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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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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호

[손진호 교수의 명가의 와인] Champagne Paul Louis Martin

✽본 글의 외국어 표기는 기고자의 표기에 따릅니다.

 

 

입추가 지난 것도 벌써 보름도 더 된 일인데, 아직도 한낮에는 태양의 열기가 뜨겁다. 그러나 한 여름과는 달리, 추석 차례상에 올릴 맛있는 과일을 익히는 가을의 따사로운 햇볕은 고맙기만 하다. 이달에는 추수와 감사 그리고 무서웠던 여름 날씨를 보내는 축배의 샹파뉴를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여름 지독한 폭염과 폭우를 영웅적으로 이겨낸 우리는 모두 샹파뉴 글라스를 들 자격이 있지 않은가~! 

 

샹파뉴 명산지, Montagne de Reims


몽타뉴 드 렝스(Montagne de Reims)는 샹파뉴 지방의 주도 렝스(Reims)와 제2도시 에페르네(Epernay) 사이에 있는 작은 산이다. 해발 고도가 약 300m가 안되니, 우리나라 서울의 남산 정도 되는데, 산이라기보다는 넓은 고원(Plateau)에 가까운 지형으로서, 서쪽이 열려 있는 말발굽 모양의 형상을 하고 있다. 정상 부분은 대부분 숲으로 뒤덮혀 있고 옆구리 완만한 경사지는 말굽 모양을 따라, 북동향, 동향, 남동향, 남향의 채광을 받으며 포도밭이 조성돼 있다. 그 아래쪽을 흐르는 마른느(La Marne) 강을 향해 내려가는 이 완만한 경사지에는 로마 시대 이래 오랜 세월을 견딘 역사적 포도밭들이 있다. 토질은 주로 백악질(Chalk)이 특징적으로 분포하며, 다채로운 풍화토들도 보인다. 중앙 고원을 중심으로 북쪽과 남쪽 방향에 고급 포도밭들이 분포하는데, 특히 북향 경사지 밭에서 좋은 포도가 생산되는 것에 대해 초보자들은 놀라곤 한다.

 

북위 49도의 고위도 북향 밭임에도 불구하고, 렝스 고원을 둘러싼 기상 현상이 매우 특별해 포도가 잘 익는다. 밤이 되면, 찬 기운은 아래쪽 평야 지대로 내려가고, 낮 동안에 몽타뉴 드 렝스 고원 숲위에 형성됐던 따뜻한 공기가 포도밭 지대로 내려와 포도밭을 푸근히 감싸 온도 하강을 막아 준다. 울창한 숲은 이처럼 온도 조절 효과를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 지역의 주 품종은 피노 누아(Pinot Noir)다. 전체의 60%가 적포도 피노 누아인 ‘피노 왕국’이다. 샹파뉴 타입을 구분하는 용어 중에, ‘블랑 드 누아(Blanc de Noirs)’라고 하는 개념은 품질 좋은 피노 누아나 피노 므니에 등 적포도만을 사용해 제조한 샹파뉴를 뜻하는 용어다. 대부분의 샹파뉴 회사들은 ‘고품질 블랑 드 누아’ 샹파뉴를 생산할 때, 이곳 몽타뉴 드 렝스 지역의 피노 누아를 구입해 사용한다. 이달의 와인 명가는 19세기부터 이 산 발치에서 피노 누아를 재배하며 품질 좋은 레드 와인과 샹파뉴를 생산해 온 샹파뉴 명가 폴 루이 마르땅이다. 

 

 

 

RM 샹파뉴, Paul Louis Martin~!


샹파뉴 생산자 폴 루이 마르땅은 부지(Bouzy) 마을에 깊이 뿌리를 내린 선도 와이너리며, 4세대를 이어오는 가족 경영 체제로 소규모 자체 생산 전통을 고수하는 RM Champagne 생산자다. 


