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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7 (토)

호텔&리조트

[Special Forum] 호텔 서비스의 꽃, 컨시어지의 비전 - 대면과 비대면 사이의 틈새 메워가야

 

사회 전반적으로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이 일반화되며 대면 서비스의 정수를 지향하던 호텔의 서비스 방향이 모호해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운영 효율화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호텔은 조직 개편을 단행, 전반적으로 호텔 내 인적 인프라가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프런트, 벨데스크, 컨시어지, 하우스키핑 등의 서비스 경계가 흐릿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니즈가 존재해 앞으로 변화된 직무 영역에서 대면과 비대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호텔 서비스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이러한 고민들은 호텔 인적 서비스의 꽃이라 불리며 서비스 특수성이 강조되는 컨시어지 부서에서 더욱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는 상황. 특히 역량 측정이 불가능한 대면 서비스의 영역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자격, *레끌레도어를 배출하는 한국컨시어지협회에서는 후대 레끌레도어 양성은 물론 컨시어지로서 인적, 대면 서비스의 비전과 이에 대한 전략 모색을 위해 협회원들과의 토론 자리를 지속적으로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이에 이번 좌담회를 통해서는 위드 코로나 시대, 컨시어지, 그리고 대면 서비스의 현재와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코로나19 이후 호텔의 대면 서비스 영역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운영 효율화가 주요 과제가 된 호텔은 운영비용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줄이고자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호텔 대면 및 인적 서비스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컨시어지 업무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현재 호텔 컨시어지 역할은 어떻게 재설정되고 있는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박성진 컨시어지 업무에 있어 코로나19로 직면한 가장 큰 변화는 외국에서 방문하는 고객이 사라진 것입니다. 주로 외국인 고객을 상대하는데 유리한 입장이었던 컨시어지의 역할이 축소됐고, 이로 인해 몇몇 호텔들은 컨시어지 데스크를 폐쇄하고 기존 컨시어지들을 프런트나 레저 등의 부서로 보직 변경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편 아직 컨시어지 업무를 맡고 있는 이들은 평소 개인 시간을 활용,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존의 업무대로 인근 레스토랑 혹은 관광지를 탐사하는데 그마저도 휴폐업, 영업제한 등의 이슈로 여의치 않은 실정입니다. 게다가 내국인 고객의 경우 앱 등을 통해 직접 필요한 정보를 알아볼 수 있는 루트도 많을 뿐 아니라, 현 시국에 맞춰 맛집 탐방보다 배달 혹은 룸서비스를 선호하면서, 컨시어지 데스크에 찾아오는 일은 점점 드물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대다수 호텔에서는 부서를 통합, 프런트, 벨데스크, 컨시어지가 함께 속해 있는 객실 서비스 부서에서 컨시어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속한 호텔 역시 보다 유연한 조직을 위해 업무 역할을 강조, 최근 직급제에서 역할제로 조직 운영 체계를 변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맡고 있는 직무는 기존 업무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주로 VIP나 단골고객, 특별한 요청사항이 있는 고객을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박진만 일상적으로 컨시어지가 고객에게 제공하던 서비스라면 주변 관광지, 맛집 안내 등 로컬 전문가 역할부터 차량 섭외나 차편 예약, 소지품 분실 등 일반적인 애로사항을 해결해주는 것이 골든 키로서의 업무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타 부서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고객이 찾는 빈도가 줄어든 컨시어지 부서의 경우 근무 인원 수가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됐고, 여러 직원들이 피트니스나 하우스 키핑 등 다른 객실팀으로 파견 발령이 나 기존 파트타이머들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도 파트타이머의 인건비를 줄이기 위함인 터라 직원들은 호텔의 어려운 상황을 공감하고 이러한 방침에 따르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외부 고객이 아닌 내부 고객의 골든 키로서 활동하고 있는 셈이죠. 물론 여러 가지 장단점이 거론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번 기회에 타 부서를 경험하는 것도 후일에는 좋은 시너지로 발휘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수영 코로나19로 호텔이 힘들어지면서 어쩔 수 없이 인력이 줄어든 상황도 있지만 반대로 팬데믹으로 무너진 호텔의 모습을 보며 호텔을 떠나는 이들도 많습니다. 소위말해 탈 호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죠. 이에 따라 호텔에 꿈을 품었던 이들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인데 더욱이 우려되는 점은 호텔에 비전을 갖고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 뚜렷한 목표 없이 입사하는 호텔리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컨시어지의 경우 타 부서에 비해 정답이 없는 영역이다 보니 이들을 교육하는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됩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부서가 통합, 컨시어지와 객실팀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면서 신입 직원들이 컨시어지 정신을 함양할 만한 기회마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기존의 컨시어지들은 코로나19 이전 시기를 겪으며 이미 컨시어지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는 이들이기 때문에 큰 걱정이 없지만 앞으로 주니어 컨시어지들을 어떻게 이끌어나갈지가 숙제입니다.


