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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3 (금)

호텔&리조트

[Hotel Feature] 에너지 전환 시대, 지속가능한 경영 위한 방안 요구된다

- 에너지 비용에 대책 마련하는 호텔들

 

한 고객이 호텔에 도착한다. 체크인을 마치고 객실에 들어가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고객들이 객실 내에서 가장 많이 조작하는 스위치도 냉난방과 객실의 조도를 제어할 수 있는 조명 스위치며 샤워를 할 때는 ‘쪄죽따(쪄 죽어도 따뜻한 물로 샤워)’라는 단어가 쓰일 만큼 온수를 많이 활용하게 된다. 이렇듯 호텔은 불특정다수가 오가는 공간인 만큼 여러 에너지가 사용되고, 또 낭비될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 2배 이상의 전기 및 가스 요금이 상승하면서 산업 전반적으로 에너지 절감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여러 객실과 F&B, 수영장, 연회장 등 다양한 시설을 구비한 호텔은 초비상이 걸렸다. 이에 전력과 가스를 많이 소비하는 노후된 시설을 교체하고 신재생에너지까지 검토하는 상황이다. 시리즈로 이어질 본 지면에서는 호텔에서 활용하는 에너지의 중요성과 낭비되는 곳을 알아보고, 호텔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도 살펴보고자 한다.

 

 

눈 감았다 뜨면 인상되는 전기와 가스 요금


전기 요금과 도시 가스 요금이 지속적으로 인상되고 있다. 한국전력(이하 한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2분기 대비 현재 39.6%가 상승한 수준이다. 냉방비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여름인 데다가, 지속적으로 전기세가 오르고 있기 때문에 3분기(7~9월)은 가격을 동결했지만, 올해 안으로 현재 kwh(킬로와트시) 5원인 현 요금을 8원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혀 향후 지속적인 상승이 예측된다. 도시가스 요금도 마찬가지다. 한국가스공사, 한국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2022년 12월 기준 MJ(메가줄) 당 34.69원으로 22.01원이었던 1년 전을 대비하면 57.6% 급등했다. 


왜 이렇게까지 상승했을까?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가스를 수입하는 방식을 파악해야 한다. 도시가스는 천연가스, 석유가스, 바이오가스 등 많은 종류가 있다. 그리고 주로 도심에서 활용하는 가스로는 액화천연가스(이하 LNG)다. LNG는 산지에서 천연가스를 추출, 액화시킨 뒤 인수 기지로 옮겨져 활용된다. 우리나라는 LNG만을 도시가스로 전량 수입하며, 보통 미국과 일본과 거래하는 중이다. 유럽은 PNG라는 방식의 가스도 활용한다. 이는 따로 액화시키지 않고 대형 파이프라인을 활용해 옮겨지는 가스다. 가격 문제 및 액화시키지 않아 바다를 건널 수 없기에 내륙 간에서만 거래가 이뤄지는 편인데, 문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EU(유럽연합)이 러시아에 경제제재를 가하면서, 러시아에서 PNG의 파이프라인을 유럽에 폐쇄시킨 것. 주요한 수입국이었던 러시아의 PNG가 막히자 유럽에서 대체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LNG를 수입하게 됐다. 수요가 상승하니 저절로 물량이 부족하고 가격이 널뛰게 된 것이다. 전기료 상승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현재 한국전력은 국제 연료비 상승으로 적자가 누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연료비가 증가했으나 판매 단가가 올랐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전 산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신재생에너지 냉·난방 전문 기업 옥수개발의 이영일 대표(이하 이 대표)는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100억 정도의 이익을 내는 식품 공장의 경우 기존 한 달에 2200만 원 정도의 도시 가스비가 나오는 편이다. 그러나 올해 3월 중으로 2배 이상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심각성을 언급했다. 특히 불특정다수가 오가는 호텔의 경우 난방, 냉방, 온수, 전기뿐만 아니라 한 여름과 겨울에도 지속되는 온수풀, 24시간 운영되는 피트니스 센터, 공실임에도 지속적으로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객실, 많은 고객들이 찾는 F&B 등 여러 공간에서 에너지 소비가 발생한다. 더 스위트호텔 관계자는 “에너지 절감을 위해 전사 직원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작년보다 억 단위 이상의 요금이 발생하는 등 그야말로 비상사태”라며 “업장 별로 에너지 절감에 관련한 미션을 주고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방책을 찾고 있지만, 아무래도 호텔이 공간 구조도, 구비된 부대시설도 다양하기 때문에 빠르게 개선되기에는 난항이 예상된다.”면서 에너지 감량에 대한 의지와 그에 따른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시름 깊어지는 산업계
에너지 대책 마련하는 중


