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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4 (화)

레스토랑&컬리너리

[Gelato Tour] 2015 젤라토 월드 투어(Gelato World Tour 2015) 참관기

총 16명의 아시아 최고의 젤라토 셰프들의 명품 젤라토 경합의 장, 특별상 수상한 박성덕 셰프의 선전 돋보여

지난 9월 도쿄에서는 아주 이색적인 미식행사가 개최됐다. 바로 젤라토 월드투어 2015(Gelato World Tour 2015)가 그것이다. ‘젤라토(Gelato)’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그들의 고유한 레시피로 만들어낸 명품 젤라토를 선보이고 나아가 아시아 지역 최고의 젤라토 셰프를 선발하는 자리다.
행사가 개최됐던 지난 9월 첫 번째 주말, 이틀 내내 비가 오락가락 했던 고마자와 공원에 무려 3만여 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최고의 젤라토를 맛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온라인 접수를 통해 총 3만 명에게 무료시식의 기회가 주어졌던 이번 행사에서 제공된 시식용 젤라토는 무려 5톤. 100여 년의 젤라토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이태리의 젤라토 기계회사 ‘카르피지아니’사는 2003년 설립한, 이태리 볼로냐의 젤라토 대학(Gelato University)이 기획한 전세계 젤라토 로드쇼 일정 중 한 곳이다.
지난 2013년부터 이태리, 스페인, 호주, 두바이, 싱가폴 등에서 대회를 개최했고 각 대회에서 선출된 3명의 셰프들이 2017년 최종 목적지인 이태리 리미니에서 경합을 거쳐 전세계 최고 젤라토 셰프로 선발될 예정이다.
지난 9월 도쿄 대회에서는 예선을 통과한 아시아 최고의 젤라토 셰프 16명이 선발됐고 이 중 최고 3명을 선발했다. 선발 기준은 온라인 신청으로 선발된 3만 명의 일반 참가자들이 직접 시식을 통해 맛본 6가지 젤라토의 순위를 매기고(65% 배점) 여기에 전문가 심사위원의 평가(30%), 참가자들이 서로에게 평가한 점수 5%가 더해져 최고의 젤라토를 선발했다.


젤라토의 평가기준_ 맛의 구조감과 크리미한 질감
젤라토는 일반 아이스크림과 달리 ‘유지방 함량’, ‘공기함량’, ‘온도’, ‘생산방식’에서 크게 차이가 있다. 대규모 양산이 가능한 아이스크림과 달리 기계 한번에 만들 양을 미리 정해 각종 재료를 혼합해 수작업으로 만들어내는 젤라토는 아이스크림보다 높은 온도, 낮은 공기함유량과 유지방 함량으로 입 안에서 느끼는 질감과 맛의 풍미가 훨씬 부드럽고 저지방이며 셰프의 레시피에 따라 다양하게 만들어진다.
이번 대회에서는 치즈, 초콜릿, 과일 등을 주 재료한 클래식한 전통 젤라토에서부터 콩가루, 고추, 동양 차 등 특색 있는 아시아의 재료가 함께 어우러져 표현되는 절묘한 맛의 젤라토들이 선보여 미식가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특히 2등을 차지한 대만팀의 ‘La Dolce Vita di Te(차의 달콤한 인생)’이라는 젤라토는 대만 알리산 지역의 하니 블랙티에서 추출한 고급 차와 대만산 과일 리치에서 추출한 꿀, 쌀을 튀겨 만든 쌀 과자를 가니시로 낸 아주 동양적이고 고급스로운 맛의 젤라토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출전해 선전한 대구 ‘돌체프레도’의 박성덕 셰프는 ‘Soy of Cheese Cake(치즈케이크의 콩)’를 선보였는데 치즈 덩어리와 혼합한 우유 젤라토에 인절미 콩가루를 얹어 고소함을 더한 젤라토를 준비해 행사장을 찾은 도쿄시민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대회 특별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대회 관계자에 따르면 “본선대회에 진출하는 3명 안에 들지 못했지만 수상과 가까운 아주 근접한 점수를 얻어냈다.”라는 평을 받았다고 한다.
그 외 올리브 오일과 레몬, 열대과일을 혼합해 만든 이국적인 맛, 대나무 추출액과 검정콩을 혼합해 만든 맛, 단 호박과 럼을 혼합해 만든 맛, 초콜릿과 매운 고추 향과 맛을 혼합해 만든 젤라토 등은 역시 이번 대회에서 참가자들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전문가로부터 주목 받았다.
젤라토 대학의 관계자 발렌티나 리기(Valentina Righi)는 “외국에서는 이미 젤라토가 미식의 한 분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최근 뉴욕 행사에서는 ‘젤라토 갈라디너’를 통해 각 코스요리마다 셰프들의 협업을 통해 젤라토를 활용한 풀 코스 디너를 선보였을 정도”라고 언급했다.
젤라토 전문 숍이 점점 늘어가고 있지만 아직 재료 상들이 주축이 돼 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구색맞춤 식으로 판매가 이루어지는 한국 젤라토 시장의 현실에서 젤라토 셰프가 매일 만들어 내는 다양한 맛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때가 빨리 도래하기를 기원해본다.


