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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금)

복합리조트&카지노

[Integrated Resort Forum 5] 카지노산업 감독 선진화와 복합리조트 도입

카지노가 합법화돼 있는 선진 관광국들은 카지노업 인·허가와 감독을 전담하는 전문기관이 설립돼 있으며 엄격하고 체계적인 관리 및 감독을 하고 있다. 정부의 감독기구가 카지노 산업이 각종 범죄나 부정부패에 연루되지 않도록 하면서 관광산업과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하도록 지원하기 때문에 카지노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그다지 부정적이지 않다. 우리나라는 국무총리실 소속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카지노업으로 인한 부작용 최소화와 불법 사행산업 감시를 수행하고 있으며 문화체육관광부가 카지노 허가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감독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카지노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기구가 없으며 카지노 관련 공무원도 3명에 불과해 카지노 감독에 있어 선진적 시스템을 갖추었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인천과 제주도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설립을 본격화하면서 카지노업을 체계적으로 감독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또한 올해 2월 정부가 ‘제7차 투자활성화 대책’의 후속 조치로 2개 내외로 카지노 시설이 포함된 복합리조트를 추가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미흡한 카지노 감독 체계와 제도를 보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카지노 감독기구 설치를 위한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회에서도 복합리조트 산업 발전을 위한 카지노 산업 관련 법률의 개정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국내 카지노 법규의 역사와 감독제도를 소개하고 카지노 감독제도의 개선 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국내 카지노 법규 역사 및 감독시스템 현황
카지노 설립과 관련된 최초의 법률은 1961년 11월에 제정된「복표발행·현상기타사행 행위단속법」이다. 법률의 명칭처럼 카지노는 사행행위로서 단속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오락시설로서 외화획득에 기여할 수 있다고 인정될 때 허가할 수 있도록 1962년 9월에 개정이 이루어져 카지노 설립 근거가 마련됐다. 1967년 최초로 카지노 시설이 있는 인천 오림포스 호텔이 개장했으며 1968년 3월 주한 외국인 및 외래 관광객만이 이용할 수 있는 서울 워커힐 호텔 카지노가 선보여졌다. 1969년 6월 법률 개정으로 카지노 시설에 대한 내국인 출입이 금지됐고, 1971년에는 3개월간 한시적으로 외국인을 동반한 내국인의 출입을 허용하기도 했으나 이후 다시 금지되어 2000년 10월 강원랜드 카지노가 개장될 때 까지 30년 간 카지노는 외국 관광객들만이 이용하는 관광시설이었다.
사행행위 영업으로만 보던 카지노가 관광 사업으로 규정된 것은 1994년 8월 관광진흥법이 개정되면서 부터이다. 1994년 말 정부 조직개편으로 카지노업에 대한 허가권과 지도·감독권이 교통부에서 문화관광부로 이관됐다. 1995년 12월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에 통과되어 강원도 폐광지역에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는 카지노를 설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한편, 2000년대 들어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카지노 허가요건에 대한 특례가 관광진흥법에서 만들어졌다. 2004년 12월 제정된 ‘기업도시개발특별법’, 2006년 2월 제정된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2007년 12월 개정된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2012년 12월 제정된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외국인 투자자에 대해 외국인 전용의 카지노업 허가 내용이 게재됐다.
국내 카지노업 감독과 관련된 기구로 2007년 설립된 국무총리 직속 심의·의결 기구인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가 출범했다. 사감위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에 따라 불법사행산업을 근절을 위한 종합계획의 수립 및 시행, 도박중독 예방·치유 대책 수립 및 시행, 사행심 유발 방지를 위한 현장 지도 및 감독, 불법사행산업 감시 및 중독예방 치유 부담금의 관리 및 운용, 사행산업에 대한 인식전환 등을 위한 통합적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홍보 등의 기능을 수행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사감위의 관리 대상이 카지노업 이외에도 경마, 경륜, 경정, 복권, 체육진흥 투표권, 소싸움 경기 등 국내 사행산업 전반을 맡고 있으며 주요 활동 범위 또한 도박중독 등 국민에 미치는 부작용 최소화와 불법사행산업에 대한 감시 활동에 초점을 두고 있어 카지노업에 대한 전문적인 관리·감독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해외 선진국의 카지노 감독기구
100여 년 이상 카지노 역사를 가진 라스베이거스가 있는 미국 등 선진 관광 국가들은 카지노를 전담하는 감독기구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카지노 감독기구는 카지노업 신청자에 대한 자격심사, 카지노 허가 지역 및 허가 개소수의 결정, 카지노 인허가의 공정성 관리, 카지노 운영의 공익성 및 투명성 확보, 카지노에 의한 사회적 부작용 예방 및 치유대책 마련, 건전한 카지노 문화의 정착, 카지노 활동에 대한 법적 규제 및 관리, 지역관광·고용·경제개발 촉진, 범죄적 영향으로부터의 보호, 산업의 독점화 통제, 카지노 설비 신·증설에 대한 승인, 카지노업의 사회적 책임 장려, 정부에 대한 정책적 조언 등을 주요 기능으로 하고 있다. 해외의 카지노 감독기구은 위원회 형식인 Board와 Commission, 행정기관 형식인 Authority로 유형을 나눠 볼 수 있다. 위원회 형식이라도 Board는 Commission보다 강한 권한과 많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뚜렷한 차이점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라스베이거스가 소재한 네바다주, 뉴멕시코, 미시간, 일리노이 그리고 영국, 네덜란드는 Board 형태의 감독기구를 운영하고 있으며 카지노 허가 신청자의 배경과 관련 정보 조사·심사, 법 집행과 법적 통제, 회계 감사, 세금 징수, 허가 신청 승인의 기능을 수행한다. 미국 네바다 주의 경우 카지노 감독의 집행기구인 게이밍통제위원회(State Gaming Control Board)와 함께 카지노 규제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기구인 네바다게이밍위원회(Nevada Gaming Commission)가 있는 이원 체계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적이다. 게이밍통제위원회에는 주지사가 임명한 3인의 위원과 행정, 감사, 조사 등 7개 부서에 400여 명의 인력이 근무하며 네바다게이밍위원회는 비상근으로 구성된 5명의 위원들이 게이밍통제위원회의 추천 사항에 따라 최종적인 행정명령을 내리고 있다. 미국의 뉴저지와 캐나다의 마니토바는 Commission 형태의 감독위원회를 운영하며 보통 위원장 1명과 4~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기구가 법 제정 및 개정, 규정 공표, 취소·갱신·증명·연장 등 허가, 정책 결정, 세금 징수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반면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즈, 캐나다의 빅토리아, 뉴질랜드는 공공 행정기관인 Authority 유형으로 운영되나 기능적으로는 위원회와 비슷하며 게이밍장의 운영과 실무 규제, 카지노 사업 승인·허가, 자격조건 결정, 법적 권한에 따른 규제 업무를 담당한다. 해외의 카지노 감독기구의 공통점은 법률에 따라 카지노업을 규제·감독하는 데 있어 허가 업무, 회계 감사, 세금 및 벌금을 징수하는 공통적 기능을 갖고 있다. 해외 카지노 감독기구의 핵심적 기능은 허가 및 감독권이며 여타 카지노 산업을 관리하기 위해 국가별 특성에 맞게 고유의 모델을 채택하며 감독기구 아래 집행기관을 둬 실무를 담당케 하고 있다.


