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여름철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에너지 절감일 것이다. 특히 편리함, 안전함 뿐만 아니라 미관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호텔은 은은한 조명, 배선, 냉난방 외에도 여러 곳에서 쓰이는 전기 에너지 절감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다른 산업이라면 고객이 방문하지 않을 때, 혹은 사용하지 않을 때 전기를 작동시키지 않거나 저전력 모드로 바꿔놓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호텔은 쾌적한 공간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1순위가 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여름철에 특히 소모가 심한 전기 에너지는 어떻게 절감할 수 있을까? 물론 공실에는 최소한의 전력을 활용하거나 노후 기기 등을 교체해 점검하는 방식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새로운 에너지 검토를 통한 거시적인 대책을 수립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특히 이번 호에서는 7월호에서 다뤘던 수열 에너지에 이어,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하고 있는 태양광 에너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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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무서운 전기세의 역습
수도세, 가스료, 전기세 등 수많은 에너지 비용이 오르는 가운데 특히 전기세는 지속적으로 상승될 전망이다. 지난 6월 한국전력은 3분기(7~9월) 연료비조정단가(요금)가 현재와 같은 1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 추가적인 에너지 요금 부담을 덜었다. 국민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계류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올해 kWh당 51.6원 인상해야 한다는 안건을 국회에 보고했으며, 이를 통해 보자면 2026년까지는 전기료 상승이 지속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에너지를 고효율화 하기 위한 여러 대책과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7월부터 소상공인의 여름철 냉방비 완화를 위해 400억 원의 예산을 투입, 냉방기와 난방기를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으로 교체하는 소상공인에게 제품 금액의 40%를 지원한다. 더불어 노후 냉난방기 교체 사업에도 300억 원을 투입했다.
에너지 절감의 트렌드는 가전업계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절전가전’이라고 불리는 에너지고효율 제품이 주목받고 있는 것. 올해 7월 삼성전자의 통계에 따르면 상반기에 판매한 TV, 냉장고,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의 2대 중 1대는 절전가전이었으며, 이러한 절전가전은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모델 또는 AI 절약모드 기능이 있는 제품들이다. 롯데마트도 비슷한 현상이었다. 7월에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월 1일부터 6월 11일까지 고효율 상품 매출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계에서도, 가정에서도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또 아낄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호텔 또한 높은 전기료 인상에 신음하고 있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이하 워커힐)의 공간개발팀 김하중 파트장(이하 김 파트장)은 “호텔의 온수나 냉수 등의 가스 에너지 소모도 많지만, 호텔 구석구석 위치한 조명에서 발생하는 전기 에너지 소모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호텔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고객 동선에는 24시간 동안 불이 켜져 있다.”면서 “또한 호텔은 미관, 그에 따른 분위기가 중요하다. 때문에 객실이나 F&B 등 여타 부대시설에 입장했을 때 보이는 조명도 하나하나 섬세하게 기획돼 들어가 있기 마련이다. 가정용으로 활용하는 일반 백색등을 사용하지 않고, 약 3000k에 해당하는 은은한 전구를 사용하는데 기본적으로 전기 에너지가 많이 쓰이는 모델이다. 안전과 인테리어 둘 다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고심하는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름철에는 에어컨을 많이 켜기 때문에 그 사용량이 더 증가하는 추세라고.
국가와 나라 모두 주목하는 그 이름
태양광 에너지
이에 많은 산업, 국가를 막론하고 다양한 곳에서 전기료 절감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는 중이다. 특히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한 노력은 어디에서나 살펴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태양광 에너지 활용에 진심인 기업 중 하나다. 태양광 패널 설치, 재생 에너지 인증서 구매, 외부 재생 에너지 발전사와 전기공급계약을 맺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량을 늘리고 있다. 올해 7월에 발표한 ‘2023년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사업장의 재생에너지 사용량은 2020년 7만 376메가와트시(MWh)에서 2022년 28만 498MWh로 2년 동안 약 4배가 늘어났다. 특히 전기차만 판매하는 노르웨이 지역에서는 전력의 98%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대체, 생산하며 발전시키는 중이다.
