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은 단순히 숙박을 넘어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에는 다양한 배경이 존재하지만, 우선은 호텔이 지니고 있는 공간을 향유하는 층의 변화에 기인하기도 한다. 기존에는 출장, 숙박으로만 국한됐지만 코로나19 이후로 활성화된 호캉스 문화로 인해 고객들이 호텔 내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차별화된 경험이 중요하다. 다른 곳에서 즐길 수 없는 호텔만의 엔터테인먼트적인 기능이 있어야 시선을 모으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외부 업장들도 다양하고 재미있는 요소로 고객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가운데, 호텔은 어떤 공간들을 선보이며 까다로워진 고객들을 만족시키고 있을까?
새로운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호텔
호텔이 숙박시설을 넘어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난다는 이야기는 이제 어디에서나 많이 확인해볼 수 있다. 실제로 호텔은 객실, 레스토랑, 라운지, 연회장 등으로 구성돼 있었던 기존의 구조를 탈피하고 다양한 부대시설 및 공간들을 유치, 다각화하는 중이다. 예술 전시회 등을 열어 일시적으로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뿐만 아니라 고정적인 공간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상시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것. 북카페, 옷과 신발을 취급하는 숍부터 산후조리원, 영화관, 심리상담소 등 참신한 다각화를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무엇일까? 호텔 내 미디어라운지와 쿠킹스튜디오 등 을 구성해 복합스테이로 거듭나는 중인 테이크호텔의 관계자는 “기존 호텔 공용 공간은 투숙객들의 전유물이었다. 투숙객을 위한 조식 레스토랑, 카페, 일부 비즈니스 미팅을 하러 오는 타깃이 대부분”이라며 “그러나 문화 트렌드의 발전에 힘입어 호텔 외부에서 너무 많은 경험을 즐길 수 있는 지금, 호텔도 로컬 F&B업장, 복합문화공간들과 함께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러한 상황 속 공간다각화를 선보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예전부터 호텔은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최전방이었다. 물론 현재도 트렌드를 따라 스포츠케이션, 피크닉과 결합한 호캉스 패키지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한다. 뿐만 아니라 국내 첫 출시된 한정판 위스키 판매,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와 협업 후 고객들에게 새로운 신제품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체험을 가능케 하지만 이전에는 그 의미가 더했다. 호텔을 넘어서는 퀄리티의 로컬 업장이 없어서였다. 그러나 지금은 도처에 ‘호텔급 시설’, ‘특급호텔 셰프가 선보이는 레스토랑’, ‘호텔급 주거공간’ 등 호텔급의 퀄리티를 지닌 아이템과 상품, 공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테이크호텔 관계자는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타격이 큰 가운데,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으로의 변화가 요구됐던 것”이라면서 “주도적인 경쟁을 해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수준이 높아져 있는 고객들이 만족할 만한 공간이 구획돼야 한다. 또한 그 공간에서 바뀌고 진화하는 콘텐트를 끊임없이 기획해야 한다. 지금도 호텔 내부에서 이를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내보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고군분투 중”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새로 오픈하는 호텔은 차별화가 필요하다. 5성급 호텔을 목표로 처음부터 많은 자본금을 확보한 호텔은 기존 공간의 럭셔리 하이엔드를 구가하는 데 방점을 두기도 한다. 호텔 브랜드의 이미지를 럭셔리로 삼는 호텔들이라면 더한 편인데, 국내의 5성급 호텔은 수많은 숙박시설 중 극히 일부다. 대다수의 호텔은 고객에게 차별점을 주기 위해서 다른 호텔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하지만 로컬에도 많지 않은 공간 기획을 고안해야 한다. 이는 호텔이 공간을 선물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더욱 주목하는 일이기도 하다.