타 업계에서도 폭등하는 에너지 요금과 그 중요성을 깨닫고 전략을 구축하는 데 몰두하는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KT와 손잡고 전력 사용량을 예측, 낭비를 막을 수 있는 스마트 에너지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이나 야외 조명도 전력 효율이 높은 LED도 교체 중이며, 롯데마트는 100여 개 점포 중 70여 개에 냉장고 문 설치를 완료해 전력 소비량을 감축한다. 포스코는 에너지 절감 총력전을 위해 TF를 구성했으며, 모든 사업장에서 에너지를 절감하고자 조업 방식을 개선하고 설비를 교체한다. 현대모비스는 2021년 국내 4개 사업장과 인도 공장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 국내외 주요 사업장에 각 설비의 실시간 사용 감지를 통해 에너지관리시스템(GMEMS)을 제작했다. 에너지 공급 상태, 품질, 소비 비용을 관리하며 특정 시점에는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비교 분석이 가능하다. 공장 미가동 시 대기전력 최소화를 위해 인공지능 분석과 빅데이터 분석도 하고 있다. 

 

수많은 데이터를 가동하는 IT업계는 에너지 절감이 필수인 산업이다. 데이터센터는 각종 데이터를 모아두며, 서버를 수백, 수만 대 동시에 운영하기 때문에 대규모의 전력이 필요하다. 이뿐만 아니라 과열을 막기 위한 추가적인 에너지가 투입되니 이전부터 ‘에너지 먹는 하마’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카카오는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2024년 중에 선보일 계획이다. 냉수를 생산하는 ‘냉수식 프리쿨링’ 냉각 방식이 활용된다. 많은 서버들을 식히면서 데워진 물을 바깥 공기로 식히는 시스템이며, 물과 공기만을 사용해 기존 방식 대비 20%의 에너지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우수 및 중수를 활용해 조경 용수로 재활용하고, 전산실 폐열을 하역장 등의 난방으로 재활용해 친환경 시스템을 만들어 나간다. 

 

객실, 부대시설, 복도, 로비
줄줄이 새는 호텔의 에너지


그렇다면 호텔업계는 어떻게 에너지를 절감하고 있을까? 이를 설명하기 이전에 우선 호텔에서 가장 에너지 소비가 많이 발생하는 곳을 알아야 한다. 이 대표는 “비용이 가장 발생하는 곳은 첫 번째가 온수, 두 번째가 난방, 세 번째가 냉방이다. 특히 호텔의 경우 사계절 온수풀이나 수영장, 스파 등 물을 활용하는 곳이 많은데 이에 엄청난 에너지가 투입된다.”며 “물도 나와야 하고, 그 물을 가스로 데워야 하기 때문에 이중으로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 더불어 객실에서 보통 온수로 샤워를 하지 않나. 사용하는 물과 가스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그만큼 요금도 폭발적으로 발생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롯데호텔 커뮤니케이션팀 ESG 김건범 매니저(이하 김 매니저)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객실 난방, 냉방과 온수와 수영장 사용 부분에서 낭비되는 에너지가 많다. 대고객 서비스가 주된 호텔의 사업인 만큼 고객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사업을 다방면으로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호텔은 공간을 선사하는 서비스다. 아까 언급한 듯이 다양한 부대시설을 활용하는 바, 통로나 건물 자체에서 발생하는 누수도 빠질 수 없다. 더 스위트호텔 관계자는 “비수기에 객실이 공실일 경우, 고객이 오지 않더라도 우수한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 냉난방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면서 “더불어 당 호텔의 경우 건물들이 연결돼 있어 로비와 복도 간 이동성이 좋다. 그런데 통로가 뚫려 있으니 그곳에 공기가 새어 나가 불필요한 잉여 에너지를 더 사용하게 되더라. 더불어 온수풀은 에너지 소비가 가장 많이 되는 곳 중 하나인데, 실외 수영장은 더욱 심하다. 실외니까 상황이나 온도에 맞춰 난방이나 냉방을 신경 써야 하는데, 물까지 지속적으로 데우고 있으니 요금이 엄청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이런 누수들은 호텔업계의 큰 애로사항에 해당한다. 이 대표는 “다른 건 몰라도 전기와 가스 요금은 절대적으로 타협이 불가능하다. 미루거나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뿐더러 3개월 이상 내지 않을 경우 바로 단수 혹은 절전이 되기 때문”이라면서 “그래서 작은 호텔이나 모텔들의 경우 요금으로 인해 영업을 중단하는 경우도 다수 있다.”고 설명하며, 중요성을 알렸다. 

