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앤레스토랑> 매거진과 (사)서울특별시관광협회는 매년 대한민국 대표 호텔리어, K-Hotelier를 선발, 포상하고 있다. 민간외교관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호텔종사자(호텔리어)에 대해 동기를 부여하고 자긍심을 고취시켜 관광호텔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올해도 4명의 K-Hotelier를 선정, 지금까지 14명의 K-Hotelier를 배출했다.
올해 1위로 선발된 K-Hotelier의 주인공은 L7 명동 영업담당 홍지훈 매니저. 로비에서 근무 중 홍콩의 어린이 고객이 엘리베이터에 끼어 큰 사고가 발생할 뻔한 상황에서 자신의 몸을 던져 구한 사례 등 솔선수범의 자세가 높은 점수를 얻었다. 홍 매니저를 만나 K-Hotelier 선정된 소감을 들어봤다.
Q 우선 K-Hotelier에 선정된 것을 축하한다.
나보다 뛰어난 호텔리어 선후배들이 분명히 많이 있을 텐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송구하다. 사실 회사에서 먼저 추천한 후 추후에 알게 됐고 설마 되겠나 싶어 기대도 안했는데 선정까지 이어져 정말 많이 기뻤다. 추천해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Q K-Hotelier까지 어떻게 오게 됐는지 궁금하다.
2011년 벨맨으로 롯데호텔에 입사하기 전까지 나는 군인이었다. 강직한 모습이 멋있어 군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고 그 꿈을 이뤘다. 군인으로 생활하던 중 자신의 행복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한때 유행이었다. 나 역시 나의 행복에 대한 생각이 깊었고 내가 가진 장점은 무엇인지, 내가 어떨 때 행복을 느끼는지 노트에 나열해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사람을 만날 때, 사람을 대할 때, 대화를 나누는 것을 가장 즐거워하는 나의 장점이 어우러져 나를 가장 가슴 뛰게 만드는 것이 호텔리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그래서 바로 호텔리어로 전향했다.
그동안 벨맨, 당직지배인, 하우스키핑, 프론트데스크를 맡아 왔고 L7 명동 오픈도 함께 했다.
Q 호텔 오픈 멤버로서 쉽지 않았을텐데?
L7명동은 공사현장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했다. 호텔 오픈을 만약 한 단어로 표현하라면 '기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예를 들어 50평 사이즈의 큰 도화지가 있다고 상상해보자. 모든 팀원들은 리더가 묘사해주는 것에 대해 같은 이해를 바탕으로 같은 색깔, 같은 크기의 붓으로 그림을 그려나가야 한다. 즉,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쌓아올려야만 하나의 반듯한 호텔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엄청난 소통과 이해가 필요하지만, 뿌듯함 또한 상상이상이다. 다음에 또 오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리더 옆에서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완성해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Q K-Hotelier 1위로 선정된 데 호텔리어로서 큰 역할을 한 에피소드가 주효한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에도 K-Hotelier 선정 후 그 취지를 느낄 수 있는 일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얼마 전 우리호텔 일본 고객이 일본으로 돌아가기 하루 전날 택시에 휴대폰을 놓고 내려 분실하는 일이 발생했다. 현금으로 계산해 영수증도 없다며 울고 있는 고객에게 택시에서 내린 지점을 확인하니 세종호텔 근처였다. 세종호텔에 CCTV 확인을 요청했는데 컨시어지가 도와줘 택시 회사를 확인할 수 있었고 휴대폰도 찾을 수 있었다. 울고 있던 고객이 웃으며 고맙다는 인사를 연신 하니 나 역시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호텔리어를 하면서 다른 호텔 지배인과 함께 노력해 이뤄낸 첫 일이라 너무 감회가 새로웠다. 어찌 보면 경쟁하는 호텔일 수 있지만 같은 호텔리어 입장에서 우리나라를 방문한 고객을 위해 함께 노력해 이뤘다는 점에서 엄청난 매력을 느꼈다. 이는 K-Hotelier의 취지와 같은 선상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Q 이야기를 듣다보면 호텔리어로서 큰 자긍심이 있는 것 같다.
나는 호텔리어로서 나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 자신만의 철학이 없으면 호텔리어하기 어려울 것이라 감히 생각한다. 웃어야 하니까 웃고, 참아야 하니까 참아야 한다? 그러면 호텔리어 생활을 오래하지 못하고 이 직업이 싫어질 수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본질적인 측면에 집중하고 싶다면, 왜 호텔리어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지, 깊게 고민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호텔리어로서 힘든 점도 많다. 하지만 왜 힘든지에 대해 질문을 하다보면 결국 호텔리어로서의 사명감이 나올 거라 생각한다. 나 역시 처음 호텔리어가 됐을 때 현실과 이상은 다르다고 느꼈지만 시간이 흐르고 여유가 생기니 역시 잘 선택했다, 이는 나의 천직이라 생각하고 있다.
Q 호텔리어로서 노하우가 있다면?
호텔리어는 감정을 잘 캐치할 줄 알아야 한다. 같은 불안한 감정인데 화를 내는 고객이 있는가하면, 오히려 웃고 있는 고객도 있다. 하지만 고객에게서 느껴지는 공기를 통해 그 감정을 잘 캐치해내고 응대해야 한다. L7에서는 프론트데스크를 In&Out Desk라고 하는데, 체크인할 때 방문 목적을 알게된 순간부터 체크아웃할 때까지 각 목적에 맞는 최고의 추억을 줄 수 있도록 LP들은 통역가, 탐정, 중재자, 엔지니어, 사진사 등 각 배역에 맞는 모든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고객은 한국을 잘 모르니 많은 것을 물어볼 수 있는데 그 고객이 원하는 선에 맞춰 적절히 응대해야 한다.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그 선을 맞추는 것. 정답없는 서비스를 위해 라이브로 움직이는 것. 이것을 잘하는 호텔리어가 진정 호텔리어를 즐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Q 이러한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많이 이야기하나?
후배들에게 이야기하기보다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후배 호텔리어들은 내가 생각지 못한 통통 튀는 아이디어가 담긴 서비스로 고객에게 감동을 주곤 한다. 또한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후배들을 이해하면서 더 다양한 고객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 K-Hotelier 후보감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진다.
우선 호텔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부서의 일을 경험해보고 싶다. 그동안 벨맨, 당직지배인, 하우스키핑, 프론트데스크를 경험해보면서 업무는 다르지만, 공통분모가 분명히 존재하고 각 특징이 있지만,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먼 미래에는 부서와 직원, 고객간 경계선이 없는 그런 살아 숨쉬는 호텔을 기획하고, 그 호텔에서 근무해보는 것이 나의 꿈이다. 이 꿈은 현재 경험부족으로 미완의 단계라 구체적인 설명이 어렵지만, 나에게 매우 소중한 꿈임은 분명하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 호텔리어로서, K-Hotelier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