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타이틀을 달기 위해서는 열정과 적극성, 수완과 자기만의 기준이 확고해야 할 것이다. 특히 호텔 내에서도 많은 직원들이 오고 가는 F&B의 경우, 시시각각 변하는 F&B의 트렌드도 꾸준히 공부하며 기획과 운영을 해나가야 하는 영역으로 기본과 열정, 융통성과 화합이 모두 중요한 영역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훌륭한 리더가 있다. 호텔업계에 입성한 순간부터 안 되는 것을 되게 만드는 열정으로 ‘최연소’ 타이틀을 달아온 리더, 파르나스호텔의 이동환 F&B 부문장이다.
파르나스호텔에서 F&B 부문장을 맡고 있다. 업무에 대해 전반적인 소개 부탁한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나인트리 호텔, 파르나스 호텔 제주 등 파르나스호텔에서 직접 운영 중인 모든 식음 및 연회 특히 신사업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신규 업장을 오픈하거나, 리모델링이 필요시, 이에 맞게 레스토랑 콘셉트, 운영 방안, 마케팅 등 영업에 필요한 전반적인 업무를 주로 하는 편이다. 이외에도 영업장의 수익성 분석을 통해 영업 개선에 필요한 지원 업무를 하며, 직원들이 최고의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게 조직 문화를 점검하는 등 F&B 전반적의 업무를 하고 있다.
호텔업계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처음부터 호텔 전공은 아니었다. 학창시절 운동을 전공하던 중 늦게나마 내가 정말 좋아하고 행복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복무 이후 영국 유학의 길을 선택했고 우연한 기회에 호텔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됐다. 당시 깔끔한 이미지의, 서비스를 선보이는 호텔리어들이 멋있어 보였고 나 또한 호텔리어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영국 유학 이후 스위스 호텔 경영 대학으로 진로를 바꾼 뒤 여러번의 인턴십을 거쳤으며, 스위스 호텔 학교에서 F&B 서비스 관련해 최초 한국인 조교로 근무하게 됐다. 제네바 호수 옆에 있는 힐튼 계열의 호텔의 레스토랑이었는데, 한국인으로서는 최초의 정직원이었다.
호텔에는 어떻게 자리잡게 됐나?
업무를 하던 중 다시 학교로 돌아가 교육을 받았는데, 당시 담당 교수가 영국 왕실에서 오랫동안 일한 분이었다. 전통적인 서비스와 기본기, 카빙 뿐만 아니라 메뉴와 와인 리스트까지 차근차근 배웠다. 롤모델로 삼으면서까지 재미있게 배웠던 것 같다. 이후 스위스 몽트루에 위치한 호텔에서 근무했으며, 미국에서는 GHM이라는 럭셔리 호텔 리조트 그룹에서 근무하는 등 쭉 F&B 쪽의 일을 해오다가 2008년도 말 쯤에 삼성동 파크 하얏트 서울에서 일하게 됐다. 오픈하고 8개월 정도 됐을 때라 업장을 유연화 시키는 데 집중했고, 그 뒤 콘래드 서울을 거쳐 파르나스호텔에 2016월 11월달부터 부문장 직함을 달고 입사하게 됐다. 당시 39살이었다(웃음). 파르나스호텔은 전통이 깊은 호텔이기에 기존 업장을 리모델링하고 새로운 기획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빠른 속도로 부문장 직함을 달았다.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선은 일을 재미있게 했다. 유니폼에 적힌 ‘이동환’이라는 명찰을 볼 때마다 호텔리어로서의 생활을 잘 해내고 싶다는 열의와 열정에 휩싸였다. 개인적인 나는 기분이 좋지 않더라도 레스토랑의 나는 다른 사람이니 하루를 잘 해내자는 희열감이 높았다. 운동을 했기에 근성도 있었고(웃음).
물론 지금도 항상 직원들보다 일찍 출발하고, 쉴 때는 다른 레스토랑 메뉴를 먹고 연구하며 새로운 메뉴 기획을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F&B는 다른 영역보다도 트렌드가 재빠르게 바뀌니까. 젊고 트렌디한 호텔에서 근무하면 파인다이닝을, 전통이 있고 중후한 호텔은 오히려 통통 튀는 아이디어를 지닌 레스토랑에 가서 인사이트를 얻는다. 그리고 새로운 것은 정확한 정책을 수립한 뒤 무조건 도전하는 편이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나?
타 호텔에서 근무했을 때 야외 카페를 만든 적이 있다. 윗분들부터 모두들 그 장소에서 무언가를 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했지만 총주방장과 함께 진행한 적이 있다. 스폰서도 직접 구하고 티켓도 팔아서 론칭하니 기대 이상으로 성과가 좋았다. 야외에서 술과 음식,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이었는데 예상 인원보다 2배가 높았고, 추후에는 고정적인 장소로 자리매김해 높은 수익을 거뒀던 게 기억난다. 그 기억을 되살려 파르나스호텔에서도 파르나스 가든이라는 공간을 열었는데, 유휴부지에서 술과 음식을 먹으며 버스킹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투숙객들 뿐만 아니라 삼성동의 직장인들도 많이 들리고, 호텔까지 방문하며 이미지가 더 좋아지는 경우가 많아 일석이조다. 수익보다는 호텔의 환대 경험을 넓히기 위해 론칭했는데, 생각보다도 브랜드 이미지 상승에 있어 더 긍정적인 결과물을 내놓는 중이다.
업무 시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일관성과 품질이다. 특히 5성급 호텔에서 근무한다면 더욱 지켜져야 한다. 항상 후배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기본에 충실하고 똑같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호텔의 칭찬 레터를 살펴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조식과 레스토랑의 음식이다. 어제 먹은 음식과 내일 먹은 음식이 똑같지 않으면 고객들은 큰 실망을 하게 되기에 서비스부터 품질까지 똑같은 완성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직원들과 함께 노력하는 중이다.
그리고 호텔리어로서의 자아를 잘 만들어 놓는 것. 인성과 연결되는 문제다. 나는 집에 갈 때도 엘리베이터가 있으면 버튼을 눌러준다. 그게 생활에 베어있다. 습관처럼 되니까 호텔에서도 더욱 편하다. 호텔은 객실과 레스토랑이라는 유형의 상품 이전에 서비스라는 무형의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예쁘다, 좋았다ʼ가 아니라 이곳에서의 경험이 ‘어떻게 좋았다’를 느끼게 만들기 위해서는 몸에 베어있는 서비스 정신과 더불어 일종의 쇼맨십이 필요하다고 본다.
향후 계획에 대해 한 마디 부탁한다.
해외의 총지배인은 90% 이상이 F&B 출신이다. 호텔 전반이 부서들과의 소통이 많이 필요하지만, 특히 F&B는 운영부터 기획, 트렌드를 읽는 것과 더불어 프로모션이나 세일즈 등 수많은 분야와의 협업이 필요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고객이 앉아 있는 라운지 하나도 식음과 연관돼 있다. 식음을 총괄하면 고객들이 원하는 것, 자주 마시는 커피, 좋아하는 디저트와 음식 등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알게 된다. 이런 경험이 모여서 고객을 이해하고 운영 관리를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를 바탕으로 직원들과 유기적인 협업과 원활한 소통을 통해 재미있고 진취적인 프로젝트와 오픈, 기획을 해나가면서 향후에는 F&B 출신 총지배인으로 자리잡고 싶다. 호텔업계에 애정을 지닌 후배들을 많이 이끌어주며,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