실제로 세계컨시어지협회에서는 코로나19 발발 이후 2020년부터 컨시어지 교육에 대한 부분을 심도있게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호텔의 인력체계가 무너지며 중간 관리자가 사라진 상태에서 주니어 컨시어지 양성에 대한 고민은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과제가 됐다는 뜻이겠죠. 좁게 보면 컨시어지협회의 존속이 걸린 문제기도 하지만 결국 호텔 서비스를 이끌어갈 인재들이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그들의 역량과 눈높이가 하향평준화되고 있다는 점은 많은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금상진 저는 지난해 레끌레도어 정회원의 자격을 취득했고, 코로나 시기 이전부터 지금까지 한국컨시어지협회 홍보팀 운영진으로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앞서 세 분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현재 호텔 인적 인프라들의 영역은 줄어들었지만 역할이 늘어난 상황에서 레끌레도어 배지를 달게 돼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옵니다. 제가 코로나19라는 어려운 분위기 속에서도 레끌레도어 배지를 달 수 있었던 것은 동료들과 총지배인님의 적극적인 지원 및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곧 호텔에서도 대면, 그리고 인적 서비스에 대한 가치를 여전히 중요한 부분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호텔과 마찬가지로 저희 호텔도 프런트와 컨시어지, 벨데스크, 현관 등의 부서를 통합하면서 인력 운용 효율화를 모색함과 동시에 업무 재분배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저 또한 현재는 호텔 내 정보 안내와 함께 객실 루밍, 그리고 체크인아웃의 프런트 헬퍼 역할도 맡고 있으며, 신입 구성원의 서비스 교육을 전담하고 있죠. 이에 따라 독보적이었던 컨시어지 역할이 업무적으로 변질돼가고 있는 면이 없잖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적 서비스를 원하는 수요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컨시어지 동료들과 함께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여러 아이디어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조영우 코로나19는 우리 사회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특히 호텔 및 관광산업에는 그 어떤 곳보다 커다란 영향과 변화를 줬습니다. 그중 비대면 서비스, 그리고 언택트라는 단어는 가장 큰 관심사이자 변화의 중심에 있다고 할 수 있죠. 불과 2년 전 비대면에 관한 주제로 <호텔앤레스토랑> 매거진과 인터뷰했을 때만 해도 비대면 서비스의 목적은 단순반복작업의 효율 낮은 서비스 과정을 줄여 인적 서비스의 퀄리티를 높이는 것으로 분명 지금의 모습과는 달랐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던 고객들의 선택지를 잃게 해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을 비대면 서비스에 길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대면 서비스의 일반화 추세 속에서도 컨시어지는 기존의 업무를 수행하며 변화되는 환경과 업무 속에서 자부심을 지켜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하늘길이 다시 열릴 것이고 아직 한국이 생소한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을 것이므로 여전히 비즈니스맨의 비서이자 여행자들의 길잡이로서의 컨시어지 역할은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다들 공통적으로 말씀해주신 것처럼 컨시어지 서비스의 특수성으로 코로나 시대의 서비스 방향성에 대해 고민이 많으실 텐데요. 그렇다면 체감하신 변화를 중심으로 호텔 고객들의 대면 서비스 니즈는 어떻게 바뀌어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박진만 지난 2년간 내국인 고객의 호텔 이용 형태를 살펴보면 확실히 이전보다는 대면 서비스에 대한 거부감이 생긴 듯 보입니다. 극단적인 예로 호텔을 방문하시면서 예약 시점에 타 고객이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객실을 배정해달라거나, 손에 장갑을 겹겹이 끼고 방문하는 등 다수의 타인의 접촉이 많았던 물건 혹은 장소를 꺼려하고 있습니다. 반면 고객의 짐을 들어드리거나 객실을 안내해드리는 기존의 전통적인 서비스 요청은 줄어들고 오히려 이를 거절하는 고객까지 생겼죠. 컨시어지 데스크에도 단순 정보제공을 요청할 뿐 심화된 서비스 요청은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이제는 대면 서비스를 최고로 강조하던 특급호텔에서도 서빙 로봇을 쉽게 만날 수 있게 됐습니다만 기술력과 서비스 수용태세가 인적 인프라를 대체할 만큼 갖춰져 있는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비대면과 대면 서비스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에 대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최수영 예전에는 비즈니스, 투어, 휴식, 의료 등과 같이 숙박의 목적과 니즈가 명확했다면 최근에는 각 개인의 성향이 보다 강화돼 표출되고 있습니다. 정부의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호텔의 이용목적이 바뀌고 있으며 그들의 니즈 또한 매순간 변화하고 있죠. 또한 각 호텔 브랜드마다 다르긴 하지만 브랜드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채팅이나 이메일, 혹은 문자 등을 활용해 대화하고자 하는 이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며, 본인이 객실에 있을 때 객실 방문을 불편해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대면 서비스를 최소한으로 배제하고자 하는 듯 보입니다. 특히 특급호텔의 경우 기본적으로 턴다운 서비스가 들어가는데 해당 서비스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분들은 코로나 시국인데 왜 객실로 들어오냐며 외려 화를 내시는 경우도 종종 목격했습니다. 기본적인 서비스의 틀마저 변화하고 있는 현재, 다양해진 고객들의 개성에 맞춰 최대의 서비스가 아닌 최선의 서비스가 제공돼야하는 때인 것 같습니다.