앗? RM? BTS의 ‘RM’이 아니고 샹파뉴계의 RM이다. 그럼, 샹파뉴계의 RM이 무엇일까? 18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스파클링 와인 생산의 전통을 가진 샹파뉴 지방에서는 생산 회사의 특성에 따라 6개의 분류 기준을 둬 생산자의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이 등장하는 주체가 기업형 생산자인 ‘NM(Négociant-Manipulant 또는 Maison de Champagne)’이다. 모엣-샹동이나 로랑-페리에(Laurent-Perrier) 등 대형 업체들이 이에 속한다. 이들은 자사 소유 밭 포도 뿐만 아니라 다른 농부들이 재배한 포도들도 구입해 샹파뉴를 생산한다. 그렇지 않고, 소규모지만 자사 소유 포도밭에서 가족이 재배한 포도만으로 샹파뉴를 생산하는 소규모 업체들을 ‘RM(Récoltant-Manipulant)’이라 부른다. 소규모 가족형 개별 샹파뉴 생산자로서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산업 주체다. 가족 소유의 소규모 밭을 직접 재배해 수확하다보니 해당 밭의 테루아를 명료하게 잘 표현한 와인을 생산할 수 있고, 눈치볼 데 없이 개인의 창의력을 발휘해 생산하다보니, 매우 특별한 맛과 독특한 스타일의 샹파뉴 생산이 가능하다. Paul Louis Martin이 RM이다.

 

 

부자 합작품, Paul Louis Martin~!


폴 루이 마르땅 농장은 1864년에 설립됐다. 설립자이자 셀러 마스터인 루이 마르땅(Louis)은 부지 마을의 지역협동조합 설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초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첫 60여 년간은 포도를 재배해 판매하다가, 1929년부터는 자기 이름으로 직접 와인 생산을 시작했다. 그의 아들인 폴(Paul)이 합류한 이후부터는 와인의 질적 향상이 이뤄졌다. 폴은 샹파뉴 숙성을 위한 최상의 조건을 얻기 위해 백악질 와인 숙성고를 확장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2세대인 폴은 일에 열정적이었고, 뛰어난 샹파뉴 생산자였으며, 동시에, 피노 누아 품종으로 진한 레드 와인 ‘Bouzy Rouge’도 생산했다. 샹파뉴는 물론 레드 와인으로까지 명성을 쌓아올린 만능 재주꾼이었고, 부지 마을 대표 생산자로 동네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이 두 명의 선대들의 노력에 의해 회사가 설립됐기에 ‘Paul Louis Martin’이라는 이름으로 양조장 명칭이 정해졌다.

 

현재는 그의 딸인 3세대 프랑신(Francine)과 그녀의 아들 4세대 벵상(Vincent)이 세대를 이어 회사를 이끌고 있다. 프랑신은 NM 거대업체인 마르텔(Martel) 사의 베르나르 라프노(Bernard Rapeneau)와 결혼해 Martel 하우스와 함께 길을 걷고 있다. 현재 전반적인 경영은 프랑신과 벵상이 맡고 있으며, 와인 양조는 베르나르의 동생인 크리스토프(Christophe Rapeneau)가 총괄하고 있다. ‘2017 IWC Sparkling Winemaker of the Year’에 선정된 크리스토프는 2018년부터 샹파뉴 연합회(Association Viticole Champenoise)의 부회장을 역임하며 샹파뉴 지역 전반에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 셀러-마스터다. 그는 렝스대학교에서 양조학을 공부한 뒤, 1983년부터 바로 가족 사업인 마르텔에 참여, 현재까지 마르텔의 와인 양조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3가지 품종의 특징을 조화롭게 블랜딩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피노 누아 품종에서는 구조감을, 피노 뮈니에에서는 생생한 활기를, 샤르도네에서는 섬세함을 추구하며 수많은 경험을 토대로 균형감있는 좋은 샹파뉴를 생산하고 있다. 결국, 폴 루이 마르땅 회사는 ‘RM 샹파뉴 하우스’의 독특한 개성과 ‘대형 NM 하우스’의 수준 높은 설비력을 두루 갖추게 된 샹파뉴 생산자로 한 단계 더 발전한 셈이다. 

 

그랑크뤼 Bouzy 마을의 빛, Paul Louis Martin~!


