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호 교수의 명가의 와인] 산 페드로(Viña San Pedro)
대망의 2018년 새해가 밝았다. 황금개띠 해라고 한다. 개는 충직한 동물이다. 와인 중에서는 어떤 와인이 충직한 와인일까? 자라난 포도밭의 자연 환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품종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와인메이커의 기술을 그대로 반영하는 와인, 그리고 언제나 변치 않는 믿음을 주는 와인, 실패할 확률이 가장 적은 와인이 아닐까? 그러다보니 칠레 와인이 떠오른다. 주어진 가격대에서 늘 만족감을 주는 와인. 칠레의 토양을 그대로 표현하기에 초심자도 쉽게 느낄 수 있는 와인이다. 그래서 1월에는 칠레 와인을 마셨다. 황금처럼 고상하면 더욱 좋기에 좀 좋은 와인으로! 소박함의 가치를 아는 와인 농장, 산 페드로 2000년 대 초반 내가 방문한 칠레의 ‘비냐 산 페드로(Viña San Pedr)’(이하 산 페드로) 양조장은 화려하지도 고급스럽지도 않았다. 소박한 칠레의 전통 농가와 양조장의 모습 속에서는 수백 년 스페인 통치하에 유럽 문명의 침탈이 있었음에도 자존심을 잃지 않은 마푸체 문명의 인내의 시간들이 배어 있었다. 방문객들에게 항상 손을 들어 미소를 보내는 양조장 노동자들의 모습 속에는 자기들과 같은 경제적 여건 하의 사람들도 마실 수 있는 저렴하고 편한 와
- 손진호 칼럼니스트
- 2018-01-12 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