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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9 (일)

투어리즘&마이스

[Theme Inbound] 야간관광의 가능성에 주목!

낮보다 화려한 밤의 세계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치안 상위권에 속해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서울의 경우 한 블록에 24시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 두어 개는 있어 밤거리의 위험성이 낮아 야간관광콘텐츠를 개발하기에 나쁘지 않은 조건을 갖고 있다. 동대문 야시장, 홍대의 클럽문화 등 쇼핑과 식도락 위주의 야간관광에서부터 고궁과 지방유적지들의 야간개장까지. 관광의 유휴시간인 밤을 장식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취재 김유리 기자


한국 특유의 문화가 만들어낸 밤의 풍경
저녁부터 밤 시간대는 관광의 유휴시간으로 주로 낮에 여행한 관광객들이 휴식을 취하곤 했다. 하지만 여행객의 유형이 단체 관광에서 개별여행객으로 변하고 현지에 가장 가까운 생활과 문화를 체험하고자 하는 성향을 띄며 야간관광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서울은 24시간 문화가 발달한 곳으로 다른 나라에서는 접할 수 없던 밤거리의 화려함과 도시 특유의 분주함은 관광객에게 낮과는 다른 서울의 매력을 느끼게 한다.
또한 지자체의 경우 야간관광이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기에 이에 따른 관광 상품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밤 시간대의 특성을 살린 빛이나 불꽃 축제, 문화재나 유적지 야간 개방, 야시장 개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조명 설치, 경관 조성 등 관광 인프라를 점검하고 설치하기 시작했다.


24시간 잠들지 않는 도시, 서울
서울시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야경을 개선 및 인프라 구축, 야간관광 상품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2010년 11월부터 실시된 경복궁 야간개장은 내, 외국인 모두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큰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지난 8월 11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2015 고궁 여름 야간 특별관람은 오후 7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진행됐으며, 일일 최대 관람인원 2500명으로 제한하고 인기에 힘입어 전회 대비 3일 연장돼 실시했다. 일반인은 인터넷 예매만 가능하며 만 65세 이상 어르신(각 50매)은 현장구매 또는 전화예매, 외국인(경복궁 200매, 창경궁 100매)은 현장구매로만 관람권을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인터넷 티켓 예매는 오픈한지 채 몇 시간이 되지도 않아 매진돼 표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보다 더 어렵다고. 덕수궁은 상시 야간관람이 가능하고 오후 8시까지 입장가능하며 오후 9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창덕궁은 ‘창덕궁 달빛기행’이라는 명칭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보름달 아래 숲 속 궁궐에서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하는 달빛 산책코스, 다과가 있는 전통예술공연 등이 특징으로 10월까지 진행된다.


한편 서울시는 2014년 ‘서울신규 관광자원(오감만족) 개발 프로그램’에서 야간관광 추천 정보 브로셔를 제작해 배포한 바 있다. 맛집부터 야간 서울 산책길, 24시간 운영 헤어숍, 다이나믹 E-Sports 펍, 야경을 조망할 수 있는 바 등 총 40개 콘텐츠를 10개 코스로 구성해 외국인 단체를 위한 고품격 서울 관광 상품 기획 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지난해 3월 7일 서울의 밤을 유명한 장소에서 다양한 체험을 통해 만나게 해주는 전자책 가이드북 ‘서울야간관광가이드’를 한국어와 영어 2개 언어로 발간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서울의 야간명소 58곳을 안내하는 전자책으로 제작을 위해 8개월간 자료 수집을 하고 전문 체험작가가 취재를 했다고 한다. 자치구 추천과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체험수기 공모 등을 통해 야간명소 58곳을 발굴, 선정했다. 가이드북은 야간현금인출, 야간진료 등 야간관광에 필요한 기초적인 정보도 제공한다. 체험거리, 먹거리, 볼거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취향에 따라 골라 즐길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체험담도 담겨있어 간접체험 효과도 있다. 이 외에도 서울에는 매년 가을 한강시민공원에서 ‘서울세계불꽃축제’를 개최해 불꽃, 조명과 레이져 쇼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개최하는 등 야간 축제 개발에도 노력 중이다.
서울의 밤은 볼거리도 다양하지만 즐길거리와 쇼핑 또한 화려하다. 동대문 쇼핑센터는 낮과 밤 가릴 것 없이 코리안 뷰티를 선망하는 중국관광객들의 필수 코스이며 홍대, 이태원에도 클럽을 즐기는 외국인들로 가득하다.