이마트는 2025년까지 총 600억 원을 에너지 절감 시설에 투자한다. 전기, 도시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 증가 영향인자를 분석하고 부문별 에너지 절감 방안과 투자 계획을 수립한 것. 이마트는 이미 35개 지점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일부 발전량은 판매해 발전 사업에 기여하고 있다. 제일약품은 공장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 본격적인 친환경 생산에 앞장선다. 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뿐만 아니라 옥상 부지를 활용해 약 175여 가구가 1년간 쓸 수 있는 용량을 만들어 나갈 예정인 것이다.
아예 태양광에 진심인 나라도 있다. 독일은 1990년대부터 태양광 에너지를 써온 나라다. 일찍이 자연친화적인 에너지에 관심이 있었고, 2011년에는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하며 에너지 효율화 등을 추진한 선구자적인 나라로 통한다. 건물 일체형 태양광 모듈을 기획하는 선진피앤에스의 이지욱 대표(이하 이 대표)는 “태양광 연구는 독일에서 처음 이뤄졌으며, 지금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나라 중 하나”라며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태양광 발전의 평균적인 시간 및 절감 효과와 표준 용어도 독일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독일 연방 태양광경제협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독일에는 총 38만 개의 신규 태양광시스템이 도입됐고, 이에 따르면 2040년까지 EU 전력 수요의 최대 20%를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태양광 에너지를 권고, 다양한 기업에서 활용 중이다. 이처럼 태양광은 신재생에너지라고 이야기 했을 때 빠질 수 없는 에너지로, 다양한 산업과 나라에서 활용하고 있었다.
호텔도 귀 기울이는 에너지
이러한 움직임은 호텔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LG전자와 협업, 옥상 부지에 년간 559MW의 소비가 가능한 패널을 들여 절감 중이다. 롯데호텔은 다양한 형태의 신재생에너지를 확보, 특히 태양광과 지열을 이용한 에너지를 호텔 운영에 직접 사용한다. 프로퍼티별로 활용하고 있으며 2014년 들인 이래 2023년에는 롯데호텔 제주의 옥상에 50Kw 태양광 발전 설비를 추가 도입하고 운영하는 등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중이다. 워커힐은 7층 높이의 주차 타워 옥상에 발전시설을 설치하고 하루에 LED램프 약 1200개에 달하는 전력을 자체적으로 생산한다. 이를 통해 규모가 큰 주차 타워 전기 일부를 대체하고 있다.
김 파트장은 “호텔에서 태양광 발전소를 설비할 경우, 아무래도 외관과 부지의 제한 때문에 고객의 눈에 잘 보이지 않고, 또 빛 반사가 되지 않는 곳에 마련하게 된다. 고객의 동선을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에너지 절감을 위해 공간을 면밀하게 살펴 진행하는 것”이라면서 “태양광 패널의 디자인은 고객에게 친숙하다. 내가 방문한 호텔이 이러한 신재생에너지에 일조하고 있다는 점이 에너지 절감과 더불어 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마땅하다. 호텔은 고객에게 공간을 제공하는 곳이니 만큼 보이는 것을 지속적으로 신경 쓸 수 밖에 없다. 비슷한 일례로 워커힐에서는 중수를 재활용해 고객이 아닌 구성원 동선에 한해 사용하고 있다. 쓴 물들을 모아 정수해 활용하는 것으로, 소방차에서도 쓰이는 물이다. 이처럼 호텔의 에너지는 고객의 동선과 겹치지 않고, 또 고객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부분이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태양광 또한 고객이 불편함이 없는 영역에서는 신재생에너지라는 이미지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를 제고하고, 또 고객에게 필요한 동선을 밝혀주면서 서브 에너지로 활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파트장이 언급한대로 태양광은 우리에게 친숙한 신재생에너지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이렇게 친숙해 졌으며, 신재생에너지의 대표 주자로 꼽히게 됐을까?