2021년 4월에 오픈해 현재도 여러 공간들을 만들고 있는 킨텍스 바이 케이트리 호텔(이하 케이트리 호텔)의 김동욱 총지배인(이하 김 총지배인)은 “케이트리 호텔이 위치한 일산은 바다나 산이 유명한 관광도시가 아니다. 킨텍스 앞에 위치해 MICE 고객을 다수 유치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서울행을 택하는 바이어도 적지 않은 편”이라면서 “지역 내에 즐길 수 있는 거리가 서울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텔의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는 공간을 다각화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호텔은 호텔 내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로컬 업장의 발전으로 높아진 고객의 수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혹은 다른 호텔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서 공간 다각화에 몰두하고 있는 추세다.
어려운 호텔을 편하게 누릴 수 있다면?
친근함에 목적을 둔 공간
그렇다면 호텔들은 어떤 공간을 선보이고 있을까? 홍대에 위치한 라이즈오토그래프컬렉션(이하 라이즈 호텔)은 2021년부터 스트릿 브랜드 웍스아웃과 협업한 반스 스토어를 1층에 두고 있다. 힙하고 모던한 그레이시톤의 벽재와 우드톤의 기물은 라이즈 호텔이 위치한 홍대의 젊은 감성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라이즈 호텔이 가지고 있는 자유로운 이미지를 결부시킨다. 이러한 공간은 호텔하면 빼놓을 수 없었던 고급스럽고 접근이 어렵다는 이미지를 상쇄한다.
당시 라이즈 호텔 관계자는 “호텔은 비싸고 어려운 공간이라는 인식을 깨고 자주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호텔의 공간은 브랜드 이미지의 연속성을 구성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성수동에 위치한 호텔 포코는 계열사인 FnC코오롱의 데일리 웨어 브랜드 에스로우 매장을 들여놨다. 홍대와 마찬가지로 젊은 세대가 많은 성수동 카페 골목에 위치한 호텔이니 만큼 소비자를 타깃한 방향이다. 에스로우 매장에는 의류, 양말, 카메라 등 데일리하게 접할 수 있는 물건들을 구비했다. 에스로우 매장에서는 커피도 즐길 수 있다. 호텔에 라운지나 카페를 따로 두지 않고 상품을 구경하게끔 만들면서 커피를 마실 수 있으니, 호텔에서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실제로 호텔 포코에서는 에스로우의 음료를 할인해주는 등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18세기 파리의 고급스럽고 우아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관심을 모은 레스케이프 호텔은 카페 르살롱을 폐지, 같은 그룹사인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스타벅스를 들여놨다. 레스케이프 호텔은 ‘인증샷 맛집’으로 유명한 장소다. 특히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포함한 SNS에서 2030 여성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객실의 단가가 높은 만큼 특별한 날에만 찾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친근한 브랜드라 위화감이 없는 데다가, 6층에 위치해 있어 로비와 엘리베이터를 거쳐 레스케이프의 감성을 조금이나마 느끼게끔 해준다. 또한 단일 원산지에서 극소량 재배돼 한정된 기간에만 만나볼 수 있는 리저브 커피를 판매하는 R매장을 오픈해 다른 스타벅스와는 차별화 전략을 뒀다.
기존의 호텔은 ‘호텔에서 혼수한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안에 들여놓는 브랜드 또한 럭셔리 브랜드였다. 실제로 아직 럭셔리한 브랜드를 호텔 내 구비해 놓은 호텔들도 많은 편이다. 그러나 지역의 특수성과 타깃층을 고려해봤을 때, 호텔 내 젊은 세대가 자주 이용할 수 있고, 또 ‘호텔’이라는 이름의 문턱을 낮출 수 있는 힙하고 친밀한 브랜드 또한 많이 생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잠재적 고객 유치를 기대하는 것이다.