부산시, 야시장 개장으로 야간관광 특화도시 노린다
부산시 또한 야간관광 상품 개발에 적극적이다. 대교에 야간 조명을 설치하고 야경을 조망할 수 있는 다양한 야간관광명소를 개발해 홍보해오고 있다.
매년 10월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펼쳐지는 부산불꽃축제는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매회 100만 명 이상의 관람 기록을 세우는 축제이다. ‘멀티미디어 해상쇼’를 콘셉트로 다양한 불꽃뿐만 아니라 화려한 레이저 쇼, 음악을 함께 이용하며 특이한 초대형 불꽃을 함께 선보인다.
또한 2013년 10월 전국 최초로 문을 연 부평깡통 야시장은 연중 시장골목 문화공연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 살거리가 넘치는 곳으로 평일 하루 평균 2000~3000명, 주말 5000~7000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방문하는 부산의 대표 야간관광자원이다. 시는 부평깡통 야시장 개장 이래 계속해서 시설을 점검하고 인프라를 확충하며 호텔이나 인바운드 여행사와 합작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런 좋은 반응에 힘입어 부산시와 동구청은 지난 8월 19일,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역에 자리한 초량전통시장 일원에 가칭 ‘초량 이바구 야시장’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바구란 ‘이야기’란 뜻의 경상도 사투리다. 이번 사업에는 야간경관 조명, 조형물, 포토존, 노점 매대 설치에 3억 원이 투입된다. 시와 동구청은 이달 중 야시장을 운영할 상인을 선정하고 10월 16일부터 개장할 계획이다.


제주도, 정부와 관광공사 야간관광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 보여
제주도 또한 야간관광 콘텐츠 개발에 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지난 8월 6일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는 다양한 야간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집중적으로 추진한다고 전했다. 제주관광공사는 현재 야간관광지도 배포, 원도심 한 여름 밤의 작은 음악회, 온라인 야간관광 정보 제공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푸른밤 별빛 아래 제주’라는 야간관광지도는 지난 4월 실시된 ‘야간관광 추천코스 공모전’ 수상작을 바탕으로 지역별 야간관광 스팟 및 추천코스를 지도와 함께 소개한다. 이와 더불어 ‘제주의 밤이 좋다’는 뜻의 ‘야호(夜好)! 제주’라는 타이틀로 다양한 온라인 홍보사업도 진행되는데 제주특별자치도 공식관광홈페이지(www.jejutour.go.kr)에서 야간관광에 대한 지역별, 테마별 즐길거리를 총망라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런 제주도의 노력과 야간관광프로그램 발굴의 노력이 외국관광객에게도 조금씩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듯하다. 제주 중문골프장 달빛걷기 이색프로그램은 2012년 처음 시작된 이래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그동안 내국인 중심의 관광 프로그램으로 운영돼 왔으나 지난해 BPW(전문직여성)세계대회와 세계탄소학회 참가자를 대상으로, 올해에도 각종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특별행사를 개최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해질 무렵 골프장 잔디를 밟으며 음악공연 감상과, 풍등 날리기 등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 박병남 제주협력지사장은 “국내외 관광객은 물론 국제행사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관광프로그램으로 제공해 지역관광 활성화와 제주도의 MICE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INTERVIEW

야간관광, 장기적이고 점진적인 개발 통해
도시 고유의 정체성이 잘 반영돼야

University of Guelph School of Hospitality & Tourism Management 최환석 교수

Q. 해외의 야간관광 발달 사례를 소개해 달라.
서양에서는 전통적으로 야간활동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편으로 최근 들어 유럽에서 야간활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먼저 베를린에 나이트클럽을 방문하고자 오는 관광객이 총 관광객 1250만 명의 35%에 이른다. 현재 베를린에는 5만 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약 300개의 대형클럽이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 기사에 따르면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동베를린지역의 청년들과 예술가들이 버려진 빌딩을 개조해 파티장소로 활용하던 것이 현재의 클럽문화를 만들었다. 세계 유흥도시 1위에 빛나는 스페인의 이비자(Ibiza)섬 역시 유럽 내 클럽관광지로 유명하다.
또한 전통적인 조명이 비춰지는 경관투어도 발달했다. 체코프라하의 구시가지의 천문시계 지역, 프라하성이 보이는 카를교 주변에는 밤새 관광객들이 북적인다. 단순히 경관 투어뿐만 아니라 체코의 전통 요리들인 콜레뇨, 체코식 학센, 굴라쉬와 체코의 맥주들을 마시며 프라하를 즐길 수 있다. 결국 아름다운 경관이 소비까지 자극하는 형색. 그 외에도 야간관광의 유명관광지인 파리는 주요 랜드마크와 광장에 조명을 설치했으며, 세느강 주위 교량 및 공공건축물에 조명사업을 실시 및 에펠탑으로 특화조명을 하고 있다. 런던도 1930년부터 강변 주요 건축물과 다리에 대한 조명을 설치, 특히 런던아이(London-Eye)는 새로운 야간 경관 관광물로서 파리보다 더 많은 야간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다음으로 야시장이다. 대만의 타이페이의 스린 야시장은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야식거리를 제공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홍콩의 템플거리 야시장, 태국의 팟퐁 야시장 등 야시장은 먹거리의 천국이다. 그 밖에도 최근 10년 동안에는 빛 축제가 야간관광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리옹 빛 축제(Fete des Lumieres Festival), 토리노 겨울철 빛 전시회, 독일 베를린 빛 축제, 영국 글레스고 빛 축제, 일본/삿포로 화이트 일루미네이션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 외 리버크루즈, 버스 등을 통한 디너 스페셜 경관투어, 이벤트(불꽃축제, 조명축제)를 통한 단기적인 야간관광도 활성화 돼있다.


