 아니라 포도 품종, 생산지, 양조 방법, 맛 등에 따라 종류를 수백 가지로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수백 가지의 와인을 제대로 느끼기 위하려면 전용 잔이 발전해야 했다. 그러나 세분화된 종류와 구분을 다 따진다면 어마어마한 와인 잔이 구비돼 있어야 하니, 보통 레드, 화이트, 샴페인 잔으로만 구분해 즐긴다.
그러나 이제 와인을 구비해 놓는 레스토랑 및 식당에 고급 와인 잔을 사용하는 것이 트렌드가 됐다. 레드, 화이트, 샴페인으로 단순하게 구분한다 하더라도 구비해 놓은 와인에 어울리는 잔을 들여다 놓는다던지, 레드 와인에서 구분을 한 번 더 해 2~3가지의 레드/화이트 와인 잔을 구입하기도 한다. 이미 여러 번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와인이 잔에 따라 맛이 다르게 느껴진다고 입증됐으니, 콘셉트와 함께 먹는 요리와의 궁합을 잔을 통해서 더 이끌어 내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와인 잔을 구비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는데, 와인 잔을 구입할 때 볼의 넓이, 림(잔의 입구) 등을 고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향을 조절하는 볼의 넓이는 와인 잔을 구매할 때 많이 고민하는 부분인데, 림의 경우는 간과하기 쉬워 림 역시 잔 구매에 있어 중요함을 깨달아야 한다. 플레어형 림 스타일은 혀의 사이드 쪽으로 떨어져 신맛과 입 안 가득 와인의 향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좁은 림 스타일은 혀 중앙을 가로질러 바로 혀 뒤쪽으로 닿아 단맛을 느끼게 한다. 이에 플레어형 림 스타일은 가볍고 타닌이 적은 와인에, 좁은 림 스타일은 무겁고 타닌이 많은 와인에 어울린다.
와인에 이어 요즘 무시할 수 없는 전용 잔이 있으니, 바로 위스키와 꼬냑이다. 특히 위스키의 경우 싱글 몰트 위스키가 각광을 받으며 고유의 향과 풍미를 즐기고 음미하는 것이 중요한 트렌트가 됐다. 이에 싱글 몰트 위스키를 보다 정교하고 풍부하게 즐기기 위해서 세밀하고 과학적인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인터내셔널 브랜드 Norlan에서 아름다운 외관과 과학적인 내부구조로 이뤄진 위스키 글래스를 선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와인 잔 대표 브랜드 리델(Riedel) 사 국내 수입업체 대유라이프 ㈜ 역시 싱글몰크 위스키 잔과 꼬냑 잔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 싱글 몰트 위스키의 인기와 더불어 ‘전용 잔’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INTERVIEW
와인에서 콜라까지, 넓어진 전용 잔의 스펙트럼
대유라이프㈜ 김은지 Riedel Brand ambassadorQ. ‘전용 잔’이 와인부터 맥주까지 출시되고 있다. 술을 즐기는 데 있어 전용 잔이 효과가 있나?
국내에 다양한 술이 수입되고 인기를 얻으면서, 이를 즐기기 위한 방법으로 ‘전용 잔’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전용 잔이 효과가 있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Yes!’다. 이는 현재처럼 와인 잔이 글라스로 된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처음 와인의 맛과 와인 글라스 모양의 상관관계를 중요하게 여긴 사람이 바로 클라우스 리델(Claus J. Riedel, 1925~2004)이다. 1973년 이태리 오르비에또(Orvieto)에서 소믈리에들과 함께 한 가지 와인을 여러모양의 글라스에 시음해 그 와인의 가장 완벽한 맛을 표현해 주는 글라스를 찾는 실험을 한 결과, 리델 소믈리에 시리즈(Riedel Sommeliers Series)가 탄생됐다. 글라스 시장자체가 생각보다 오래 되지 않았지만, 와인이 ‘전용 잔’의 시초인 만큼 와인 맛에 있어서 향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즉 와인은 밸런스가 매우 중요한 술이다. 사실, 밸런스는 와인뿐만 아니라 향이 있는 맥주, 위스키, 꼬냑 등 모든 주류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데, 풍부한 향을 맡고 마시는 와인과 아무 향도 안 나는 와인을 마시는 것과는 천지차이기 때문이다.