제주도 카지노 감독기구 추진
지방자치단체인 제주특별자치도는 싱가포르 수준의 카지노 감독청 설립을 표방하면서 전담 감독기구인 ‘카지노감독위원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 12월 카지노업감독위원회 설치와 카지노업 허가요건을 규정한 ‘제주특별자치도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제주 카지노 조례 및 시행규칙의 핵심은 카지노산업의 효율적인 업무 수행과 건전 육성을 위한 제주 카지노감독기구 설치, 양도·양수·갱신제도 도입 및 행정 처분 기준 정립, 카지노 신규 허가 유예제도 도입, 관리·감독 강화를 위한 종사원 및 전문모집인 등록제 도입, 도민에게 혜택을 돌려주기 위한 조세 및 수수료 제도 정비 등이다. 현재 조례안은 도와 의회 간 감독위원회의 위원 추천 문제와 신규 카지노 설치 때 도의회의 의견 수렴 절차의 명문화에 대한 의견차이로 의회에 상정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제주도의 카지노 조례가 제정되고 효과적인 감독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국내 카지노업 전반을 규율하고 있는 관광진흥법의 개정이나 독립된 카지노 감독법이 제정돼 상위 법률과 유기적으로 연계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는 강원랜드를 포함하여 총 17개 카지노업장이 있는데 숫자로는 가장 많은 업장을 보유한 제주도가 카지노에 대한 감독시스템을 정비하려는 움직임은 카지노 감독시스템 개선에 대한 관심을 높여주는 계기가 됐다.


국회의 카지노 감독관련 법률 개정안 논의
지난 3월 국회에서는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을 대표 발의자로 하는 카지노감독위원회 설립을 위한 관광진흥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됐다. 카지노업에 대한 체계적인 감독 시스템의 부재와 카지노 관련 회계, 법률 등을 담당하는 전문가의 부족 등으로 카지노업이 각종 범죄, 부정부패와 연루되어 카지노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어 왔으며 카지노 사업자에 대한 관리·감독 장치가 불충분하다는 비판에 대해 카지노 전문감독기구를 설립하여 카지노업 감독체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 법안 개정안의 취지다.


<김회선 의원 대표발의 관광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 주요내용>
. 카지노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자를 주식회사로 한정하고, 주식회사의 임원에 대한 결격사유를 심사하는 외에 최대주주에 대해서도 결격사유를 심사하도록 함(안 제5조제1항 및 제22조).