샹파뉴 지방에서 포도를 생산하는 마을중에서 특별히 품질이 뛰어난 포도를 생산하는 위대한 동네에 ‘그랑크뤼(Grand Cru)’ 명칭을 붙여 주는데, Bouzy는 그랑크뤼 17개 마을 중 하나며 매우 특별한 테루아를 가지고 있다. 이곳의 채광 방향은 정남향이며, 주변에 높은 지형 지물이 없어서 태양볕은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포도밭에 머문다. 바로 북쪽에 위치한 몽타뉴 드 랭스 고원이 차가운 북풍을 막아주는 효과까지 합쳐서, 부지 마을은 전체 샹파뉴 지방에서도 가장 완숙된 포도를 얻기로 유명하다. 더욱이 토양에 순백의 백악질 토질 함량이 높아 미네랄과 산도가 풍부한 와인을 만들 수 있는 힘을 가진다. 이곳의 피노는 힘과 풀 보디 구조를 가진 깊은 풍미의 견고한 와인을 생산하며, 산딸기 등 붉은 베리향과 사과 등 과일향 풍부한 샹파뉴 스타일을 구현한다.

 

폴 루이 마르땅은 약 10ha 규모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는 소규모 생산자며, 모든 밭은 부지 마을 구역 내에 있다. 전 제품 합산 연간 6만 병 이하로 소량 생산하고 있다. 샹파뉴 AOC는 100% 첫 압착 주스인 순수한 뀌베(La Cuvée)만을 사용하며, 최소 20% 이상 리저브 와인을 사용해 품질과 맛의 일관성을 추구한다. 2차 발효를 마친 효모 잔해와 함께 기본 24개월 이상 병 안에서 추가 숙성을 진행해 샹파뉴의 복합미를 키운다. 피노 누아가 충분히 잘 익을 수 있기에, 예부터 ‘Bouzy Roug’라는 별칭의 피노 누아 레드 와인도 ‘Côteaux-Champenois AOC’ 레이블로 생산하고 있다.


폴 루이의 독특한 점은 피노누아 왕국인 부지에 터전을 잡고 있음에도, 블랑 드 블랑 샴페인도 양조한다는 점이다. 부지의 전체 면적인 380ha 중 단 11%에 해당하는 40ha 정도만 샤르도네를 재배하는데, 대다수의 생산자들은 블렌딩용으로 소량 가꾸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폴 루이사는 10ha의 포도밭 안에 샤르도네만을 위한 밭 구획을 할당, 미네랄의 섬세함과 백악질 토양의 구조감과 탄탄함을 지닌 샤르도네를 재배한다. 폴 루이 마르땅의 샴페인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견고한 바디감을 지닌 풍요로운 샹파뉴 또는 피노 누아 왕국 부지(Bouzy)의 왕좌를 이끈 샹파뉴 하우스라고 할 수 있겠다. 부지 지역에 대한 열정은 회사의 로고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부지 마을의 상징인 ‘수탉(Rooster)’을 와이너리 로고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연중 방문객을 환영하며, 시설을 견학하고, 이어서 설명과 함께 샹파뉴 테이스팅을 즐길 수 있다. 폴 루이 마르땅은 ‘Concours General de Paris’에서 2017년에 베스트 샹파뉴 하우스로 선정됐으며, 이 품평회에서 샹파뉴 부문 3년간 최다 메달을 수상한 경력을 가졌다. 자~ 이제 이 샹파뉴 터뜨려 볼까요?

 

샹파뉴, 브륏 Champagne, Brut, NV

 

 

샹파뉴 레이블에서 특별한 부가 정보 표기 없이, 맛의 스타일만 표기한 경우, 대개 해당 샹파뉴 회사의 가장 기본급 품질 샹파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 대개 ‘브륏 Brut’이라는 표기가 동반되는데, 당분이 6~12g/L 정도 들어 있다는 의미로, ‘부드럽게 드라이한’ 당도를 가진 맛이라는 뜻이다. 가장 무난한 샹파뉴의 맛을 대변하기에 기본급 샹파뉴는 거의 대부분 ‘Brut’이다. 또한 기본급 품질의 상파뉴는 포도 품종 블렌딩에 있어서도 3가지 메인 품종을 모두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볼 때, 기본급 브륏 샹파뉴는 모든 샹파뉴 생산 회사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자기 회사의 얼굴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처음 접하는 상퍄뉴 브랜드라면 우선 기본급 브륏을 먼저 시음하고 평가한다. 이번에 필자가 시음한 폴 루이 마르땅 브륏 NV 샹파뉴는 회사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표준 블렌딩 비율이 피노 누아 50%, 샤르도네 30%, 피노 뮈니에 20% 정도다. 말고 투명한 노란 색상과 경쾌한 버블감이 긴 플릇잔에 기포를 발생시키며 즐거움을 준다. 흰꽃 향기와 레몬류의 과일향, 연한 버터 뉘앙스가 등장하며 입맛을 다시게 한다. 생동감 있고 신선한 미각, 우아한 거품과 조화로운 레몬 향이 아름다운 기본급 샹파뉴다. 추석 차례상의 과일 샐러드, 삼색나물, 파전, 한과류, 땅콩과 밤 등 견과류와 함께 즐겨 보시라~!