금상진 최 매니저님의 말씀처럼 저희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도 코로나 시국에 맞는 최선의 서비스를 위해 다방면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비스타 워커힐부터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를 겨냥해 모바일 기반의 스마트 체크인·체크아웃 서비스를 도입했고, 비대면 서비스 확대와 함께 방역과 호텔 투숙의 신속성을 강화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약 30%의 고객이 이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고객과 비대면이 중요해진 상황에서도 컨시어지 대면 서비스에 대한 니즈는 여전히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고객과의 교감을 통해 이끌어내는 고객 만족이야말로 컨시어지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레끌레도어 배지를 획득한 만큼 급속도로 변화하는 현 상황에서도 고객에게 최고의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야 된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조영우 저는 조금 다른 의견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해외이동의 제한이 생기면서 코로나 블루를 해소하기 위한 호캉스, 스테이케이션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또한 투숙하는 고객의 연령대나 목적, 선호하는 서비스도 예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죠. 이를 바탕으로 2년간의 흐름을 살펴보면 코로나 초기의 경우 고객들도 비대면 서비스를 원한다기보다 단지 대면의 서비스를 피하는 모양새가 많았고,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 자체를 조금 조심스러워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다양한 채널과 루트를 통해 적극적으로 이를 누리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죠.


박성진 여러분의 이야기에 모두 동감합니다. 아무래도 아직 과도기이기 때문에 고객들의 비대면 키오스크 서비스에 대한 반응은 나뉘고 있습니다. 여전히 비대면 체크인을 거부하는 분들도 있지만 이내 적응하시고 편의성과 신속성에 감탄하는 고객들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정리해보면 고객의 니즈는 사용에 있어 신속, 정확, 편리성에 중점을 두고 감성적으로 충만한, 본인의 삶에 활력과 재충전의 기회를 남들보다 빠르고 특별하게 경험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듯 보입니다. 이에 개인적으로는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면 AI나 로봇과 같은 비대면 서비스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모든 직원이 고객을 24시간 케어할 수는 없기에 주변 디바이스와 AI가 그 취약점을 커버, 상호보완의 역할을 하는 것이죠. 앞으로의 고객은 자연스럽게 AI 음성인식 기술과 챗봇으로 레스토랑과 호텔 객실을 예약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대면과 비대면의 밸런스를 조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보이는 가운데 달라진 컨시어지 역할과 대면 서비스 니즈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들은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요?

 

조영우 컨시어지로서 호텔에서 비대면 서비스의 일반화는 상당히 아쉬운 부분일 수밖에 없습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리어로서도 그렇지만 고객이 보다 많은 서비스를 제공받고 누릴 수 있는 기회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일각에서는 기존의 서비스 전달 방식이 조금씩 변화하는 것일뿐 컨시어지가 제공하는 정보의 활용은 동일하다고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메라비언의 법칙에서 말하는 것처럼 효과적인 소통에는 말보다 비언어적인 요소가 더 큰 영향을 미치므로 고객과의 대면은 컨시어지의 역량발휘를 위해 반드시 전제돼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고객 정보는 무한하고, 그것을 캐치해내는 것이 컨시어지의 역량 중 하나기 때문이죠.

 

