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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2 (목)

[소믈리에 김준철의 Wine Trend] 와인 테이블 매너


연말과 연초는 모임과 파티 등의 행사가 많은, 1년 중에 가장 모임이 많은 시즌이다. ‘12월에는 모임 장소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말이 나온 것은 어제 오늘의 야기가 아니다. 모임 중에는 부담이 적은 친구/지인들을 만나는 간단한 모임도 있지만, 호텔 등에서 하는 공식적인 모임도 있다. 공식적인 행사에 참석하는 경우 와인의 테이블 매너를 잘 모른다면 조금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호텔 등의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테이블 매너를 잘 아는 사람이나 평소에 자주 형식적인 자리를 가지는 사람들은 자신 있게 행동하겠으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이런 장소에 가게 되는 경우 의상도 신경써야하고, 머리도 손봐야하고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많은 이들이 불편함을 덜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자 레스토랑 서양 요리에는 어떤 코스가 있는지, 와인 테이블 매너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서양 요리의 코스는 대부분 아페리티프(가벼운 안주와 음료), 앙트레(야채와 간단한 생선 요리), 메인 디시(주 요리로서 생선 요리, 야채 요리 혹은 육류 요리), 치즈, 디저트(과일, 아이스크림, 케이크 등)의 순서로 진행이 되고 각 코스 별로 와인을 선택한다.


1. 와인 주문
음식을 주문하고 나면 소믈리에가 와서 와인을 주문하라고 할 것이다. 정식 코스 요리를 먹게 되는 경우 각각의 코스 요리에 적합한 와인을 주문해야 하는데 각각의 코스에 따라서 주문해야할 와인은 다음과 같다.
아페리티프 와인으로는 파티 등의 모임인 경우에 초청된 손님이 다 올 때까지 홀에서 기다리면서 오드볼, 까나페 등 간단한 음식을 먹으면서 환담을 한다.
이때에는 샴페인이나 드라이 세리를 마신다. 앙트레 용으로 주문할 와인은 야채나 생선 등의 간단한 전채요리이므로 화이트 와인이 좋다. 메인 디시 용 와인으로는 메인 디시가 육류면 레드, 생선이면 화이트 와인을 주문하면 된다.
육류와 생선의 요리에도 종류가 많고 여기에 잘 어울리는 와인도 종류가 많다.
치즈에 잘 어울리는 와인은 주로 화이트 와인을 마시고 레드 와인도 가끔 마신다. 디저트에 잘 어울리는 와인은 단 맛이 좀 있는 포트나 쉐리 혹은 단맛이 많은 화이트 와인을 주문하면 된다. 그렇다면 정식 요리에는 여러 병의 와인을 주문해야할까?
와인의 종류를 줄여서 앙트레 부분에서는 화이트 와인으로 하고 메인 디시부터는 레드 와인으로 두 가지로 통일해버리거나 아예 처음부터 레드 와인 한 가지만 주문하기도 한다. 각 코스별로 화이트 와인 레드 와인도 종류가 너무 많고 가격대도 다양하다. 따라서 음식에 잘 어울리는 와인의 주문이 어렵다고 생각되면 그 레스토랑의 음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소믈리에의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
또 식사와 와인을 포함해서 그날 예산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면 주문한 음식을 말하고 예산의 정도를 미리 말하면 소믈리에가 알아서 적당한 와인을 추천할 것이다. 이는 본인이 알아서 주문하다가 나중에 계산 할 때 예상보다 많은 금액으로 당황할 걱정을 덜 수 있다.


와인의 주문은 누가 해야 하나
당연히 와인의 주문은 돈 내는 사람이 한다. 그러나 접대하는 자리인 경우, 접대를 받는 사람에게 와인을 주문하도록 청해야 한다. 만약 주빈이 사양한다면 호스트가 주문할 수 있다. 이때 주빈은 격에 따라서 또 모임의 중요도에 따라서 알맞은, 적당한 등급의 와인을 주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2. 와인 확인
와인을 주문하면 소믈리에가 와인을 가져 와서 와인을 주문한 사람에게 와인 병을 보여줄 것이다. 이때 소믈리에가 와인 병의 상표를 보여 주는 것은 내가 주문한 와인이 맞는지를 확인하라는 것이다. 와인의 이름, 생산자 명, 빈티지 등이 주문한 것과 이상이 없는 경우 “OK”라고 말하면 그 후에 소믈리에가 와인 병의 코르크를 딸 것이다.


3. 와인 맛보기
코르크를 다 딴 후에 소믈리에가 다시 누가 와인 맛을 볼 것이냐고 물을 것이다. 이때도 와인을 주문한 호스트가 와인의 맛을 볼 수 있으나 손님을 초대한 경우 손님에게 맛보도록 권하는 것이 예의다. 손님이 직접 맛보기를 사양할 경우 호스트가 맛을 보면 된다.
만약 호스트가 와인을 잘 모르고 일행 중에 와인 전문가가 있는 경우에는 그분에게 와인 맛을 보도록 양보할 수도 있다. 맛보는 사람이 정해지면 소믈리에는 그 사람의 와인 잔에 와인을 조금 따라 줄 것이다. 이 적은 양의 와인으로 와인 맛을 본 후에 맛에 이상이 없으면 소믈리에에게 이상이 없다고 말하면 된다. 와인에 이상이 있으면 당연히 와인을 교체해달라고 말해야 한다.