Q. 야간관광의 특징은 무엇인가?
야간관광 상품의 핵심은 야간 조명이다. 야간 경관투어를 논하지 않고는 야간관광을 논하는 건 사실상 무의미해 보인다. 경관의 조명은 종합적인 도시 조명 계획과 함께 지역의 전통과 어우러져 특색있는 상품으로 타 도시와 차별화돼야 한다. 새로운 관광 상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관광물이 조명을 통해 다시 보이게끔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런던아이나, 요코하마의 항만 지역, 파리의 에펠탑, 프라하의 천문 시계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전통적인 야간관광인 야시장과 나이트클럽의 경우 민간기업과 국내 문화 정책이 밀접하게 연관돼 발전해야한다. 국내 전주, 부산, 대구 등에 야시장이 개설됐으나 관광객 몰이에 실패하는 형국이다. 야시장이나 클럽은 먼저 현지시민들이 찾는 문화시설이 된 후에야 적극적으로 해외관광객을 유치해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다. 따라서 민관이 장기적인 계획과 노력으로 협력해 관광지로 재탄생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개발하는 경우 실패할 확률은 매우 높아질 수밖에 없고 그 피해가 민간에게 돌아갈 확률이 높아진다.


Q. 야간관광이 잘 이뤄지기 위해 어떤 조건 사항이 뒷받침 돼야 하는가?
인프라 개발과 종합적인 계획안이 수립된 후, 도시의 밤을 재탄생시킨다는 철학을 지녀야한다. 현재 야간관광지로 주목받는 세계적 도시들은 장기적이고 점진적 개발을 통해 현재의 야간경관을 구축했다. 런던의 경우 약 80년의 야간 경관 개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요코하마의 경우도 조명을 통한 야간 경관 향상을 위해 1986년부터 요코하마 야간경관계획을 수립 및 개발했다. 또한 각 도시의 특성에 맞게 조화롭게 진행돼야 하는데, 프랑스 파리의 경우 세느강을 중심으로 교량 및 역사 건축물들에 대한 야간 조명 사업을 실시했고 에펠탑의 focal point 조명을 통해 야간 경관 자원개발을 마련했다.
그 다음 과제가 홍보이다. 관광객들에 의해 점진적으로 알려지는 Word of Mouth(WOM)방법이 효과적이다. SNS 마케팅 또한 전통적인 방법에 비해 불확실하나 관광객들과의 소통이 원활할 경우 폭발력은 매우 높게 나타날 수 있다.


Q. 최근 국내에서 문화 유적지 나이트 투어 등이 인기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야간관광이 활성화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역사관광지의 비정기적인 야간 개장은 단기적으로는 야간관광객을 창출할 수 있지만 관광객들에게 혼란을 야기한다. 이에 일주일에 3회 이상 정기적으로 야간 개장을 실시하고 다양한 홍보 채널을 통해 관광객들에게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울의 경우 야간관광이 가져야할 안전과 교통 문제는 해결돼있다. 그러나 기존 N타워나 청계천만으로는 랜드 마크 및 상징성이 미흡하다. 시내의 상업적 발광 광고들의 간섭도 심각해 역사 문화재들의 상징성이 도드라져 보이지 않는다. 다양한 야간 조명 사업, 단발적 야간개장, 서울 불꽃축제 같은 이벤트들에서는 서울 고유의 색깔을 찾기 아쉽다. 오히려 기존 쇼핑상권인 명동 및 동대문과 먹거리 상권인 홍대와 가로수길이 일본 및 중국관광객들에게 더 매력적일 것이다. 이처럼 정기적인 야간 개장과 이벤트를 통해 관광객들의 활동을 연장하고 서울다움, 부산다움, 제주다움 등 도시의 정체성이 드러날 수 있는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데 집중해야 한다. 다만 도시전체를 동시에 개발한다는 것은 부담스러운 예산, 비효율적 등 위험도가 크므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또한 야간 개장을 야시장, 클럽 등과 연계해 자연스럽게 관광객들의 지출을 창출해야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도 최근 10년간 다양한 문화공연들을 선보이며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인 콘텐츠를 제공했다. 하지만 정보의 부재와 공연의 한계가 드러나며 비엔나의 오페라, 프라하는 마리오네트 인형극, 파리의 리도쇼, 런던과 뉴욕의 뮤지컬같은 특화된 공연의 개발이 시급해 보인다. 특히 지역별로 존재하는 상설극장에 공연이 올려 진다면 야간관광을 즐기는 관광객들의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다.

<2015년 9월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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