물론 일부 장비 뒤에 여전히 컨시어지가 기존과 같은 방법으로 정보를 제공하며 고객의 요청을 들어주고는 있으나 과정에서 그 온기가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아쉽기만 합니다. 그렇지만 고객의 안전을 우선시 하는 것 또한 컨시어지의 역할이기 때문에 대면의 서비스를 강요하기 보단 기존의 컨시어지 업무에 더해 언택트 서비스를 활용하기 위한 활동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스마트기기 연구, 무분별하고 빠르게 쏟아지는 정보의 분석, 또한 기존 정보와 빅데이터를 통해 얻어지는 정보의 신뢰도 확인, 필요한 경우 AI나 기타 프로그램 개발에도 직접 참여하는 등 직접적이진 않지만 간접적으로라도 고객에 완벽한 경험을 전할 수 있도록 발전을 거듭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수영 코로나19로 컨시어지가 기존에 해왔던 역할이 줄어들긴 했어도 새롭게 생긴 영역도 있습니다. 바로 시시각각 변하는 코로나19 관련 정부 정책과 규정, 그리고 레스토랑과 관광지 운영 방식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안내하는 것인데요. 이에 1339 질병관리청과 120 다산콜센터의 적극적 활용, 코로나19 라이브 정보의 습득, 선별진료소 위치 파악, 구청 보건 담당자 및 코로나19 담당자, 역학관계 담당자가 호텔에 요구하는 것들을 명확히 숙지하고, 이에 대한 사전 대비 등 방역의 선두주자가 되고자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방역 정보의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것이죠. 실제로 지난 2년간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가 지속적으로 개편됨에 따라 공문이 바뀌면 이를 정확히 이해하고자 몇 번씩 재차 읽어야 했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담당자에게 연락해 혼선이 없도록 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또한 2주에 한 번씩 발표되는 정부 발표 이후 며칠 뒤에 지자체 공문이 내려오는지 그 흐름을 파악하는 등 내부적으로 정부와의 커뮤니케이션도 맡아서 했던 것 같습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의 컨시어지 역할, 그리고 대면 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또한 이를 위해 요구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박성진 시대의 변화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비대면 서비스를 통해 생성된 공백을 채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비대면 서비스로 늘어난 시간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비대면과 챗봇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인간적인 따스한 정서까지 전해주는 것과 곳곳에서 가벼운 인사를 남기는 것, 그리고 오랜 단골을 알아보는 것까지. 예를 들면 로봇이 객실에 물건을 전달할 때 정성스럽게 적은 손 편지를 넣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겠죠. 그리고 이는 비단 컨시어지뿐만 아니라 프런트, 벨데스크 등 모든 서비스인이 지녀야할 근본적인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사람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기계와 첨단기술의 편의가 존재하지만 그것을 누리는 것도, 이용하는 것도 결국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컨시어지의 브랜드 추구 가치가 ‘To be the world leader in luxury service and local expertise delivering extraordinary experiences through our global network of members’인 만큼 컨시어지는 각 지역에서 그 지역을 위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을 사명으로 합니다. 결국 챗봇이라든지 키오스크 화면 구성, 그리고 로봇의 동선 등은 경험을 축적시켜 최적화하는 과정이기에 이를 중간에서 조율하는 컨시어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박진만 컨시어지 서비스는 코로나19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하기 시작하면서 이미 역할과 필요성이 많이 달라지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앞서 여러 차례 이야기 나눴던 바와 같이 코로나19로 그 단계와 수용태세에 대한 과제를 훨씬 더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할 수 있도록 앞당겼죠. 언젠간 모든 호텔들이 단순한 작업들은 인간이 아닌 로봇을 통해 작업을 수행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컨시어지의 역할은 시대의 변화를 전통적인 컨시어지 서비스에 부합할 수 있도록 빠르게 적응하는 쪽으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어떤 기술이 개발되면 그 기술을 고객 서비스의 부분에서 더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보완, 발전시키는 것이죠.

