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앤레스토랑 뉴스레터 신청하기 3일 동안 보지 않기 닫기

2024.11.21 (목)

호텔&리조트

[Hotel Specialist] 호텔의 표준을 만들어 나간다,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유새롬 대리

- 원칙과 융통성 모두 중요한 호텔의 암행어사

 

 

럭셔리 호텔이라면 편안함은 물론이고, 인테리어와 분위기로 만끽하게 되는 미학적인 경험도 중요하다. 또한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의 안전과 편리함, 브랜드의 스탠더드를 준수하는 과정도 타협할 수 없는 가치다. 이에 호텔의 서비스, 어메니티의 퀄리티와 브랜드의 규정을 엄격하게 관리하며, 보다 더 나은 공간을 고객들에게 선보이기 위한 직무, ‘퀄리티 매니저’가 있다. 호텔의 무수한 공간을 관리하고 브랜드의 규정을 철저하게 숙지, 직원들에게 전달하고 때로는 설득하는 호텔의 스페셜리스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의 퀄리티, L&D(Learning & Development) 직무를 겸임하고 있는 유새롬 대리를 만나봤다.

 

인터뷰어 채청비 기자 
인터뷰이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Quality, Learning & Development 유새롬 대리
사진 조무경 팀장

 

인터뷰는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에서 이뤄졌다. 미팅룸에서 만난 유새롬 대리(이하 유 대리)는 브랜드의 규칙과 호텔의 모든 퀄리티를 관리하는 직무을 맡은 만큼 단정하고 깔끔한 인상이었다. 특히 2013년부터 HR부서를 시작으로, 현재도 L&D와 퀄리티를 공동으로 담당, 인사 업무와 직원 교육도 함께 담당하기에 꼼꼼한 암기력과 수려한 말솜씨가 돋보였다.

 

"호텔이 추구하는 규정 지키면서

고객이 느끼는 퀄리티가 일정하도록 유지하는 직무"

 

L&D와 함께 퀄리티 매니징까지 하는 직무는 생소하다. 주로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
우선 보직 자체가 생긴지 10년도 채 안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과 JW 메리어트 서울에 있는 직무며, 나처럼 L&D까지 함께하는 매니저는 APEC(Asia-Pacific Excluding Greater China) 안에 5명이 채 안 된다. 퀄리티 매니저는 호텔에 들어 오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 퀄리티 점검 및 관리를 하며, 고객 만족도 평가인 게스트 보이스(guestVoice) 분석을 통해 고객의 니즈와 트렌드를 분석, 이에 따른 브랜드 스탠다드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모든 이해관계자와 소통한다. 또한 운영 전반을 관련 부서와 협업해 최상의 고객 만족도를 위한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고, 호텔이 브랜드 스탠다드를 준수하는지 확인, 필요시 이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사실 인터내셔널 내부에서는 이전부터 퀄리티 매니저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던 차였다. 전통적으로는 호텔의 퀄리티를 객실부서에서 담당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객실만을 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객실 외 다른 부분의 경우에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적합한 규정에 맞게 퀄리티가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었다. 전 부서와 협업해 한 호텔의 퀄리티를 책임질 직원의 필요성을 느꼈다. 특히 럭셔리 급에서는 퀄리티를 도맡아서 책임질 수 있는 관리자가 생겨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고, 2022년부터는 필수적으로 보직을 둬야한다는 규정이 만들어졌다. 객관적으로 호텔의 전반적인 퀄리티를 바라볼 수 있는 제3의 눈이 필요했던 셈이다.

 

업무의 범위가 광범위해보이는데 보다 자세히 소개한다면?
가장 크게는 게스트 보이스 관리와 호텔 기물, 상품의 퀄리티 예시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고객이 체크아웃을 마치면 만족도 조사가 이뤄진다. 시설 면에서 유지할 부분이나 서비스, 데코레이션, 디자인 등 여러 세부 사항에 대해서 작성할 수 있는 서베이다. 이를 분석해 브랜드 내부 규정에 맞게 지표화 해서, 규정에 맞는 점수에 도달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 뿐만 아니라 잘 진행되고 있는 것들도 어떻게 하면 더 증진 시킬 수 있을지 논의하며, 각 부서마다 액션 플랜을 세운다. 같은 브랜드, 혹은 다른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우리 호텔이 어느 지점에 도착했는지 다른 글로벌 관계자들과 인사이트를 나누고 분석하기도 한다. 


