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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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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갑 교수의 상권분석과 마케팅 18] 상권 생태계 변화에 따른 문제점과 시사점

상권분석을 할 때는 상권 생태계 변화를 예측해야

상권분석을 할 때 반드시 조사해야 하는 대상은 어떤 것일까? 자기 자신을 포함한 경쟁자와 소비자가 상권분석의 주요 조사대상이다. 그런데 이런 변수에 집중하다보면 상권을 너무 정태적으로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즉 조사시점의 현재 상황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과거에서 미래로 흘러가는 동태적으로 관점에서의 조사는 소홀히 하기 쉽다.
상권분석은 지금도 중요하지만 과거와 미래도 중요하다. 과거는 현재의 모습에 이른 기초를 알게 해 주고 미래에 자신이 다다르게 될 결과를 알게 해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권분석 전문가라면 현재의 상권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 것이며, 향후 어떻게 상권이 변화하는 과정을 겪게 될지에 대한 예측도 함께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예를 들어 단기적으로 사업이 커다란 수익을 내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면,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기 전에 폐업의 위기에 몰릴 수 있으므로 창업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 흘러가는 상권의 변화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상권 생태계의 변화에 대한 많은 정보를 축적하고 활용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프랜차이즈가 활성화되면서 많은 브랜드가 난립했고, 일부 프랜차이즈 본부가 장기적인 생존과 사업타당성의 확보보다는 단기적인 활황으로 가맹점 확대에 주력하면서 상권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점을 필히 감안하고 상권분석을 해야 한다.
상권 생태계의 변화란 어떤 것인지 이해를 돕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사례를 살펴보기로 한다.


상권 생태계 변화 사례
상권에 대한 연구를 거듭할수록 답답함이 가중되는 이유를 또 하나 찾게 됐다. 왜 주변의 점포들이 오랫동안 유지하지 못하고 짧은 기간에 폐업에 다다르게 되는 것일까? 최근 이에 대한 논리적인 답을 찾는 것이 상권분석 전문가들의 과제 중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 국내 창업시장에서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 중에 소상공인들이 빨리 망한다는 결과만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왜 소규모 점포들이 창업 후 단기간에 폐업에 이르는지에 대한 원인을 찾아야 해결책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심도있는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창업 이후 단기간에 폐업에 다다르는 이유는 창업자의 준비 부족과 경영능력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점에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점은 창업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결국 비슷한 창업 행태가 계속 반복되는 문제는 해결이 안되고 있다.
그런데 현재와 같은 소상공인 시장의 단명 구조를 설명하는데 유용한 한 가지 현상을 발견하게 됐다. 특정 상권에서 일어난 사례를 통해 상권의 생태계 변화가 소상공인 점포의 단명구조를 설명하는데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에 내용을 정리해 봤다.
A상권에서는 중형 슈퍼가 꽤 오랫동안 안정적인 사업을 하고 있었다. 그 슈퍼의 맞은편에는 태권도 학원이 위치하고 있다. 네이버 지도가 제공하는 거리뷰로 당시의 상가 현황을 보면 <그림 1>과 같다.


그런데 이 안정적인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생태계에 변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 최근 외국의 물고기 종이 국내에 유입돼 생태계를 교란시킨다는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이와 같이 상권에서도 수많은 점포들이 변화를 겪게 되는 현상의 발단을 발견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이종의 물고기 한 마리가 전체 하천의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같은 현상이 상가권에서도 일어난다.
<그림 1>과 동일한 위치를 가장 최근의 다음 지도 로드뷰로 확인해 봤다. 태권도 학원 위치에 마트가 입점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태권도 학원이 폐업하고 마트가 입점하게 된 이유를 살펴보면 이렇다. 주변 아파트 단지 거주자의 연령이 고령화되면서 태권도를 배우려는 초등학생 수준의 아이들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즉 태권도를 배울 소비자가 급격하게 줄면서 학원이 문을 닫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학원시장의 축소가 상권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자.