와인 맛보는 법
와인 맛보는 법을 알기 전에 우선 와인은 원 샷으로 벌컥벌컥 마셔 버리는 것은 아니다. 와인은 눈, 코, 입, 목으로 맛을 본다. 와인 잔은 화이트와 레드 와인 모두 와인 잔의 자루 부분을 잡는다.
눈 : 눈으로는 와인의 컬러와 그 짙기 등을 본다. 화이트 와인의 컬러는 흰색이 아니라 황금색이다. 어린 와인은 옅은 황금색에 연녹색을 띄고, 더 숙성되면 옅은 황금색, 더 숙성이 되면 짙은 황금색, 시간이 자나면 갈색으로 변한다. 레드 와인은 컬러는 어릴 때에는 보라색이 많은 붉은색을 띄고 숙성될수록 루비 색, 더 숙성되면 어두운 붉은색, 그 다음은 서서히 갈색으로 변해 간다.
코 : 눈으로 컬러를 본 뒤 코로 냄새를 맡는데, 냄새 맡는 방법은 먼저 와인 잔을 흔들지 말고 그대로 코로 향을 맡는다. 그 다음 와인 잔을 흔들어 다시 냄새를 맡는 등 와인의 향은 두 번 맡는다. 와인의 향을 크게 구분하면 과일 향, 꽃 향, 식물 향, 동물 향, 향신료 등 향이 약 160종이 있다. 오크통에서 숙성한 와인은 바닐라, 담배, 커피, 구운 향, 버섯 향 등도 있다.
입 : 입에서 맛보는 것에는 혀에서와 입 안 전체에서의 느낌의 두 가지가 있다. 혀에서는 단맛, 신맛, 쓴맛 등을 볼 수 있다. 혀에서 맛을 본 뒤에 입안 전체에서 의 느낌으로는 바디감과 맛의 조화를 본다. 와인을 마신 뒤에는 향과 맛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가를 본다.
목 : 와인은 향과 맛이 조화돼 있기 때문에 목에 넘어갈 때에 순하게 넘어 갈 것이다. 목에도 맛보는 돌기가 있어서 맛을 볼 수가 있다.
와인의 맛을 보는 것은 말 같이 쉽지 않고 어렵다. 자료/책을 읽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듣거나 또는 교육을 받으면 이론적으로 줄거리를 알게 되지만, 실제로 맛 보는 것은 상당한 훈련을 통해 터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론적인 줄거리는 참고는 되지만, 실제로 와인의 맛을 보는 것은 본인이 스스로 느껴야한다.
와인을 더 알고 싶은 분이나 맛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분들은 특별한 훈련이 필요하다.


4. 와인 서빙
와인의 맛을 보고난 후에 소믈리에에게 와인이 정상적이라고 말하면 소믈리에는 테이블에 앉은 손님들을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와인을 따르는 데 여성의 잔에 먼저 따르고 그 다음에 남성들의 잔에 따르고 마지막에는 맛을 본 사람의 잔에도 와인을 따른다. 이때에는 와인 잔에 제대로 양을 따른다. 즉 큰 잔이면 1/3 정도, 중간 잔은 1/2 정도, 작은 잔은 2/3 정도를 따른다. 와인을 따를 때에 병 입구 부분이 와인 잔에서 2~3㎝ 떨어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와인을 따른 뒤에는 병을 들어 올리면서 병을 약간 돌려주기 바란다. 그렇게 하면 병 입구에 있던 와인 방울이 상표로 주루룩 흐르지 않을 것이다.
그 다음 병을 옮길 때에는 병 입구 쪽에 냅킨을 갖다 대어서 혹시나 와인 방울이 손님의 어깨 위에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와인 따르는 동안 잔을 두 손으로 잡고 있을 필요는 없고 그냥 둬야 따르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와인을 다 따르면 먼저 옆 자리의 일행과 건배를 하고 마시는 것이 좋다. 건배는 와인 잔 볼의 아랫부분을 부딪치게 하며 이때에는 상대방의 잔을 서로 어긋나게 부딪쳐야 한다. 마치 연인들이 키스할 때에 서로 얼굴을 어긋나게 돌리고서 키스를 해야 코를 부딪치지 않고 키스를 잘 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또 너무 강하게 잔을 부딪치면 잔이 깨어질 수 있으니 살짝 부딪혀서 ‘짠’ 소리가 나도록 하면 된다.
또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는 일행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이 관습인데 대화에는 관심이 적고 혼자서 와인 맛만 열심히 보고 있는 것도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다.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끝까지 와인 이야기만을 한다면 옆 자리의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 일이다. 물론 와인을 주제로 하는 모임인 경우에는 당연히 와인을 주로 이야기하게 되겠지만, 아닌 경우에는 와인 이야기는 잠깐하고 공통의 화제로 돌아가기 바란다.
이상으로 와인과 테이블 매너의 일부를 설명했다. 물론 서양의 식사 문화와 와인 문화는 다양하기 때문에 다 기재할 수도 없고 또 우리가 서양 사람이 아니므로 완벽하게 다 알고 그대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에 생활에서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만을 설명했다. 와인 테이블 매너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불편했던 이들에게 도움됐으면 한다.

<2015년 12월 게재>


김준철
소믈리에 / 마주앙 공장장 출신

국산 와인인 마주앙을 개발한 김준철 소믈리에는 마주앙 공장장으로 근무하고, 미국 포도주 공장에서 와인 양조를 연수했으며, 독일 가이젠하임 대학에서 양조학을 수학했다. 또한 프랑스 보르도의 CAFA에서 정규 소믈리에 과정을 수료한 바 있다. 이
밖에 와인 수입회사와 도매상, 소매점, 와인 바와 와인 스쿨을운영한 다양한 와인 경력의 소유자이다. 저서로는 <와인 알고 마시면 두배로 즐겁다>, <와인 인사이클로피디아>, <와인 가이드>, <와인 홀릭스 노트> 등이 있으며 현재 신문과 잡지에 와인 칼럼을 기고하고 SNS상으로 와인의 대중화를 위해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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