가격, 관리, 편리함 다 갖춰서 수요 높아
태양광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광기전력’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광기전력이란 반도체의 p-n 접합부나 금속과 반도체의 경계면에 빛을 비췄을 때 발생하는 전압을 이야기한다. 태양광 발전은 태양전지와 부딪히며 생성되는 전기를 활용해 쓰는 것이다. 생산한 전기를 옮길 수 있는 전선과 전기를 변환하는 데 쓰이는 인버터 기계를 잘 관리한다면 큰 부수적인 어려움 없이 활용할 수 있는 편리성을 갖췄다. 김 파트장도 “관리에 까다로운 부분은 특별히 없다. 다만 인버터가 태양광 신호를 받아 전기 신호로 바꾸는데, 오작동이 나지 않도록 관리하며 혹은 태양광 패널의 접촉 부분이 과열됐는지 매월 확인한다.”면서 “예를 들어 하루에 발전해야 하는 양의 평균값이 존재하는데, 이를 도달하지 못하거나 과열할 경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어 그때그때 정비를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보통 태양광을 생각하면 넓은 옥상이나 들판에 패널을 설치해 놓은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초기 태양광은 유휴 부지에 쓸 수 있어 따로 부지가 넓게 필요한 발전소 태양광이 아닌, 건물에 태양전지를 부착시키는 건물 일체형 모듈이 먼저 발전했다.”면서 “그러나 전지가 워낙 비싸서 보급률이 낮았다. 효율도 당시에는 적었다. 산업을 발전시키고 에너지 절감을 빠르게 해내기 위해서는 발전소에서 태양광을 보급하는 것이 더욱 편리한 일이었다. 그래서 넓은 대지에 패널을 심고 거기서 나오는 태양광 전기를 판매할 수 있는 정책이 먼저 실시됐고, 지금은 초기보다 산업화가 이뤄져 가격은 저렴하면서 설치는 다른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용이하니 더욱 널리 활용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파트장은 “아무래도 수소 에너지나 지열 에너지 등은 가격이 높을 뿐만 아니라 마땅한 부지를 마련하기에 까다로운 측면이 있지만, 태양광은 익숙한 신재생에너지기도 하고, 가격을 포함한 여러 측면을 고려했을 때 합리적이다. 탄소중립에 일조하려는 친환경 호텔로서의 선택”이라고 이야기하며 의미를 알렸다.
이에 따르면 태양광 설비 그 자체로는 특별히 어려운 지점이 없으며 금액적인 측면에서도 합리적이다. 더불어 기존에 있었던 인버터와 전선을 활용하면 되고, 특수한 장비가 필요치 않으니 탄소중립에도 효과적인 것이다.
But, 미관상으로는 좋지 않았던 디자인과
안정적이지 못한 전력 공급
하지만 가장 큰 문제점이 있다면 바로 부지를 많이 차지하고, 미관상 좋지 않다는 것이다. 더불어 날씨와 시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태양광의 경우 가장 일조량이 높은 오후 1시부터 약 3시간 가량을 활용할 수 있으며, 평균적으로 에너지를 공급받는 시간이 약 3.5시간 정도다. 비가 오거나 눈이 녹을 때는 적은 에너지가 보급되기 때문에 평균을 내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태양광 패널은 빛 반사가 심하기 때문에 부대시설이나 부속건물, 큰 창 등을 가지고 있는 호텔의 경우 설치하기에 한계가 있다.