Price 15만 원대

 

샹파뉴, 블랑 드 누아, 브륏 Champagne, Blanc de Noirs, Brut, NV

 

 

본문에서 언급한 ‘Blanc de Noirs(= White from Blacks)’ 샹파뉴다. 포도는 청포도든 적포도든 껍질을 벗기면 속 열매는 색상이 없는 과즙 상태므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 여기에 착안해, 적포도로부터만 짜낸 주스를 가지고 생산한 샹파뉴를 ‘Blanc de Noirs’라고 부르게 됐다. 샹파뉴의 아버지 ‘동 뻬리뇽 신부’가 개발한 생산법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가 시음한 폴 루이 마르땅 블랑 드 누아는 피노 누아 60%에 피노 뮈니에 40%가 블렌딩됐다. 둘 다 모두 적포도다. 약한 황금빛이 도는 연한 노랑색상을 보이며, 힘찬 버블과 함께 산딸기와 붉은 색 베리류의 향이 강하게 올라온다. 시간이 지나면 사과즙 풍미가 피노 계통의 블렌딩임을 증명해주려는 듯 등장하며, 다소 이국적인 영국차 얼 그레이, 쟈스민의 개성있는 터치가 시음자를 깜짝 놀라게 한다.   

 

역시, 구조감과 보디감이 탄탄하게 잡혀진 몸집을 입안에서 느끼며, 자연적 산미와 미네랄 미감이 세련되게 후반부를 장식한다. 적포도로부터의 매력이 넘치는 샹파뉴다. 참치 스테이크나 갑각류 조리, 조개 구이 등과 미각을 겨뤄 볼만 하겠다. 2012년 디캔지 Decanter 평가에서 은메달, 2013년 Concours Général Agricole 품평회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Price 18만 원대

 

샹파뉴, 블랑 드 블랑, 브륏 Champagne, Blanc de Blancs, Brut, NV

 

 

 

‘Blanc de Blancs(= White from Whites)’ 샹파뉴다. ‘블랑 드 블랑’은 앞서 시음한 블랑 드 누아 샹파뉴에 대칭되는 개념의 샹파뉴 타입이다. 이름처럼 청포도로만 생산된 샹파뉴다. 물론, 피노 블랑 등 기타 청포도 품종들도 허용되지만, 상품화되는 거의 대부분의 ‘Blanc de Blancs’은 100% 샤르도네로 생산된다. 이는 ‘Blanc de Blancs’ 브랜드가 추구하는 고급스러운 이미지와도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에, 샹파뉴 지방의 최고급 품종인 샤르도네를 100%로 사용한다. 필자가 시음한 폴 루이 마르땅의 ‘Blanc de Blancs’은 매우 투명하고 시원스런 은빛 뉘앙스가 신비스럽게 서려 있는 고급스런 색상을 보였다.

 

상큼한 라임 속살과 향긋한 레몬 껍질 향이 아로마의 첫 베일을 열었고, 구운 빵의 감미로운 고소함에 개암과 계피, 벌꿀의 화사함이 등장한다. 샤르도네 특유의 날카로운 산미와 차가운 금속성 미네랄 노트가 입안에 던져 준 첫 충격은 농밀하고 풍부한 거품이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진정시킨다. 레몬 소스에 아스파라거스를 곁들인 광어 스테이크와 함께하는 세련된 샹파뉴 디너를 기약하며 추천한다.

