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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6 (월)

[이성현의 Cocktail Story] 데킬라 슬래머(Tequila Slammer)

데킬라와 레모네이드를 섞은 칵테일


칵테일은 두 가지 또는 그 이상의 술을 기본주로 하고 거기에 다른 술 또는 주스, 시럽 등을 얼음과 함께 혼합한 것이다. 수많은 양주, 리큐르를 이것저것 배합해서 만드니 그 종류도 무수히 많다. 칵테일에는 하나하나 이름을 붙이는데, 사람 이름, 지명 등이 있는가 하면, 꽃, 소설 제목도 있고, 사건, 자연현상 등 이름이 다채롭다. 요즘에는 바텐더들만의 의미를 부여해 이름을 짓기도 한다.
칵테일이라는 이름 자체가 닭의 꼬리라는 뜻도 있다. 칵테일이라는 명칭의 유래는 여러 설이 있다. 첫번째로 칵테일은 1776년 미국 텍사스주 요크타운의 텍사스 주립군의 파티에서 술취한 장교가 닭고기 요리를 만든 뒤 그 꼬리를 빈병에 꽂아둔 것을 보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 유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두번째는 1795년경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이주한 A.A.페이쇼라는 약사가 달걀 노른자를 넣은 음료를 만들어서 프랑스어로 코크티에(coquetier)라고 부른 데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내가 일하는 바에는 유독 다른 바에 없는 자국들이 있다. 술잔으로 바닥을 찍은 자국들이다. 어느 날 한 고객이 바에 앉아 데킬라를 한 잔 달라기에 샷 아니면 슬래머를 원하는지 물어봤다. 그러자 고객은 슬래머는 처음 들어본다며 이것으로 주문했다. 주문한 데킬라 슬래머를 제공하니 마시는 방법을 묻기에 세 번 쳐서 마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고객은 한참을 생각하다 바를 손바닥으로 세 번 크게 치더니 원 샷을 했다. 아. 그게 아닌데....
고객이 마신 칵테일은 데킬라 슬래머(Tequila Slammer)이다. 사전을 찾아보면 ‘데킬라 슬래머는 데킬라와 레모네이드를 섞은 칵테일로 술잔 위를 덮고 바닥에 탁 쳐서 거품이 가득 생기게 하여 재빨리 마신다.’라고 자세히 나와 있다.
데킬라 슬래머를 만드는 방법은 데킬라 잔(보통은 더블 잔을 사용)에 2/3정도 데킬라를 채우고, 나머지 1/3에 탄산음료를 채운 후 기호에 따라 데킬라 1/2, 탄산음료 1/2을 넣어 만들기도 한다. 슬래머에 섞는 탄산음료는 칼린스, 사이다, 토닉워터 등 마시는 이의 취향에 따라 골라서 마시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탄산음료는 레몬 성분이 들어있는 칼린스나 스프라이트, 7-up을 추천한다. 탄산음료를 콜라로 바꾸면 ‘Tequila Slamdunk(데킬라 슬램덩크)’라는 칵테일이 된다.
마시는 방법은 손에 레몬을 바르고, 그 위에 소금을 약간 뿌린다. 입으로 핥은 후 냅킨을 1/4로 접은 후 잔 위에 덮고, 손바닥의 중앙부분으로 움켜쥔 다음, “우노, 도스, 트레스”라고 바닥에 쳐서 기포가 일어나면 원 샷해 마시고 레몬 슬라이스로 입가심한다.
바닥을 내리치면 잔 속의 탄산이 끓어올라 입안에 맛이 강렬히 퍼지기 때문에 ‘샷건’이라는 별명이 붙은 남성적인 칵테일이다. 요즘에도 내가 일하는 바에는 매년 12월 31일 재야의 종소리가 들리면 바에 앉은 고객들에게 슬래머를 한 잔씩을 제공하고 내가 선창하면 파도타기로 슬래머를 쳐서 마시면서 새해를 맞이한다.

<2015년 11월 게재>



이성현
바텐더 / Bar Uncle Tom’s Cabin 운영

1996년 방배동 Bar Uncle Tom’s Cabin에서 바텐더를 시작, 현재 (사)한국바텐더협회 칵테일분과 위원장, 다음카페 바텐더세상 운영자이며 산업인력관리공단 조주기능사 실기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만간 <2015 Cocktail Bible - 850 Recipe Book>을 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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