 

 

노후화된 장비 교체하고
재생에너지 설비 중인 호텔


이에 호텔에서는 노후화된 장비 교체 및 신재생에너지 시설 검토, 도입을 통해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절감하는 추세다. 더 플라자는 24시간 전등이 꺼지지 않는 호텔의 특성을 고려해 에너지 절감에 효과적인 조명기를 사용한다. 객실 및 연회장 내 사용하는 전등을 전력 효율이 좋은 LED로 전면 교체해 운영 중이다. 더불어 2022년 7월, 서울시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개최한 ‘에너지 효율 혁신 협력 비전 선포식’에 참여하기도 했다. 에너지 효율을 높여 스마트한 에너지 도시 건설에 집중하는 프로젝트로, 더 플라자는 이 중 ‘서울 에너지 소비 Top 100 건물 에너지 효율 혁신’ 분야에 호텔 대표로 뛰어들게 된 것. 이 프로젝트는 ‘에너지사용량 총량제’가 도입될 수 있도록 데이터를 분석,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연면적 3000㎡ 이상의 건물 유형 별로 단위 면적 당 에너지소비량 개선 목표를 5년마다 부여하는 제도인데, 이를 위해 호텔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절감에 동참하겠다는 각오다.


롯데호텔은 호텔 내 인버터 전동기와 LED 조명 등의 노후 전기 시설을 집중적으로 점검, 교체하고 있으며 흡수식 터보냉동기, 롯데환경관리시스템(LCEMS)를 도입하고 이를 통한 DB를 구축, 전사 효율적인 관리를 도모한다. 김 매니저는 “향후 히트펌프(주위에서 열을 빼앗아 저온의 열원을 고온으로 올리는 방식)를 최우선적으로 도입해 에너지 및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 설 예정”이라며 “아울러 신규 오픈하는 호텔의 경우 녹색건축물 구성 지원법에서 규정하는 법 이외에도 친환경 고효율 설비를 적극 도입하면서 탄소배출량 저감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유휴 부지를 이용해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하는 중이며 롯데호텔 울산은 업계 처음으로 태양광 에너지 설비를 구축 완료했다. 김 매니저는 “롯데호텔은 2014년도 신규 오픈 대상 호텔에 대해 꾸준히 태양광 및 지열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했으며, 2022년 기준 총 지열 1145Gcal, 태양광 443MWh를 발전함으로 총 1046TCO2의 온실가스 배출을 절감했다.”면서 “최근에는 2023년 4월 제주호텔 기숙사 지붕에 50kW 태양광 발전 설비를 도입, 추가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원그룹은 더 스위트호텔과 블룸호텔 등에 에너지 진단 컨설팅을 받은 뒤 시설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오르는 에너지 요금과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노후화된 시설을 교체하는 중이며, 올해 안으로 누수 되는 에너지를 파악하고 그에 맞춘 재생에너지 검토와 에너지 절감 방안을 구축할 계획이다. 더 스위트호텔 관계자는 “사업장마다 미션을 주고 자체적으로 에너지 절감을 해내고 있다. F&B 업장은 절수를 통해 에너지를 절감하며, 공실의 경우 일 2~3회 온도 체크로 효율적인 온도를 유지하고자 한다.”면서 “또한 매일 관리대장을 작성하면서 객실 온도 및 냉난방 가동 여부를 확인 중에 있고, 공실에 냉난방 가동 여부를 확인하며 에너지 유실을 방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중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문제점을 명확히 파악, 선제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더 스위트호텔 남원의 경우 태양광 시설을 지원하는 정부 사업을 신청했으며 8월 초에 있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향후에도 수열, 지열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활용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이처럼 에너지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 호텔에서는, 여러 사항을 검토하며 에너지 절감에 앞장서는 중이다.