한국에서 출전해 선전한 박성덕 젤라토 셰프의 외로운 대회 진출기

이번 대회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부상도 특이한데 어떤 상인지 소개해 달라.
내가 수상한 상 분야는 ‘젤라토 정확한 양 담기’ 부분이었다. 젤라토를 담아내는 컵에 가니시를 포함, 젤라토 총 60g을 정확히 담는 경쟁이었는데 16명 참가자들 중 우승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젤라토 셰프가 정확한 양을 담을 수 있는 것은 많은 내공이 필요하다. 여러 고객에게 차례로 한꺼번에 빠른 속도로 젤라토를 서브할 때 모든 고객에게 정확한 양을 담아낼 줄 아는 숙련된 기술은 젤라토 셰프에게 매우 중요하다.
‘금도금 한 스패출라(젤라토 주걱)’를 부상으로 받았는데 솔직히 1등한 것보다 더 기분 좋았다. 본 상 수상식에 앞서 특별 수상을 위해 가장 먼저 호명됐고 의미 있는 상을 수상하게 되어 너무 기뻤다. 나의 길을 선택한 후 나에게 가장 값지고 기쁜 순간이었다.


총 16개 팀 중 한국은 1팀, 대만은 2팀, 나머지는 모두 일본 팀인데 심사에 불리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나?
일본은 동양에서 가장 큰 젤라토 시장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이미 전 세계 젤라토 문화를 선도하는 곳이다.
젤라토 전문 숍뿐만 아니라 페이스트리와 결합한 젤라토 전문 베이커리 숍 또한 숫자도 아주 많다. 그만큼 전문 셰프들의 숫자도 많다. 한국은 아직 젤라토 문화가 성숙된 국가가 아닌 것에 비해 나 또한 외롭게 출전했지만 의미있는 성과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젤라토 셰프가 됐나?
2001년 3개월 일정의 유럽배낭 여행 중 이태리에서 젤라토를 먹어본 이후 젤라토에 완전히 매료됐다. 10일 동안의 이태리 여행 중 매일 젤라토를 먹었었고 배워보고 싶었다. 하지만 여행 이후 잊고 살았다.
2009년 여름휴가로 일본을 여행하게 됐는데 그 때 일본의 젤라토 시장을 보고 많이 놀랐다. 5일간의 일본 여행 후 한국으로 돌아온 난 이태리로 젤라토를 배우러 떠나기로 결심을 했다. 당시 안정된 직장에 다니고 있었던 난 주위에서뿐만 아니라 부모님으로부터 미친놈 소리도 들었었지만 그 때 아내의 지지가 내게 큰 힘이 됐다.
2009년 9월 이태리로 가 페루자대학교에서 이태리어 어학연수를 1년간 마친 후 본격적으로 젤라토를 공부했다. 어려웠다. 혼합한 재료들이 빚어내는 미묘한 맛의 포인트를 기계를 사용해 잡아내야 하는 과정에서 재료 1g 차이의 변화는 너무나 컸다.
젤라토와 커피과정을 모두 마친 후 실전을 배우기 위해 이태리 현지에 위치한 젤라토 매장에서 일을 배우고 싶었다. 그러나 외국인으로서 이태리 현지에서 젤라토 매장에서 일을 하기란 매우 어려웠다. 3대 째 내려오는 전통 있는 젤라토 매장을 알게 된 나는 그곳에서 일을 배우기 위해 4개월 가량 매일 방문해 매장주변을 청소를 해주며 끊임없이 일 배우기를 요청했었다. 나의 끈기와 오기에 감동했는지 나중에는 천천히 일을 배울 수 있었다.
한국에 돌아온 후 모기업 외식사업부에서 개발실장으로 일을 하게 됐지만 늘 창업을 꿈꿨다. 회사생활은 오래지 않았고 2013년 고향 대구에서 나의 매장 ‘돌체 프레도’를 오픈했으며 젤라토 셰프가 됐다.


대회는 어떻게 참가하게 되었고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일본에서 젤라토 대회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국 출전권은 단 1장이라는 것도 알게 됐고 당연히 참가하고 싶었다. 젤라토 관련 사업을 하는 몇몇 대표들의 도움으로 일본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Soy of Cheese Cake’로 본상 수상은 못했지만 특별상 수상 또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젤라토를 나의 인생이라 결정한 이후 젤라토를 위해 살아왔던 지난 시간들의 열정과 사랑, 노력 등을 검증 받은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아직 한국에서는 젤라토의 인지도가 높지 않고 시장 또한 크지 않다. 젤라토도 미식의 한 분야로 인정받고 이태리처럼 반드시 하루에 한번은 꼭 먹어야 되는 디저트로 만들고 싶고 그렇게 되기 위해 젤라토 문화를 널리 전파하고 싶다.

<2015년 11월 게재>

강태안
서울 가스트로 투어 대표

서울 가스트로 투어(Gastro Tour Seoul)는 식문화 전문 커뮤니케이션 기업 ‘플랜 이엘(Plan EL)’이 운영하는 미식여행 전문 브랜드이다. 한국인들도 잘 모르는 숨어있는 한국의 맛과 멋, 그리고 세계인이 열광하는 한국의 미식여행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서울에서 즐기는 도심 워킹투어 ‘전통미식투어(Traditional Gourmet Tour)’ 및 ‘가양주 장인과의 만남(Brew Master Tour)’ 프로그램 뿐 아니라 ‘한국의 투스카니’라 일컬어지는 ‘서산/태안/안면도’ 투어(Tuscany of Korea)에서는 전통방법으로 수확되는 소금 ‘자염’ 염전 방문 및 쌀조청, 쌀유과 공장, 농가맛집 등을 방문하고 신선한 해산물 디너를 즐길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www.GastroTourSeoul.com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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