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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7 (금)

[남재철의 의전 노하우] Mr. Alfredo와 소통을 위한 경험

한번 찾은 사람이 평생 고객이 될 수 있는 호텔로 만들어야

못 말리는 잔소리꾼, Mr. Alfredo
매년 7월이면, 호텔에 근무했을 때 만났던 스페인 고객 Mr. Alfredo가 생각난다. 그가 머무르는 7월 한 달간 호텔 직원들은 모두 긴장한다. 어엿한 호텔 투숙객이지만 일부 직원들은 그를 “못 말리는 잔소리꾼”이라고 부르며 슬슬 피했다. 하지만 나를 포함 몇 명은 그가 투숙하고 있는 동안 휴가를 반납하고 한 달여 동안 그의 가족 서비스를 전담해야만 했다.
Alfredo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 오일 컴퍼니사의 중역이다. 부인은 한국인이고 매년 7월 한 달 휴가는 부인을 위해 딸 Nora와 함께 한국에 와 우리 호텔에서 휴가를 즐겼다. 물론 처음에는 경쟁사인 인근 호텔에서 몇 년간 묵었다가 서비스가 너무 형편없다고 우리 호텔로 오게 됐다는데 후문(後聞)이 있었는데 그 호텔은 Mr. Alfredo가 옮기고 나서 직원들이 아주 즐거워했다고 한다.


철저하고 꼼꼼한 고객은 직원을 힘들게 해
Mr. Alfredo의 일과는 아침 일찍 기상해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예리하도록 꼼꼼히 본 내용들을 Duty Desk도 아닌 GM실도 아닌 사장실로 바로 가서 고객 Comment로 남기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각 부서 팀장과 현장 매니저에게 전달되면서 호텔 전체가 Mr. Alfredo로 인해 초비상 상태가 된다. 레스토랑에서 그의 행보는 입장부터 퇴장까지 모든 것이 불만의 연속이었다. 말 그대로 Mr. Alfredo는 호텔 장기 투숙객이 아닌, 못 말리는 잔소리꾼이자 호텔의 시아버지 투숙객이 된 것이다.
이 후 직원들의 불만은 점점 쌓여갔으며 여타 고객들에게도 누를 끼치는 것은 호텔 이미지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기에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그리고 최고의 서비스를 지향하는 일류 호텔 서비스 정신에 입각해 우문현답(우려되는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의 마인드로 실무자들이 모여서 장시간 미팅을 하게 됐다. 그리고 도출된 핵심은 그에 대해 우리들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Mr. Alfredo를 이해하려는 노력 시작해
‘왜 Mr. Alfredo는 병적(病的)일 정도로 신경이 꼼꼼하고 청결에 신경을 쓸까? 왜 우리의 서비스에 대해서 늘 불만을 가지는 것일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그에 대해 파악해보기로 했다.
그는 스페인 내전에서 부모를 잃었고 고아가 된 후 고생하며 공부해 세계 최고의 기업의 중역까지 오른 자수성가형 인물이었다. 고생하며 자란 탓인지 자신이든 남이든 대충 뭘 한다는 것은 절대 용납 못한다는 사실과 우리 호텔에 대한 많은 애정을 느끼다보니 잔소리를 하게 된다는 얘기를 부인을 통해서 알게 됐고 그를 충분히 이해하게 됐다.Mr. Alfredo는 늘 스페인어를 사용했기에 우리와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외대 스페인어과 교수님을 초빙해 간단한 기초 스페인어를 배워서 다소 어눌했지만 기본적 회화를 통해 Mr. Alfredo와의 적극적 소통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유럽인의 바디 랭귀지와 제스추어에 따른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이해하기 위해 이문화 관련 도서를 구입, 연구도 하게 됐고 Mr. Alfredo와 대화 시 나도 공감대 형성을 위해 바디 랭귀지를 쓰기도 했었다.
또한 레스토랑에서 Mr. Alfredo의 기호 파악을 한 결과, 식전주로 즐겨 마시는 맥주는 글라스에 거품을 반만 채워주고 매 코스 메뉴 진행 때마다 작은 냅킨을 교체해주며 매 디너 식사 때마다 고급 샴페인 돈 페리뇽을 즐겨 마시는 등 그에게 제공됐던 모든 서비스 방식을 매뉴얼화해 전 식당에 Alfredo History Card를 공유하게 됐다.


만족스런 서비스로 20년 이상 고객으로 만들어
매 저녁 만찬에는 정재계, 문화계의 다양한 인사들을 초청해 호텔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줘 Mr. Alfredo의 전담 서비스를 맡게 됐으며 그 이후 20년 가까이 그는 매년 7월이면 우리 호텔로 찾아 왔다.
올 때 마다 우리들에게 늘 작은 선물을 잊지 않았고 떠나기 전 Farewell Party에서는 그가 직접 재료를 구입해 스페인 전통 요리인 볶음밥인 ‘파에야’를 만들어 나눠 주던 기억이 아련하다.
“유럽의 좋은 호텔들처럼 한번 찾은 사람이 평생 고객이 될 수 있는 호텔이 한국에도 많았으면 좋겠다.”라는 Mr. Alfredo의 얘기는 오랫동안 나의 뇌리에 남았으며 이 말과 함께 Mr. Alfredo는 매년 7월이면 내 머리 속에 항상 생각이 나는 잊지 못할 고객으로 자리 잡았다.

<2015년 7월 게재>


남재철
(주)아이앤비컨설팅 대표

남재철 대표는 20년간 국내 최고 품격을 자랑하는 Hospitality Service업에서 경험한 VIP 환대서비스 노하우를바탕으로 품격있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정부 및 공공기관 기업체 대상으로 행사 및 VIP 의전 서비스 전문 강사로 왕성한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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