김 파트장은 “주차 타워 등 유휴 시설에 발전소를 설치한 이유는 고객이 불편하지 않은 최적의 각도를 찾기 위해서다. 객실 창문으로 패널이 반사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면서 “그리고 패널이 최대한 태양광을 받을 수 있도록 깔아 놔야 하기 때문에 발전소가 부지를 많이 차지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워커힐의 경우 서울에서도 부지가 넓은 호텔이고, 태양광 발전 시설 또한 꽤 넓은 편이지만 객실에 보급하는 에너지로 활용하기는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이는 미관 또한 중요한 호텔에서는 차치할 수 없는 문제 중에 하나며, 대규모의 전기공급이 어려울 수 밖에 없어 한계에 해당한다.
이 대표도 마찬가지로 호텔처럼 조명이 많고, 객실과 부대시설 등 늘 꺼지지 않는 전기가 켜져 있는 공간은 태양광 에너지를 서브로 써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메인 전력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에너지라는 것. 이 대표는 “다른 신재생에너지를 생각해 보면, 수열의 경우에는 물과 가까워야 좋고 지열은 도심에 있는 호텔에서 활용하기 어렵다. 보통 위치의 문제다. 태양광은 날씨와 온도에 영향을 받으니 덜 안정적이기는 하다. 그러나 전기를 받기 위해서는 현재로서 신재생에너지 중 태양광이 가장 보급화돼 있고 효율도 좋다.”면서 “보통 호텔에서 전기료를 가장 많이 사용할 때가 여름철이고, 특히 대낮에 에어컨을 켤 때 요금이 많이 발생한다. 그런데 그때 태양광 에너지가 가장 많이 발전한다. 이런 포인트를 활용해 전기요금 전력수요피크(최대 부하)를 완화하는 서브 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을 권유한다.”고 제언했다. 보통 한전에서 전력을 수급할 때 대비를 위해서 피크 시간 때 가장 많이 쓴 전기로 전력을 공급한다. 때문에 약 10%의 전기는 버려지기 마련인데, 요금은 똑같이 때문에 그만큼의 돈이 나갈 수 밖에 없다. 그럴 때 태양광 에너지를 대체, 활용하면 전력수요피크 또한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이야기다.
그래서 나온 모듈, BIPV
이제는 디자인까지 책임진다
그렇다면 호텔은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할 때 앞서 언급한 제약들 때문에 고전할 수 밖에 없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언급한 태양광 에너지는 발전소 태양광에 국한된 것이다. 태양광 패널이 건물 그 자체가 되는 BIPV가 있다. BIPV는 건물의 외장재 혹은 창호재로 패널을 이용하는 것으로, 옥상 등에 패널을 부착하는 형태와는 다르다. 건물 자체에서 전기가 공급되며, 생산된 전기 에너지를 바로 건물에서 사용할 수 있는 데다가 외관에 설치하는 것이니 추가적인 부지가 없이도 가능하다. 또한 디자인 맞춤 제작이 가능해 빛 번짐이 없이 준비할 수 있다. 새로이 오픈하는 건물, 리뉴얼을 거치는 건물이라면 눈 여겨 볼만 하다. 효율적인 태양광 발전 뿐만 아니라, 미관적으로도 훌륭해 태양광과 외장 효과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다.