나. 카지노사업자의 최대주주 또는 그의 특수관계인의 소유주식이 일정규모 이상 변동된 경우, 임원의 임면 등이 있는 경우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하고, 카지노사업자의 의결권 있는 주식의 취득 등에서 일정규모 이상을 초과하거나 대주주가 되려는 사람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며, 사전 승인을 받지 않는 경우 양수 주식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처분명령에 따라 3개월 기간 내에 이를 매각하도록 함(안 제24조의2 신설).

다. 카지노업의 양수와 양도, 합병 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고, 카지노사업자의 지위를 승계하는 자에 대하여 양수인의 결격사유를 심사하는 외에 임원, 최대주주에 대해서도 결격사유 등을 심사하도록 함(안 제24조의3 신설).

라. 카지노업에 관한 감독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소속으로 카지노감독위원회를 두고, 카지노업 및 카지노시설의 운영에 대한 감독 등 그 권한에 속한 사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하도록 함(안 제27조).

마. 카지노감독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위촉한 위원장 1명을 포함한 7명 이내의 비상임 위원으로 구성되며, 그 임기는 3년으로 하고, 독립된 신분이 보장되도록 함(안 제27조의2부터 제27조의5까지 신설).

바. 카지노감독관으로 하여금 카지노업 현장 확인과 지도·감독, 금전처리실태, 카지노시설의 검사, 관계인에 대한 질문 등의 광범위한 조사권을 행사하도록 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사법경찰관의 권한을 부여함(안 제27조의8 신설).

사. 카지노감독위원회는 카지노사업자의 위법행위를 발견한 경우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보고하는 한편, 허가취소, 영업정지 등의 처분을 건의할 수 있고,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따르도록 함(안 제27조의9 신설).



카지노 감독체계 정비와 복합리조트의 성공적 도입
제주도의 카지노 조례 제정이나 국회의 카지노 감독관련 법률 개정은 앞으로 국내 카지노 산업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함께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합리적 규제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이러한 움직임은 우리나라 카지노 산업의 문제점 인식 그리고 발전을 위한 노력의 필요성을 인식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카지노업은 현금 거래가 많고 자금 세탁의 가능성도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명한 회계 감독과 금융기관에 준하는 규제를 필요로 하는 산업이다. 또한 사행산업의 성격상 정부의 적절한 감독과 규제를 통해 사회적 부작용을 막으면서 정부 세수 증대와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토록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올해 세계 카지노 산업 시장의 규모가 18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중국인 해외관광의 증가로 인해 아시아 카지노 시장이 전체의 40%를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와 마카오가 카지노 시설을 포함한 복합리조트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여 라스베이거스의 8배가 넘는 매출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아시아 카지노 산업의 성장과 최근 제기되고 있는 국내에 50~100억 달러 규모의 복합리조트 투자유치를 위해 내국인의 카지노 이용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국내 카지노 산업의 변화를 필요하게 하고 있으며 이에 적합한 규제 혁신도 뒤따라야 함을 의미한다. 싱가포르는 10년 전 카지노 합법화에 대한 찬반 논쟁을 종결하고 제한적으로 내국인이 이용 가능한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도입했다. 그리고 복합리조트 내 카지노에 대해서는 사회적 안전장치(Social safeguards)를 적용하고 이를 감독할 수 있는 감독법률과 전문기구를 설립했다. 복합리조트가 싱가포르의 상징물이자 목적지(destination) 관광의 핵심 인프라가 될 수 있었던 성공 비결에는 카지노 합법화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낸 정부와 시민들의 노력도 있었으나 선진 카지노 감독 제도를 벤치마킹하여 엄격하면서도 투명한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다.
일방적인 규제가 산업발전의 성공열쇠가 될 수 없을 것이고 규제완화가 성공의 기회를 더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엄격하고 투명한 감독을 위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고 도박중독 예방을 위해 정부, 업체, 지역공동체가 함께 노력해 더 이상 카지노업이 부정적 인식을 담은 사행산업이 아닌 관광산업의 핵심인프라 그리고 레저의 일환으로 인식될 수 있게 노력해야 할 것이다. 싱가포르 복합리조트 성공 사례를 참고삼아 한국형 복합리조트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는 지금 우리 실정에 맞는 카지노 감독시스템 정비와 과감한 규제 혁신이 함께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2015년 6월 게재>


이연주
복합리조트산업발전포럼 연구원
복합리조트산업발전포럼(회장 박내회 숙명여대경영대학원장)은 복합리조트의 성공적인 모델을 연구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 등을 모색하기 위해 2013년 5월 창립됐다. 현재 관광, 경영, 도시공학, 컨벤션, 디자인, 건축, 법제, 예술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학술 세미나, 전문가 초청 대담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www.mice-irkorea.org)

info@mice-ir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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