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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4 (토)

[Story On] 이태리에서 온 편지


녕하세요? <호텔&레스토랑> 독자 여러분!
저는 2016년 1월호부터 여러분에게, 이태리 커피의 다양한 모습에 대한 글을 선보일 바리스타 전용입니다.
현재 저는 이태리 밀라노에 있고, 이태리의 전통적인 커피 머신 회사이자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는 달라꼬르떼 본사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아마 한국인으로서 이태리 커피 머신 본사에 근무하는 것은 제가 처음이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이곳에 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한번 들어보시겠습니까?
저는 한국에서 오랫동안 바리스타로 활동했는데, 2005년 세계 바리스타 대회 선발전 수상 및 2007년 대한민국 대표 바리스타였으며 유명 브랜드를 론칭해 성공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때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은 좋은 퀄리티의 커피를 철저한 교육을 받은 바리스타들이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확신합니다. 당시 수 많은 커피숍에서는 바리스타들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 단순히 몇 시간만 배우고 바로 고객을 맞이하도록 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바리스타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던 저는 우선 저희 브랜드에 합류하면 합숙의 시간을 갖고 하루에 8시간씩 2개월 동안 커피 만드는 연습을 시킨 후 3개월 째 테스트를 통해 커피 만드는 자격을 부여했으며 하루 2시간, 4시간 시간을 점차 늘려 고객에게 커피를 제공하게 했습니다. 여기까지 최소 6개월이 걸립니다. 이
시간이 지나야 메인으로 커피를 만들 수 있도록 하니 바리스타들도 실력에 대한 자부심이 생기고, 고객들도 좋은 커피를 마시며 즐거워해 일 700잔 이상을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더 많은 매출을 원했던 경영주의 요구에 회의를 느끼고 모든 것을 그만둔 후 에스프레소의 본고장, 이태리로 바이크 여행을 떠났습니다. 하루에 카페 10곳 씩 장소를 가리지 않고 좋은 카페를 찾아다녔습니다. 이때 한국에서 10년 이상 인연을 유지했던 달라꼬르떼 본사 대표가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저의 커피에 대한 열정을 높이 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여행 중 사고를 당해 한국에 돌아올 수 밖에 없었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으며 재기를 꿈꿀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이태리에서 로스터, 테이스터에게 함께 교육을 받던 친구가 “대회에 참가하니 트레이닝을 도와 달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현재의 상황에 대한 오랜 고민 끝에 커피에 대한 열정이 다시 불타올라 이태리로 갔고 트레이닝 결과 그 친구가 이태리에서 3위에 입상하면서 저의 몸과 마음은 놀랍게도 모두 완치됐습니다.
그 후 바로 저는, 언어를 모르면 문화를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에 3개월간 미친 듯이 이태리어를 공부했습니다. 그러던 중 달라꼬르떼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게 됐습니다. 저의 열정과 경험, 거기에 언어까지 가능하니 함께 일해보자고 것입니다.
달라꼬르떼에 합류하고 저는 지금 PRO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달라꼬르떼에는 전세계에 9명의 커피 프로가 있는데 세계 챔피언, 최고의 테이스터, 트레이너, 바리스타 등이 그들로 저는 아시아인 최초로 프로를 달게 됐습니다. 그리고 지금 회사에서 하나의 프로젝트로 육성되고 있습니다. 올해 저의 미션은 1년 동안 커피머신을 분해하고 조립하는데 주력하는 것입니다. 많은 바리스타들이 커피 머신에 대해 잘 안다고는 하지만 직접 기계 안의 보고 엔지니어의 메카니즘을 이해하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바리스타가 기계를 엔지니어처럼 알게 되면 머신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커피를 더욱 잘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생각이자 저의 생각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세계 커피 머신의 레전드라고 불리며, 독립 보일러를 최초로 사용해 커피에 따라 온도 자유롭게 조절해는 제품을 개발한 엔지니어의 아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습니다. 집안이 3대째 엔지니어로 활약하고 있으며 아버지가 탄생시킨 역작의 정신을 이어받아 그 역시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런 분과 함께 작업하고,그 역시 나를 최고의 바리스타로 인정하니 이에 큰 긍지를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도 저는 이태리 곳곳에 좋은 카페, 좋은 바리스타가 있다면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찾아 다닙니다. 카페 뿐만이 아닙니다. 좋은 음식과 레스토랑도 저의 관심사입니다. 모두 커피와 큰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1월부터 <호텔&레스토랑> 독자 여러분에게 이태리의 호스피탤리티에 대해 현상과 함께 저의 느낌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이 글을 읽으면서 이태리의 향기를 느끼고 또 우리를 되돌아 볼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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