서울 도봉구는 지난 2022년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남쪽 외벽 전면을 태양광 모듈 891장으로 덮었다. 보는 방향과 태양의 고도에 따라 색상이 달라지는 등, 외관만으로는 모듈인지 알 방법이 없다. 석재와 옥상 마감재를 철거한 뒤 녹색과 회색 계열의 모듈을 부착했다. 도봉구 관계자는 “태양광을 설치한 입면은 정남향이며, 앞쪽 건물과 이격거리가 충분하고 높이도 높아, 낮이 짧은 동지 때도 주변 건물로 인한 그림자 영향이 없을 만큼 태양광 설치에 최적의 장소”라며 “연간 약 89MWh 친환경 전시를 생산함으로써 기존 1% 수준이었던 전력 자립률을 4%까지 끌어올리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서울시의 보급사업인 건물일체형태양광 민간보급 시범사업의 일환인 다솜빌딩도 참고할 수 있다. 기존에 낡은 벽면을 제거하고 태양광 모듈을 부착, 옥상에는 블루 블랙 모듈을 적용해 루프톱 카페처럼 만든 것. 이 대표는 “호텔은 옥상을 루프톱으로 쓰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태양광 모듈로 대체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면서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 옥상인 만큼 차양처럼 활용해도 괜찮은 모듈”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더 여러 사례가 있다. 구글 또한 지난 2022년 저탄소건축물인 드래곤스케일 태양광 빌딩을 세웠다. 9만 개의 태양광 패널을 겹쳐 만들었으며, 용의 비늘처럼 생겨 드래곤스케일이라고 불린다. 이를 통해 필요한 전기의 90%를 충당해 전기료를 절감하고 있다고. 이러한 BIPV 시장은 아직 일반 태양광 사업에 비해 천천히 발전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을 시작으로 널리 확대될 것이라고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022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세계 BIPV 시장 규모는 2021년 27억 달러, 2026년까지 76억 달러로 3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테슬라 등 여러 글로벌 기업에서 신사업으로 손꼽히고 있는 분야다. 아직 보급 초반인 관계로 단가가 비싸지만, 2023 신재생에너지 보급지원사업 등 정부에서 금액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아 전기료 절감과 ESG를 활용하려는 호텔은 생각해볼 수 있는 영역으로 추측할 수 있다.
우리 호텔에 맞는 신재생에너지 발견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향성
에너지 절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조명과 객실 내의 불, 온수를 항상 신경 써야 하는 호텔의 경우 이제는 노후된 장비 교체를 넘어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야 할 타이밍이고, 또 법률도 변화하는 중이다. 2023년 국토교통부는 ‘건축물의 에너지절약설계기준’을 일부 개정, 시행했다. 현행 법상 건축기준은 녹색건축 인증,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3~9%),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11~15%) 등 녹색건축물 관련 인증을 취득하거나 시범사업 대상이 지정되면 최대 15% 범위 내에서 용적률과 높이를 적용할 수 있다. 이는 오픈하는 호텔이나, 건물을 본격 리뉴얼해 공간 활용을 해보려는 호텔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태양광 발전이 편리하고 유지하기가 편한 것에 비해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고 부지를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고심했다면, BIPV를 통해 건물 전면 일부분을 바꿔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향후 단기적인 대책을 넘어 장기적으로 호텔 에너지 절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에너지를 발견하고, 각 호텔에 적합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 보다 더 효과적인 시너지를 누리기를 바라본다.
선진피엔에스 소개와 그동안의 경력에 대해 이야기 부탁한다.
선진피엔에스는 2021년 설립된 건물 일체형 태양광 모듈 BIPV를 기획, 디자인, 시공하는 기업이다. 2001년 LG전자에서 근무를 시작, 2021년까지 태양광 관련 사업인 ‘Solar’사업 기획을 담당했으며, 서울시 태양광 자문 위원 및 서울 에너지 공사 태양광 실증단지 기획 및 자문을 담당했었다. 건축 고문으로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이경선 교수와 의기투합 해 건축 디자인 요소도 챙긴 기업이다. LG전자의 태양광 솔루션 전문 사업자로서 인증 받았고, 서울 에너지 공사 및 다수 병원과 여러 공장, 교회 등에 BIPV 파사드를 진행하는 중이다.
다른 신재생에너지와 비교했을 때 태양광만의 특징이 궁금하다.
우선 태양광은 오래 전부터 이야기가 나온 만큼 산업화가 잘 돼 있다. 아직 다른 신재생에너지들은 정비할 부분이 많이 필요하고, 히트펌프나 큼지막한 수열 시스템 등 추후 관리할 것이 많으나 태양광 에너지는 그런 면에서 조금 더 자유롭다. 태양광은 비추는 것이다 보니 ‘시스템’이나 ‘기계’가 아니라 물질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태양이 가까우면 그만큼 발전을 많이 하고, 아니면 적게 발전하는 셈이다.