Q. 각 술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고려해야하는 점이 무엇이 있나?
우선 올드(Old)하고 영(Young)한 술에서 오는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어떤 향을 갖고 있는지, 떫은맛의 유무, 오크 숙성 등을 고려해 밸런스를 잡아 줘야한다. 그래서 리델에서는 잔을 만들 때 와인 메이커, 바텐더 및 소믈리에, 글라스 전문가(리델)가 함께 모여 수차례의 실험을 진행한다. 와인 메이커의 경우, 와인 캐릭터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무엇을 유발해야하는지 알려주며, 소믈리에 및 바텐더는 그 맛이 실제로 구현되는지 어떤 맛을 내는지 잡아주고, 글라스 전문가는 의견을 총 집합하고 연구한다.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있는 비늄 싱글 몰트 위스키 잔을 예로 들자면, 알코올 분자가 무겁기 때문에 좁고 길게 만들었다. 이는 위스키 중에서도 숙성기간이 짧은(Young) 위스키에 어울리는 잔이다. 왜냐하면 올드한 위스키보다 영한 위스키가 알코올 냄새와 분자가 더 강하기 때문이다. 긴 잔은 무거운 알코올 향이 천천히 올라오게하고 위스키의 향을 부각시킨다. 그래서 잔의 가장 윗 부분 정중앙을 스위트스팟(Sweet Spot)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더불어 비늄 싱글 몰트 위스키 잔은 림이 플레어 형식으로 돼 있어 혀 전체에 부드럽게 위스키를 전달한다.
이와 같이 그 음료에, 주류에 어울리는 한 잔의 잔을 만들기 위해서 잔의 모양, 길이, 두께 등을 특유의 향과 맛을 충분히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최근 주류 전용 잔의 소비자들의 관심을 업계 종사자로서 실감하고 있는지? 앞으로 주류 잔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충분히 느끼고 있다. 사실, 앞서 언급한 비늄 싱글 몰트 위스키 잔의 경우 국내 싱글 몰트 위스키 바람이 불고 있다 할지라도 우리가 주력해서 판매하는 상품이 아니었다. 그래서 홍보, 마케팅을 크게 펼치지 않았는데도 바텐더분들이나 일반 소비자가 먼저 찾고, 먼저 문의해 왔다. 특히 지난해 열린 리델 패밀리 세일 기간에는 없어서 못 팔았다. 싱글 몰트 위스키 잔뿐만 아니라 와인이 보편화되고 대중화되면서 보다 고급스럽고 전문적이게 마시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늘었다. 투뿔등심의 경우에도 리델 사의 와인 잔을 여러 개 구비해둬 고기와 와인이 최고의 궁합을 낼 수 있도록, 와인을 최상위로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프리미엄 고깃집이긴 하지만 고깃집에서 잔까지 고급으로 신경쓴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들의 영향력이 크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코카콜라, 네스프레소의 잔을 만들기도 했는데, ‘전용 잔’에 대한 인식이 음료에까지 번졌음을 실감했다. 사실 국내에 번진 ‘전용 잔’의 유행은 파인 다이닝에 대한 주목, 프리미엄, 고급화에 대한 트렌드가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트렌드를 잘 활용하고 건전하게 발전시킨다면 주류, 음료의 본질을 충분히 느끼고 즐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와인, 맥주, 사케를 넘어 국내 청주의 ‘전용 잔’도 만들어지길 바란다.
※ 다음 호에서는 국내 막걸리와 청주의 ‘전용 잔’과 일본 사케의 ‘전용 잔’에 대해 게재하며, 아직까지 ‘전용 잔’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국내산 주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2016년 2월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