또한 퀄리티 매니저 직무를 맡고 가장 먼저 했던 프로젝트도 예시로 들고 싶다. 호텔이 주기적으로 식기류를 교체하기는 하지만, 재질 자체가 실버라서 굉장히 녹이 잘 스는 편이었다. 스테인리스로 교체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일일이 사진을 찍고, 각 업장에 약 몇 개의 식기류가 있는지 파악, 구매팀과 이야기해 예산을 확인하고 브랜드 규정에 걸 맞는 퀄리티의 식기류를 선별해 바꿨다. 최근에는 객실 린넨을 점검하고, 약 1000개 가량의 베개를 교체했다. 낡은 것도 낡은 것이지만, 규정에 맞게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매트리스, 베개, 커버, 타월 등을 모두 살피고 고객이 잘 확인하지 않는 부분까지 면밀히 체크한다. 원래는 일주일에 한 번씩 직접 점검했는데, 현재는 하우스키핑 부서로 이관해 리포트를 받아 관리하고 있다. 또한 평소에도 항상 호텔 내부를 다니면서 평소 직원들이 신경 쓰지 않는 부분, 예를 들어 호텔 조명의 오염이나 F&B 기물의 청소 상태나 오염, 제품의 퀄리티가 일정하게 유지되는지 체크한다.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닌
진심을 담아 임하고 싶다.”

 

많은 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만큼 소통이 중요해보이는데 실제로는 어떤가?
아무래도 각 부서에 좋은 소리도, 싫은 소리도 가감 없이 해야하기 때문에 소통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교육 담당이었던 직원이 이리저리 물어 보고, 확인하니까 불편함을 느끼기도 하더라. 플랜을 세울 때도 협조를 구하는 데 애먹을 때도 있었다(웃음). 


팁이 있다면, 소통을 할 때 채널을 너무 많이 열어두지 않는다. 규정과 퀄리티, 장점과 개선점을 전달하는 입장이라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물어 보면 결국에는 말이 와전 되거나, 아예 다른 말로 바뀌어서 오해가 생길 때도 있어서다. 그래서 각 부서의 중간관리자와 소통하며 진행 중이다. 더불어 ‘이건 반드시 이렇게 해야 한다.’고 이야기할 때도 분명 존재하지만, 가능하면 각 부서의 상황, 예산이나 이해관계, 인원 등을 생각하며 소통한다. 내가 해당 부서의 구성원, 혹은 디렉터라고 생각했을 때 고려할 것들을 먼저 체크한 뒤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는 편이다.

 

굉장히 꼼꼼한 성격일 것 같은데.
그렇다. 가장 많이 하는 말이 ‘규정대로 진행해야 된다’다(웃음). 우리 호텔에는 금요일마다 ‘캐주얼 데이’가 있다. 편한 옷을 입고 출근하는 날인데, 평상시에도 굉장히 FM이라 아주 더워도 정장을 고수하는 편이다. 모두 금요일마다 캐주얼한 복장을 입는데 나만 정장을 입고 다니니, 정장을 입고 오면 아예 캐주얼 데이를 없애겠다는 장난 반, 진담 반의 이야기까지 들은 적 있다. 청바지를 그때 처음 입었다. 10년 가까이 호텔업계를 다니면서 처음 입어본 캐주얼 복장이었다. 


대학 시절의 이야기도 할 수 있겠다. 한달 유럽 여행을 떠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애플리케이션 같은 게 없었을 때라 셀프 가이드북을 만들었다. 직접 스트링까지 해서. 한 눈에 지도의 동선, 캘린더에 그 날의 스케쥴을 빈틈 없이 채우고 첫 페이지에는 각 나라의 숙소, 두 번째 페이지에는 항공권 카피, 세 번째 페이지는 여권 카피를 넣어 만든 뒤 그대로 지킨 적도 있다. 실제로 이와 같은 성향이 퀄리티 매니저 직무에 굉장히 도움이 된다. 한달에 한 번씩 바뀌는 규정과 각 게스트 보이스를 분석하고, 점수화 시킨 뒤 교육까지 진행해야 하니 사소한 것 하나하나 기억하고 규정대로, 플랜 대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인사부와 퀄리티 매니저를 겸직하게 된 이유가 있나? 듀얼 업무다 보니 서로 시너지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원래는 HR과 HRD 직무를 함께 하고 있던 터라 이 중에 하나의 직무를 고정하려고 했었다. 그러던 와중 평소 내 성향을 잘 알고 있었던 상사가 퀄리티 매니저 직무가 생겼는데 성향과 부합할 것 같다고 추천했고, 당시 육아휴직을 거쳐 호텔에서 어떤 일을 더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때라 니즈가 맞았다. 특히 HR에서 오퍼레이션까지 확장되는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이라 욕심이 났다. 하지만 내 업무를 더욱 확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겸임하게 됐다. 업무의 감을 다시금 익히고 싶었고, 이걸 내가 잘 해내면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겠다 싶어서 도전한 것이다.

