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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컬리너리

[Column_ 노혜영 기자의 세상보기] 어느 셰프의 죽음이 던지는 의미


지난 6월 8일, 셰프 안소니 부르댕(Anthony Bourdain)이 향년 6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셰프이자 작가, 방송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오바마전 미국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 국빈 방문 중 한 쌀국수집에 단 둘이 앉아 식사하는 사진으로 친분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된 인물이다. 셰프 부르댕의 죽음이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준 이유는 그가 미국 CNN의 한 방송 촬영차 머무른 프랑스의 르 샴바르 럭셔리 호텔에서 자살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생전에 우울증을 앓았다고 하지만 일에 대한 열정과 의욕이 앞섰던 셰프 부르댕이 유서 한 장 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세상을 놀라게 했고,그의 팬들은 물론 요리계의 인사들까지 애도의 물결을 보내고 있다.


안타깝게도 셰프의 자살은 이번 뿐 아니다. 2년 전 스위스의 스타 셰프 브누아 비올리에도 미쉐린 가이드의 새로운 별점 발표 하루 전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생전에 수십억 가량의 와인 사기를 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2003년에는 프랑스 부르고뉴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꼬뜨도르의 셰프 베르나르 루아소가 별점이 추락한 것에 비관해 자살했다.잇따른 셰프의 죽음과 관련해 셰프라는 직업적 환경에 대해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주방은 마치 군대처럼 규율과 체계에 의해 돌아가는 구조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더불어 창의성이 발현되는 독특한 공간이다. 분, 초를 다퉈가며 손발을 맞춰 음식을 만들기에 조금만 삐끗해도 전체가 어그러질 수밖에 없어 팀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요리에 대한 고객의 평가에 희비가 엇갈리므로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완벽해야하며 치밀하게 계산해야 하므로 유명세와 비례해 셰프의 성향도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미쉐린 별점을 획득한 한 레스토랑 헤드 셰프는 고객에게 제공되는 음식의 맛을 정확하게 가려내기 위해 평소에는 식사를 하지 않을 정도이다.


한국에 미쉐린이 들어온 지 벌써 2년이 흘렀다. 셰프마다 별점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해도 그로인한 압박과 스트레스는 호텔과 다이닝 업계 전반에 당근과 채찍이 되고 있다. 최고의 요리에 순위를 매기면서 요리의 눈부신 발전은 이루었으나 그늘은 깊게 드리워 있다.


예술을 할 것인가? 돈벌이를 할 것인가?

셰프의 자살을 직업적인 영향 탓으로 몰고 갈 수는 없으나 전혀 배재할 수도 없는 이유가바로 여기에 있다. 셰프의 위상이 높아진 지금, 그들이 일하는 환경의 팍팍함은 어느 것도 나아진 것 없이 열정에 강요당하고 전쟁터와 같은 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세계 최고의 별을 꿈꾸면서 말이다. 당근과 채찍, 당신은 어떻게 사용하겠는가? 미쉐린 3스타 셰프이자 세계 100대 레스토랑 가운데 1위에 오른 셰프 비올리에가 죽고 난뒤, 다음 날 발표된 미쉐린 가이드에서 스위스 로잔의 그의 식당, 오텔 드 빌은 여전히 미쉐린 별점 3개를 유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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