 

 

숨어 있었던 강자, 수열에너지 


부킹닷컴에 따르면 호텔업은, 특히 에너지 사용량이 높은 산업이다. 실제로 객실 층 1㎡당 160~200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며, 이를 통해 보자면 호텔이 온실 가스 배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호텔에서 에너지를 절감하는 방법은 노후화된 시설 교체, 업장에서 사용하는 물이나 전기를 조금씩 절감하는 방법도 있으나 명백한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노력하게 되고, 그에 신재생에너지 발견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다. 이 대표는 “난방 에너지를 절감시키는 로이창(유리 표면에 투명한 금속 피막이 합착된 창) 등을 활용해 에너지를 아끼는 등 시설물을 정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면서 “그러나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것만큼 즉각적인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비용적인 문제가 있으니 점진적으로 교체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이야기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란 기존의 화석연료를 변환시켜 이용하거나 햇빛·물·지열·강수·생물유기체 등을 포함해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에너지를 뜻한다. 이 중 신에너지는 연료전지, 수소, 석탄액화·가스화 및 중질잔사유 가스화를 뜻하며 재생에너지는 태양광, 태양열, 바이오, 풍력, 수열, 해양, 폐기물, 지열을 이야기한다. 김 매니저는 “재생에너지 도입은 친환경 ESG경영에 한걸음 더 다가갈 뿐만 아니라 효율성 증대와 기업가치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낭비되는 에너지를 절감하고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면서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를 확보하고자 했다. 이는 호텔의 미래와도 연결돼 있는 사항이라고 봤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재생에너지 중 수열에너지는 해수, 하천수, 지하수, 하수, 발전온배수 등 물이 가지는 열에너지를 뜻한다. 물은 여름철에는 외부 온도보다 낮고, 겨울에는 따뜻한 속성을 지녔다. 물의 표층에 저장된 열에너지를 이용해 냉난방에 활용하며, 특히 호텔과 같은 큰 건물이나 농가, 산업체 등 대규모로 에너지가 필요한 곳에서 자주 사용하는 편이다.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이 뜨거운 물을 이용해 겨울에는 난방과 급탕을, 여름에는 냉방을 공급하는 방식이었다. 네이버나 카카오, 해외에서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에서도 수열에너지를 쓴다. 막대한 데이터 센터 시스템을 냉각 시켜 전기 에너지 절감을 위함이다. 이렇게 쓰인 물들은 오염되지 않고, 열에너지를 빼앗겼기 때문에 따뜻해진다. 이렇게 쓰인 물은 다른 사업장에도 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


수열에너지는 화석 연료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30% 이상 절감하며, 계절과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아 다른 재생에너지 대비 효율이 가장 좋은 편에 속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인 지리적 특성을 지녔기 때문에 그 양이 충분하다. 물이 갖고 있는 온도에너지를 회수해 건물 냉난방과 상수도 대체 용수로 활용하는 것이다. 순환하는 물의 특성 상 한 번 에너지를 얻은 다음 버리지 않고 재활용해 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동안 수열에너지는 왜 활성화 되지 못했을까? 우선 선진국에서는 앞서 언급한대로 많이 활용되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여러 제약이 있었다. 우선은 기존 신재생에너지법은 해수의 표층열을 전환시켜 얻어지는 경우에만 재생에너지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지난 2019년 하천수도 본격적인 수열에너지로 포함되면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 지력, 풍력, 태양열, 태양광에 비해 초기 설치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아직 많이 상용화되진 않았지만, 2021년 하천법과 수계법이 개정된 후에는 수열에너지에 대한 물이용부담금이 면제 되면서 현재는 조금씩 확산 중에 있다.  

 

 