체류시간 늘리는 공간 구성
잠재적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바로 체류시간을 늘려야 한다. 이에 개별적인 공간을 넘어 아예 아케이드 형태로 호텔 공간을 조성한 곳도 있다. 몬드리안 호텔 이태원은 지하 1층에 아케이드를 꾸려 다양한 업장을 선보였다. 이곳은 호텔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임대를 준 브랜드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오히려 다양하기도 하다. 몬드리안 호텔 이태원을 방문하는 투숙객 뿐만 아니라 이태원을 방문하는 고객들로 붐비는 공간이다. 다이닝, 스파, 북카페, 베이커리, 떡집, 플라워숍, 헤어숍에 더불어 전문 상담심리사가 있는 상담심리센터 마인드 카페도 위치해 시선을 모은다. 2021년 오픈 당시 몬드리안 호텔 이태원 관계자는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하는 호텔답게 머무는 동안 휴식 뿐만 아니라 눈과 귀, 입이 모두 즐겁도록 세심하게 설계된 것이 몬드리안의 특징”이라고 설명해 호텔 체류시간을 염두해 뒀음을 확인해볼 수 있다.
안다즈 서울 강남 또한 지하에 브런치 카페로 유명한 치즈룸과 프리미엄 스키야키로 유명한 네기, 착즙주스 전문 브랜드 조 앤 더 주스 등 다양한 식음료업장으로 공간을 구성했다. 이 또한 호텔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임대를 준 업장들이다. 안다즈 서울 강남은 하얏트 그룹의 최상위 럭셔리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가격대가 높은 메뉴부터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가격대의 메뉴까지 오히려 업장을 자유자재로 구성해 시선을 모았다. 실제로 안다즈 서울 강남은 압구정 일대에서 빠질 수 없는 랜드마크로 많은 고객들이 찾는 공간이다. 로비 또한 투숙객 뿐 아니라 예비 고객이 될 수 있는 주변 행인들이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다. 이는 호텔의 공간이 이제 더 이상 투숙객만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줌과 동시에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해볼 수 있다는 데 방점을 둔다. 김 총지배인은 “공간 다각화는 호텔을 찾는 목적이 저마다 달라졌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투숙객 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요를 흡수해야 하는 것”이라며 “차별화를 위해서라도 공간 구성을 잘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몬드리안 호텔 이태원과 안다즈 서울 강남의 경우 아케이드 공간 활용을 워낙 우수하게 선보이는 중이라 다른 호텔들이 봤을 때도 인사이트를 얻기 좋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아케이드를 조성하면 어떤 면이 좋을까? 우선은 호텔이 하나의 ‘노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호텔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데스티네이션 기능을 견인하는 데다가, 호텔의 투숙객에게도 호텔 내에 모든 것을 구비하고 있어 따로 나가지 않더라도 호텔에서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 체류시간을 전폭적으로 늘린다. 또한 임대 업장의 경우 가격 면에서도 기존 호텔 레스토랑보다 저렴하고, 종류 또한 다양하기에 보다 편하게 선택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호텔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생겨 추후 호캉스나 미팅 장소로 호텔을 찾는 경우도 많이 생겨나 고객 유치에도 도움이 된다.
아케이드는 아니지만 임대 업장을 통해 투숙객 외의 고객들을 초대하는 점에서 서울드래곤시티의 산후조리원도 빠질 수 없다. 드래곤시티 39층에 위치한 트리니티산후조리원은 맘카페에서 자주 언급되는 조리원으로 대기를 기다리는 고객들로 가득하다. 또한 조식과 호텔 수영장, 헬스장도 활용 가능해 부수적인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도 특기 할만하다. 서울드래곤시티 관계자는 “호텔 내에 산후조리원 등 상업시설을 입점함으로써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고, 소정의 임대료 등 수익원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또한 산후조리원 브랜드 중 최고 브랜드에 해당하는 트리니티산후조리원을 입점해 서울드래곤시티의 브랜드 제고 효과도 누릴 수 있으며, 산후조리원 이용 고객에게 부대시설 등 호텔 이용 기회를 제공해 잠재고객 확보에도 용이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호텔의 임대 업장은 단순히 임대 업장에 그치는 것뿐만 아니라 투숙객의 체류시간을 상승시켜 외부 고객들도 끌어들인 뒤 마치 복합문화공간처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창출의 효과를 낸다는 사실을 확인해볼 수 있다.
