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베트남에서 2000년대, 2010년대, 그리고 2020년대를 전부 경험하며 드라마틱한 변화를 최근 실감하고 있다. 특히 고속 물가 성장률과 스카이라인의 변화 그리고 베트남 대도시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없었던 스타벅스나 맥도날드와 같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이제는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그리고 엔데믹 이후 5년 만에 다시 베트남 호텔에서 근무하며 느낀 몇 가지 큰 변화도 있다.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QR코드 결제 시스템의 보편화
먼저 모바일 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베트남의 모바일 메신저 앱 ‘잘로(Zalo)’의 대중화 그리고 모바일 뱅킹 앱으로 QR코드를 스캔하고 결제하는 시스템의 보편화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왓츠앱과 라인을 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잘로가 단언컨대 베트남의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게 됐다. 지금은 잘로없이 호텔 안에서 현지 직원들과 그리고 담당 어카운트의 예약 담당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울 정도다. 또한 베트남의 럭셔리 호텔부터 길거리 노점상까지 어느 곳을 가더라도 QR코드를 통한 결제가 가능하며 거의 메인 결제 수단으로까지 자리잡게 됐다. 2023년 상반기 베트남의 무현금 결제 이용률을 보면 QR코드 결제는 거래량 152% 증가, 거래액은 301% 증가하며 전체 무현금 결제율을 끌어올리는 것을 견인하고 있다. 이제는 베트남의 어느 호텔을 가도 리셉션 카운터에서 QR코드 사인이 올려져 있지 않은 곳을 찾기가 힘들 정도다.
서비스 레지던스의 강세
두 번째로 서비스 레지던스의 강세다. 2000년대 초중반부터 프레이저 스위트, 서머셋과 같은 레지던스 호텔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이후 호텔 객실과 레지던스 객실을 함께 운영하는 곳들이 많아졌다. 현재 하노이만 해도 팬 퍼시픽, 하얏트 리젠시, 롯데, L7, 인터컨티넨탈, 노보텔 등 메이저 5성 호텔의 절반 이상이 호텔과 서비스 레지던스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코르의 장기 투숙 콘셉트로 디자인된 ‘노보텔 리빙(Novotel Living)’이나 ‘모벤픽 리빙(Movenpick Living)’ 등의 성장이 눈에 띄는데 현재 베트남의 대표 한국 타운으로 알려진 호찌민 7군과 하노이 미딩에 각각 ‘노보텔 리빙 사이공 사우스’와 ‘모벤픽 리빙 웨스트 하노이’로 새롭게 등장했다.
또한 하노이에는 또 하나의 아코르 리빙 브랜드가 선보일 예정이기도 하다. 이는 지난 코로나 기간 동안 주재원과 장기 출장자들이 선호하는 레지던스 호텔 또는 객실 타입이 장기 투숙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몸소 경험한 결과일 것이다. 실제로 팬 퍼시픽 하노이의 경우 지난 코로나 기간 일반 객실의 OCC가 한 자릿수였던 것에 비해 레지던스는 80~90%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밖에도 베트남의 비자 정책 완화로 한국인의 경우 무비자 체류 기간이 45일까지 연장, 이로 인해 호텔 한 달 살기 플랫폼 ‘호텔에삶’과 같은 예약 채널이 국내를 넘어 베트남까지 확장됐다. 특히 호텔에삶과 윈덤 그룹의 베트남 호텔들이 시리즈로 소개될 예정이다. 그 신호탄으로 ‘호텔 솔 하롱 TM 컬렉션 바이 윈덤’이 호텔에삶의 플랫폼에 등장했다. 발리나 치앙마이와 같은 한 달 살기 성지가 베트남에서도 곧 나타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