 

덧붙여 이야기한다면 IoT 룸, 딜리버리 로봇, 키오스크 등 다양한 편의의 AI 서비스들이 보편적으로 호텔에 도입되며 서비스 효율이 높아지고 있고, 이에 따라 결국 모든 호텔의 단순 서비스들은 그 수준이 상향평준화될 것입니다. 물론 그만큼 인적 인프라는 그만큼 감소하게 돼 그것을 관리하는 소수 인원만이 호텔리어로서 남아 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렇게 평준화된 호텔 서비스의 수준을 나누는 것은 결국 소수의 호텔리어의 몫이며 그 소수의 호텔리어 중 컨시어지의 역할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보편화되는 AI 응대 속에 인간미 넘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술에 대해서는 꾸준한 학습으로 이를 적절히 활용하되, 컨시어지 스피릿은 반드시 견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금상진 두 분께서 말씀해주신 것과 같이 비대면이 대세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대면, 인적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들이 있습니다. 특히 IT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실버 고객들의 경우가 그렇죠. 따라서 컨시어지의 서비스는 이렇듯 대면을 필요로 하는 분들을 타깃으로 역할을 재설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실버 고객을 대상으로 비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실버 고객들은 대부분 호텔이나 리조트 내에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호텔 여행 일정을 관리해주거나 미리 해당 고객의 관심사를 파악해 호텔 내에서의 일과를 함께 해주는 등 호텔에서 누릴 수 있는 서비스들을 설계해볼 수 있겠죠. 최근 떠오르는 트렌드를 예로 들자면 웰니스 정도가 될 것 같은데 이러한 개념들을 공부해 인접 서비스를 하면서 대면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앞으로 또 하나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호텔 컨시어지로서 갖춰나갈 대면 서비스의 철학과 업무 비전, 혹은 계획에 대해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최수영 호텔 서비스의 개념이 바뀌어 가고 있는 현재, 컨시어지로서는 그동안 우리가 잘 해오던 것은 시대에 맞춰 업그레이드 하되 보다 명확한 방향성을 정해 갈피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개인적인 성장에서 멈추는 것이 아닌 후배 컨시어지들을 함께 이끌어줄 수 있도록 앞으로 예상되는 상황들에 미리 준비하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최선과 최악의 상황을 미리 준비하고, 그 와중에 개인 스스로 발전한다면 컨시어지 출신 호텔리어의 차별성을 갖출 수 있게 되겠죠.