물가와 가까운 호텔
수열에너지 활용하기 좋은 공간


호텔은 뷰캉스라는 말이 있을 만큼 뷰가 중요 대상으로 고려된다. 바다나 강이 잘 보이는 데 설립된 호텔이 많다는 뜻이다. 이러한 호텔의 경우 특히 수열에너지를 활용하기 적절하다. 이 대표는 “호텔은 보통 물과 인접한 장소에 위치해 있다. 바다 근처에 위치한 리조트와 더불어 도심에 있는 호텔들은 강 근처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수력을 끌어다 쓰기 좋으니 다른 재생에너지보다도 수력이 적절한 것”이라며 “물가와 떨어져 있는 호텔의 경우에도 지하에 흐르는 수맥을 이용하면 된다. 지하수가 지하주차장으로 고이는 경우 그 물을 활용하면 되고, 주차장이나 유휴 부지에 법적으로 규정된 설계 지침을 따라 굴착을 하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해외에서는 물과 가까운 지역 및 호텔에서는 활발히 수열에너지를 활용한다. 프랑스 파리는 세느강 하천수를 활용해 약 47%의 에너지 절감과 5900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했으며, 캐나다 토론토는 수열에너지로 유명한 도시다. 온타리오 호수 심층원수를 활용해 정수장에서 정수 처리, 활용 후 식수로 사용한다. 기존 냉방시설에 비해 전력사용량의 최대 90%를 절감할 수 있어 고무적이다. 일본은 하코자키 지구 열공급센터에서 스미다강 하천수를 이용해 지역에 냉난방을 공급한다. 또한 수열에너지를 활용한 호텔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포 엘리츠먼트 호텔(Four Elements Hotel)은 100% 재생에너지로 호텔 내 에너지를 충당하고 있다. 빗물을 모아 만든 수열에너지 설비를 통해 수열 저장고를 사용하는 것이다. 토론토에 위치한 리츠칼튼 호텔은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시 자체의 에너지 절감 방안에 동참했다. 온타리오 호수를 이용한 수열에너지를 활용해 호텔을 운영한다.


국내에서도 수열에너지를 시도하는 호텔이 있다. 호반호텔앤리조트는 태안군에 위치한 아일랜드 리솜 리조트에 수열에너지 냉난방 시스템을 3월 중 도입했다. 이는 처음이 아니다. 계열사인 H1클럽 골프장 클럽하우스에 냉난방 시스템을 수열에너지로 교체해 화석연료대비 80%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뒀다. 리솜 리조트에 도입한 수열에너지는 아직 데이터를 기다리는 중이지만, 성공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만만찮은 가격
하지만 얻을 수 있는 장점들


그런데 아직 난관이 하나 남아있다. 하나의 호텔이 감당하기에 수열에너지는 많은 비용이 든다. 이 대표는 수열에너지 시설을 설비하기 위해서는 기존 시설 대비 150% 이상의 초기 비용이 발생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여타 다른 재생에너지에 비해서도 높은 비용이다. 때문에 보통은 자체 비용을 사업체에서 모두 부담하기 보다는 정부나 공공기관의 지원 사업을 받아 신청하게 된다고. 이는 수열에너지와 더불어 전반적인 재생에너지에도 해당한다. 더 스위트호텔 관계자는 “여러 재생에너지를 검토하고 있으나 정부사업을 많이 활용하는 중”이라며 “지원 사업을 검토하지 않으면 투자 후 회수 기간이 10년 가까이 소요되는데, 당첨 시 투자 금액 절반 이상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수열에너지는 미관적으로도, 또한 부가적인 에너지 소비에 있어서도 자유롭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열을 대기로 방출하는 냉각탑이 필요하지 않아 주변 지역에 비해 기온이 높아지는 열섬 현상을 촉진하지 않는다. 또한 한강과 같은 넓은 강이나 바다의 경우에는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일조량, 풍력과 상관없이 늘 적정한 에너지를 수급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어 건물 미관을 해칠 위험도 적다. 


이 대표는 “KT나 한국전력에서 실시하는 에너지효율화사업 등 정부사업이 많이 있다. 널리 알려지지 않았는데, 기존에 불필요한 에너지가 많이 소비됐던 건물에 재생에너지 설비를 돕는 사업이다. 이와 같은 제반 사업을 살펴보면 좋을 것”이라며 “한 번에 바꾸기가 어려운 프로젝트일 테지만, 대부분 5년 안에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고 20~30% 이상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으며 탄소 저감에도 도움을 주니 환경을 생각하는 곳이라면 시도해봄직 하다.”고 설명했다.
 

향후 지속적인 재생에너지 개발 기대돼


이처럼 에너지는 호텔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다. 탄소감축을 실행하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선보이려는 호텔에게도, 호텔의 에너지 단가 절감을 위해서도 면밀하게 살펴보며 대처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중장기적인 비전을 만들어 나가려면 시에서도, 더 나아가서는 국가에서도 관심을 쏟고 다양한 지원 사업을 벌이는 재생에너지에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이다. 환경에도, 호텔에도 Win-Win을 이룰 수 있는 효과적인 대책을 찾기를 바라본다.

 

 

옥수개발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옥수개발은 1977년도에 설립된 기업으로, 신기술을 이용한 환경 친화적인 온천탐사와 지하수탐사를 통해 에너지를 개발, 냉난방과 생활용수를 지하수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인다. 지하수개발 국내면허 제1호를 획득했으며 수열에너지 사업 및 수질개선, 제로에너지 건물 사용과 수질개선, 유출지하수를 인공함양 시키는 솔루션까지 마련돼 있다. 현대백화점 신사옥 및 국방부, 교육청 사업체 및 공공기관과 거래 중인 친환경 기업이다.