새롭게 등장한 마트는 기존의 동네 슈퍼가 절대로 경쟁할 수 없는 SSM 수준이었다. 추측컨대 10년 이상을 아무런 변화를 겪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유지하던 동네 슈퍼는 어려움을 겪게 됐다. 동네 슈펴가 겪는 고충을 파악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그동안에는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POP와 플랜카드가 붙여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아이스크림 50% 할인, 과자 30% 할인과 같은 이벤트가 계속 이어졌다. 동네슈펴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규모와 가격 면에서 이미 경쟁은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더라도 초등학생과 어른 사이의 싸움으로 보였으니까 말이다. 얼마 후 동네 슈퍼가 폐업을 한다는 현수막을 걸었다. 그리고 한 달 정도 흘렀을까. 그 자리에는 <그림 3>과 같은 프랜차이즈 치킨전문점이 문을 열었다.
그런데 새로운 치킨전문점은 이 상권에 또 다른 변화의 발단이 된다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게 됐다. 아래 그림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새로운 치킨전문점에서 왼쪽으로 몇 개의 점포를 건너면 10년 이상 안정적(중간에 사업자는 바뀐 적이 있는 듯하다)으로 영업을 하던 치킨전문점을 발견할 수 있다. 슈퍼 업종에 이어서 치킨 업종의 변화가 시작될 것을 예측하게 된다.


새롭게 등장한 마트는 기존의 동네 슈퍼가 절대로 경쟁할 수 없는 SSM 수준이었다. 추측컨대 10년 이상을 아무런 변화를 겪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유지하던 동네 슈퍼는 어려움을 겪게 됐다. 동네 슈펴가 겪는 고충을 파악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그동안에는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POP와 플랜카드가 붙여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아이스크림 50% 할인, 과자 30% 할인과 같은 이벤트가 계속 이어졌다. 동네슈펴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규모와 가격 면에서 이미 경쟁은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더라도 초등학생과 어른 사이의 싸움으로 보였으니까 말이다. 얼마 후 동네 슈퍼가 폐업을 한다는 현수막을 걸었다. 그리고 한 달 정도 흘렀을까. 그 자리에는 <그림 3>과 같은 프랜차이즈 치킨전문점이 문을 열었다.
그런데 새로운 치킨전문점은 이 상권에 또 다른 변화의 발단이 된다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게 됐다. 아래 그림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새로운 치킨전문점에서 왼쪽으로 몇 개의 점포를 건너면 10년 이상 안정적(중간에 사업자는 바뀐 적이 있는 듯하다)으로 영업을 하던 치킨전문점을 발견할 수 있다. 슈퍼 업종에 이어서 치킨 업종의 변화가 시작될 것을 예측하게 된다.


물론 두 치킨전문점이 상생의 길을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작은 상가권에서 2개의 치킨전문점이 살아남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기존의 치킨전문점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그다음에는 또 어떤 업종으로 새로운 불똥이 튀게 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 상권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후의 변화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상권 생태계의 변화는 이렇게 이어지고 있다. 어떤 상권이든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비슷한 변화를 겪고 있음을 쉽게 발견하게 된다. 상권분석을 하다 보면 비슷한 상황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즉 상권이라는 생태계가 계속 진화하는 듯하지만 사실은 진화라는 이름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상권 생태계 변화에 따른 시사점
자유시장경제에서 자율경쟁을 막을 길은 없다. 하지만 외국에서 허가제를 통해 기존의 점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창업을 제한하는 이유는 우리에게 시사점을 던져준다. 자유로운 경쟁이 결국은 남에게만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 나에게도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처럼 너무 큰 비효율이 창업시장에 지속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무리한 창업으로 사회적 비용만 과다하게 지출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좀 더 냉정한 관찰과 검토가 필요하다.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사회적 문제라고 봐야 할지도 모른다.
추가로 상권 생태계의 변화를 목격하면서 우리가 얻는 교훈은 또 있다. 독점적인 환경에서도 언제 경쟁이 시작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항상 고객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쟁자의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유무형 상품의 품질 표준을 정하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경쟁을 피할 수 없다면 그리고 생태계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면, 사전에 충분히 이를 고려한 신중한 창업과 전문적인 경영을 준비해야 한다.

<2015년 9월 게재>


김영갑
한양사이버대학교 호텔관광외식경영학과 교수

김영갑 교수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외식산업발전포럼위원, 식품산업발전자문위원, 우수외식업지구 평가위원과 함께 한식재단의 해외 도시별 정보 전략조사 자문위원, 해외 외식·한식산업 조사모델 개발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외식창업론, 외식마케팅, 외식메뉴관리론, 상권분석론 등이 있으며, 현재 한양사이버대학교 호텔관광외식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평생교육원의 상권분석전문가 과정(오프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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