초창기에는 모든 패널을 수작업으로 만들어서 수가가 높았으며, 현재는 산업화가 잘 이뤄져 대량화가 구축돼 다른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또한 태양광 지원사업이 정부를 중심으로 많이 이뤄지고 있어 편리하고, 타국에서도 많이 활용하는 중이라 참고할 만한 레퍼런스가 많다는 것도 특징적이다.
호텔이 태양광 에너지를 들였을 때 가장 확실한 시너지 효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단순히 전기세 세이브를 넘어, 앞서 이야기한대로 전력수요피크 때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 고정적인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우리는 더우면 에어컨을 튼다. 많이 더우면 더 많은 전기를 쓴다. 그리고 가장 더울 때는 태양이 그만큼 가깝다는 것이고, 그만큼 태양광 에너지도 잘 발전하기 마련이다. 그런 피크 때 태양광 에너지를 대체한다면 그게 곧 피크로 인식되고, 연간 기본료 세이브 효과가 크다. 두 번째로는 이미지의 문제다. 이미 많은 글로벌 기업에서 신재생에너지를 가지고 마케팅을 하고 있다. 내가 호텔에서 럭셔리한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고 있는데, 심지어 에너지까지 유념한다는 느낌을 받게 만들고, 이 호텔이 친환경 활동에 일조한다는 감상을 받아 더욱 긍정적인 경험을 도모할 수 있다. ESG와 친환경에 관심을 두는 호텔이라면 활용하기 좋겠다.
설비할 때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현재 제로에너지빌딩에 대한 정부의 니즈 및 탄소 중립을 성공적으로 실현하고, 에너지를 절감하려는 목적의식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태양광 패널을 넣어서 설치하는 것은 좋지만, 정비할 수 있는 범위가 정해졌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신재생에너지를 교차해서 기획하기 때문에, 오픈 및 리뉴얼을 할 호텔이라면 한 가지 방식이 아닌 여러 방식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태양광 패널은 가격이 저렴하고 관리가 편리하다. 이것들은 옥상에 최대한 태양광을 잘 받을 수 있는 각도로 눕히고, 고객에게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BIPV를 입히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외부에서 건물을 들여다 보면 보통, 건물 내 천장이 잘 보이지 않는다. 어째서일까? 보통은 천장 노출을 보드로 막거나 금속 패널을 통해 보이지 않도록 막기 때문이다. 그러나 창으로 무조건 햇빛이 들어오기 때문에 에너지를 끌어오는 것이 가능하고, 이전에 보드로 막았던 것을 태양광 모듈로 막는다면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다. 그런 식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 조금씩 태양광을 넣고, 온수나 냉수에는 수열이나 빙축열 방식 등을 활용해 기획하는 구성을 갖추는 게 좋다.
호텔이 태양광 에너지를 더 잘 활용 할 수 있는 방법도 알고 싶다.
만약 오픈할 호텔이라면 그냥 설비를 하는 것이 아닌 건물 기획자와 디자이너와 면밀히 상의하며 오픈하는 것을 추천한다. 디자인을 지키려면 건축가가, 에너지를 지키려면 에너지 전문가가 필요한데 문제는 현장에서 마주칠 기회가 없다(웃음). 같이 진행해서 디자인과 에너지, 둘 다 챙기는 게 좋다.
또한 태양광 에너지로 전기를 만들어내도, 그 전기를 쓸 곳이 없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그 전기들은 모두 버려야 하는데, 오히려 에너지저장시스템 ESS를 들여 전기차 충전 등에 활용해 보는 건 어떨까 싶다. 특히 호텔은 많은 고객들이 방문하고, 레저로 방문하는 이들도 많은 만큼 차를 가지고 오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그 차 중에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을 것이다. 전기차 충전소가 있는 호텔들이 있는데, 충전소에 끌어다 쓸 전기를 태양광으로 만들고, ESS로 저장해 금액도 아끼고,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