 

시너지는 분명하다. 퀄리티 매니저 업무와 L&D 업무를 같이 겸임하니 직원들의 자기 계발을 더욱 서포트할 수 있더라. 정확한 정보와 서비스 스탠더드를 호텔에서 가장 먼저 읽고, 개발하는 직무인 만큼 이를 교육에 녹여서 롤플레이도 진행하고, 그룹 토론 등으로 의견을 공유한다. 이를 통하면 단순히 주입하는 교육이 아닌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를 고민하며 자신의 직무를 좀 더 입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더라. 더불어 퀄리티 스탠더드를 전달할 때도, ‘규정이 이렇게 진행돼야 한다.’고 이야기하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그런데 교육과 결합하니 각 규정마다 생겨난 이유, 중요한 이유를 자연스럽게 알게 돼 구성원들이 보다 편하게 이해한다. 한 직원이 실제로 브랜드 스탠다드를 교육을 통해 적용해볼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한 적도 있다.

 

기억나는 에피소드도 있나?
앞서 언급한 토론의 사례를 들고 싶다. 브랜드 스탠다드를 전달하던 중 고객에게는 ‘Thoughtful Gesture’를 취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다. 간단한 예시는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고객에게 어떤 제스처를 보여야 'Thoughtful'인지 알 도리가 없었다. 그중 한 구성원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이게 Thoughtful Gesture이라고 생각하는지,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이야기를 하다가 그렇다면 왜 Excellent Service라고도 부를 수 있고 다른 단어로 대체도 될텐데 하필 Thoughtful이 됐는지 의견을 나눠보자는 맥락으로 이어졌다.


찾아 보니 해당 단어를 타 브랜드에서는 이렇게 대체하고, 다른 브랜드는 이런 단어로 쓰고 있다는 각각의 의견이 나왔다. Thoughtful을 단순히 번역하면 ‘배려하는’, ‘사려 깊은’이라는 뜻인데 해당 뜻에 공감하는지, 한국어로 바꾼다면 어떤 걸로 바꿀 수 있을 지 고민하면서 토론을 주고 받았다. 실제로 그동안 막연했던 브랜드에서 추구하는 퀄리티의 방향을 알게 됐다는 피드백을 들었고, 타 부서에서도 이 소식을 듣고서는 토론을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더라(웃음). 

 

국내에 유일무이한 직무를 담당하는 만큼 업무에 대한 사명감도 남다를 것 같다. 향후 업무 계획이 궁금하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진심을 담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단순히 내가 이 일을 마쳐야 하는 날까지 끝내는 데 목적을 두면, 그냥 일을 ‘수행’하는 게 되더라. 그런데 한 번 더 마음을 담아서, 내가 이 일을 했을 때 줄 수 있는 영향과 호텔에 기여할 수 있는 범위를 생각하면 결과물은 더욱 좋게 나온다. guestVoice 분석을 할 때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은데, 동료들이 보기에 부담이 없어야 하니 컴팩트하게 쓰는 편이다. 사실 그것도 어렵다. 궁금한 게 많아서(웃음). 우리 호텔에는 어떤 사람이, 어떤 국적이 올까? 외국인들이 더 많을까, 한국인들이 더 많을까? 목적은 어떻게 될 지, 자주 찾는 시설은 어떤 것인지 생각하고 동료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달려 나가다 보면, 저절로 내가 무엇을 더 잘하는지, 어떤 부분이 더 향상시킬 필요가 있는지 알게 되더라. 


앞으로는 나의 이러한 성향을 살리면서, 유관부서 및 이해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전 분야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쌓아나갈 것이다. 맡고 있는 업무가 혼자만의 노력으로 되는 것도 절대 아니고, 어떤 업무에서든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향후에는 총지배인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싶다.

 

퀄리티 매니저 직무는 생긴 지 채 10년이 되지 않았다. 때문에 유 대리도 처음에 자신의 업무를 파악할 때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약 1년 내에 호텔에 제대로 자리 잡힌 것은 유 대리의 진심 어린 소통과 신중하고 꼼꼼한 성미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호텔이 위치한 동대문의 상권을 파악하고, 호텔이 나아갈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부분이 그랬다. 더불어 규정의 크고 작은 부분들, 예를 들어 호텔 내에 들어갈 수 있는 기물의 가격과 모양, 퀄리티를 태블릿을 확인하지 않고서도 술술 이야기하는 점에서 호텔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이 드러났다. 


호텔의 퀄리티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원칙과 절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호텔 구석구석을 사랑하는 진심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 
 



배너

기획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Hotel&Dining Proposal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