미디어와 결합하는 호텔
진정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는 중
책, 영화, 방송 등 미디어와의 결합도 있다. 라한호텔 경주와 전주에서는 각각 북스토어 겸 카페인 경주산책과 전주산책을 만나볼 수 있다. 각 지역의 색을 담은 여행 잡지, 책과 더불어 투숙객과 지역민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카페를 조성한 것. 호텔의 PB 상품도 구경할 수 있어 여행 시 지역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체험하고자 하는 고객들에게 보다 특별하게 다가가는 중이다. 광명에 위치한 테이크호텔은 국내 최초 미디어 특화 호텔이다. 228실이 객실과 레스토랑, 카페, 수영장과 같이 호텔이면 구비하고 있는 부대시설뿐만 아니라 5층 로비에는 미디어 라운지, 케이브처럼 미디어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존재한다. 복합문화공간에 위치한 듯한 광폭 계단과 빈백, 이동식 테이블, 쿠션으로 구성돼 있다. 그 옆에는 카페 아이엠베이글이 있어 베이글을 먹으며 종종 미디어스크린을 이용해 영상 송출 및 양질의 교육이나 강연이 진행되기도 한다고.
테이크호텔 관계자는 “기존의 로비 공간이 딱딱한 느낌이 드는 공간이었다면 테이크호텔은 호텔의 장벽을 낮추기 위해서 로비에부터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구성, 이를 미디어로 선보였다.”며 “투숙객과 투숙객이 아닌 예비 고객이 눈치 받지 않고 앉거나 누워 시간을 보낸다. 그러면서 다른 여타 카페나 문화공간에서의 행위들이 가능해지고, 호텔에서 가장 중요하다고도 볼 수 있는 집객이 자연스럽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테이크호텔은 미디어의 기능인 ‘소통’과 호텔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공간을 활용해 다른 호텔에서 즐길 수 없는 액티비티 활동을 선사한다. 테이크호텔 관계자는 “미디어라운지 외에도 호텔에는 여러 스튜디오가 존재한다. 이전에는 키즈쿠킹 클래스와 풀사이드 요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며 “10월부터는 댄스 프로그램과 인문학과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클래스를 운영, 다른 호텔에서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활동들로 좀 더 만족스러운 하루를 선사하고, 지역 주민들에게는 편하게 슬리퍼를 신고 나와 여러 공간과 프로그램, 식음을 경험하게 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이렇듯 호텔은 미디어와 연계, 새로운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다양한 공간을 준비하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중소형호텔에게 차별화 지점을 만들 수 있는 변화구인 셈이다. 때문에 아예 호텔 내에 영화관을 개장하는 호텔도 생겼다. 케이트리 호텔은 국내 호텔 최초로 영화관을 오픈한다. 맞춤형 영화관을 만들어주는 모노플렉스와 함께다. 정식 배급 절차를 밟아 화제작 <정직한후보 2>, <인생은 아름다워>부터 상영할 예정이라고. 케이트리 호텔은 생활형숙박시설이기 때문에 특성상 부대시설이 부족한데, 이를 만회하기 위한 대책으로 영화관을 세웠다. 영화관은 약 16석으로 구성됐으며 전체가 리클라이너 의자다. 티켓에는 스낵이 포함돼 있는데, 2만 원 대 중반으로 가격을 지정할 예정이라 가성비 면에서도 훌륭하다. 김 총지배인은 “다른 영화관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서 파스타나 다이닝 메뉴도 본격적으로 포함시킬 예정”이라며 “근처에 아파트 단지가 위치해 있어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을 것이라고 예상, 프라이빗한 영화관을 개봉하게 됐다. 특히 가족 단위의 손님의 경우 안전을 중시하고, 전반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대형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경험을 비선호한다는 사실을 인지해 더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중소형 호텔의 경우 호텔에 담은 콘텐츠를 통해 차별화를 두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금액이 제한돼 있어 만들 수 있는 공간은 한정적인데, 고객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참신함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더욱 다각화 될
호텔의 공간 기대돼
호텔은 호텔 내 머무르는 시간을 증가시키기 위해, 로컬 카페와 레스토랑 등과 경쟁해야 하는 문화 트렌드 속 브랜드의 차별성 등 저마다의 이유로 공간다각화를 선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해외의 경우는 어떨까? 일본은 테마형 호텔이 많은 나라이니 만큼 적극적인 공간다각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중이다. 사이타마에 위치한 EJ아니메 호텔은 애니메이션 팬들을 위해 객실을 애니메이션으로 꾸민 데다가, 룸에 애니메이션을 보기 좋은 크기인 150인치의 대형 화면 프로젝터 및 3D를 설치했다. 호텔 로비에도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일본의 대형 애니메이션 출판사인 카도카와의 작품을 볼 수 있게끔 만들었다.