또한 언젠가 컨시어지 출신 총지배인이 나오기를 바랍니다. 현재의 어려움을 단순 숫자로 파악하다보면 필드에서 실제 벌어지는 일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가게 되기 마련입니다. 실제 현재 호텔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예전과 다른 인력 수급이며, 뛰어난 업무 능력을 지닌 경력자들의 탈 호텔 현상입니다. 그러나 갈수록 다양하게 표출되는 고객들의 성향과 개성은 일반적인 서비스로는 대처가 어려운 상황이라 제한적인 서비스만으로는 고객의 요구사항도, 우리의 모습도 전체적으로 하향평준화가 이뤄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당장의 이익뿐만 아니라 더 먼 미래를 바라보는 리더십과 넓은 시야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를 준비함에 있어 컨시어지 특유의 고객 응대 방식과 준비 과정이 핵심 역할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저도 그러한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 혹은 후배를 육성할 수 있는 컨시어지가 되고자 노력할 예정입니다.


금상진 컨시어지의 전통적인 서비스를 유지하고 AI나 키오스크 서비스가 도입돼도 인적 서비스가 필요한 부분이 반드시 있습니다. 컨시어지 서비스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AI와 접목, 레끌레도어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미래의 역할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하며 고객에게 획기적인 서비스로 다가갈 수 있도록 준비할 것입니다. 가령 유튜브나 영상을 통해 레끌레도어가 직접 호텔 안내나 맛집 탐방 영상을 촬영해 레끌레도어만의 QR 시스템으로 실질적인 팁을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죠.

 

박진만 저는 빠르게 적응하는 컨시어지가 되고자 합니다. 빠르게 적응하되 저희 레끌레도어의 정체성도 지키고자 합니다. 비대면, 언택드 등과 조화를 이루는 기술도 능동적으로 수용할 것이며, 인간미 넘치는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응한다는 컨시어지의 정체성을 지켜나갈 것입니다.

 

조영우 뉴노멀 시대에 돌입했고 미래에 대한 불안과 돌아갈 수 없는 과거 중간쯤의 과도기에 놓인 현재, 컨시어지란 단어가 가지는 의미를 다음 세대는 다르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전통의 휴먼 서비스, 그리고 감성을 아우르는 우리 컨시어지 서비스가 DT, 그리고 새로운 4차 산업과의 상생을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한 모습을 가지길 희망합니다. 예를 들어 AI를 학습시키는 컨시어지, 빅데이터를 활용해 보다 폭넓은 정보를 수반한 컨시어지,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아날로그 감성의 지속적인 전달을 통해 따뜻한 컨시어지가 되고, 이를 통해 고객에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자 영원한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박성진 과거, 제가 어렸을 시절에는 고급 서비스에 ‘럭셔리 서비스’, ‘특급호텔 서비스’라는 대명사를 많이 사용했다면 요즘에는 ‘컨시어지 서비스’라고 광고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보편적인 수준은 아니죠. 따라서 컨시어지라는 용어가 대중화될 수 있도록 고객에게 더욱 다가가는 서비스를 이전처럼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국의 많은 호텔에서 컨시어지란 용어가 널리 사용되며 더불어 한국컨시어지협회가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더 나아가 가까운 미래에는 컨시어지협회 데스크가 메타버스에도 열리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해봅니다.

 

 

 

한국컨시어지협회
(사)한국컨시어지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비영리 단체로, 1994년 신라호텔의 제임스 포레스터에 의해 친목 모임으로 시작됐다. 이후 2006년 세계컨시어지협회 U.I.C.H(Union International Concierge d’Hotel)의 39번째 정식국가로 인정, 독립지부로서 국내외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 특급호텔 컨시어지들과도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컨시어지협회원들 중에는 컨시어지의 상징인 ‘레끌레도어(프랑스어로 ‘골든 키’를 의미)’ 배지를 달고 있는 이들이 있다. 골든 키는 세계컨시어지협회에서 인정한 정회원에게 부여되는 것으로, 호텔 경력 최소 5년 이상, 컨시어지 근무 경력 최소 3년 이상의 컨시어지 중 엄격한 심사를 통해 인정받은 베테랑 전문 컨시어지에게만 주어진다. 현재 국내에는 29명의 멤버가 레끌레도어를 보유하고 있으며 컨시어지들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훈련시켜 더 많은 레끌레도어 멤버를 창출해내는 것도 협회의 목적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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