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앤레스토랑 뉴스레터 신청하기 3일 동안 보지 않기 닫기

2024.05.18 (토)

[남재철의 의전 노하우] 의전의 5R 이해하기

‘의전(儀典)’ 단어의 유래
우리말 ‘의전’을 영어로 바꾸면 Protocol, Etiquette, Good Manners 등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
이 중 Protocol이란 단어는 그리스어의 Protokollen에서 유래된 것으로 이는 Proto(맨처음)+Kollen(붙이다)이 합성된 단어이다. 원래 공증문서에 효력을 부여하기 위해 문서 맨 앞장에 붙이는 용지를 뜻하는 것이었는데, 이후 외교관계를 담당하는 정부의 공식문서 또는 외교문서의 양식을 의미하게 됐다. 따라서 Protocol이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의전이라는 의미로 사용된 것은 아마도 국가 간 관계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형식, 즉 제일 첫 번째로 지켜야 하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나온 것으로 추측된다. Protocol이 국가 간 관계 또는 국가가 관여되는 공식행사에서 지켜야 할 일련의 규범(a set of rules)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데 비해, Etiquette(에티켓) 또는 Good Manners(예의범절)는 개인 간 관계에서 지켜야 할 일련의 규범이라 할 수 있다.


의전의 5가지 원칙(의전의 5R)
의전은 매우 복잡하고 까다롭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불편하고 부정적인 인식을 갖기 쉽다. 하지만 아무리 복잡한 의전이라 해도 그 기본 정신은 ‘상식과 배려’다. 국가마다 조금씩 다른 의전적 특징을 갖고 있지만 모든 국가에서 통용될 수 있는 약속이기 때문에 상식에 기초해야 한다. 흔히 의전에는 5가지 원칙(5R)이 있다고 한다.


첫째, 의전의 바탕은 상대 문화 및 상대방에 대한 존중(Respect)과 배려이다.
의전의 출발점은 서로가 다르다는 점이며, 의전의 종결점은 다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조율하느냐다. 지구상에는 190여 개국이 넘는 나라가 다양한 문화를 형성하고 각자의 생활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의전 관행도 있지만, 문화권 별로 독특한 것도 있다. 한국의 경우 실내에 들어갈 때 신발을 벗는다. 의전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외빈들을 배려하는 자세, 외빈의 입장에서는 지역 문화를 존중하는 자세를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거나 술을 마시지 않는 등 문화나 관습 등이 다르다는 것은 그 사회나 국가가 추구하거나 갖고 있는 가치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를 우상시 하는 나라의 대통령이나 총리에게 만찬에서 소고기로 만든 요리를 대접하거나, 술을 마시지 않는 나라에서 온 손님에게 술을 대접하는 것은 결례 중에도 큰 결례다.
이러한 차이를 극복하려면 가장 먼저 감안해야 할 것이 상대방의 입장이나 관습을 존중하는 것이다. 술을 마시지 않는 나라의 손님에게는 백포도주 대신에 사과 주스를 서브한다거나, 소고기를 먹지 않는 나라의 손님에게는 양고기를 대접한다는 것 등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의전(특히 국가 간 의전)은 상호주의(Reciprocity)를 원칙으로 한다.
상호주의는 상호 배려의 다른 측면이기도 하다. 내가 배려한 만큼 상대방으로부터 배려를 기대하는 것이다. 자국 대통령이 상대국 방문 시 국빈으로 성대하게 대접을 받았다면, 동 접수국 대통령이 국내를 방문할 때 우리 측도 이와 유사한 의전상 예우를 최대한 제공하게 된다. 하지만, 자국 대통령의 해외 방문 시 의전상 소홀한 점이 있었던 경우, 외교경로를 통해 불만을 표시하거나 그에 상응한 조치를 검토하기도 한다.
국가 간 관계에 있어서 서로가 서로에 대해 어떤 대우를 하는가는 그 국가의 위상 및 존엄과 연결되므로 매우 중요하게 다뤄진다. 의전 측면에서의 소홀함으로 느껴질 수 있는 사안들은 국가 관계를 불편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셋째. 의전은 특정지역의 문화를 반영(Reflecting Culture)한다.
의전격식과 관행은 특정시대와 지역의 문화가 반영되므로 시대적, 공간적 제약성을 갖는다. 따라서 현재의 의전 형식이 영구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현재 우리에게 익숙한 의전은 대부분 서양에서 도입된 것으로 의전이 서구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실상 의전의 역사는 서양보다 동양이 더 뿌리가 깊다. 중국에서는 이미 기원전 11세기에 백성을 다스리는 군주의 덕목으로 ‘禮(예)’를 꼽았고 이것이 다름 아닌 동양 의전의 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동방예의지국으로 ‘禮(예)’를 우선시하는 나라이다.


넷째, 의전 기준 및 절차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서열(Rank)이다.
참석자 서열을 지키는 것은 의전의 핵심으로 의전 행사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 서열을 무시하는 것은 해당 인사뿐만 아니라 그 인사가 대표하는 국가나 조직에 대한 모욕이 될 수 있으며, 때문에 외국 대사들은 사적인 파티에서도 자신의 지위보다 낮은 좌석배치 등에 대해서는 강한 항의와 퇴장도 불사한다. 한 국가를 대표하는 대사들의 경우 서열은 주재국에 부임, 신임장을 제정한 날짜를 기준으로 삼는다. 우리의 우방이라고 해서 미국대사를 의전 상 우대하려는 자세는 자칫 여타 모든 참석 국가 대표들에게 의전 상 큰 결례를 범하는 것일 수도 있다.


다섯째, 의전의 기본은 오른쪽(Right)이 상석이다.
문화적, 종교적으로 왼쪽을 불경 또는 불결하게 여겨온 전통의 소산이 오른쪽 상석의 원칙으로 발전됐으며 행사를 주최하는 주빈의 경우 손님에게 상석인 오른쪽을 양보한다. 정상회담 시 방문 국 정상에게 상석인 오른쪽을 양보하며, 같은 원리로 다자 정상회의 시 정상회담을 자기 숙소에서 주최하는 측은 상대 정상에게 상석을 양보하게 된다. 여성과 함께 걸을 때는 여성을 오른쪽에 두는 것이 신사의 매너다. 다만, 국기의 경우는 예외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 중국, 일본 등은 국기에 대해서 상석을 절대 양보치 않는 관행이 있다. 자리를 양보하는 정상은 유한한 인간이지만, 국가를 상징하는 국기는 영원하므로 절대 상석을 타 국가의 국기에게 양보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의 반영인 듯하다. 이에 반해 미국 등의 경우에는 이러한 논란을 원천 배제하기 위해 양측에 자국과 상대국의 국기를 함께 배치하는 실용성을 보이기도 한다.

<2015년 10월 게재>




남재철
(주)아이앤비컨설팅 대표

남재철 대표는 20년간 국내 최고 품격을 자랑하는 Hospitality Service업에서 경험한 VIP 환대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품격있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정부 및 공공기관 기업체 대상으로 행사 및 VIP 의전 서비스 전문 강사로 왕성한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배너
배너

기획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

Hotel&Dining Proposal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