니기타에 자리한 에치젠야호텔은 근처의 산조시립대학 학생들의 기숙사로 호텔 2층 규모를 기숙사로 대여해 학교, 더 나아가서 지역민들과 협업하고 있다. 호텔의 관리자한테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어 심적으로도 안심이 되며 인기가 좋다고.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수익구조가 약화되면서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 한 사례다. 특별하게 공간을 바꾼 것은 아니지만, 공간의 의미를 재구성해 개념적인 다각화를 선보인 것. 앞서 언급했듯 호텔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을 대여해주는 산업이다. 당장 수익성으로 인해 공간다각화가 쉽지 않다면 새로 만들기 보다는 기존의 공간을 활용, 새롭게 가꿔보는 것은 어떨까?
이처럼 호텔은 임대 업장을 통해 새로운 공간을 선보이며 복합문화공간으로 발돋움 하고 있기도 하고, 미디어 스크린, 스튜디오, 북 카페, 산후조리원, 영화관 등 기존 호텔에서 맛보지 못한 공간으로 다각화를 도모하고 있다. 또한 해외에서는 테마를 잡아 객실과 로비를 운영하고, 공간의 개념을 새로이 정의하는 중이기도 하다.
체류공간을 늘려 호텔을 수익을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중소형 호텔의 경우 차별점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이제 막 시작하는 공간다각화. 성큼 다가온 엔데믹 속 관광 시장의 수요도 상승하는 지금, 이럴 때일 수록 과감하고 참신한 결단이 미래의 고객을 불러들이는 중요한 요소가 될 지도 모른다.
작년에 오픈한 것으로 알고있다. 호텔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킨텍스 바이 케이트리 호텔은 고양시 일산서구에 위치한 422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로 2021년 4월 오픈 후 전시장 규모에 비해 숙박시설이 부족했던 고양국제회의복합지구에서 킨텍스의 앵커호텔 역할을 해오고 있다. 특히 킨텍스 제1전시장의 바로 옆에 위치, 도보로 5분 이내에 행사장 진입이 가능하며, 전 객실에 마련된 테라스 공간과 드럼세탁기, 간이 주방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행사 등 비즈니스를 위해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새로 오픈한 레스토랑은 아침에는 조식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저녁에는 일산의 시티뷰를 바라보며 술을 즐길 수 있는 라운지 바로 남녀노소 연령을 가리지 않고 인기가 좋은 편이다.
영화관을 론칭한다고 들었다. 부대시설로 영화관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생활형숙박시설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객실 규모에 비해 부대시설이 부족한 편이었다. 차별점을 찾기 위해 공간다각화를 모색하던 중 ‘모노플렉스’라는 맞춤형 영화관을 만들어주는 업체와 협업하게 됐다. 국내의 많은 호텔에서 근무했지만 영화관은 한 번도 보지 못했는데, 국내 최초의 호텔 내 상설영화관’이라는 상징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오히려 케이트리 호텔의 위치나 주요 니즈를 봤을 때 승부수가 될 수 있겠다고도 생각했다. 킨텍스의 수요도 있지만 행사가 없을 때는 주변 아파트 상권에 영향을 받는 편인데, 아이와 함께 안전하게 방문할 수 있는 소규모 영화관을 오픈하면 가족 단위의 고객을 받기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집에서 나와 프라이빗하고 안락한 장소에서 영화를 보는 것을 즐기는 고객들을 염두하기도 했다.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이 알고 싶다.