 

이번에 호반호텔앤리조트의 아일랜드 리솜 리조트에 수열에너지를 증축했다.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이전에도 계열사인 H1골프장에서 수열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었다. 써보고 경제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리솜 리조트에도 적용하게 된 것이다. 특히 리솜 리조트는 태안군에 위치해 LPG 가스를 활용하고 있었다. 원래 작은 시나 군의 경우 도시가스보다는 LPG 가스의 활용성이 더 높다. 도시가스가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인데, 리솜 리조트는 과감하게 LPG를 그만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바다와 아주 가깝기 때문에 수열에너지를 설비할 때도 거리 상 더욱 편리해 어려움이 없었다. 근처에는 바닷가, 땅 아래에는 지하수가 흐르기 마련이니 해수도 지하수도 둘 다 쓸 수 있던 상황이었다. 


강과 바다에 가까운 호텔일수록 수열에너지를 활용하기 좋다. 아무래도 물을 빠르게 수급해야 하니까.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땅 속에 지하수가 위치해 있기 때문에 크게 상관은 없다. 물론 거리가 멀면 조금 더 깊이 굴착을 해야 하지만, 국가에서 지정한 가이드라인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치밀하게 작업하기 때문에 어려움은 없다.

 

새로운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니 호텔 관계자들과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거쳐야 했을 것 같은데.
수열에너지의 기전에 대해서 교육을 진행했다. 물이 어떤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지, 수열에너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관계자들에게 우선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오해가 해수를 활용하면 염분 때문에 호텔의 시설을 부식시킬 것이라는 인식이다. 바닷물이 배관을 산화시키고 내부적인 장비들이 부식될까 고민이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에너지로 활용하는 물은 직접 객실이나 F&B, 부대시설 시설에 쌓이는 것이 아니다. 고이지 않고 열만 전달한 뒤 다시 바닷가로 돌아간다. 분리가 잘 돼 있기 때문에 건축물의 기자재와는 전혀 연관이 없다.
 
수열에너지를 호텔에서 잘 활용하면 어떤 점이 좋다고 생각하나?
우선 유지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는 점, 그리고 수열에너지를 설비할 때 다른 에너지 시설 대비 재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더 많다는 것이다. 어떤 에너지든 재생에너지를 들이는 것은 좋다. 하지만 그 재생에너지 자원이 어디에서 오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설비를 하면서 생기는 문제, 이를 테면 다른 동식물들이 받아야 하는 에너지까지 가져가는 경우가 많은데 과연 그게 환경을 위한 선택일까? 물은 순환하고, 또 재활용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점에서 자유롭다. 더불어 상수도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이야기하고 싶다. 호텔에서 가장 많이 쓰는 것이 물이고, 높은 비용이 발생하는 것도 온수다. 필터링을 거쳐서 주변 하천의 물을 활용하면 4분의 1값으로 가격을 절약할 수 있으며, 다시 순환하는 과정을 거치기에 낭비가 없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양이 호텔에서 쓰는 양을 커버 하고도 남으니 이런 점도 고려하면 좋겠다.

 

현재 에너지 관련한 이슈가 많다. 향후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보나?
산업계 전반을 살펴보면, 호텔도 그렇고 누구나 에너지를 절감하고 싶은 생각은 있지만 어떤 것을 써야 하는지 어려워하는 것 같다. 선뜻 검토하지 못하더라. 유럽은 특히 지하수나 여러 수열에너지를 활용하면서 제로건축물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올해부터 500㎡ 이상과 30세대 이상의 공공분양·임대 공동주택은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을 받아야 한다. 민간건축물은 2025년부터 의무화될 예정인데, 이를 통해 보자면 향후에도 에너지 절감에 대한 규제와 재생에너지의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탄소 절감을 하지 않고, 재생에너지에 협조적이지 않다고 투자자들이 압박을 주는 세상이다. 내부적으로는 우리 사업장의 경제성을, 외부적으로는 ‘우리가 이렇게 환경을 고려해서 이런 에너지를 쓰고 있다’는 인상을 줘야 소비자 외면을 받지 않는 시대인 것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호텔이나 리조트의 경우 각각의 판단으로 운영되겠지만,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사용 검토가 중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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