Price 18만 원대

 

샹파뉴, 밀레지메, 브륏 Champagne, Millésimé, Brut, 2012

 

 

레이블의 ‘Millésimé(=Vintage)’라는 표현은 특정 연도가 표시된 단일 연도 샹파뉴에 붙이는 표현이다. 기상 상황의 변화가 잦고 일기가 불순한 샹파뉴 지방에서는 매해의 기상 변동에 대처해 안정적으로 샹파뉴를 생산하고 품질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해의 와인 원액을 블렌딩해 ‘표준 품질’ 샹파뉴 생산을 추구해 왔다. 이를 위해, 품질이 좋았던 해의 원액을 ‘리저브(Réserve)’ 원액으로 보존해 NV 샹파뉴의 기본 품질 향상에 기여해 왔다. 그러나 작황이 매우 훌륭한 해에는 그 이전 해의 원액을 섞지 않고, 당해년도 포도 원액 100%를 가지고 ‘Millésimé(=Vintage)’ 샹파뉴를 생산한다.

 

원료 포도의 품질이 좋은 관계로 지하 셀러 숙성 기간도 최소 3년 이상 충분히 숙성시켜 완숙미를 갖춘 상파뉴로 출시한다. 필자가 시음한 폴 루이 마르땅 2012 빈티지 샹파뉴는 샤르도네 60%와 피노 누아 40%를 블렌딩했다. 풍부한 거품과 미세한 기포의 향연이 벌어지는 글라스 안에서는 잘익은 복숭아와 자두, 파인애플과 망고, 망고스틴의 이국적인 열대 과일향을 느낄 수 있으며, 입에서 압도적인 산미와 레몬 그라스, 싱싱한 버터 풍미는 샤르도네의 존재감을, 싱싱한 베리와 쌉싸래한 사과 껍질 풍미는 피노 누아의 존재감을 느끼게 해준다. 추석 차례상의 저민 산적과 살전(동그랑땡), 버섯 구이 등 풍미가 고유한 반찬들과 닭찜, 오리구이 등 다소 묵직한 음식들을 보필해 줄 고품질 샹파뉴다. 

Price 20만 원대

 

샹파뉴, 그랑크뤼, 엑스트라-브륏 Champagne, Grand Cru, Extra-Brut, NV

 

 

몽타뉴 드 랭스 고원 지구 최고의 그랑크뤼 마을 Bouzy의 명성을 다해 생산한 고급 샹파뉴다. 회사 소속 밭 포도 중 최상의 품질 포도를 사용했고, 최고 품질의 원액을 블렌딩했다. 당도 스타일은 ‘Extra-Brut’으로서, 잔당 3~6g/L 정도로 매우 드라이한 미감을 가졌다. 와인의 단점을 보완할 단맛이 거의 없기 때문에, 엑스트라 브륏급 샹파뉴는 고품질 원액을 주로 사용한다. 필자가 시음한 폴 루이 마르땅 ‘Grand Cru’, Extra-Brut은 정석대로 피노 누아 50%와 샤르도네 50%를 블렌딩했다. 투명하게 빛나는 은빛 노랑색에 황금색 뉘앙스를 가진 이 샹파뉴는 글라스 속에서도 끊이지 않는 기포의 포말감을 강하게 표출했으며, 거의 20여 분 동안 기포가 지속됐다.

 

미세한 기포는 끊임없이 샹파뉴의 향을 수면으로 밀어 내고 터졌으니, 상큼한 레몬과 자몽 향과 우아한 복숭아, 서양 자두, 살구 향이 전면에 등장하더니, 아카시아와 산사나무 흰꽃 향과 이국적인 바닐라와 개암, 토스트 버터, 구운 빵 향이 글라스에 가득 차기 시작했다. 마침 필자의 연구실에서 음식 없이 견과류와 치즈, 비스킷 정도만 준비해서 시음했는데, 그 안주들과 유사한 향들이 펼쳐져서 다소 놀라웠다. 1시간에 걸친 시음의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향신료 빵 부케와 효모 내음이 구수하게 미감의 저변을 장식했다. 입안의 산미는 와인의 드라이한 미감과 어울려 더욱 부각됐지만, 풍부하고도 밀도 높은 버블이 입안 점막을 어루만지며, 균형감을 회복시켜 주곤 했다. 미세한 나노 입자 같은 초크 미네랄감이 버블의 점성과 더해져 매우 인상적인 질감과 매혹적인 여운을 선사했다. 필자는 음식 없이 간단 안주만으로 시음했지만, 대게나 랍스터 찜, 은대구 스테이크, 스테이크 샐러드, 보리굴비, 파르미쟈노 치즈, 캐비어 등과 함께 한다면 근사한 향연이 될 것이다.  

Price 25만 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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