기존 영화관과의 차별점이다. 일반적인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달리 약 30평 규모의 소규모 공간으로 기획한 만큼, 매출을 위해 좌석을 늘리기 보다 관람객 간 간격을 확보하고 프리미엄 리클라이너 의자를 비치, 개인의 체형에 맞춰 가장 편안한 자세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호텔 내 F&B업장을 통해 조식 뷔페를 도시락으로 제공하는 조조 프로모션, 와인, 맥주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있다. 더불어 아이들의 생일이나 가족들의 기념일 날 영화관을 빌려 영상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대관 사업도 실시할 예정이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음식과 음료를 마시고 고객들이 원하는 영상을 틀어 흔히 체험할 수 없는 파티를 위해서 말이다(웃음).
다른 부대시설을 떠나 영화관인 이유가 궁금하다. 호텔과 어떤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 예상했나?
코로나19 이후로 영화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이제는 많은 관람객이 한번에 모여 관람하는 영화보다는, 뛰어난 음향을 제공하는 소규모 멀티플렉스가 수요가 있을 전망이라고 영화 관계자들도 입을 모은다. 때문에 소규모 프리미엄 영화관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 예상해 오픈했다.
또한 혼자, 또는 2인 이내의 동반 고객이 대부분인 호텔의 특성은 영화관을 방문하는 고객의 형태와 닮아있다. 호텔 방문 고객의 특성과 소비 수준, 형태를 다각도로 고심했을 때,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술을 마시고, 숙면에 드는 패턴이 가장 흔하며 이상적인 패턴이라고 생각했다. 레스토랑과 영화관, 라운지 바 이후 객실로 가는 것이 동선으로도 합당하며, 서로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더불어 킨텍스가 호텔 앞에 위치한 만큼 MICE 수요도 계산했다. 다양한 행사를 유치하는 고양마이스뷰로와 킨텍스 관계자들이 프리젠테이션 장소로 대관할 수도 있고, 전시회나 박람회 진행 시 제품 설명회 같은 독립적인 공간으로 활용도 가능하다. 이런 점을 염두해 높은 퀄리티의 조명과 영상, 음향 장비를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호텔의 공간 다각화 추세가 어떻게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나?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이전에는 호텔의 이미지, 운영 철학을 반영한 공간을 구성해 비슷한 이미지를 투영, 디자인하고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제 호텔의 이미지는 고객이 경험하는 대로 구성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고객이 경험하는 호텔의 이미지는 대부분 공간을 통해 이뤄진다. 고객의 필요에 따라 공간을 구획하고 기능을 분리하는 추세로 나갈 것이라 보며, 코로나19로 인해 개인 중심의 공간, 사고에 더 빠르게 익숙해지면서 여행, 비일상으로 대표되던 호텔의 가치는 흐려지는 중이라고 예측한다. 때문에 투숙객과 비투숙객으로 나누지 않는 다양한 고객의 수요가 중요한 시점이다. 이에 대응할 수 있는 효율적인 공간이 구성되고 확대될 것이라 보며, 그에 따라 호텔에서도 새로운 공간을 창조할 것이라 예상한다.
누구보다 먼저 시작한 새로운 공간이 영화관이니 만큼, 앞으로는 기존 영화관에서도, 호텔에서도 느껴볼 수 없는 경험을 증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영화의 선정, 상영 회차, 서비스 방식 등 로컬 영화관과도 다른 서비스를 경험토록 할 것이며, 출장객만 주된 타깃층인 비즈니스호텔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투숙객과 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공간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선사할 계획이니 앞으로 많은 기대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